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 외국어 외래어 참 많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7.05 [+655days] 말문 (7)

누리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말이라기 보다 몇 개의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다.  물론 말하는 단어보다 이해하는 단어는 더 많다.  그 전에는 엄마/아빠도 못하면서 사람들만 보면 손 흔들며 하이/바이만 주구장창했을 뿐이었는데.


지난 주에 누리가 처음 내뱉은 말은 볼ball이었다.  뭐 그렇다고 아주 정확하게 [볼] 한 것은 아니고 [보-ㄹ] 정도로.  이 말을 듣고 좀 놀란 이유는 나는 누리에게 볼이라는 말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공'이라고 한다.  가끔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자기 공을 뺏기고 슬퍼할 때가 있는데 그 때나되야 나누라고 말하며 영어를 쓰기는 하지만, 의식적으로 영어를 쓰지 않는다.  그런데 처음 내뱉은 말이 '볼'이라니.


지비와 이야기해본 결과 TV에서 들었거나, 우리가 나누는 대화를 들었거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K선생님 말씀처럼 아이가 귀신이 아니고서야 듣지 않은 말을 할 수가 없으니까.


그 다음 한 말은 버블bubble이다.  이것 역시 정확하게 [버블]하지 않고 [버브] 정도.  그런데 이 말은 내가 '버블'이라고 한 것 같다.  비누방을 불어주면서 "비누방울비누방울"하기보다 "버블버블"이 짧으니까.  뒤늦게 '비누방울'로 정정하려니 쉽지 않다.


그 뒤로도 바나나를 [바나]로, 치즈를 [치으]로, 렛츠고를 [레쯔고]로, 헬로를 [헤로]로 말한다.  이제 아기들이나 할법한 하이/바이는 하지 않는다.


왜 모두 영어일까 혼자서 생각 많이했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쓴말이 영어였거나, 지비와 나 사이에 오가는 말이 영어이기 때문일테다.  그리고 TV 역시 그러하고.  그럼 '내 탓'인가하고 반성하려니 좀 억울하긴 하다.  한국서도 바나나는 바나나라고, 치즈는 치즈라고 하니까.  우리 말에 외국어/외래어 참 많다.



까꿍 책(장을 넘기며) 읽는 (시늉을 하는) 누리


그런데 대체 터진다는 말문은 언제 터지나.(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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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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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버크하우스 2014.07.05 21: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 되세요. ^^

  2. 프린시아 2014.07.07 14: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댓글을 짧게 쓸 수 있겠네요.
    으악♥

  3. 환몽 2014.07.08 13: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말하기 시작했군요~ 축하해요!! 첫 말문은 어떤 언어로 말하려나 저도 궁금했었는데 영어였군요~ 아가들 하나둘 말하기 시작하면 그게 또 그렇게 귀엽다는데! ㅎㅎ 저희 아가는 이제 퇴원해서 잘지내요~ 에어컨 빵빵한 병원에서 나오니 밖이 너무너무 덥고 습하고.. 조만간 너구리라는 태풍이 온다고 하네요. (태풍이름이 너무 귀엽;;) 영국 날씨는 괜찮나요?

    • 토닥s 2014.07.08 22: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하듯, 누리는 이곳에서 태어났으니 그게 당연한 것 같은데도 아쉽네요. 한국어는 어쩌지..걱정도 많이 되구요.
      아기가 퇴원했다니 다행이예요. 환몽님 블로그엔 제가 글을 못남겨서 어떻게 응원하지 고민을 했답니다.(네이X 비번이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
      영국은 21~22도 그래요. 햇볕은 뜨겁고, 그늘은 서늘하고. 한국의 가을 날씨 같아요.
      태풍 너구리는 이름만 귀엽고 매우 매섭나 봅니다. 이곳 뉴스에도 오키나와가 강타당하는 모습이 나왔거든요. 아무쪼록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 환몽 2014.07.12 20: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앗 제가 회원만 댓글달게 설정해놨군요~ ^^; 괜찮아요, 제 블로그는 가끔 기록하는 용도인데다가 이웃님들 블로그를 더 자주 와요^^; 요기서 놀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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