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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Cooing's

[+755days] 월동준비 완료

by 토닥s 2014. 10. 13.

"언제 한 번 만나"하고 연락을 했던 해롤드가 2주 뒤에, 이번 금요일,에 연락이 와서 일요일 오후 동네에서 만나 커피를 한 잔 했다.  사람들이 "언제 한 번 만나"라고 인사하면 그건 그냥 인사인데, 이 친구는 그게 이미 약속이다. 그리고 늦어진데 대해서 미안해 한다.  요즘 세상에, 더군다나 이 코쟁이문화에 참 드문 사람냄새 폴폴 나는 친구이다. 


까페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누리의 생일 선물을 늦게 준다고 미안해 하며 본인이 고른 원피스를 내민다.  사실 누리의 첫번째 생일에도 이 친구는 옷을 사왔다.  그뿐 아니라 듬성듬성 누리 옷을 사온다.  나보다 옷고른 눈이 나은 것 같아서 "네가 골랐어?"라고 물어봤더니 '그럼 누가?'하는 눈빛이 웃음과 함께 되돌아온다.  골라도 참 여성적인 걸 골라와서 한 번 떠본 것이다.  커다란 핑크 리본이 달린 원피스였다(사진으로 다음 기회에).


이래 받기만 해도 될런지..


지난해 가을에 사서 가을겨울봄 열심히 입었던 누리 잠옷/실내복들을 꺼내 입혀보니 손목이 달랑.  8월에 주문해서 아껴서 배로 받으면 완전 추워지기 전 10월쯤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땐 한국이 한참 더울때라 내가 원하던 옷들이 잘 없었다.  있어도 지난해 이월상품들인지 내가 원하는 사이즈가 없었다.  그러다 스위스, 폴란드 다녀오고 누리 아프고 그러면서 9월이 쑥 지나가 버렸다.  영국의 9월은 기온이 기록적으로 높았던 9월이었다.  그런데 정말 9월 30일 넘어가는 순간부터 바람이 쓍~ 다르게 느껴졌다.  여기서 둘러보니 딱 맘에 드는 게 없고, 가격도 높아서(애들 파자마 두 세트가 24파운드다) 한국에서 만원 이하 상품으로 5개를 사서 받았다.  배로 받을까 하였는데, 정말 작년에 입었던 게 갑자기 작아보여 급한 마음에 언니'님'에게 부탁해서 비행기로 받았다.  저렴하다고 한국서 사서 이렇게 받으면 여기서 사는 거랑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였지만, 나는 요기 아이들 실내복/잠옷이 별로 마음에 안든다.  그야말로 파자마 형이라 길이가 길면 애가 지근지근 밝고 다닌다.  쫀쫀 시보리(?)가 손목발목 꽉 조여줘야 하는데.  두께도 너무 얇고.


며칠 만에 비행기를 타고온 잠옷/실내복.  역시 한국의 겨울은 추운지 두껍다.  그래도 이불을 늘 차버리고 자는 누리라서 한 겨울에 유용할 것 같다.  그런데 옷들이 길이는 충분히 긴데, 폭들이 다 좁다.  '후라이'라던가.  그런게 유행인 모양이다.  내복 같지 않아 밤에 잘 때 재우고 낮에도 집안에서 입혀 놓는데, 이웃의 엄마들이 보면 다들 어디서 샀냐고 물어본다.  한국 아이옷 참 이쁘다.  가격도 좋고.  특히 양말은 최고.  한국 다녀올 때, 혹은 이래저래 받아서 한국양말만 신겼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겠냐며 요기서 양말 사서 신겼는데 자주 벗겨진다.  한국양말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쑥쑥 자라는 아이니까 지난 계절에 입었던 옷, 신발은 다시 못입고 못신는다.  운 좋으면 봄에 입었던 옷 가을에는 입어진다.  평범한 T셔트들.  그런데 신축성이 없는 옷이나, 신발은 두 계절 못입히고, 못신긴다.  여름 끝나고 다시 봄/가을/겨울 옷 입히니 작아져 못입는 옷들이 대부분.  우리가 조금 사고, 또 선물 받고해서 옷장(서랍)이 확 물갈이 되었다.  언니'님'의 은혜로 겨울 날 잠옷/실내복까지 넉넉하게 완비되었으니 누리 월동준비 완료!





아 겨울 외투는 작년 것이 안맞겠다.  입혀보고 그것도 사야하나.  하여간 우리집에서 옷 자주 사기로/많기로는 누리>지비>나 순.

누리도 다른 집 아이들에 비하면 옷이 많지도 않다.  외투 빼고는 보이는 게 전부니까.


+






아침에 일어나 아기 침대에서 이불 끌고 나와 뒤집어쓰고 외친다.


"where are you"

(어디 있니)


물론 누리 발음으론 "웨 와 유".  자기가 숨어놓고, 찾고, 외치고, 혼자서 좋단다.

댓글6

  • BlogIcon 유리핀 2014.10.14 04:33

    작년과 올 봄까지 누리가 준 옷을 잘 입었는데 올해 자기의 원조가 끊겨 ^^; 이번 늦여름부턴 저도 지우 옷을 사게 되네요. 인터넷, 마트, 시장에 h&m과 유니클로를 차례로 돌며 실내복과 외출복, 외투도 한두벌 골라놨어요. 역시 행사 이월상품과 시장이 최고. 진시장 가서 바지 7벌, 웃옷 9벌 고르고 95000원 줌.
    애 옷 사며 싼거 싼거만 찾는다고 뭐라하시던 울 엄마, 백화점에서 애 옷 한 세트에 100만원 붙여놓은 거 보시곤 이제 암 말씀도 안하십니다 ㅎㅎ
    다음에 누리를 만나면 가볍고 따뜻한 외투 한벌 선물해야겠네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14.10.14 23:30 신고

      낡은 옷이라도 너라면 알뜰이 입혔을 것 같아 챙기는 마음도 좋았는데(한국까지 짊어지고 가는 게 좀 버겁기는 했지만) 당분간은 한국 안가질듯해서 올 여름까지 입던 옷은 요기서 다 나눠줘버렸네. 아.. 내년 봄여름 신발은 보내줄 수도 있겠다.ㅋ

      나는 옷을 받아 입힐 곳이 딱히 없어서 새옷을 사입혔지만 몇 벌 안되는 걸로 자주 세탁하다보니 낡도록 입혔네. 누리가 키는 크고, (여기 아이들보다)머리는 커도 살집이 있는 건 아니라서 개월 수 지난 옷들도 꼭 맞게 입혔다. 사실 옷을 살때부터 그렇게 꼭 맞는 스타일을 사지도 않지만.
      여긴 애들옷이 비싸다는 생각은 안드는데(저렴한 것만 입히니) 신발은 작아도 어른신발 가격이랑 차이가 안난다는데 놀란다. 한국도 그렇겠지. 신발을 지어 신길 수도 없고.. 타잔처럼 맨발로 키울 수도 없고 말이지..

  • 2014.10.18 10:4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BlogIcon 토닥s 2014.10.20 21:09 신고

      정말 오랜만입니다. 저도 오랜만에 블로그로 건너가 밀린 글들을 읽었어요. 이제 좋은 일만 남은거죠? 늘 원하시던 일 하면서, 소박하게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누리요, 요즘 말이 많이 늘었습니다. 물론 다른 집 아이들처럼 유창하진 않지만. 매일매일 새로운 단어를 들려줍니다. 물론 우리가 가르치지 않은, 하지만 어디선거 주워들은. 오늘의 새로운 단어는 '브-크'. 자세히 들어야 '부-크'와 구분이 되는 '브-크'. 스쿠터의 '브레이크'를 말하는 모양입니다. '부-크'는 '북book'이고요.:)

  • BlogIcon 산들무지개 2014.10.20 17:09 신고

    누리 예쁘네요. ^^
    아이가 하나 일 때에는 옷도 마음대로 잘 챙기고 예쁜 옷 입히고 하더니......
    아이 셋이 생기니 옷이 너무 많아 정리가 안 되며....
    아이들 편한 옷만 골라 맨날 츄리닝 스타일입니다. ㅠ,ㅠ
    그래도 여자아이인데....... 좀 예쁜 옷 입혀줘야할 텐데.... 맨날 이러고 있어요. ^^
    답글

    • BlogIcon 토닥s 2014.10.20 21:12 신고

      저도 옷입는데 꽝인 사람이라 누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삽니다.ㅋㅋ
      이쁘게 입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미안하다..하면서요.

      아이들은 편한 옷이 좋죠. 저도 그러한 이유로 집에서는 내복/실내복 차림, 밖에 나갈땐 레깅스바지와 후디만 입힙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