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2011). <낯익은 세상>. 문학동네.

<손님>과 <오래된 정원> 이후 그다지 만족스러운 작품이 없었음에도 외면하기 힘든 작가 황석영.  다 읽고서 부족한 입맛을 다시더라도 꼭 사게 되는 그의 책들.  6월에 책을 사면서 한참을 망설였다.  그리고 구입을 미루었다 8월에 책을 사면서 다시 한참을 망설이다 구입했다.  그랬다고 생각했다.

6월에 어찌나 망설였는지 결국은 구입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6월에도 8월에도 책을 샀다.  6월에 구입한 책이 얼마전에야 도착하고서야 내가 같은 책을 두 권을 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진짜 망설이긴 많이 상설였나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두 권을 필요 없으니 이번 바르셀로나행에 들고가서 읽고 상인이에게 주고 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여행길에 들고 나섰다.  해변에 누워 읽어야겠다 생각하면서.  생각보다 공항으로 일찍 나서는 바람에 공항에서 한참 많이 읽어버렸고, 비행기에서도 열심히 읽어버려 바르셀로나에 도착할 즈음엔 거의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는 책이었느냐..하면 꼭 그렇지도 않은데.

소설의 무대는 꽃섬이라 불리는 쓰레기 매립장이다.  난지도다.  그곳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주워 팔아 생활하고, 쓸만한 물건을 챙겨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딱부리의 아버지가 삼청교육대에 잡혀 간 것으로 묘사되는 걸 봐서는 시대적으로 1980년대 초반이 시간적 배경이 아닐까 싶다.

도시에서 더이상 쓸모가 없어져 버려진 쓰레기처럼 이곳에 모여든 사람들도 더내려 갈 곳이 없는 도시 하층민들이다.  그 생활의 처참함과 폭력성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곤 했는데, 사실 그래서 읽기가 부담되는 소설이었다.  그 부담 속엔 '나는 알만큼은 알아'라고 생각해온 세상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처참하다는데서 오는 불편함이 포함되어 있었다.

<심청>과 <바리데기>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황석영은 참 남성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각이 좋고 나쁨을 떠나 내게는 맞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황석영이 새 책을 내놓으면 외면하지 못할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 두고 온 이 책을 정리하려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했다.  그 생각에 겹치는 건 조세희 선생의 <난.쏘.공>.  그 책을 다시 읽고 싶은데, 그 책은 여기에 없구나.

그런데 왜 가난한 사람들의 결말은 늘 비극일까.  정말 가난한 사람들에게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는걸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나를 포함한 그들의 해피엔딩을 기다릴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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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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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봄눈 2011.09.30 22: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 한 때는 소설만 읽을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소설책을 전혀 읽을 수가 없네요. 닉 혼비나 줄리언 빈스 등 추천 받은 소설책을 몇 장 읽다가 포기하였습니다.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나 감정을 알게되는 불편한 느낌이랄까? 정말 육춘기인가 봐요. 2. 아아. 먼 곳에 계셔도 항상 책을 챙기는 토박이님은 대단하신 것 같아요. 3. 스페인 다녀오셨군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 텔레비전에서 스페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종종하네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4. 앗, 같은 책도 읽지 않고 이렇게 주절주절 할 이야기가 많다니. :)

    • 토닥s 2011.10.02 07: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저는 소설, 비소설을 가리진 않지만 번역된 책은 잘 읽어지지 않더군요. 어쩔 수 없이 읽는 책들도 읽기가 힘들어요. 2. 책은 제 인생의 휴식처면서 도피처죠. 근데 전 토닥. ;; 3. 스페인이라기보다 바르셀로나에 세번 다녀왔죠. 그래서 스페인을 안다고 하긴 어렵지만, 참 많은 영감을 주는 곳인 것 같아요. 기회되면 다른 지역도 가보고 싶습니다. 4. 봄눈님은 이야기꾼이군요. :)

    • 봄눈 2011.10.02 07: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아. 죄송합니다. 누가 저보고 봄눈이 아니라 비눈이라고 한셈이네요. 요새 이렇게 정신줄을 놓고 살아서 큰일입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T_T

    • 토닥s 2011.10.02 19: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게 급사과하시면 제가 더 미안해요. :) 저도 한글없는 키보드를 쓰는지라 뭐 흔히 있는 일입니다.

    • 봄눈 2011.10.02 21: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소근소근) 토닥님, 저도 한글 없는 키보드예요. ^^;;



황석영(2007). ≪바리데기≫. 창비.

황석영은 내게 참 존재감이 없는 작가였다.  ≪객지≫, ≪삼포가는 길≫은 고등학교때, 대학에 들어와 ≪더디가도 사람생각하지요≫라는 북한기행문을 읽었지만 말이다.  그러다 ≪오래된 정원≫을 읽으면서 갸우뚱했고, ≪손님≫을 읽으며 또 갸우뚱, ≪심청≫을 읽으며 또또 갸우뚱.  그러면서 새책이 나오면 읽어'줘야'하는 작가 목록에 들게 됐다.
베트남에 관심을 가지면서 ≪무기의 그늘≫도 읽었구나.

≪바리데기≫는 한겨레신문에 연재 됐던 소설이다.  부지런하면 챙겨 읽겠지만, 그러기보다 연재가 끝나 한 권으로 묶여져 나오기를 기다렸다.  지난해 하반기 ≪바리데기≫가 한 권으로 묶여져 나왔지만 읽을 틈이없었다.  그래도 일단 사재기.
일터를 그만두고 가장 먼저 펼쳤다.  기대가 높았던가, 기대만큼 즐겁게 읽어지지는 않았다.  근대 여성 고난사인 ≪심청≫에 이은 현대 여성 고난사라고 하지만 북한의 여성이라는 구체성을 띠었던 탓인지 여성이라는 공감대로 소설이 다가오지 않았다.  ≪심청≫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북한사회의 특수성(이는 한국사회의 특수성이기도 하지만)과 샤먼shaman이라는 점에서는 되려 ≪손님≫과 가까워 보였다.

대략적인 내용은 북한의 기근 시기에 탈북하여 살아남은 바리가 영국으로까지 가 그 사회에서 이민자로 9.11, 아프가니스탄 침공, 런던 지하철테러 등을 직간접적으로 겪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 책을 시큰둥하게 읽고서도 황석영이 새 책을 내면 사서 읽겠지?  하지만 주저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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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2003). <<심청>>. 파주 : 문학동네.

<<객지>>는 고등학교때 소설로 읽었고, <<삼포가는 길>>은 그보다 더 어릴때 TV문학관에서 드라마로 보고 역시 고등학교때 소설로 다시 읽었다.  그럼에도 '황석영'이라는 작가에 대해 뚜렷한 기억이 없었는데 그 이유는 대학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그는 89년 방북하여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땐 감옥에 들어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실 또한 <<더디가도 사람생각하지요>>라는 새내기 교양서(?)를 읽고 알게 되었다.
하여간 작품과 작가가 따로놀던 것이 <<오래된 정원>>이라는 작품을 읽은 이후 일치되게 되었다.  이후 그가 쓴 작품은 모두 읽었다.  나는 새책을 좋아하므로.( __):

<<심청>>은 '모더니즘'과 '페미니즘'으로 나에게 인식된 소설이다.  '모더니즘'과 '페미니즘', 좀 어울리는가?(' ' )a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여성이 (아시아)세계 근대화의 재물이 된다는 것이다.  더 어려운가?
아시아가 서방에 의하여 개방되고, 내부적으로 변화가 일게 되는 시점에서 소설은 시작한다.  이러한 근대의 피해자는 개방당한 아시아국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속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이야기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과 여성이 아니던가.

'심청'은 중국상인에게 팔려 인당수 제물이 된다.  그러나 인당수에 던져진 것은 심청이 아니라 심청의 옷을 입은 인형이다.  이후 심청은 한 집안의 소실로 들어가 '렌화'('연꽃'의 중국표현인가보다)가 된다.  이후 기녀, 창녀로 근대사의 가장 밑바닥을 전전하던 '렌화'는 동인도회사 직원의 첩이 되면서 '로터스'로, 또 오키나와로 건너가 '렌카'('연꽃'의 일본표현?)가 된다.  결국 조선으로 돌아와 '심청'으로 숨을 거둔다.  심청이 숨을 거둔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딱 100여 년전 조선이 근대화의 급물살을 타게 되는 시점이다.

작품이 열려진채로 끝나 뒷심이 모자라는건 아닌가 싶지만 대립과 종속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때문에 열러진채로 끝난 것은 모자란 것이 아니라 과거가 오늘날로 통한다는 이야기의 다른 표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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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2001). <<모랫말 아이들>>. 서울 : 문학동네.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의 선정도서다.
품성이 청개구리라 손이 가지 않았지만 저자가 황석영이라 마음이 가버리고 말았다.

황석영을 아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를 키운 건 모랫말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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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2001). <<손님>>. 서울 : 창작과 비평사.

황석영은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지던 때 독일에서 '객관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했단다.
우리 민족이 겪어낸 '손님(표준어 : 손님마마)'과 같은 존재,
한국전쟁의 일부분을 각각의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하는지에 관한 소설이다.
모든 사물에 객관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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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2000). <<오래된 정원>>. 서울 : 창작과 비평사

모든 지난 날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지난 날이 왜 아름다운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chaos'라는 말을 떠올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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