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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03 [food] 새해맞이 한국 vs 일본 음식 배틀 (9)

앞 포스팅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일본인 친구가 잠시 우리 집에 머무르게 됐다.  골방 가득 채웠던 짐을 빼느라, 그리고 그 짐이 거실로 나와 있으니 불편하기도 하지만 재미도 있다.  지비가 나를 알기 전부터 알던 친구다.


떡국 배틀


새해를 맞아 떡국을 먹으려고 떡국떡을 사두었다.  그래도 손님이라 함께 먹자고 일본인 친구에게 청했다.



멸치+다시다 육수에 가쯔오부시 국수장국 좀 넣고 팔팔 끓인 떡국을 나눠 먹었다.  나물이씨 책을 참고하였는데, 고명으로 올라간 고기 양념이 조금 짰다.  다른 인터넷님 말씀처럼 그냥 불고기 양념이 나은 것 같다.  하여간, 애초에 두 명 먹을 분량을 준비한터라 셋이 나눠먹기엔 약간 양이 작은듯했지만 후식으로 준비한 타르트와 함께 그럭저럭 먹었다.  일본인 친구 유카리가 너무 고마워하며 바로 일본식 떡국을 자기가 요리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새해 첫날 점심엔 한국 떡국 저녁엔 일본 떡국을 먹었다.  갑자기 그리 된 것이라 일본식 떡국 재료를 사러 나간 유카리가 고생을 했다.  1월 1일 문 연 일본슈퍼를 찾아서.  하여간 그리하여 계획했던 것보다 늦은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저녁상을 받은 우리가 완전 황송해했다.




유카리는 일본식 떡국만 준비한게 아니라 일본 나물이며, 단맛 달걀찜이며, 연어, 그리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준비했다.  그런데 이 일본나물이 은근 맛이 있었다.  쑥갓+미나리맛.  이름 물어봐야겠다.  국물에 잠겨 잘 보이지 않는 일본식 떡국은 (우리식으로 설명하자면) 인절미 같은 쌀떡을 그릴에 구워내고, 가쯔오부시를 끓여낸 국물에 담궈 먹는 식.  원래 닭은 들어가지 않지만 우리가 생선 국물에 심심해 할까봐 닭안심도 국물을 낼때 함께 내고 건져내 찢어 다시 떡 위에 담았다.  나는 설렁설렁 끓였건만.

아이스크림 다음 후식으로 일본 말차(마차)를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늦어져 그건 다음 날로 미루었다.


녹차 배틀


우리는 누리와 함께 저녁을 먹느라 조금 일찍 저녁을 먹었다.  늦게 들어온 유카리가 후다닥 자기 요기를 끝내자말자 말차를 마시자고해서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차를 준비하는 도구가 만만찮다.  차를 휘젓는 봉과 차를 뜨는 숫가락.  심지어 차를 젓는 도구는 유카리의 친척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강한 맛이 부담이 되서 아직 한 번도 마셔보지 않은 말차.  사실 어떻게 마시는지도 몰랐다.  대접만한 볼에 말차를 만들고, 나는 옆에서 작은 잔을 준비했는데, 볼 하나에 나눠 마신다고 한다.  한 번 마시면 다음 사람은 볼을 조금씩 3번 돌려서 다른 자리로 마신다고.  하나의 빨대로 다 같이 마시는 아르헨티나 마떼보단 낫지만, 감기들면 마스크부터 찾아 끼는 일본 사람들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전통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지비도 볼 하나에 다 같이 나눠 마시는 건 부담이 되서 준비한 에스프레소 잔에 따라 맛보았다.  거품 때문에 밀키해서 맛있었는데, 유카리는 거품이 일면 안되는데 그렇게 됐다면서.  


생각난 김에 한국 녹차도 맛보겠냐고 하니 그러겠다고 해서 오랜만에 다기를 꺼내 마셨다.  누리 태어나고 처음 꺼내보는 다기가 아닌가 싶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줄도 몰랐고, 누리가 침대에서 떨어질뻔 하는 줄도 몰랐다.  유카리가 우리보다 나이가 많긴 하지만, 지비보단 열살쯤, 그래서 더 나눌 이야기가 많고 재미도 있는 것 같다.


하여간 그래서 한일 음식 배틀이 우리 집에서 벌어졌던 것.  일본가면 그 일본 떡국떡 찾아봐야겠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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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ley 2014.01.05 20: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일본 떡국은 저도 한 번 먹어보고 싶어요. 저도 새해 첫날에 떡국을 끓여 먹었어요.
    제가 만들고 이거 참 맛있다고 열심히 먹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있는지 잘 모르겠어요.:D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토닥s 2014.01.07 18: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 왔어요. 낮에 엄마가 빚은 만두를 넣은 떡국을 푸짐하게 먹었답니다. 기분탓인지 한국 떡국이 훨씬 맛있네요. :)
      일본 떡국은 일본 슈퍼가시면(거기도 그런게 있나 모르겠네요) 건조된 찰떡이 있을꺼예요. 그걸 구해다가 그릴(프라이팬)에 구워서 가쯔오부시 국물에 담궈 먹으면될 것 같아요. 고명으로 가쯔오부시나 잘게 썬 파정도 올리고. 쉬워보이고 든든한 것 같아요. 이번일정에 일본에 갈 일이 있는데 그때 그 떡을 사오려고요. 런던은 정말 비싸더라구요.

    • 토닥s 2014.01.07 18: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검색하다 깜빡한게 떠올랐어요. 고명으로 유자 제스트도 올라갔어요. 물론 친구는 유자가 없어 오렌지를 갈았지만.

  2. fiaa 2014.01.06 05: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 어릴 때 '오싱' 읽으면서
    찰떡을 구워 미소에 넣어먹는 맛이 어떨까 무지 궁금했었는데
    상상한 것보다 훨씬 귀요워요

    • 토닥s 2014.01.07 18: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양이 좀 적긴했지. 일본 음식이 좀 그렇지? 생각보다 쉬워보이더라구. 얼른 해먹어봐. 한국에선 일본 수입 음식 재료믄 구하기 쉬울테니.
      내가 떠나오기 전날는 이 일본인 친구가 짜오쯔(중국음식)을 해준대서 무조검 환영했는데, 알고보니 교자(만두). 너무 맛있었어. 남이 해주는 건 다 맛있겠지만.

  3. 유리핀 2014.01.08 15: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럼요. 주부들은 다른 사람이 해주는 건 다 맛있다는... ㅜ _-
    짜고 매운 것 싫어하는 자기 입맛엔 오조니(그 떡국의 일본 이름)가 딱 맞았겠네요. 전 동지엔 새알심 대신 찹쌀떡 넣은 단팥죽 끓이고(퉁퉁 불어버리는 게 보기 싫어 팥죽에 밥알 들어가는 것도, 새알심 넣는 것도 싫어함.. 속에 단팥 든 찹쌀떡에 군밤 올라가는 조합이 최고) 이번달 1일엔 그냥 떡에 풀무원 냉동만두 넣고 끓였어요.
    전에 그 단맛 달걀말이(다마고야끼)를 만들어봤는데, 알끈을 제대로 거르지 않아선지, 맛술 대신에 소주를 약간 부어서 그랬던지, 가쓰오부시를 많이 풀었던지 여튼 별로 부드럽지 않고 맛도 생각했던 그 맛이 안나왔어요. 다마고야끼는 자고로 보들보들하고 촉촉하며 훈제향이 살짝 감돌아야 하는데... 걍 한국식으로 채소 듬뿍 넣은 달걀말이에 만족해야하나;;;

    • 토닥s 2014.01.09 11: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럼그럼, 다른 사람이 해주는게 가장 맛나지. 이번에 일본가서 그 오조니 떡 잔뜩 사와야겠다. 그 친구가 했던 것도 채소 달걀말이에 가까웠어. 부드럽게 하려면 미소에 들어가는 두부나 우유 같은 걸 넣어야 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이런 이야긴 이제 그만~ 매일 먹는 이야기.(-ㅜ )

  4. gyul 2014.01.10 17: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일본도 떡국이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보기엔 맛있어보이네요...ㅎㅎ 어딜가면 맛볼수 있을지...^^

    • 토닥s 2014.01.12 14: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본인 친구도 그러더라구요. 가정식이라고, 일식당에선 맛볼 수 없는.
      약간 팥죽/미역국 새알 먹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만, 새로운 맛이라는데 의의를 둡니다. 또 떡은 간식 같은데, 이건 간단한 끼니가 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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