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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3.04.04 [people] '이용수할머니'

살다보면 뜻하지 않는 인연이 인생을 바꾸곤한다.
사실 내겐 그런 인연들이 적지 않았다.
이 사실 또한 나는 운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인연들을 적지 않게 만남에도,
그럼에도 내 인생이 '휘까닥' 바뀌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이 인연인지 모르고 스쳐지나는 경우도 있고,
많은 경우는 그 인연 앞에서 두려움에 떨다 눈을 질끔 감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면 순식간에 시간은 흐르고 인연도 그냥 그렇게 흘러가고 만다.

또 하나의 인연, 이용수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는 일제 강제 군위안부였던 할머니다.
사실 나는 그런 할머니들을 정확히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모른다.
영어로 'a sex slave'라고 쓴다는 것 밖에 모른다.
한국어로는 어떻게 불러야 치우치지 않고, 옳은지도 모른다.
내가 이분과 무언가를 만들어가거나, 내가 어떤 모임에 참여하진 않겠지만
할머니와의 만남후에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peace boat.

peace boat를 통해서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한다는 사실을.

peace boat에서 이용수할머니

ON THE SHIP

Lee You Su of South Korea was forced into service as a sex slave during WWII, a crime which to this day casts a shadow over her life. She shared with us on board her fight for compensation from the Japanese government.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의 언니는 고등학교 역사교사다.
언니가 참가하는 모임이 하나 있는데 이름은 정확히 모른다.
회원은 한 4명쯤?
부산에 계신 강제 군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활동을 한다.
돈으로 돕는 것보다(그건 국가가 해야할 일이다),
아프면 병원을 알아봐드린다든가,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불편한 곳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을 활동으로 한다.

하여간 그 모임+나눔의 집+부산대 총여학생회+기타등등이 모여서
2박3일간의 행사가 부산에서 있었다.
두번째날 행사인 일일찻집에 갔다가 다음날 부산대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강연이 있다는 말을 듣고
세번째날 함께 움직이기로 하였다.
처음 부산을 구경시켜드릴려던 계획은(이용수할머니는 대구분이신데 행사를 위해 부산에 오셨다)
사정이 생겨서 취소가 되었고 부산대에서부터 함께 했다.







몇년전 할머닌 부산대 법대에서 모의재판할때 증인으로 오셨는데
그때 할머니가 일제 변호인인 학생에게 호통을 치셨다고.
어르신들은 그렇다.
하시는 말씀은 논리도 없고, 횡설수설.
그래도 그들은 역사의 산 증인이다.

몇년전 할머니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일본정부가 항소를 했단다.
그런데 이번봄 일본정부가 승소하여 배상금 지급판결이 취소가 되었단다.
역사라는 것이, 국가라는 것이 한번 지어진 매듭을 이렇게 풀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을 마치고 할머니와 다른 두분, 그렇게 밥을 먹으러 갔다.
앉아서도 계속 이어진 할머니이야기.
나는 앉아서 꾸역꾸역 밥을 밀어넣었다.
계속해서 무심하게 가벼운 마음을 유지하려고 애 썼다.
그러지 않고선 마음이 너무 불편했고, 어줍잖은 눈물이 흐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용수 할머니와 정명희 선배님.
헤어지기전 부산역에서 한장.


두분이 나란히 앉아 나누고 있는 이야기는 할머니의 신발과 버선이었다.





할머니는 김천행 8시 30분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대구로 돌아가셨다.
할머니가 손에 초콜릿 한 알씩을 쥐어주셨다.
초콜릿을 좋아하신다고.
몇장의 사진이지만 찾아서 초콜릿과 함께 보내드려야겠다.
시간이 되서 할머니는 기차를 타고 떠나셨다.

간만에 명희선배랑 시간을 보내다 늦게야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전쟁의 피해자다.
그 전쟁의 피해.
50년의 세월이 흘러도 매듭이 풀리지 않는데
그런 전쟁이란 것에 내 나라의 대통령 盧는 파병을 한단다.
그것이 의료진이고, 공수부대이고 떠나
내 나라 50년 전 전쟁의 아픔을 치료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강제 군위안부만 그런가?
얼마전 盧는 제주4.3에 대해서,
국가공권련인 군과 경찰이 제주인민을 강경진압-학살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특별조사위를 만들어 조사했다.  
그리고 4.3 기념행사에서 제주를 찾아 사과를 하기로 했다.
盧는 특별한 이유 없이 그것을 잠정 유보했다.

전쟁,
몇십년의 세월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상처.
더는 만들지 말자.
그리고 우리는,
더는 잊지 말자.

그리고,
할머니 '무조건' 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여기서 '이용수할머니'는 끝입니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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