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 리트비노프·존 메딜레이(2007).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공정무역≫.  김병순 옮김.  모티브.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커피였다.  커피를 정말 사랑하는 나로써는 커피에 대해 알면 알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커피는 대표적인 노동착취 작물이고, 이름난 커피숍 체인은 노동착취도 모자라 팔레스타인에 폭탄을 퍼부어대는 정부에 헌금하고 표창을 받았다.  후배의 말대로 커피의 색이 진한 이유는 땀과 피의 빛깔을 닮아서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면 할수록 그 사랑이 커져야 하거늘, 사랑하면 할수록 마음만 무거워지는 커피.  그래도 끊을 수 없었다.  그러던 2006년 어느날 한겨레에서 아름다운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 뉴스를 보았다.  네팔의 농민들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보장하는 착한 커피.  바로 구입을 위한 행동에 들어갔으나 2007년에나 출시된다고.  출시를 기다렸다 구입한 히말라야의 선물.  커피맛은 'so so'.  그래도 담백한 것이 그동안 마셔오던 베트남커피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로부스타종이라 그런가).  저렴하지않은 히말라야의 선물을 마시면서 속상한 일도 있었다.  배신감 같은거.  나는 아름다운 커피 사이트에서 정가를 주고 마셔왔건만 홈플러스에는 몇 백원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그게 왜 배신감이냐고.  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해 보다 많은 이익을 커피재배 농민들에게 주고 커피의 가격을 보장해주는 것이 공정무역의 취지인데, 대기업 유통망을 통해서 판매한다는 건 뭔가 공정무역의 취지와는 맞지않게 보였기 때문이다.  맘은 상했지만, 몇 백원을 더주고, 그리고 배송비까지 물어가며 계속 아름다운 커피에서 사 마셨다.  홈플러스는 싫다.  윤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했던 의지가 퇴색되는 것 같아서 말이다.

한국에 현재 판매되고 있는 공정무역 커피인 히말라야의 선물(네팔), 동티모르 커피(동티모르), 커피향기(에티오피아) 모두 마셔보니 히말라야의 선물이 가장 낮다고 결론을 내릴즈음 건강상의 이유로 커피 마시기를 중단했다.  거의 한 달만에 '이 좋은 걸 내가 왜', '그리웠어(눈물콧물)'하며 다시 마시기 시작했지만.  그 즈음 '커피'만이 아닌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공정무역을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자리잡을 즈음 '그렇다면 공정무역은 뭔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다.  꽤 오랜시간 인터넷서점 장바구니에만 담겨 있던 책을 구입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공정무역이 무엇이고, 지금의 현황 등을 알려주고 있다.  공정무역을 기부나, 시혜라고 보는 관점도 있고 케인즈주의자(유시민도 그러하지)들은 시장의 질서를 흐리는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으로 보는 견해들도 있다.  노동착취에 가까운 시장을 두고 질서라 할 수 없다.  공정무역은 원조나 일방적인 지원과는 다르다.  계속해서 노동하고, 그 노동으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
농민들은 안정적인 시장을 약속받고, 가격을 보장받으면서 삶을 계획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학교와 병원에 보낼 수도 있게 됐다.  시장과 가격을 보장받으므로 무리한 생산을 위회 화학농법을 쓸 이유도 없다.  낮은 가격은 생산량 확대를 요구하고, 이를 위해 화학농법을 사용하는 농민은 지력도 스스로의 건강도 잃게 된다.  이런 악순환을 중단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공정무역이다.  물론 공정무역도 한계가 많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단순한 아이디어에 머물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면서 공정무역보다 공정무역을 이루고 있는 철학,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형식, 그 이전에 형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자고 했다.  이른바 수학능력이 획득된다면 환경, 노동, IT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뭐 적용은 둘째치고라도 공정무역에 대한 생각만 가지게 돼도 좋다고 생각한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일단 나의 첫번째 문제는 잘/많이 먹는 거.  그거부터 해결하자.^^;;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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