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5.12.30 [+1197days] 육아에서 안되는 일 (10)
  2. 2015.12.28 [life] 일요일 (4)
  3. 2015.12.27 [life] 누리의 킴미 2015
  4. 2013.12.28 [life] 명절다운 크리스마스 (4)
가끔 놀이터에 뜬금없는 복장으로 나타나는 아이들이 있다. 한 여름에 겨울코트를 입고 오는 아이도 있고, 때도 아닌데 백설공주 옷이나 근육질의 스파이더맨 옷을 입고 오는 아이도 있다. 요즘은 '겨울왕국 frozen'의 엘사 옷이 대세. 비가 오지 않는 날 장화를 신은 아이는 늘 있는 정도. 처음 그 아이들을 볼 땐 귀엽기도 하고, 부모가 안됐기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 부모 마음이 팍팍 이해가 간다.

어제 새로 산 장화.

신던 장화가 작어져 비가 많은 가을부터 사려고 했는데 한국 다녀오고, 어린이집 가고 어영부영 하다보니 못샀다. 샀어도 바빠져서 장화 신고 공원 산책할 틈이 없었을 것도 같고. 어제 커피 마시러 나갔는데 클락스 clarks 절반 가격으로 할인해서 9파운드에 팔고 있길래 냉큼 샀다.

지난 밤 비가 와 땅이 젖기는 했지만 물 튀길 웅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오늘 꼭 장화를 신고 나가겠단다. 그러겠다면 신어야지 하고 내버려둔다.

+

연휴에 방문한 친구네에 디즈니 미니마우스가 있어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딸이 생겼을 때 선물 받았단다.

자신들은 아이가 생겨도 디즈니는 안보여주고, TV도 안보여주고, 캐릭터 상품도 안살꺼라고 했단다. 아이가 생기고 보니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도 많고, 생각이 바뀐 것도 많다고. 사지 않을 꺼라 생각했던 물건들을 선물 받기도 하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사기도 하고, TV도 아이가 좋아할만한 것으로 찾아 보여준다면서.

다들 그렇다. 나도 그렇고. 아이 키우면서 안되는 게 어디 있나. 그랬으면 하는 바람만 많을 뿐.

누리는 아직 달달구리 사탕, 초코렛을 잘 모른다. 이제 세 살 먹겠다해도 어쩔 수 없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맛이라 어쩌다 손에 넣게되도 맛만 보고 만다.
먹는 것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지비는 내가 너무 무르다고 한다. 나는 사실 위험한 것 빼고 안되는 게 거의 없다. 사람 사는데 '절대로' 안되는 일이 몇 가지나 있겠나. 안되는 일의 목록이 길면 길수록 아이를 바라보는 나만 힘들다는 게 내 생각. 지금까지는 그렇다. 시간이 흐르면 나도 보다 긴 목록을 가지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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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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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5.12.30 23: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 예전에 친구가 자기 딸이 디즈니 공주 드레스 입고 유치원 가겠다고 해서 고민이라던 생각이 나네요. 그래도 누리 저 패션과 자태(?)는 너무 멋진걸요~ ^^

    • 토닥s 2015.12.31 06: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우리가 어릴 땐 목에 둘러 매는 보자기 정도가 전부였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럴싸한 복장을 한가지쯤은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긴 특히 파티 문화가 있어 더 그런 것도 같고요.

      다행스럽게도 여기 어린이집은 롤플레이 섹션이라고 해서 각종 의상들이 있는 곳이 많아요. 듣자하니 어린이집 평가 기준에 다양한 놀이 구성을 갖추었는가를 보는 게 기준에 들어가는데 거기에 롤플레이 섹션도 포함된다더군요. 그래도 집에서부터 자신의 신상(!)을 입고 오는 애들이 더러 있더라구요.ㅎㅎ

  2. meru 2016.01.25 23: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토닥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예요. 추운 겨울 잘 지내고 계신지...
    공감가는 글이네요. 저도 애아빠랑 다르게 안 되는 게 거의 없는 엄마예요. 한국 엄마들이 보통 그런걸까요...?
    위험하거나 교육적으로 정말 안 되는 거 빼고는 많은 부분을 아이가 원하는 쪽으로 허용하는 편입니다.
    제 딸은 이제 겨우 20개월 넘었지만 고집이 너무 세요...날씨 멀쩡한날 장화신고 나가는 거 예삿일이구요ㅋㅋㅋ
    벌써 양말이나 신발을 자기가 신고 싶은 거, 심지어 옷도 자기가 입고 싶은 것으로 입으려고 하고 --;;;;
    영하의 날씨에도 장갑은 절대 안 끼겠다고 버텨서 그냥 맨손으로 다녀요. 남들이 보면 좀 엄마가 너무 나약하죠ㅎㅎㅎ
    앞으로가 두려워 지네요^^;;;;

    • 토닥s 2016.01.26 08: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남편은 제가 무르다하지만, 평소에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걸 가르는 것 제 몫이랍니다. 허용하는 게 많아보이지만 남편보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 그런게 아닐까도 싶고요.

      누리는 조금 단순한 편이예요. 고집을 부려도 먹는 것에 잘 넘어오곤해요.

      개인적으론 아이와 사사건건 날을 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되면 엄마는 피곤하고, 아이는 점점 고집이 세질 것 같아요. 말씀처럼 위험한 것만 안된다 정도 간단한 기준을 가지는 게 모두가 편안해지는 길. 하지만 안되는 건 저도 누리가 콧물눈물 흘려도 들어주지 않아요. 저도 고집 있(었)거든요. ^^;

  3. 쪼꼬미엄마 준 2016.02.18 09: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 키우면서 안되는 게 어디 있나. 그랬으면 하는 바람만 많을 뿐.'라는 구절
    정말 가슴에 꽂힙니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누리의 고집은 애교처럼 보이네요 하하. :)
    사사건건 다 간섭하고 하지 못하게 하면 아이들은 할 것이 아무도 없겠지요.
    영재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보면 부모들이 '저희들이 한건 하나도 없어요' 라고 하던데
    그들이 한 가장 큰 일은 '아이들을 저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했던 때가 있었지요.
    누리 엄마의 이야기가 참 공감이 많이 되고 도전도 되고 힘도 되네요 ^^

    • 토닥s 2016.02.22 08: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많은 일을 아이가 못하게 하면 엄마만 힘들 것 같아요. 다행히 남편은 '예스맨'이 아니라 아이가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혼돈하는 일은 없는데 집에 예스맨이 있으면 엄마가 더 힘들다고.

      누리는 투정도 잘부리지만 달래기도 쉬운 편이예요. 단, 배고플 땐 잘 통하지 않아요.ㅎㅎ

      멀리서 저도 응원할께요.

  4. Mia 2016.02.25 19: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우연히 토닥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 아들은 다음주에 19개월이 되구요.토닥님 글을 읽으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예습이라고 할까요?^^ 누리랑 제 아들이 비슷한 점이 많아 선행학습 하는 것 같아요. 전 뉴몰든이랑 킹스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습니다. 아들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고 저도 육아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데 한국분들이 안 계신것 같아요. 전 블로그를 하지 않는데요, 토닥님 글을 읽고 나니 우리 아들과의 추억을 잘 정리해 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글들 많이 읽고 갑니다.

    • 토닥s 2016.02.25 23: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반갑습니다. 뉴몰든 킹스톤은 영국에서 한국인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 아닌가요.ㅎㅎ 사실 저도 영국에서 딱히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한 처지가 아니라서 '아는 사람 별로 없는' 시기를 보냈고, 여전히 그렇습니다.

      Mia님 글보면서 누리의 18개월 즈음을 떠올려보았어요. 그런 시기인 것 같아요. 아이랑 둘이서 씨름하게 되는. 2살되고, 3살되면 바깥 활동이 많아지고 의외의 곳에서(주로 또래 아이들이 모이게 되는 놀이터나 수영장 등등)에서 한국인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 이 동네에서도 한국인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그 시기는 (제 경우는) 의식적으로 한국말을 아이에게 많이하니 다른 한국엄마가 저를 한국인으로 알아 볼 수 있어 인사를 나누게 된 경우도 있구요. 누리가 딱 2살 반 정도가 된 작년 이맘때부터 알게된 한국엄마들이 대부분이랍니다. 그때는 다들 절실(?)해서 만나게 되었는데 또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들어갈 나이부터 조금씩 연락이 뜸해지기도 하고요.

      뉴몰든 킹스톤이면 차로 (제 초보운전으로) 30~40분, 멀지 않은 곳에 계시지만 애 딸린 몸(?)이라 선뜻 "차 한 잔해요" 말꺼내기가 어렵네요. 그래도 늘 응원할께요. 같이 힘내요. :)

  5. Mia 2016.02.26 06: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감사합니다..다들 비슷하시구나 생각하니 맘이 한결 편해지네요. 제가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아기 데리고 이곳저곳 토들러 그룹 다니면서 '나는 열심히 하고 있다' 스스로 다독여 주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괜찮은데 더 어릴때는 새로운 곳만 가면 많이 보채서 둘만 있는 시간이 많아서 새로운 곳, 새로운 얼굴을 싫어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이제와 생각해 보면 다 때가 있는 것을..기다려 줘야 하는 거였는데..초보 엄마라 아기가 고생이었죠.

    저는 5 Zone에 있는 Stoneleigh라는 곳에 살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분들은 한번도 뵌적이 없네요^^;;

    알죠알죠..아기랑 같이 이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저도 왠만하면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만 다녀요. 지인분이 아기 데리고 나오라고 하는데도 지금은 정말 무리예요..남자아이라 그런가 가만히 있질 않네요. 그래서 토들러 그룹에서도 스토리 타임은 생략 ㅋㅋ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데 감기 조심하세요.

    • 토닥s 2016.03.01 00: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누리가 어릴 땐 도서관 rhyme & story를 가곤 했는데 아이가 어려서 그랬던지, 언어 능력이 또래 아이들에 비해 떨어져서 그랬던지 잘 적응을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언어가 필요없는 뮤직 session이나 수영, 축구 몸쓰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어요. 지금은 한참 말을 배울 나이라 책 읽어주는 거 좋아해요. 영어든, 한국어든. 남편이 폴란드어로 책을 읽어주면 밤에 잘잡니다. 도통 알아듣지 못하는지. ㅎㅎ

      Stoneleigh는 역시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네요. 우스터 파크 남쪽이로군요. 거기만해도 한국사람들이 많이 산다고 들었는데. 인연되면 꼭 만나진다고 믿습니다. 늘 건겅하세요. :)

영국의 크리스마스 연휴는 내일까지 계속되지만 오늘은 정말 일요일 다운 일요일을 보냈다. 10시 반까지 지비와 내가 돌아가면서 늦잠을 잤다. 내가 10시까지 자고 6시 반에 일어난 누리를 그 때까지 지비가 돌보다가 아침을 먹기 전 반 시간 눈을 붙였다.

늦은 아침을 먹고 집안 청소를 열심히 했다. 지금와서 보니 표는 안나지만 평소에 미뤘던 자잘구레한 정리를 했다. 그러고 나니 벌써 2시. 나와 지비가 청소를 하는 사이 돌아다니며 참견하느라 배고픔을 잊은 누리와 다 함께 일요일은 짜~짜~파게X를 먹었다.

그렇게 우동을 좋아하는 누리지만 예전엔 색깔이 이상하다며 입도 대지 않았는데 그래도 오늘은 몇 가닥 먹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빵 같은 기본 식재료를 사기 위해 장을 보러 갔다가 까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얼마 전 어느 까페에 들렀더니 아이 손님 - 누리에게 베이비치노라는 메뉴를 공짜로 주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잔에 거품을 낸 따듯한 우유를 초코 파우더와 함께 준다. 베이비치노를 먹는 누리가 너무 귀여워서 그 이후로 가끔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시켜준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2파운드 정도고 베이비치노는 보통 0.5~0.7파운드 정도한다. 한국돈 천원. 다른 달달구리 음료보다 우유가 낫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보통은 우유만 주문하는데, 오늘 간 까페는 묻지도 않고 초코 파우더를 척 뿌려주었다. 그 베이비치노를 마시며 누리가 한국말로 하는 말,
"마미 누리 행복해~"

그 정도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내가 얼마든지 사줄께.( i i)

달달구리가 아이의 기분을 up 시키는데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지비와 이야기했다.


초코 파우더 수염 ('ㅅ' )

저녁으로 짬뽕을 만들었다. 예전에 한 번 만들어봤는데, 누리가 태어나기 전이었던 것 같다, 고추기름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 재도전하지 않았다. 한참 전에 한국 마트에서 고추기름을 발견하고 사두었는데, 만들 일이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겨둔 관자와 새우를 먹을 방법을 생각하다 짬뽕을 떠올리고 오징어를 사와서 만들었다.

만들고서 맛이 짬뽕과 비슷해서 내가 놀란 짬뽕. 밥과 함께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순두부 맛과도 비슷하고 해물탕과도 맛이 비슷한 해물잡탕맛. 그게 짬뽕인가.

두반장이라는 소스가 없어서 생략하고 만들었는데, 다음에 이 두반장을 구입해서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이렇게 요리 못하는/안하는 사람들은 음식 한 가지 만들 때마다 재료를 새롭게 구입해야 한다. 문제는 구입하고서 다시 그 재료를 쓰는 일이 잘 없다는. 하지만 이 짬뽕은 특기로 다듬어 볼 계획.

이렇게 일요일다운 일요일이 지나갔는데도 연휴가 하루 더 남았다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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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5.12.29 01: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행복하다는 표현을 썼다니... 정말 많이 맛있고 좋았던 모양입니다.^^
    내 언어를 쓰는 내딸을 키우는 재미가 정말 행복 하실거 같습니다.^^

    • 토닥s 2015.12.30 08: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와 같은 언어를 쓰는 게 참 좋지만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도 점점 많아져 고민이 되기도 하답니다.

      정말 맛있었나봐요. ㅎㅎ 행복해.. 그런 말 잘 안하는데. 대신 먹고 싶으다, 힘들어.. 그런 말을 자주 합니다.ㅎㅎ

  2. meru 2016.01.25 23: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저도 짬뽕 만들어 먹은지 넘 오래됐어요...맛있겠다!!!! 아 쌀쌀한 날씨에 딱이겠어요.

    • 토닥s 2016.01.26 08: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두반장을 사서 제대로된 짬뽕을 만들어 보겠다는 잊었던 다짐을 meru님 답글 때문에 떠올렸는데, 어제 머나먼 한국마트를 다녀와버린. 다음달을 기약해얄듯해요.

      계신 동네는 추운가요? 요기도 한 1~2주 춥다가 주말부터 10~15도 그래요. 그래도 누리는 감기에 걸렸다 나았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

크리스마스 이브

한국사람에게 크리스마스는 하루 공휴일일뿐이지만 이곳은 가장 큰 그리고 긴 휴일이다. 부활절과 더불어 2대 명절이지만, 종교를 떠나 좀더 호화롭게(?) 보낸다. 연휴를 맞아 마냥 뒹굴고만 싶은 나와는 달리 밥이라도 한 끼 특별하게 먹고 싶어하는 지비의 바람에 따라 크리스마스 이브 점심을 나가서 먹었다. 저녁이면 좋겠지만, 아직은 누리를 데리고 저녁 나들이는 무리인지라.


얼마 전에 지인과 가본 프렌치 식당으로 낙점했다. 폴란드에선 일종의 금식 의미로 이브까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오징어-홍합을 먹겠다고 마음먹고 이 식당을 낙점했으나 홍합은 품절되어 오징어-구운 치즈 조합으로 먹었다. 이브에 고기를 먹지 않는다던 지비는 닭고기를 먹었다.


지비의 반나절 근무 후 먹게 된 점심이라 누리는 먼저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누리 앞으로 감자튀김과 쥬스를 시켜주었으나 우리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서 자기몫을 다 먹고 간식가방을 열었다.

홍합을 먹지 못했지만 늘 먹어보고 싶었던 구운 치즈 baked camembert를 먹은 것으로 만족.

장보러 가다가 낑낑..


이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점심을 늦게, 무겁게 먹어서 간단한 해산물 파스타로 저녁을 준비했다. 얼마 전에 발견한 에다마메 파스타.

누리는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다. 햄치즈 샌드위치나 소세지를 가끔 먹지만 고기 자체로서는 잘 먹지 않는다. 늘 단백질을 어떻게 먹일까 신경을 쓴다. 아기 땐 두부도 잘 먹었는데 이젠 그도 잘 먹지 않는다. 탄수화물보다 단백질 함량이 많은 에다마메 콩으로 만든 파스타를 발견하고 '이거다!' 했다. 관자와 새우를 넣고 파스타를 만들어보니 마치 한 다발의 고무밴드를 먹는 기분이었다. 역시 누리는 그 질감을 좋아하지 않았다. 500g 유기농 파스타가 1파운드 전후, 이 에다마메 파스타가 200g에 3파운드. 대략 5배의 가격이건만 싫다면 어쩔 수가 없다.


저녁은 좀 부실하게 먹었으나 색칠하고 스티커 붙이면서 남은 저녁 시간은 화목(?)한듯 보냈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역시 물고기인 쥐포-맥주-드라마 송곳의 조합으로 마무리.

크리스마스

내가 지비에게 요구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연휴 4일 동안 아침에 늦잠을 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부쩍 일찍 일어나는 누리. 누리 손을 지비에게 쥐어주고 계속 자려고 했으나 선물을 볼 누리의 표정이 궁금해서 나도 일찍 일어났다.


다른집처럼 큰 선물을 사주진 않지만 지비에게 작더라도 알아서 선물을 준비해보라고 했다. 지비가 준비한 선물은 태양력으로 가는 종이조립자동차와 도로 모양으로 생긴 테이프. 바닥에 붙여서 차놀이(?)를 하는 용도인데 누리가 뜯어보니 도로 모양이 아니라 철도 모양. 그때까지 지비는 몰랐다고 한다. 잘못 주문을 한 것인지 잘못 배송을 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손바느질로 만든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쿠션. 한국에서 누리 침대에 넣어주려고(아직 콩콩 머리를 박으면서 잔다) 사왔는데 '금새 만들겠지'하고 하루이틀 미루다보니 크리스마스가 목전. 그래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둔갑(?)하였다.
우리집에 없고 본적도 없는 디즈니 캐릭터를 누리가 언젠가부터 알기 시작하고 좋아하기 시작했다. 저만 없지 다른 아이들은 다 가지고 있으니.
허접한 바느질이라도 누리가 좋아할 줄 알았다.


종이로 된 조립 자동차는 누리 선물이라더니 역시나 지비는 자기 선물인 것처럼 조립에 열심. 심지어 누리더러 만지지 말라면서. 둘이서 티격태격.
그런데 이 태양력으로 가는 조립 자동차가 5시간 충전하면 20분 간다는데 영국에서는 무용지물이지 싶다. 어제 오늘 햇빛이 한줄기도 들지 않았으니 자동차는 계속 정차 중.


재미있는 건 지비와 내가 서로에게 준비한 선물이 같은 것이었다.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장갑을 벗지 않아도 되는. 좀 웃겼다.

아침을 먹고 런던의 북동쪽에 있는 지비의 사촌형네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일주일전에 도착한 지비의 고모님이 가족들과 만들어놓은 만두, 케이크, 쿠키 등을 쉴 사이 없이 먹었다.

지비의 고모님은 늘 우리더러 '새 만큼 먹는다'고 하신다. 먹어도 먹어도 계속 권하는 문화는 폴란드와 한국이 참 닮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누리는 생애 첫 바비인형을 선물 받았다. 속으로 이베이에 팔아치워야겠다 생각했는데, 누리가 포장을 뜯어달라고 해서 망했다. 거기다 사촌형네 아이가 더 이상 쓰지 않는 아기 인형까지 한 무더기 받아왔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생일파티가 복병이라더니 크리스마스도 만만치 않은 복병이다.


저녁은 얼마 전에 Y님이 알려주심 홍차돼지. 조리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만들어봤으나 비슷한 재료인데 맛과 결이 무척 다른 결과물. 새콤한 장조림이다 생각하고 먹어치워얄듯 하다.


특별한 휴가는 아니지만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가족, 친구들을 만나며 이틀을 보냈다. 덕분에 이틀 연이어 빵과 머핀을 구웠다.

박싱 데이

크리스마스 다음날은 이곳 박싱 데이 boxing day라고 세일이 시작되는 날이다.

누리의 첫번째 크리스마스엔 우리집으로 와주고, 두번째 크리스마스엔 그 집에 아이가 생겨 우리가 갔던 친구집에 다녀왔다. 물론 그 두번째 크리스마스엔 뜨거운 스프에 아이 손이 데이는 사고가 발생해 크리스마스 점심은 제대로 먹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에 다시 얼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뜨거운 음식 금지에 동의하고 이번에도 우리가 그 친구네에 다녀왔다.

2시에 오래서 이른 점심을 먹고 갔더니 한끼 더 먹으라고 강요하는 참 한국적인 친절함. 참고로 그 친구네는 폴라드인 아내와 콜럼비아인 남편.

그 친구네는 아이는 조용한데 엄마 아빠가 왁작왁작 시끄러운 스타일. 물론 아이의 여흥을 위해서.
우리와는 다른 아이 키우기를 보면서 다양한 조건의 부산물인 '육아'에 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누리의 킴미

지난해 우리는 누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다. 대신 작은 돈이라도 누리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걸 크리스마스의 전통으로 만들어보자고 이야기나눴다. 아직은 누리가 그런 걸 이해할 나이가 아니라서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
그런데 선물 받을 사람을 생각하고 고르고 포장하고 전달하는 과정이 선물이 크고 작고를 떠나 참 즐거운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 특히 포장을 좍좍 찢는 광경을 보는 것도, 선물을 받고 확인하고 보게되는 환한 미소도 참 즐거운 과정과 결과다. 그래서 우리가 이야기 나눴던 크리스마스의 전통에 그 사람을 생각하며 고른 작은 선물도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하여간 이렇게 연휴가 지나가고 있다. 아직 이틀이나 더 남았다는 게 참 기쁘다. 나는 이틀 더 늦잠을 잘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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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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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4일째.  정말 제대로 명절다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


고샤와 줄리앙이 다녀간 25일, 지비는 잠들기전 이번 크리스마스는 정말 homely christmas란다.  비록 고향에 가지 못해도.  이젠 이곳이 house가 아닌 home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이곳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주고 받은 카드로 장식을 하곤 하는데, 우리는 누리가 죄다 던져버려서 이렇게 펼쳐 두진 못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한 번 펼쳐봤다.


명절


나는 좀 다른 곳에서 이번 크리스마스가 '명절'로 다가온다.  25일 이후로 남은 피로기(폴란드식 만두), 비트루트 스프, 비고스(폴란드식 헌터스 스튜)를 매일 끼니로 먹으면서 한국에서 보내던 명절이 떠오른다.  설, 추석 이후로 며칠은 비슷비슷한 음식을 먹고, 마지막은 남은 모든 걸 넣고 끓인 잡탕(이름을 모르겠다)으로 마무리하던 한국의 명절.  몇 끼니가 지나도록 요리는 하지 않고,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데우거나 끓여먹고 있다.  음식 안하니 참 좋다.( i i)



냉장고에 있는 음식 다 꺼내서 조금씩 담았다.  왼쪽 위부터, 버거-새우볶음밥-피로기-샐러드 그리고 비트루트 수프.




폴란드식 만두 피로기.  만두피가 두껍고 속은 양배추절임부터 치즈, 고기, 버섯 등 다양하다.



이것이 고샤가 만들어온 비고스Bigos.  양배추절임과 훈제소세지, 고기, 양배추, 프룬(말린자두), 토마토 등을 넣고 끓인 스튜인데, 맛은 볶음김치 혹은 양념이 약한 김치찜 느낌.(^ ^ );;

사진은 먹다 남은 것이고 냉장고에 커다란 통에 가득 담겨있다.  매 끼니 조금씩 꺼내서 먹고 있다.  일주일은 먹겠다.  비고스와 그 비슷비슷한 음식들이 있어서 뭐가뭔줄 몰랐는데 이번에 비고스는 확실히 알게 됐다.  나도 다음에 만들어봐야겠다.


밀린 집안 일


집에 쉬면서 틈틈히 이래저래 미뤄둔 집안 일들을 하나씩 헤치우고 있다.  그 중에 하나 욕실 청소.  별다른 청소라기보다 영국은 물때문에 주기적으로 석회를 유리에서 제거해줘야 한다.  유리에 묻었던 물이 마르면서 계속 뿌옇게 변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욕실 청소에 나선 지비.  아 저 고운 자태.( ' ')




그리고 조금 전엔 우리가 쓰는 욕실에 열린 화장실 덮개를 제자리에 놓고(화장실 누수로 고생했던), 실리콘으로 막음 처리까지 했다.  그 동안 지비가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고, 헤어 드라이어로 말리고 몇 번을 반복한 뒤 더 이상 곰팡이가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그 사이 곰팡이의 원인이 되었던 윗집의 누수도 해결이 되었다) 곰팡이 방지 페인트를 사서 바르고 다시 하루를 말리고 덮개를 원상복구 할 수 있게 됐다.  정말 눈물 겹다.  한 달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욕실 사용을 못했는데, 이젠 좁은 샤워부스가 아닌 욕조에서 목욕을 할 수 있게 됐다.( i i)


슬슬..


한국 갈 준비를 하고 있다.  틈틈히 사 쟁여뒀던 기저귀를 오늘 큰 가방을 꺼내 넣어두었다(한국에 기저귀가 비싸서 여기서 사들고 간다).  그리고 빨대로 우유 먹기 연습도 오늘 시작.


누리는 요즘 일반 우유(완전지방)를 먹는데 빨대컵을 쓴다.  그런데 한국으로 가는 동안, 그리고 집으로 가는 동안 3번 정도 우유를 먹게 될 것 같은데 빨대컵은 하나.  중간중간에 씻어 먹일 수도 있지만, 불편하다.  한국에 있는 동안 팩에 담긴 (빨대 달린)멸균우유를 사 먹이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다닐 때 편하니까.  여기서도 그렇게 먹이면 좋은데, 여긴 그런게 없다.  한국마트가서 찾아봐도 두유만 있다.

그런데 오늘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분유(1~2살용)가 빨대 달린 게 있어서 사봤다.  분유를 먹으면 변을 아기처럼 묽은 변을 봐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한국가는 동안만 마신다고 생각하고 사봤다.  한국 가서는 일반 우유 사먹이면 되니까.  빨대컵을 써서 잘 먹을 줄 알았는데, 웬걸, 한참을 거부했다. 




지비가 먹는거 보여도주고 입에 물려 팩을 눌러도주고 해서 겨우 마셨다.  물론 한 번 먹기 시작하면서는 잘 마시게 됐다.  그래도 한국 가기 전까지 하루에 한 개씩 사서 연습삼아 먹여볼 생각이다.  기껏 사들고 갔는데, 비행기 안에서 오늘처럼 흘리고 안먹으려 들면 곤란하니까. 


쉬면서, 청소하면서, 짐 싸면서 그렇게 명절다운 크리스마스가 가고 있다.  그러고도 이틀이 더 남은 연휴.  너무 좋다.( i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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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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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3.12.29 20: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희도 이번 크리스마스엔 공부방을 한번 싹 엎고 새로 정리했어요...
    그게 딱 지난 1월1일에 했던건데...
    명절처럼 며칠 쉬는기간이 있거나 그러면 아무래도 대청소를 하게 되요...

    • 토닥s 2013.12.29 23: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청소 하고 노곤하게 낮잠 한 번 자면 그게 진정한 휴일이죠. ;)
      (근데 청소를 하다보면 밤이되요. 넘 치울 게 많아서..)

  2. 프린시아 2014.01.01 12: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금까지 봤던 누리의 표정 중에서 가장 불편해 하는 표정인 것 같네요 ㅋㅋ

    • 토닥s 2014.01.01 19: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며칠 사이 마시는게 한결 편해졌습니다. 빨대컵보다 빨리 마셔지니 양이 작게 느껴지는지 다 마시곤 투덜투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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