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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8.14 [etc.] '대륙횡단'

국 가인권위원회 기획으로 제작된 옴니버스 영화 ≪여섯개의 시선≫ 중 '대륙횡단'편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광화문 앞 도로를 횡단하는 이야기다.  그 편을 보면서 저것이 관계당국에 동의를 구한 촬영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그랬겠지.  그런데 더 궁금한 것은 그 넓은 도로를 지나는 많은 차량들이 모두 섭외된 차량일까하는 부분이었다.  어떻게 모든 차량이 하나 같이 나와는 무관한 일인듯 그냥 그렇게 스쳐가는지, 그것이 마치 픽션 같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는 현실조차도 픽션으로 만들어버렸다.

요즘 참여하고 있는 교육의 교육장에 가기 위해 지하철 자갈치 역에 내렸다.  직원들 둘 셋이 나와 웅성웅성 거린다.  자세히 보니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명도씨가 휠체어에 앉아있다.
자갈치 역에서 국제시장 방면으로 올라가서 보수동 책방골목 근처까지 가야하는데 국제시장 방면 휠체어리프트가 고장이란다.  자갈치 역 직원들은 보수동으로 갈꺼라면 토성동 역에 내려 가는게 어떻겠냐고 물어온다.  결국 자갈치시장 방면으로 나가 길을 건너기로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인근 시장 상인들이 손수레를 끌고 건너다니는 일이 많아 그 넓은 대로에 횡단신호가 있다.
그렇게 길을 건너기로 하고 리프트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또 문제가 발생했다.  용적제한때문에 명도씨가 전동휠체어를 탄 채로 올라갈 수 없단다.  명도씨를 먼저 리프트에 태워 보내고 다시 리프트를 내려 휠체어를 올려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다 계획을 변경하여 휠체어를 먼저 올려보내기로 했다.  보도에 우두커니 앉아 휠체어를 기다리며 명도씨가 느껴야 할 어색함 때문이었다.









휠체어가 먼저 올라오기를 기다리는데 그때 활동보조인 길준씨가 명도씨를 업고 올라왔다.  리프트가 오르고 내리고 다시 오르는 시간을 생각해서였다.
힘겹게 보도로 올라오고 신호에 따라 길을 건넜다.  장애인이 외출을 하는 일이 이렇게 간단(?)하게 끝날리 없다.  보도, 인도가 좁고 높낮이 변화가 커 전동휠체어가 갈 수가 없었다.  명도씨는 마치 일상인듯 차들이 다니는 도로로 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불편함 없이 걷고 있는 이 길을 그들은 매일매일 대륙을 건너듯 다니고 있다.





fuji superia 100, canon AE-1

그날 밤 뉴스에서 토성동 리프트가 고장나 사고가 있었다는 뉴스를 봤다.  갑자기 정지해 충격을 받았다는 정도의 뉴스였다.  다음 교육에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명도씨가 그런다.

"늘 있는 일인데 그런 일이 뉴스에 나요?"

웃을 수도 없다, 부끄러워서.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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