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여행'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5.26 [day6] 일타쌍피의 날 (8)
  2. 2016.05.25 [day5] 고사리미더덕찜
  3. 2016.05.23 [day3] 디어 마이 프렌즈 (2)
외숙모님이 비슷한 때 미국에서 한국을 방문한 사촌동생네와 우리에게 밥을 해주고 싶으시다고 점심 초대를 하셨다.  사정상 사촌동생이 머물고 있는 이모네로 집결.
외국생활하고 있는 사촌과 나를 위해 닭볶음탕(닭도리탕), 아이들을 위해 햄버거 패티를 준비해주셨다.  고기를 먹지 않는 누리는 준비해간 토마토, 오이 그리고 김과 밥을 먹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사촌동생의 아이들은 나이가 많아 놀라웠지만 누리를 잘 데리고 놀았고, 영어 한 마디 하지 않는 누리는 언니 오빠들을 쫓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나는 지인을 만나 커피까지 마셨으니 일타쌍피.


+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누리는 피곤을 주체하지 못해 코알라처럼 내게 매달려 왔지만 또 하나의 반가운 만남이었다.  누리에게도 나에게도.  사촌동생을 십대 때 보고 처음 본 것 같다.  미국과 영국의 환경이 다르고, 아이들의 수가 다르지만 공통분모가 느껴졌다.

+


부모님 집 근처 슈퍼 옆에 마련된 오락기.  지난 가을에 왔을 때 몇 번 앉았는데 이번에도 기억해내고 앉았다.  동전을 달래서 집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달라 하자며 겨우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는 동안 잊을 줄 알았더니 반갑다고 문을 열어주는 할아버지에게 첫 마디가 "돈 주세요".
할아버지는 돈이 없으니 저녁에 다녀갈 이모에게 달라고 하자니 발코니에 앉아 30분을 기다린 누리.  도착한 이모가 돈이 없다고 하니 울고 말았다.  카드를 주며 내일 돈을 찾자고 했으나 알아 먹을리 없고.  5만원권을 주니 돈을 달라며 뿌리친다.

+

그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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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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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쪼꼬미엄마 준 2016.05.26 08: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오만원권을 뿌리친 누리. 너무 귀엽네요.
    아가를 잘 봐주는 언니 오빠 누나 형이 있으면 엄마가 참 좋지요.
    일타쌍피라는 말이 잘 와닿습니다.
    한국에 있을날이 얼마나 남으셨나요? :)

    • 토닥s 2016.06.01 00: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으로 오기 전에는 짐쌀 걱정 가득이었는데, 이제 체류 일정의 절반을 넘겨 다시 짐싸 돌아갈 걱정을 하고 있답니다. 늘 걱정.ㅋㅋ

      영국과 비교해 무척 핫(!)한 날씨에 기력이 조금 달리기는 하지만 평범하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

  2. 2016.05.27 00:1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6.01 00: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짧게 서울을 다녀갈 일은 있지만 아쉽게도 그 동네는 못가네요. 정말 커피 한 잔 할 날이 (미래에)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때는 두 아이가 오손도손 놀고 두 엄마는 우아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었으면 해요.

  3. colours 2016.05.31 23: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 누리와 떠나는 여행길이 어디일까 궁금했었는데 한국에 오셨군요. 누리는 그새 또 쑤욱 자란 것 같아요! 오락기 동전을 기다린 누리의 모습에 저는 왠지 감정이입해서 울컥하네요. 아아 -_- 저는 왜 이런답니까; 영국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하루 하루 알차게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 토닥s 2016.06.01 00: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오늘도 저는 100원을 누리에게 주었답니다. 누리는(저도) 오락을 못해서 동전을 넣으면 동네 아이들이 붙어서 자기들이 오락을 하더군요. ㅎㅎ

      그저 평범한 일상들이 더운 날씨 속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누리의 기억 속에 이 곳과 가족이 남기를 기대해봅니다.

  4. 일본의 케이 2016.06.01 21: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너무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어요..5만원권을 마다하고,,
    제가 100원짜리 듬뿍 주고 싶어집니다.

    • 토닥s 2016.06.07 23: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 오락기 앞을 지날 때마다 돈을 달라는 누리. 오늘도 100원을 줬어요. 큰돈이 아니라 달리면 늘 주지만, 이래도 되는지 살포시 고민이 됩니다.
      현재까지는 동전만 돈인줄 알고 있답니다.ㅎㅎ

10여 개월의 영국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후배가 뭘 먹고 싶냐고 물었다.  김밥과 떡볶이라니 "소박한 양반"이라며 바로 학교 앞 분식집으로 호출해주었다.

멋진 사진들이 가득한 블로그들을 보며 군침을 삼키지만, 막상 먹고 싶은 건 평범한 것들이다.  매번 먹을 거리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떠나오는데 바빠서 그런 것들을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사실 누리가 생기고선 음식에 대한 미련이 없어졌다.  배는 고파도 먹고 싶은 것들이 없는 생활들.


오랜만에 들깨 가득 들어간 고사리미더덕찜을 먹었다.  미더덕을 먹어본 게 얼마만인지.  바다향 가득 참 맛있었다.
들깨, 고사리 이런 맛보단 미더덕이 더 비중있게 다가오는 걸 보면 나도 참 유치한 입맛.
밥 반공기에 찜만 두 공기를 먹었다.  내일 아침에도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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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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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도착하고서 벌써 시간이 휘릭.

고교 동창 둘과 친구들의 남편, 그리고 아이들과 바닷가에 갔다.  장소을 정할 때부터 아이들의 엔터테인먼트가 주요 고려사항이었다.
바닷가 까페에 자리잡고 친구들의 남편들이 아이들을 양떼처럼 몰아 바닷가에 가고 우리는 시원한 까페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나는 울면서 걸어들어올 누리를  예상하며 친구들과 바닷가의 아이들을 번갈아봤는데, 웬걸. 밥 먹으러 가자고 할 때까지 바닷물에 흠뻑 젖어 즐겁게 놀았다. 
거기까지 아이들의 몫이 끝나고 뒷일을 해결하는 건 고등학생에서 부모(아이구 어색해라)가 된 우리 몫.  바닷가 근처 낡은 민박집에서 아이당 2천원씩 주고 물로 씻겨 유명하다는 가자미미역국을 먹으러 갔다.

늦은 점심을 먹고 멀리서 온 친구 가족과 헤어지기 좋은 고속도로 입구 근처 동네로 자리를 옮겨 커피 한 잔씩 하고 헤어졌다.
커피를 마시면서는 유난히 기억력 좋은 한 친구가 쏟아내는 학교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들 남편들의 표정은 흡사 오래된 군대생활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표정, 당사자들에게만 중요한 시절의 이야기를 듣는 표정이었다.

+

허름하다 못해 낡은 민반집 샤워실에서 쪼그려 앉아 아이를 씻길 때만해도 '어쩌다 내가 이런 스타일 빠지는 일을 하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같은 날도 참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까페에 앉아 우아하게 커피을 마시고 싶어도 뇌활동의 절반은 까페 밖 아이들에게 가 있고, 맛있고 유명한 식당에 가서도 아이들 밥 챙기느라 밥을 씹는지 마시는지도 모르게 먹고, 다시 옮긴 까페에서도 잠든 아이들 하나씩 안고 요가하듯 커피를 마셔도 늘 반갑게 만날 사람이 있는 오늘 같은 날.

+

한국에 와서 우연하게 tvN의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다.  일전에 3화를 봤고 이 글을 쓰면서 4화를 봤다.
캐스팅보다 대단한 건 연륜 깊은 그들의 연기다.  그들의 연기처럼 우리도 깊게 나이가 드려나.

디어 마이 프렌즈,
오늘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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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쪼꼬미엄마 준 2016.05.23 10: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디어 프렌즈 이야기와 저 사진속 풍경을 보니 누리와 토닥님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날이 무척 더워서 바다에서 놀기 좋았을 것 같은데, 누리 즐거워 했나요? 어머니의 나라에서 누리가 한껏 어머니의 정을 '누리고'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토닥s 2016.05.25 01: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심지어 화장실 가고 싶은 것까지 참아가며 모래밭에서 안나오려고 했어요. 워낙 모래놀이도 좋아하지만, 바다에서 물을 떠 날라 쏟아부으며, 언니(친구의 8살짜리 딸)가 있으니 완전 신나게 놀았답니다.
      바닷가까지 가고 씻기고 이런 것 생각하면 난감하지만 워낙 좋아해서 한 번 더 가고 싶어요. 날씨까지 영국의 한여름 같아서 참 좋았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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