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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12 [book] 이별하는 골짜기
  2. 2005.03.23 [book] 백년여관 / 임철우


임철우(2010). 〈이별하는 골짜기〉. 문학과 지성사.


내게 작가 임철우는 의심없이 책을 고를 수 있는 작가다.  그가 다루는 소재도, 글을 써내려가는 솜씨도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해답없는 질문을 반복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리고 그게 지겹고 답답해 졌을 때,  '문학'을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검색해보고 고른 책이다.  이름으로 검색하고, 내가 읽은 책인지 아닌지 생각해보고 그냥 주문한 책이다.  심지어 제목도, 내용도 개의치 않고.  내게 임철우라는 이름은 전라도와 짠내나는 어느 바닷가와 동의어라서 '정선선?'하고 좀 의아했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차분하고, 그래서 때로는 무겁게 느껴지는 그의 글투가 퇴락해 가는 어느 시골역과도 닿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별어곡이라는, 이별하는 골짜기라는 이름을 가직 정선선의 작은 역사를 중심으로 네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를 쓰는 젊은 역무원, 평생을 불운 속에 산 늙은 역무원 신씨, 여생을 산골짜기에 들어와 마감하게 된 일본군강제위안부 가방할망구, 그리고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 흐르는 베이커리를 연 삼십대의 여자. 

이 네 명의 삶이 한국의 역사와 얽히고 설켜 고양이가 뱉어낸 헤어볼처럼 탁 튀어나온 곳이 별어곡이다.  그곳이 우연히 별어곡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구겨진 삶은 한국 역사를 볼 때 필연적이다.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헤어볼이 때론 고양이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는 것처럼, 그들의 삶도 그랬다.  하지만 헤어볼이 고양이 목구멍을 통해 나올 때 고통이 완화되는 것처럼 네 명의 삶도 우연히 별어곡에서 만나면서 고통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책이 재미없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읽을 여유가 없었다.  누리가 낮잠이 들어 짬시간이 나면 나도 그저 눈감고 옆에 누워있고 싶은 심정이지 책이 잘 펼쳐지지 않는다.  일찍 일어나야 할 부담이 없는 금요일 저녁에나 누리가 잠든 후 읽다보니 가벼운 소설책을 몇 주는 읽은 것 같다.

두통을 유발하는 세상을 피해가려고 읽은 책인데 '왜 세상이 빠른 것만 좇아가며 변해가는지'를 생각하며 다시 세상에 눈돌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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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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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우(2004). ≪백년여관≫. 서울 : 한겨레신문사.

단 두 줄로 이루어진 정현종의 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이 짧지만 인간적인 느낌의 시로 '임철우'란 이름 세 자를 머리에 새겼다.
'사람들 사이에 섬?'
'그 섬에 가고 싶다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짧은 길이, 담담한 메시지에 매료되어 임철우의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소설을 읽었다.  그 뒤로 임철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됐다.  

대학때 소설 ≪봄날≫을 읽고서 그가 짊어지고 살아가는 짐에 대해서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영화로치면 다큐멘터리와 같은 형식을 빌어 쓴 소설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소설은 허구라고,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소설의 형식을 뛰어넘는 형식을 빌어 기록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왜 끊임없이 사람들이 잊어가고 있는 일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또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것일까?
지금에서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시대에 대한 죄책감일 수도 있으나 그것이 그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 책을 읽고서 한 가지 물음에 시달렸다.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영도(부산에 있는 섬은 아니라고 한다)의 백년여관.
백년여관 주인집, 그리고 주변인물들이 겪어온 한국현대사가 주요한 줄기다.
한국현대사를 살며 어느 누구하나 온전한 사람이 없다.
4.3으로 온가족을 잃고 도망치듯 제주를 떠나온 주인의 가족이 그렇다.  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그의 아이를 지워버린 주인네가 그렇다.  그녀의 오빠는 베트남에 가서 한 쪽 팔을 잃었다.  엇비슷한 가족사를 지닌 동네사람들은 서로에게 원망과 원한을 가지게 되었다, 6.25를 겪으며.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할 수 없는 한국현대사.
작가 임철우는 그것을 여러번 이야기감으로 소설을 써왔다.
그만할때도 되었다는 사람도 있고, 이제는 인기없는 이야기감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썼다.  과거를 기록하고, 되새기는 소설들을.  아마 앞으로도 쓸 것이다.
그것이 그가 존재하는 이유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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