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촬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7.04 [29weeks] 추가 초음파촬영 (3)
  2. 2012.05.07 [20weeks] 우리 딸이예요! (4)

몸이 무거워지고, 배가 급속도로 불러오는 건 내 입장이고 보는 사람마다 내 배가 작다고들 했다.  만 7개월이 다 되어가는 즈음인데 말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할 땐 "내가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배가 작게 보이는 게 아닐까"라고 답을 했다.

그런데 지난 주 28주차 방문에서 미드와이프가 배 길이를 재어보더니 "평균치보다 작다"는 거다.  그래서 "일주일 뒤에 한 번 더 초음파촬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영국에선 보통 10~14주차에 한 번, 그리고 20주차에 한 번 그렇게 두 번의 초음파촬영을 하는데, 배가 작다는 이유로 한 번 더 초음파촬영을 하게 됐다.


사람들이 배가 작다고들 할 때는 '보기에'라고 가볍게 생각을 했는데, 미드와이프까지 그렇게 이야기하니 약간 걱정이 되는 거다.( ' ');;  남들보다 작을만한 이유, 경우의 수에 대해서 물었다.  아기가 작을 수도 있고, 아기가 누워있어 그럴 수도 있고, 그냥 내 체질과 체형이 그래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일단 초음파촬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지비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마침 사촌형을 점심시간에 만났던 지비가 사촌형에게 듣기로 양수가 작아서 그럴 수도 있으니 걱정말라고.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 주 요가수업에서 그 이야기를 강사에게 했더니 강사는 "네가 작으니까 배가 작지, 걱정말라"고 했다.  나는 안 작은데.(- - );;  그러면서 "한 번 더 아기를 볼 수 있으니 좋겠다. 와.."라고.  그래, 요가 강사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하면서 일주일 동안 물도 열심히 마시고, 밥도 많이 먹으면서 오늘을 기다렸다.


예약시간보다 30분 정도 먼저 도착했다.  어느덧 30분이 흘러 내 예약시간이 되도, 심지어 그 시간이 지나도 나를 찾지 않아 리셉션으로 가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내 파일을 넣어놓은 초음파촬영실에 문제가 있는지 길어지는 모양이라고, 기다리라고 했다.  별 수 있나, 기다려야지.  기다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초음파촬영 뒤 의사와의 예약이 잡혀 있어 마음이 조급했다. 

결국 초음파촬영 예약시간 40분 뒤 잡혀 있는 의사와의 예약시간까지도 나를 찾지 않아 다시 리셉션으로 갔다.  30분 전과 똑같은 답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꼭 내 파일을 줄세워둔 초음파촬영실에서 해야할 필요가 있냐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촬영실에서 할 순 없냐고 했더니 자기들의 보스와 직접 이야기하란다.

보스가 왔다.  이러저러 사정을 설명하니 미안하다며 자기가 서둘러 해주겠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내 표정이 약간 울상이었던 것 같다.( i i)


보스라고 불리던 초음파담당자는 처음에 왜 세번째 초음파촬영을 하냐고 물어왔다.  배 크기가 작아서 하게 됐다고 하니, 친절하게 조목조목 아기의 크기를 잴 때마다 설명해주고 정상이라고 확인해주었다. 

초음파촬영 사진을 가지려면 £4짜리 스탬프를 구입해야하는데, 기계 옆에 28주 이상의 초음파촬영은 사진을 가질 수 없을 수도 있으니 초음파담당자에게 먼저 물어보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사진을 가질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이 시기는 아기가 벌써 커서 전신 촬영이 안된다며 일단 보자고 했다.  촬영중에 몇 장의 컷을, 실제로 아기의 성장확인과는 상관없는 몇 장의 컷을 찍어 출력해주었다.  촬영을 마치고 "얼른 나가서 스탬프를 사오겠다"고 했더니 그냥 가지라고 해서 15분 전과는 다른 표정으로 초음파촬영실을 나왔다.  단순한 사람이라니.( _ _)a


의사와 예약이 잡힌 곳으로 넘어가 이러저러해서 예약시간에 늦었다고 하니 걱정말고 기다리라고.  다시 30분 정도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아기 크기도, 무게도, 양수의 양도 모두 정상이라며 간단하고 경쾌하게 말했다.  짧은 면담을 마치고 나도 경쾌하게 병원을 걸어나왔다.


그래서 오늘의 초음파촬영 사진!





내가 화면으로 볼 때는 꽤 선명하게 얼굴이며 눈이며 보였는데, 사진으로 출력하고 그걸 다시 내가 사진으로 찍으니 좀 흐리다.  사진을 찍는 동안 아기가 입을 움직이기도 해서 참 신기했다는.  그 이야기를 지비에게 이야기했더니 "입보다 눈을 떴으면 더 좋았을텐데"란다.  바라는 것도 많다.



이 사진이 참 좋다.  지비는 이 사진을 보고 아기가 자기를 닮았단다.

배가 작아서 초음파촬영을 해야한다고 했을 땐 괜찮을 꺼라고 했지만 지비도 걱정이 되긴 했을테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머리가 크다고 출산예정일을 한 주 앞당겼는데, 아기가 작을 가능성이 있다니, "그럼 아기 머리는 큰데, 아기는 작은 거?"라고.  머리 크고, 작아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나오라고 했는데, 모든 것이 정상이라니 다행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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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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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2.07.07 20: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부모가 되면... 시야가 달라지는걸까요?
    마치 색맹이었던사람이 어느순간 도트로 된 숫자를 갑자기 읽게되는것처럼...
    흐릿한 저 초음파사진을 보고 아이가 건강한지 예쁜지, 지금 어떤표정을 짓는지...
    그런걸 알수 있게 되는건 너무 신기해요...
    저는 알수 없지만... 저 사진의 모습이 그런거라니 다행이네요...
    늘 조심하시고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지금은 흑백으로 보이는 저 아이의 건강을 저 역시 같이 기도할께요...^^

    • 토닥s 2012.07.10 00: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흐릿하게 얼굴 윤곽은 보여도 남편을 닮았는지는 모르겠네요. 남편의 바램이 투영된 것이겠죠.
      아이들 옹알이를 알아듣는 여느 부모처럼, 제게도 그런 변화가 올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때 별명이 사오정이었는데. :)

  2. 금화 2012.08.08 14: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똑한 코는 분명 보이는 것 같은걸~~~
    지비 닮은듯 ㅋㅎㅎ
    아기의 크기는 우리와 유럽사람 사이의 체형 차이에서 오는 차이 아닐까?
    특히 머리크기는 ^^
    우리에겐 정상일껄~
    넘 신기한걸~ ^^`

지난 주 화요일에 두번째면서 마지막인 초음파 촬영을 갔다.  가서 의사에게 듣고보니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촬영이었지만, 우리는 그것만큼이나 딸인지 아들인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에 들떠 있었다.  초음파 촬영 후 처음으로 의사와의 면담이 있었다.  의사는 그 동안의 검사와 그날 초음파 촬영 결과를 바탕으로 임신이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의사의 말에 의하면 10~14주에 이루어지는 첫번째 초음파 촬영은 심장발달의 유무, 뇌의 형성, 팔다리의 형성, 척추의 길이를 통해 장애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때 이루어지는 검사결과는 어떤 임신부나 같다고 한다.  임신부의 키가 크던 작던 기대되는 범위의 키와 무게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 아기의 크기에 따라 출산예정일을 수정하기도 하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한 주가 앞당겨 졌다.


20주 이후에 이루어지는 두번째 초음파 촬영에서는 부모 유전자와 임신부의 영양상태에 따라 아기의 크기와 무게가 다르다고 한다.  이 초음파 촬영에서는 각 내장기관이 고르게 발달하고 있는지, 구개구순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초음파 촬영 전 초음파담당자sonographer가 성별 유무를 알고 싶냐고 물어본다.  이름도 준비할 수 있고 알면 좋겠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  여기선 남아선호 같은 이유로 낙태를 하는 경우는 없지만 어떤 곳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검사가 끝나간다고 생각할 무렵, 이런저런 이야기 중간에 초음파담당자가 "축하해, 공주님이야"라고 말했다.  약간 얼떨떨해서 어색하게 아하하. :)

초음파 촬영 중 초음파담당자가 끊임없이 뭐라고 떠들어대서 그게 그 이야기였는지 금새 알아듣지 못했다.  그녀가 쉴새 없이 떠들어 댔던 이유는 그녀로써는 정해진 시간에 확인할 것이 많았는데 아기가 꼼짝을 안해서 확인이 쉽지 않은 것이다.  기기를 내 배에 심하게 문지르기도 하고, 나를 이쪽저쪽으로 돌려도 해결이 안나서 20분만에 중단.  10분동안 걷다가 오라는 것이었다.

병원 건물 밖으로 나가 10분동안 서성이다가 촬영실로 돌아가 다시 촬영.  역시 쉽지 않았지만 마침내 원하는 결과를 찾고,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검사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촬영실을 나서는데, 지비가 "그런데 딸인게 100%로 확실한거냐?"고 물어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초음파담당자는 "100%라는 건 없지만 97%쯤"이라고 답했다.

촬영실에서 나와 딸이라서 그렇니라고 물었더니 "네가 좋으면 좋아"라는 어정쩡한 답을 했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딸을 원하는지 아들을 원하는지 물어오면 나는 딸이면 좋겠다고 답했고, 지비는 건강이 최고라고 답했다.  '이건 뭐지?'하고 약간 찜찜한 가운데 의사를 만나고 둘이서 버스를 타고 해머스미스Hammersmith로 갔다.  유모차와 아기용품을 구경하러.  구경하고 근처의 빵가게로 들어가 빵과 커피를 먹으면서 내가 그랬다.  "딸이었든 아들이었든 하나가 끝인거 알지?"  그랬더니 역시 어정쩡하게 "우리 형편에 하나여야 하겠지?"


내쪽으로는 조카들이 모두 아들이라 언니도, 엄마도 딸이라 하니 좋아하는 반응이다.  또 그래야 내가 조금이라도 편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지비쪽으로는 조카들이 모두 딸이다.  그래서 아들을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지비의 형 부부가 임신을 했을때 우리가 폴란드에 갔다.  그때 지비의 형수가 "딸이라서 실망이야.  아들을 기대했는데."라고 이야기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형이 그렇게 말해도 내가 '뜨아'했을텐데 형수가 그렇게 말해서.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성family name을 물려줄 수 없어서 그렇다고 둘째는 아들을 바라는 것이다.  그때가 첫째도 나오기 전이구만.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기에도 그런 게 있구나 싶어 의외였다.  그래, 있다고 치자.  그래도 형수 입장에선 남의 집안 성이구만 왜 그걸 실망스러워하는지 이해가 잘 안됐다.


지비의 어정쩡한 반응에 내가 어정쩡하게 당황하니까 그제서야 지비도 딸이라서 좋단다.  "딸은 아빠편"이라서.   글쎄, 내가 "나를 봐.  딸은 엄마편이야"라고 말하니 "이 아기는 반은 폴란드인 피인데, 여기서는 딸은 아빠편"이란다.


하루이틀 지나고 나니 괜히 성별을 물어봤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익사이팅하게 끝까지 기다리는 건데.  


나는 딸은 아들처럼, 아들은 딸처럼 키우겠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딸을 사회가 기대하는대로 사회화시키지는 않을 생각이다.  간단하게는 핑크로 아이의 물품을 도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블루만 억지로 사겠다는 것도 아니다.  지비 형네 아이 물품을 보니 6개월짜리 아기인데 하나부터 열가지가 핑크라 다른 색은 없더냐고 물어보니 아기 용품이 블루 아니면 핑크라는 것이다.  100%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직접 매장에서 물건을 보니 80%가 그렇기는 하더라.  20%를 찾기 위한 노력은 내 몫이니 당분간은 그 고집을 고수해볼 생각이다.


그나저나 우리 딸에게 줄 좋은 이름 없을까? :)

지비가 성은 자기를 따르니, 한국이나 어디나, 이름은 한국이름으로 하잖다.  나는 발음이 쉽고 이쁜 한국어 이름으로 해주고 싶다.  꼭 한글이름이 아니어도.  한글이름을 찾아보니 only의 성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세상에 딱 하나', '세상의 중심'과 같은 의미들.  나는 그런 것도 부담스럽다.

좋은 이름 추천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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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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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서방 2012.05.07 19: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쁜 공주님(?)으로 키우실거 같지 않고, 자기 역활하는 멋진 사람으로 키우세용^^축하드려용...두 아들래미 아빠가...

    • 토닥s 2012.05.08 02: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내가 그랬듯 내 딸이라고 내가 바라는데로 자라주진 않겠지만 하는데까진 최선을. :)
      전 제가 나름 극성인 부모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여, 보통과는 다른 방식이겠지만, 그게 두렵사옵니다. 제가 먼저 사람이 되야 될터인데, 그 전제부터가 쉽지않아뵈네요.

  2. ourday 2012.05.08 14: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아아, 축하드려요! 아이 이름이 뭐가 될지 지금부터 기대가 되네요. :)

    • 토닥s 2012.05.08 16: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남편이 한국사람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묻기에 제가 '순이'라고 말해줬죠. 우디 앨런의 입양아였다가, 부인이된. 남편이 그건 좀 그렇다고 하는군요.
      좋은 이름 없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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