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3th - <Destiny> (2003/04)

집으로 오는 밤차에서 이 앨범을 들었다.
쓸쓸해서,
너무 쓸쓸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나는 전인권이, 전인권의 목소리가 좋다.
'내 노래 아는지', '코스모스'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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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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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까지 계속된 이번 학기의 마지막 과제를 마무리하고
졸다가, 말다가 그러면서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컴퓨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인터넷 라디오와 함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전인권의 목소리.
그거 하나만으로도 나의 바쁜 움직임을 멈추기에는 충분했다.

그런데
전인권, 그가 부르는 노래와 노랫말은 나의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
홀린듯 가만히 노래를 들었다.

느즈막히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그 노래를 찾았다.
바로,
이 노래이다.  


봉우리 (원곡 : 김민기)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 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텐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 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의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을 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려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이야.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에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여기서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지금 바로 여긴지도 몰라'는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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