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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12 [+1850days] 학교 생활 이모저모

이곳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우리라 누리가 겪은 모든 경험을 우리도 처음 겪는다.  특히 학교, 교육과 관련해서는.  누리가 학교 유치원 생활을 시작하고 한 달.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고, 그와 더불어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생각들을 남겨둘 겨를도 없이 시간은 쏜살 같이 흘렀다. 


결석


3~4주의 학교 생활 동안 누리는 매주 하루 이틀씩 결석을 했다.  첫 주는 열심히 다닌다 싶었다.  나름 너무 에너지를 쏟았던지 두번째주는 감기로 이틀 결석, 세번째주도 역시 감기로 하루 결석.  여기 부모들은 콧물을 흘리는 정도로는 학교를 쉬게하지 않는다.  하지만 열이 나면 아이든, 어른이든 쉬는 편이다.  열이 나는 아이는 학교에서도 받아주지 않는다.  학교 일과 중에 열이나면 와서 데려가라고 한다.  지금은 내가 집에 있으니 아이가 아프면 집에서 쉬게 한다.  생각하지 못한 결석으로 할 일을 미뤄야 하는 게 답답하긴 하지만, 아이가 병 초반에 관리를 잘 못해 길게 그리고 심하게 앓는 건 두렵기 때문이다.  등교시간, 경험과 지식이 없는 내가 봐도 애가 딱 아파보이는 경우가 있다.  아파서 칭얼대는 아이를 선생님 손에 넘기고 가는 경우를 보면, 솔직히 누리가 아프게 될까봐 걱정도 되고 동시에 짠한 마음도 든다. 

지난 주 이곳 영화제 표를 예매했는데 그 영화상영 딱 3일 전 누리가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렸다.  누리뿐 아니라 학교의 많은 아이들, 심지어 선생들까지.  구토로 시작해서 설사로 이어지는데 누리는 다행히(?) 밤새 구토만하고 설사는 하지 않아서 다음날에 가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밤새 잠을 못자 피곤해 보여 하루 쉬게하려고 선생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때만해도 나는 전날 급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혹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지, 그러면 급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니까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했다.  그때가 이른 시간이라 아직은 그런 보고가 없었다는 짧은 답이 왔다.  그리고 한 두 시간이 흐르고 학교 전체 이메일이 왔다.  누리와 같은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이 다수 발생했으니 특별히 위생에 신경쓰고 아픈 아이는 마지막 구토와 설사로부터 48시간 학교로부터 격리(?)를 권한다고.  누리의 증세로 봐서는 다음날 학교를 가도 되겠다 싶었는데 학교에 오지 말라니 아이와 영화 사이에서 고민이 시작됐다.  다행히 골골골하던 지비가 본인도 휴식을 취할 겸 재택 근무가 가능한지 알아보겠다고 했고, 허가를 받고 집에서 근무하며 누리를 보살피기로 하고 나는 영화를 보러갔다.  100% 룰루랄라할 수 없는 입장이었지만 영화는 영화대로 너무 좋았다.



디스코 백 투 스쿨


그 와중에 학교에 행사가 있었다.  일명 '디스코 백 투 스쿨'.  사실 한 2주 전부터 포스터가 붙어도 어떤 행사인지 감도 오지 않았다.  일주일 전부터 학교 정문에서 등하교 시간 티켓을 팔던 한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디스코 파티라는 걸 알았다.  전교생이 참가하지만,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눈다.  유치원에서 초등2학년까지  한 시간, 초등3학년에서 6학년까지 한 시간.  아이도 부모도 2파운드짜리 티켓을 사야한다.  나는 학교 기금마련 행사 정도겠거니 생각했는데, 지나서 보니 새학년이 되고 서먹한 아이들을 친하게, 학교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행사였다.  티켓 가격에 이노센트라는 과일 스무디와 작은 팝콘이나 폼베어라는 아이들 스낵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밖에도 헌교복, 과자들을 팔았는데 헌교복이 50p, 비스켓은 5p 그런 식이었다.  아이들이 여러개 샀던 야광팔찌도 2개에 10p 이런 식이라 나도 여러개 사서 쟁여두고 싶을 정도였다. 

일찍이 표만 사두고 느긋하게 기다렸는데 어느날 누리가 친구 A는 신데렐라 옷 입는다고 해서 갑자기 고민이 시작됐다.  우리도 선물받은 신데렐라 옷은 있지만 내가 볼 때 신데랄라는 디스코와 컨셉이 맞지 않았다.  누리도 친구따라 신데릴라 옷을 입겠다고 했다.  내가 발레 옷이 더 디스코 컨셉에 맞는다고 설명해봐야 소용없었다.  그래서 돌사진 촬영 때 쓴 천사 날개랑 천사 링을 줄테니 fairy 요정하라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천사인지 요정인지 알쏭한 컨셉이었다.  일단 누리의 윤허로 의상 결정.




당일 오전에 시간이 되는 엄마들이 모여 디스코 행사가 열리는 강당을 꾸몄다.  디스코 볼, 조명, 사운드가 준비되니 콜라텍(?) 비슷한 분위기.  그 분위기에 아이들이 열광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콩알만한 애들이 어디서 봤는지 무대 아래서 락페스티벌 저리가라 콩콩 뛰는 통에 한 시간 뒤엔 다들 땀에 절었다.



여자 아이들은 드레스를 많이 입었다.  남자 아이들은 슈퍼맨 옷, 아니면 나비 넥타이 정도.  누리는 천사 + 요정 + 발레리나 컨셉으로 의상상 2등 수상해서 아래 사진의 장난감 안경을 선물로 받았다.  오전에 엄마가 장소를 꾸미는 노동에 참가한 게 영향이 있었음직도.



아직은 즐거운 학교


언니들이 그랬다.  내가 어릴 때 유치원 가기 전 거울 앞에서 가방을 요리 맸다, 저리 맸다고.  기억에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누리를 보면 그랬을 것도 같다.  가방을 들었다 맸다 여러 번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웃핏을 확인한다.  우리 집엔 거울이 없는 관계로.



9시에 어린이집에 가야하는데 8시가 넘어 겨우 일어나던 누리는 7시가 되기 전에 일어난다.  가끔 피곤한 하루를 보낸 다음날은 일어나지 못하면 7시 반쯤 내가 깨운다.  "누리야 학교 가자!"하면 배시시 웃으면서 일어난다.  아직은 학교만 생각하면 즐거운 모양이다.  일주일에 하루씩 결석해도 그 사실 하나는 다행이다.  건강하면 더더 다행일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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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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