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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09 [day20] 한국병원방문기 (6)
화요일 저녁 잠시 외출하면서 누리를 부모님께 맡겨두고 나갔다.  집을 나선지 3시간만에 누리가 좋아하는 로보콩을 안고 귀가하였다.  두 시간은 잘 놀다가 한 시간은 발코니에서 문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는 누리.
누리가 그날 밤새 뒤척이며 잠들지 못했다.  일어나서 한참을 울기도 했다.  그러다 이른 아침인 6시쯤 일어나 구토하고 만 누리.  특별히 열은 없어보여 물을 많이 주고 밥도 조금씩 주었다.  오후에 낮짐으로 빠져든 누리 - 아프다는 증거.  그때부터 몸에 열이 있는듯해서 영국에서 가져온 해열제/진통제를 먹이고 지켜보기로 했다.  하루 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병원에 가보란 부모님의 의견에 한 걸음도 걷기 싫어하는 누리를 안고 나섰다.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났다.  목 안이 많이 붓고 귀 안에도 염증이 조금 있어 항생제를 먹이는게 좋겠다고.  내가 주저하는 표정이었는지 지금 항생제 먹여 염증을 잡으면 며칠 먹지 않아도 된다며(4일) 덧붙였다.
이름을 봐도 외국인인 누리가 어디서 왔는지 물어 영국에서 왔다고 하니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별로지 않냐는 의사.  질병 예방관리에는 좋은 시스템임이 분명한데 어린 아이가 있어보니 가끔은 어렵기도하다고 답했다.

병원에 갈 때 누리에게 먹인 해열제/진통제의 설명서를 들고 갔다.  벌써 그 약을 한 번 먹였고 평소에 알레르기 같은 반응이 없었다는 걸 이야기해주기 위해서였는데, 파라세타몰이라는 해열제/진통제 주성분을 알지 못하는 의사.  그 사실보다 영국의 무상의료 시스템에 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반복하는 의사가 불편해서 그 자리를 얼른 뜨고 싶었다.

영국에 살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불편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영국의 그 어떤 가치나 시스템보다도 중요하고 지켜져야할 것의 의료시스템 NHS다.  나뿐 아니라 영국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도 NHS가 주요테마 theme중 하나가 됐다.

한국과 영국의 의료엔 분명 장단점이 교차한다.  한국의 의료인들은 친절하고 시설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진료를 '당장' 받을 수 있다, 돈만 있으면.  영국 의료 체계의 장점은 무상의료다.  체계운영과정에서오는 단점들은 있지만, 그 단점들을 덮고도 남을 장점이며 사회가치인 것이 무상의료다.

영국의 NHS를 모델로 설계했다고 알려진 한국의 의료서비스는 많은 부분이 건강보험에서 지불되기 때문에 저렴한 편이다. 
기회되면 자세히 쓰겠지만 한국에 와서 누리가 비보험 진료를 한 번 받았다.  진료비 8천원.  이후 보험적용 진료를 받았는데 진료비는 2천원이었다.  약값의 경우는 더 차이가 컸다.  처방받은 약의 종류가 약간 다르긴 했지만, 비보험일때 1만8천원 보험적용일때 1천4백원이었다.
비보험 적용시 큰 차이가 나는 사실, 건강보험이 진료와 의약품 구입을 커버하는 사실, 해외에 체류하며 그곳에 주요 세금을 내기 때문에 국내에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실이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누리는 여전히 징징대지만 어제보다는 기운을 차린듯하다.  어젠 정말 축 늘어진 상태였다.  약 2회분 먹었는데 변화를 느끼는 건 기분인가? 센 약 효과인가?  덕분에 3주간의 한국방문 마지막 한주를 집에서 보내다 갈듯.  고마워 누리야.(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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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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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10 10: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6.12 21: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여전히 병중이예요. 감기/중이염 처방약 먹고 설사를 3일째 하고 있어요. 그 사이 런던으로 돌아왔어요. 설사 중인 아이를 데리고 장거리 비행기를 타는 게 걱정이긴 했는데, 계속 배가 고프다고 하면서도 자기 조절을 하는 건지 물만 열심히 먹고 잘 먹지를 않더라구요. 그래서 기내 설사는 1회만. 아이고 이런 이야기를.ㅎㅎ
      와서도 정든 장난감들과 열심히 놀고 있어요.

      항생제는 내성이 무서우니 사용횟수를 최소화하고 처방된 약은 다 먹는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항생제 부작용/부적응으로 설사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됐어요.
      간호학쪽으로 공부하셨으면 아이 키울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아이뿐만이 아니라 사는데 전반에 걸쳐서.
      그런 학문을 공부해야 사는데 도움이 되는데 원.. 아이 키우며 세상(혹은 생존) 기초부터 배우고 있네요.

      늘 고맙습니다. :)

  2. 2016.06.10 13:4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6.10 17: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초대장을 보내려고 했더니 이미 존재하는 주소라고 나오네요. 즐거운 블로그 생활하시깅 바랍니다.

  3. Mia 2016.06.20 18: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가 아플때 엄마는 마음이 아픈것 같아요. 안타깝고 미안하고. 저도 아이가 감기에 걸려 코만 막혀도 '내가 뭘 잘못해서 감기가 걸렸나'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고. 토닥님도 힘내세요. 저도 현직 간호사이긴 하지만 아이키우는 거는 또 다른 것 같아요.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행동하죠^^.소아과에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지 않으니 모르는 것도 많고 옛날 책에서 배운건 가물가물.저도 인터넷을 많이 찾아봐요.그리고 한국에서는 파라세타몰보다는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것 같더라구요. 저도 작년에 한국갔을때 경험해 봤거든요.그 의사도 알았을 텐데 무성의하게 느껴지긴 하네요.'주는 거나 먹여라! 내가 의사다'하는, 질문을 도전으로 알아듣는 잘못된 권위의식이죠. 영국서 살면서 생긴 습관은 약을 처방받으면 꼭 인터넷으로 약에 대해 알아봐요 특히나 부작용은요 그래야 과민반응이나 부작용이 의심되는 때 다른 약을 처방 받을 수 있으니까요. NHS...무료인 만큼 어느정도 불편함이 있긴 하지요.어느 것이든 완벽한 것은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누리가 빨리 회복되길 바랍니다.

    • 토닥s 2016.07.08 22: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 글을 이제야 봤어요. 아 현직 간호사시군요. 느낌 상으론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누리는 항생제 부작용으로 고생하다(설사요) 이젠 나아졌어요. 한국 다녀온지 한 달. 오늘 새로운 감기가 오는 느낌. 쌀쌀하긴 해도 여름이라도 반팔을 입혔더니 그런가 싶네요. 대체 이곳의 여름은.ㅜㅜ

      저는 아이가 아플 때 nhs 웹을 많이 찾아보는데요, 웬만한 증상에 대한 설명은 잘 되어 있더라구요. 그런데 웬만한 병은 며칠 지나면 절로 낫는다..고 되어 있어 늘 웃습니다.ㅎㅎ
      그 며칠에 엄마는 간이 콩알만해지고 지치지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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