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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1 [book]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 전진성



전진성(2008)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휴머니스트.

이 책은 스스로가 원폭 2세 환우인 故김형률씨의 평전이다.

故 김형률씨는 2005년 서른 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어머니 이곡지님이 어린시절 히로시마에서 피폭을 당했다.  어린시절부터 병치레가 잦았던 김형률씨는 2002년 원폭 2세 환우로서의 정체성을 공식적으로 커밍아웃하고 원폭 2세 환우회를 결성하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부산에서 출생,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그는 2~30%의 폐기능을 가지고 원폭 피해자, 원폭 2세 환우 문제를 다루는 곳이라면 합천, 서울, 대구, 히로시마, 도쿄 등을 가리지 않고 다녔다.  그리고 2005년 5월에 숨을 거두었다.

평화기행을 떠나던 날, 원폭 2세 환우 故김형률씨의 3기 추모제가 있었다.  추모제가 끝나고, 참여한 원폭 2세 환우들과 평화기행을 갔다.  그날 소개된 책이다.
돌아와서 구매해두고, 방학되면 읽을 책 목록 상위권에 올려두었다.  아직 방학은 아닌데, 오가며 버스에서 읽자라는 마음으로 펼쳐 들었다가 틈틈이 다 읽어버렸다.
  
평전을 써본 일은 없지만 그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런 어려움과 수고로움을 감안하고서도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글쓴이는 전진성 부산교대 교수다.  '김형률을 생각하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김형률씨가 살아 활동할때부터 인연을 맺었고, 이후에도 잊지 않고 있다.  그런 사람이 쓴 글이지만, 이건 평전이라기보다 원폭 2세 환우 운동 또는 한국 원폭피해자 운동에 대한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평전이라는 건,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서 그 사람의 삶과 생각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글이다.  그런데 이 글은 김형률씨가 활발한 활동을 벌인 죽기전 3년여의 시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고, 그나마도 운동과 관련된 부분이라 평전이라기보다 운동을 정리한 글 같다.  그런 이유로 원폭 2세 환우 운동을 이해하고, 결결이 갈라진 운동 내부의 이견을 아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김형률이라는 사람을 더 깊이 아는데는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글쓴이가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니, 나 보다 평전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더 많겠지만 나는 좀더 쉽게 쓰여졌으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이 글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 사람에 대한 인간적 흥미가 그 사람이 하고자 했던 일과 운동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그게 대중적인 평전의 역할인 것도 같은데-, 잘 모르겠다.  좀더 꼼꼼하게, 그리고 한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적인 시선으로 쓰여졌으면 이 책에 대한  故김형률씨 부모님이 느끼는 아쉬움도 그 크기가 줄어들지 않았을까.
그래도 참 고생하셨다.  글쓰는 재주가 없는 나로써는, 아쉬움이 남아도 그 재주와 용기가 부러울따름이다.

이 책을 통해 공개된 몇 가지 내용은 추후 논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원폭 1세와 2세 간의 입장 차이.  원폭 2세 환우와 환우가 아닌 2세들의 입장 차이.  한국 원폭 피해자들과 일본 원폭 피해자들의 입장 차이.  다 같은 피해자로써 연대의식이 존재할 것 같지만, 큰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를 공개한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일본 정부와 원폭 피해자들은 유전, 즉 2세 환우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한국의 원폭 피해자도 그렇다.  유전을 인정할 경우 받게 될 사회적 차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 기막힌 입장의 차이가 현재 원폭 피해자 운동의 현실이다.  이런 논란 거리들의 공개가 새로운 갈등이기보다 운동을 원칙에서 화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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