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4.21 [book] 닥치고 정치 (2)
  2. 2006.09.11 [book]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김어준 저 · 지승호 편(2011). <닥치고 정치>. 푸른숲.

 

 이 책을 받은 건 올해 초였는데, 읽은 건 열흘 전쯤.  19대 총선 기념으로다가 읽었다고나 할까.  책을 받고서도 그다지 손이 가지 않았던 이유는 금새 읽어버릴 것 같아서다.  이틀만에 읽어버렸다.  그런데 왜 지금 다시 들춰봐도 기억에 남는 게 없을까.  방송에서 들었던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건성으로 읽은건가.


책을 읽으면서 모서리를 접어둔 페이지를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아예 남았던게 없는건 아니다.


예를 들면 좌·우의 비교가 그렇다.  한국의 우파는 우파라기 보다 본능만 존재하는 동물이라는 이야기와 좌파의 지나친 도덕적 경직성에 관한 이야기.  글쎄, 나는 후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도덕적 경직성을 경계해야 할 것의 그들의 숙제라기보다 더 도덕성을 경계해야 할 부분이 그들의 여전한 숙제로 보이니까.

그런 시기를 거쳤다, 이른바 386세대가 우리 사회에서 기성화, 기득권화 되어가는 시기를.  민족주의 포함 한국사회에서 이른바 좌파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그들 안에서 기성화, 기득권화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번 총선을 관전하면서.  좀 미안한 말이지만 정권을 심판한다는 그들에게서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큰 산을 넘기위해 버리고 가야할 것들, 나누어야 할 자신의 것을 끝까지 손에 쥐고 놓지 않는다고나 할까.  민주당이 한국의 좌파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는 꼴을 보지 않았는가.  가관이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내 머리에 머물렀던 부분은 심상정에 관한 부분이었다.  지난 경기지사 선거에서 그녀가 사퇴한 것을 두고 대중적 정치인으로 거듭났던 기회라고 했는데, 그렇게 보진 않는다.  그녀가 대단한 것도 사실이고,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게 누구보다 기쁜 사람이지만, 그녀도 나름대로 그녀가 속한 바운더리 안에서 끊임없이 헤게모니를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이미 정치인이었다.  그녀였는지, 그녀의 그룹이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런 부분이 있어도 나는 여전히 그녀는 기대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제발 욕심내지 않고 비례 제외하고 2선 또는 3선의원으로 굵직하게 자리잡는다면 부끄럽지 않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총선 결과를 보고, 재수없으면 두번째 여성대통령이 될꺼라는 생각이 든다.  첫번째 여성대통령은-.  음-.


책 끝무렵에 프레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팟캐스트를 이용한 <나는 꼼수다>가 바로 그 이야기고, 바로 그 증거라고 본다.  프레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에 100번 동감하지만, 나 역시 그것을 찾기 위한 소모적인 방황을 계속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그리고 SNS 관한 관측은 나와 좀 다르다.  늘 새로운 미디어는 도전하는 사람들의 무기였지만,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예쁘게 포장된 기득권의 당근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주어진 선택적 프레임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말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나 조차도 그 답은 모르지만.

반MB라는 건 대안적 프레임이 없는 그냥 '반대'였을 뿐이다.  그냥 선긋기 뿐이었고.  그 선을 긋기위해 너무 에너지를 소모한 나머지 투표할 사람들을 챙기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은 객관적으로 망했다.  주관적으론 좀 건질 것이 있다고 보지만.  대선도 이대로면 어렵다. 


끝으로 왜 지승호가 이 책에 이름을 올렸는지 모르겠다.  사실 왜 '김어준 저'라고 하는지도.  책은 참 쉽다, <나는 꼼수다>는 더 쉬우니 두 가지 모두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나는 꼼수다>를 들으시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런던일기 > 201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taste] 밥에 비벼먹는 오징어  (2) 2012.04.23
[taste] Sun-Pat Peanut Butter  (2) 2012.04.22
[book] 닥치고 정치  (2) 2012.04.21
[taste] 레몬차  (2) 2012.04.19
[taste] 생강차 배숙  (0) 2012.04.19
[taste] 굴라쉬Goulash  (2) 2012.04.05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iaa 2012.04.23 11: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늘 새로운 미디어는 도전하는 사람들의 무기였지만,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예쁘게 포장된 기득권의 당근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밑줄.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SNS를 통해 듣는 소식을 보며
    기대가 너무 컸었나봐요 이번 선거에 대해.
    SNS라는 것이 어차피 내가 선호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폐쇄된 네트워크인 것인데.:_:

    • 토닥s 2012.04.23 19: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서울과 지역의 차이를 SNS를 사용하는 인구와 그렇지 않은 인구의 차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내 생각은 좀 달라. SNS로 간극을 줄일 수는 있지만, 극복하기엔 어려운 부분이지.
      확실히 차이가 존재해. 그 차이가 얼마만큼 되냐면, 일전에 아는 교수님이 그랬어. 서울서 부산대로 오신분인데, 지역에 오기전엔 강남이 한국사회 문제의 핵이라고 봤고 강남과 그 이외 서울지역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생각했데. 그런데 자기가 지역에 오고보니 강남과 강북의 차이는 서울과 지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구나라고 느꼈데.
      나는 그 지점을 인정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이번 총선 결과 같은 구도는 정말 깨기 어렵다고 봐.

      의석수만 놓고 보면 총선 결과를 편하게 바라보기는 어렵지만, 총 득표수로보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 비록 당선되지는 못했어도 부산이나 대구 같은 곳에서 보수 여당이 아닌 후보가 40%넘게 지지받았다는 건 내겐 정말 놀랄 일이었거든. :)



공지영(200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푸른숲.

영화를 보기 위해서 책을 서둘러 읽었다.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그래서 영화가 너무 기대된다고 했던 책.  나는 이 책의 존재도 몰랐다.  '내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책은 어떤 책일까?'하는 물음이 이유라면 이유였다.

3일 출퇴근 버스 안에서 읽은 책.

처음엔 영화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 '최루성 멜로'가 아닐까 했다.  그러고도 남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안절부절했다.
내게도 죽음이라는 것은 가벼이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같은 텍스트 속에서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걸 가져간다.  친구들과 내가 강하게 느낀 부분은 서로 달랐을 것이다.
나는 구치소에 있는 4천 여명의 수감자 중 500여 명은 6개월 동안 영치금도,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것.  그리고 또 500여 명은 6개월 동안 천원 미만의 영치금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에 '쿵'하고 내려앉았다.

그리고 나 역시 97년 12월 어느날의 사형집행을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구치소에 있던 선배의 말을 전해들었다.  사형수가 있었다고, 그런데 그들도 인간이었다고.  인간이라서 참을 수 없는 상황을 참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목숨을 잃게 했고, 그래서 목숨을 잃는 형벌을 받았다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어쩔 수 없는 거야'라는 생각보다 '이 썩을 놈의 세상'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내게 없는 글쓰기의 재능을 가진 작가가 부러울뿐.

영화를 보기 위해 책을 읽었다. 처음 책을 읽으며 현재의 캐스팅이 참 잘됐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난 지금,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책보다 나을리 없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가져가는 것이 다른데 잘 생긴 송해성은 무엇을 가져갔을까 궁금하기는 하다.  영화 <역도산>은 보지 않았지만, 나는 설경구를 싫어해, 영화 <파이란>을 보면서 너무 괴로웠다.  나를 괴롭게 만들었던 감독, 어떻게 영화를 만들었을지 궁금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