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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일기/2020년

[life] 나이값

by 토닥s 2020. 5. 2.

누리가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뒤로 와서 머리를 땋았다.  스스로가 잘했다고 생각했는지, 사진을 찍어 내게 보여준단다.  그러데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땋은 내 머리가 아니라 나의 흰머리였다.  내 뒷통수를 볼 일이 없으니, 앞머리에만 흰머리가 많은 줄 알았지 뒤까지 이렇게 점령(!) 당한 줄은 몰랐다.  '헉!'하는 내 반응에 누리는 자기가 땋은 머리가 맘에 안드냐고 묻는데-, "아냐 아냐 잘했어 잘했어".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눈물이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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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낸 마스크가 도착했다.  부모님에겐 위험하니 당신들 마스크 사러도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부모님은 시간 많다며 마스크를 사서 (모아) 보내셨다.  이 마스크를 보내기 전까지 일주일에 두 장씩 공적 마스크를 구할 수는 있어도 나와 누리 생일에 맞춰 약국으로 걸음 하셨을텐데.  마스크 가격보다도 영국까지 보내는 비용이 더 컸을텐데.  부모님은 영어를 쓰는 일이 어려우니 주로 우체국 직원에게 부탁하신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  이 나이가 되서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니, 나이값은 언제나 하게 되나.  또 마음 한 구석에 눈물이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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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니 '나이값'이라는 제목과 글은 몇 번은 쓴 것 같다.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쓰겠지.  다시 또르르..





댓글4

  • BlogIcon 후까 2020.05.03 14:52 신고

    아!! 그 마음 동감 공감 대박 인정. 자기 뒤통수를 보지 못하기에 신경을 못 쓰는데. 저 상황이면 흰머리에 눈이 가는게 여자이지요 ㅜㅜ 어쩌다 저도 석달에 한 번은 염색을 해야하는 스트레스성 새치인지 노인성 흰머리인지가.. ㅠㅠ 토닥님은 스트레스성 흰머리 같네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05.03 23:17 신고

      피해갈 수 없는 유전이랍니다. 자매들끼리는 "물려주시려면 부동산을 물려주시지 왜 이런 걸.."하고 투정합니다. 물려주실 부동산도 없지만서도.
      사는 곳이 그래서 신경 안쓰고 살다가 한국가면 귀가 아프도록 염색하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계속 이렇게 살겠다 고집했는데 저 날은 좀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ㅜㅜ

  • BlogIcon cheesemom 2020.05.05 12:06 신고

    제 입장과 어쩜 이리 똑같은지. 얼마 전에 저도 부모님께 마스크 받았네요. 그래도 있으니 마음이 든든하긴 한데 죄송스럽기도 하고. 흰머리! 이 역시 공감합니다. ㅠㅠ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05.05 16:25 신고

      부모님께 받은 마스크는 너무 아까워 쓰지 못할 꺼 같아요. 그래도 쓰라고 보내주셨는데. 지금은 학교도 안가니 저만 마트 갈 때 가족들이 보내준 면 마스크를 씁니다.
      흰머리는.. 여기서 염색을 하기엔 너무 비싸고, 때에 맞춰 2~3개월마다 염색해줘야하는 게 너무 소모적이라 한국 살때도 안했는데, 흰머리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