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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21 [etc.] 키즈리턴 (7)
  2. 2012.05.15 [life] 지비는 운동 中 (3)
내년이면 지비가 영국에 온지 십년이다.  영국에 오기 전후로 시작했던 브라질 무술 카포에이라.  지난해까지 한 8년 정도 한 취미활동인데, 누리가 태어나면서 그만뒀다.  아래 사진들은 작년 6월에 있었던 바티자도, 일종의 발표회면서 승격식.
누리 때문에 그만둔 것은 아니다.  누리+시간부족이 49%쯤.  51%는 적당한 때에 주어줘야 하는 당근(?)의 맛을 보지못해서라고 할까.
 




















카포에라의 원형쯤 되는 군무 같은데.  이름을 들어도 까먹었다.









정작 지비 때는 잘 찍지도 못했다.  몸이 무거워 작은 카메라를 들고 갔더니 어두운데서 움직임을 찍기가 쉽지 않았다.










지비의 밸트는 오렌지-블루였다.  블루가 되기 직전 단계인데, 완전 블루가 되면 가르칠 수 있다.  물론 그 전에도 서로 도와 가르칠 수는 있지만 공식적인 선생님 단계가 된다는 뜻.
지비가 카포에라를 그만두기 전 2년 동안 같은 단계, 오렌지-블루에 머물러 있었다.  결혼이다, 직장이다 바쁜 이유도 있었지만, 블루로 넘어가기란 그 이전 단계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 승격식을 앞두고, 아니 내가 임신을 한 그 해 1월부터 지금 사력을 다하지 않으면 앞으로 그때처럼 운동하기 쉽지 않을꺼란 결론에 도달한 지비는 최선을 다했다.  일주일에 2~3번씩 수업에 참여하기도 하고, 기타로 주어지는 클럽의 업무도 맡았다.  그런데 그날 승격에 실패한 지비는 무척 서운해 했다.
지비의 선생은 지비와 함께 승격하지 못한 다른 동료와 함께 따로이 불러세워 아직은 조금 부족하니 더 매진하라는 격려를 해주었다.  그랬어도 서운함을 이기지 못해 그날은 승격식만 치르고 자리를 떠났다.  사실 지비의 선생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그런 것이었던 것 같다.  조직에 대한 헌신?
이후에 따로이 만난 지비의 동료들은 승격식이 너무 정치적으로 진행된다면서, 지비를 위로해줬지만 그래도 서운함이 가시지 않았는지 8월 휴가철을 앞두고 카포에라를 완전히 정리했다.  얼마전까지도 나는 다시 시작할꺼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완전히 정리한 셈이 되었다.









그날 와준 친구들.
(저 배안에 누리 있어요)


아직도 혼자서는 누리를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면서도 지비에게 늘 카포에라를 다시 하지 않을꺼냐고 물었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하겠다면 내가 일주일에 하루 이틀쯤은 혼자서 애를 보겠다면서.  보통 카포에라 수업은 수, 목, 금 저녁 그리고 일 오후였다.  무엇보다 한 단계만 더 오르면 '성취'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단계에 오르는데 여기서 멈춰버리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비는 카포에라를 하기엔 자기가 너무 나이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승격식을 준비하면서 지비는 다른 전문 체육관에서 체조수업(안전한 덤블링 등)을 따로 받았다. 


가끔 지비가 운동을 해야겠다고 이야기 할 때마다 나는 카포에라 이야길 꺼냈고, 지비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바로 지난 주 지비가 아이키도Aikido를 하겠다고 했다.  지비가 카포에라를 하기 전에 3년 정도 했던 일본 무술이다.  합기도는 아이키도의 한국형 정도 되지 않겠나 싶다, 잘은 모르지만.

그래서 지비는 그날로 바로 런던에서 수업을 찾아 선생에게 연락하고, 다음날 수업을 참관했다.  완전 고무된 지비는 폴란드에서 아이키도를 통해 알게 된 친구에게도 연락하고 난리법석.  그래도 아직 누리가 어리니 한 동안은 일주일에 한 번이면 어떻겠냐고 했건만 운동은 일주일에 2~3회는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려 나와 현재 냉전中.  한 술 더 떠 한 달에 한 번 있는 마스터 워크숍, 기차타고 한 2시간 가야하는 도시에서 열리는,에 가겠단다.  



'잘 꽂히는' 지비의 성격을 알기에 내가 조심을 했어야 하건만.( - -);;


그래서 평일에도 이틀 저녁을 혼자서 누리를 감당해야 한다.  그러면서 나더러 주말에 외출하고 싶으면 자기가 누리 다 볼테니 나가라고 한다.  겨울이라 해가 일찍 져서 갈데도 없구만.  그래도 나가라고 하니 혼자서 갈만한 곳을 찾아봐야겠다.  안되면 동네 커피숍에 나가 앉아 책이라도 봐야겠다.  골방에서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쓰려고 해도 누리가 지비에게서 도망쳐 자꾸만 찾아온다.  집을 나가야겠다.


+


지비는 아이키도가 자신에게 세상을 열어준 운동이라고 사실 그 전부터도 늘 이야기했었다.  가난한 폴란드에 살면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간 곳이 지비 고향에서 차로 2시간 걸리는 베를린.  지비의 아이키도 선생이 베를린에서 수련하다 폴란드로 온 사람이라 일종의 조인트 워크샵 겸 베를린에 갔다고 한다.  그때 지비 나이 16세.


소년 지비는 베를린에서 문화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에게 문화충격을 준 것은 브란덴부르크 그런게 아니라 흑인 노숙자였다고 한다.  구동구권 국가답게 폴란드는 개방이 덜되서 유색인종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대도시에야 중국인, 베트남인이 있지만 지비가 고향은 그랬다고.  노숙자도 별로 본 경험이 없는데, 그 노숙자가 흑인이어서 충격이었다는 소년 지비.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막 (비)웃어줬다.  "인종주의자!"하면서.(>_< )


그런데 지비는 실로, 진지하게 흑인 노숙자가 충격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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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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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orom Lee 2013.11.23 21: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남편분처럼 베를린이 처음 받은 문화충격이었는데, 토닥님도 살며 문화충격이 있으셨는지 궁금해지네요.

    • 토닥s 2013.11.24 07: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에서 워낙 험한 걸 많이 봐서 그런 쪽으로 문화충격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긍정적인 면에서 가끔은 감동(?)하기도 합니다. 문화충격까지는 아니구요. 예를 들면 누리가 즐겨보는 어린이 TV프로그램 중 장애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우린, 한국은 한 참 갈 길이 멀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 토닥s 2013.11.24 08: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베를린에서 받은 문화충격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하네요. ;)

    • Chorom Lee 2013.11.24 20: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달정도 베를린에서 두시간 정도 떨어진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제가 머문 집이 히피같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동체였어요. 그때 그 생활방식에 감동받고 정말 큰 문화충격을 받았어요. 이걸 계기로 한국 나와살게 되었어요. 나중에 기회가되면 글로 자세히 써볼게요 :)

  2. gyul 2013.11.26 16: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역시... 남자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참 잘 꽂히는가봐요...ㅎㅎㅎㅎㅎㅎ
    저도 조심하고있거든요...^^

    • 토닥s 2013.11.26 18: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게 지비가 아이키도를 시작하고 읽은 책에서 보니 남자들의 특징이더군요. 여자들은 멀티플레이에 강하고, 남자들은 한 가지 일에 강하고. 그 책을 먼저 봤어야하는건데 하며 무릎을 쳐본들 늦었어요. 아침 저녁으로 아이키도 이야기만해서 만나지도 않을 선생이 벌써 제 친구 같아요.(- - )

    • gyul 2013.11.28 02: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ㅎㅎ 이미 이렇게 된거 경험치 1 쌓으신셈치고 지비님이 더욱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실수 있게 해주시면되죠 모...
      꽂히는데에 대한 조심은... 다음부터...^^

지비는 보통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짐gym에 간다.  예전엔 일반 짐에 두 번, 그리고 capoeira 수업에 한 번을 갔다.  카포에라capoeira는 지비가 하는 브라질 무술.  폴란드에 있을 때부터 시작했고, 런던에 오고서도 계속해서 7년은 훨씬 넘는 것 같다.  런던에서의 지비 인간관계의 절반 이상도 카포에라를 통해서 형성되어 있다.  어쨌든 지금 지비의 레벨은 오렌지-블루코드로 블루코드의 바로 아래 단계인데 블루코드는 수업을 이끌 수 있는 단계다.


2년 전 그 레벨에 이르긴 했지만 작녁엔 결혼식이다 뭐다 일이 많아 열심히 운동을 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이젠 나이가 들어서 쉽지 않겠다, 자기 나이엔 카포에라는 조금 부담스런 운동이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 1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저녁을 먹었는데, 그 친구들도 카포에라를 통해 만난 친구들이다보니 자연스레 운동이야기가 주류를 이뤘다.  그런데 친구들이 지금에서 중단하는 건 너무 아깝다는 둥, 나 같으면 블루코드 따고야 만다는 둥 지비를 자극했다.  참고로 그 친구들은 요즘 수업에 잘 안나온다고 한다.


그 자극에 힘입어 지비는 다니던 일반 짐을 정리하고, 카포에라 수업이 있는 짐으로 옮겼다.  예전엔 일반 짐에 등록해놓고 거기서 운동하고, 카포에라 수업을 갈땐 수업 이용료 같은 걸 내고 참가했다.  카포에라 수업이 있는 짐에 등록하면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일요일에 한 번 가던 수업에 금요일 수업까지 더해 두 번을 가고 시간이 되면 운동을 하러 짐에 한 번 더 가는 식이다.


다음 달에 바티자도Batizado라는 게 있는데 워크샵과 함께하는 일종의 승격식이다.  3일간 걸쳐 진행되는 바티자도엔 브라질에서 마스터가 오기도 하고, 유럽의 각지에서 사람들이 오기도 한다.  3일간의 워크숍은 트레이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카포에라에 기본이 될 수 있는 리듬감을 위해 댄스 워크샵도 있고, 악기 워크샵도 있다. 

카포에라는 무술, 노래, 그리고 연주를 함께 한다.  그 기원은 브라질의 노예들이 저항을 위해 무술을 갈고 닦으면서 그걸 숨기기 위해 노래하고 연주하면서 마치 음주가무하는 것 같이 보이도록 했다고 하는데.  대중성면에서 한국으로 치면 태권도다.  브라질엔 모든 짐에 카포에라 수업이 있다고 하니까.


하여간 그 다음 달에 있는 바티자도를 위해 요즘 완전 열공, 아니 열운동 중이다.  오늘은 바티자도에서 쨔잔~하고 보여주기 위해 점프를 연습하려고 히드로에 있는 체조 전문 체육관에 갔다.  올림픽 체조선수를 많이 배출한 그런 곳이다.  2년 전에도, 3년 전에도 그곳에서 혼자 바티자도를 준비했다.  참 대단하다 싶다.  저러다 블루코드를 못받으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하다.  학생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상태인데 그 단계와 다음 단계는 모르는 내가 봐도 갭이 꽤 크다.  잘 되야 될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 내가 극성스런 학부모가 된 기분이다.

그래도 나도 보는 눈이 있어서 솔직히 말하자면 지비에겐 소질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차라리 태권도면 모를까, 앞서 말했듯 카포에라는 리듬이 필요하다.  내가 딱 봐도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지비의 친구들은 다르다.  지비보다 레벨이 낮아도 리듬이 있다.  뻣뻣한 지비를 보고 있으면 '손가락이 오그라든다'는 표현이 떠오른다. 



이 영상은 3년 전에 지비가 히드로 짐에서 점프를 연습할 때 심심해서 찍었다.  오늘 저녁도 혼자서 열심히 저러고 있겠구나.


그나저나 지비가 이 글의 제목을 보면 무슨 이야기냐고 물어볼텐데 뭐라고 해주지?  (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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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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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18 02: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Omega replica 2012.07.16 16:15 Address Modify/Delete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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