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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3.11.11 [people] '20005의 출소'

오늘 만호가 '출소' 했습니다.
구치소를 나온 것이니 '출소' 맞지요?

잊은건 아니었는데 어제야 문득 만호생각이 났습니다.
'아, 11월 10일이랬나? 11일이랬나?'
늘 만호소식을 전해주던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전화기가 꺼져 있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만호 동기 동현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11일인 오늘이더군요.
마침 동현이도 공판에 가볼 생각이라기에 법원에서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아침에 법원까지 갈 길이 막막하더군요.
'그래도!', 마음을 다져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잠을 설치고, 버스에서 졸고, 법원 안에서 헤매고 하여
9시 30분이라는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늦게 법정에 들어갔습니다.
남은 자리가 앞자리 밖에 없어서 부시럭거리며 앞쪽에 가서 앉았습니다.

살인, 강도살인, 특수강도, 사기, 횡령, 절도 등등 다른 사람들의 형을 판사가 읽고 있었습니다.
사람 뚫어져라 잘 보는 스타일인데
그 자리에선 그러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숙이고 수첩을 끄적이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남았나 싶어 고개를 들어 법정 한가운데를 보니
만호가 제가 앉은 쪽을 바라보고 방긋 웃고 있더군요.
녀석, 웃음이 나오냐.(__+)

만호의 형은,
장기간 수배생활과 현재 사실상 한총련탈퇴와 같음을 이유(임기가 끝났잖아요.(__+))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입니다.

그리하여 11월 11일, 빼빼로데이에 만호는 부산주례구치소에서 출소하였습니다.(^^ )

사직동 법원에서 만호어머니와 함께 77번 버스를 타고 만호가 나올 주례구치소로 갔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흥분되는데 만호어머닌 오죽할까요.





시간 상으로 호송차보다 먼저 도착했을 것 같은데
만호어머닌 확인을 해봐야겠다며 종종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두부 사는 것도 잊었다며 어머님이 걱정하시길래 후배가 구치소앞 가게에 가서 두부를 사왔습니다.
그 두부를 먹어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과
두부가 맛이 있네, 없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호송차가 도착했습니다.













같이 간 아이들이 뭐라도 해야는건 아닌가 고민하는 사이
영치품과 영치금을 정리한 만호가 걸어나왔습니다.
몇되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이 '동지가'를 불러줬습니다.









어머님이 소금을 뿌리시고, 학과후배 수경이가 두부를.(^^ ):

만호야! 고생했다!









그러나 사실 제가 누구보다 미안한 사람은 만호가 아니라 만호어머님이었습니다.
만호는 그래도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고
한총련 대의원이라는 사회대 학생회장을 '선택'을 했지만,
어머님께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도 드리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 만호의 얼굴보다 어머님의 상기된 얼굴이 더 오래 남나 봅니다.


여기서 '20005의 출소'는 끝입니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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