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런던일기/2020년

[Korea2020] 일상 - 각자의 순간

by 토닥s 2020. 10. 31.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참 지난 것 같은 한국여행.  오늘도 누리와 한국에서 무엇이 가장 좋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리가 한국여행 그리고 여름휴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닷가다.  해운대에서 한 물놀이.  작년에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너 번을 갔던 물놀이인데, 올해는 한 번 밖에 가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부산의 구석구석을 다니기는 했지만, 누리에게는 가장 즐거우면서도 여러 번 가지 못해 아쉬운 기억이다.  다행인 것은 바닷가에서의 물놀이 이외에도 한국에 간다면 꼭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기억이 남았는데 그 중 한 가지는 이모네 집근처 역 앞에서 먹은 버블티다.  버블티는 여기서도 좋아했던 것인데 자주 사주지는 않았다.  시내까지 가야하니까.  대신 버블티의 타피오카 펄을 사와서 집에서 해주기는 하지만 까페에서 먹는 것처럼 달달하게 해주지는 않으니, 한국에서 더운 날씨에 마신 시원하고 달달한 버블티가 얼마나 좋았을까.  개인적으로는 출출할 때 먹으면 든든해서 좋고, 까페에서 먹는 것보다 비싸지 않아서 좋았는데 주문이 너무 어렵고(벌써 늙었나) 먹고 난 뒤 일회용품 쓰레기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깨끗이 씻어 재활용으로 내놓기는 했지만 말이다.

 

누리가 꼽은 한국여행의 다시 가고 싶은 순간은 바닷가와 버블티고, 지비가 꼽은 '순간'은 언니네 집 근처의 조개구이 집이다.  다대포에서 맛조개 구경도 못하고 돌아온 우리에게 언니'님'이 하사하신 저녁 한 끼.  지비는 한국에서 돌아와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의 Covid-19 대응을 이야기하면서 덧붙여 이 조개구이 집 사진을 보여주곤 했다(얘도 늙었나, 그런 걸 왜).  

 

 

이런 곳(?)을 여러 번 다녀본 언니'님'의 지도 아래, 열심히 먹었다.  한국에 가면, 누리가 크면 꼭 먹고 싶었던 음식인데 막상 먹어보니 생각만큼 많이 먹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여기선 날음식을 먹을 일이 없으니 그런 것도 같고(구워먹기는 하지만),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그랬던 것도 같다(정말 늙었나).

 

 

즐겁게 먹고 돌아오는 길에 누리 문제로 언니와 다툼이 생겨 마무리가 좋지 않은 하루였지만(사실은 내가 꾸중을 들은), 그래도 지비 못지 않게 나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다.

 

+

 

나의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놀랍게도 자가격리 기간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다들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던 그 기간이 나에게는 자의반 타의반 휴식으로 나쁘지 않게 남았다.  그만큼 휴식이 절실했던 시간인데, 놀라운 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휴식이 절실하다.  정말 늙었나 보다.

 

사실 한국에서의 모든 순간들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다.  다시 가려면 9개월..

댓글4

  • 조개구이.. 저도 군침이..! 9개월 뒤면 또 가시는군요! 저는 이번이 2년만인데 이번에 다녀오면 앞으로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네요. ㅜ 다음엔 비행기값부터 너무 많이 드니까요 ㅜㅜ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10.31 18:40 신고

      아이가 이제는 좀 자라서 올해는 조개구이 집도 가고 샤브샤브도 먹을 수 있었네요. 물론 가족들이 있어 가능하기도 했지만요. 가능하면 일년에 한 번은 가려고해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서는 여름방학이면 가곤 했는데요. 내년에도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오랜만에 가시는 한국, 즐겁게 보내다 오세요. 여건이 되면 아이들 잠시 맡기고 틴틴님과 밤나들이로 조개구이..:D

  • molylana2204 2020.11.04 01:59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군요~
    한국에서 좋은시간 많이 보내셨으니 어젯일처럼 선할만도 하시겠어요~ 저 조개구이는 '하사'라는 표현이 찰떡이네요. 진짜 맛있겠....ㅠㅠ 나이 들어서가 아니고 이것도 일종을 코로나블루 아닐까요.. 내 마음대로 되는일이 없으니 뭐를해도 의욕도 안서고.. 날씨가 점점 추워지죠? 감기 조심하세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11.05 12:45 신고

      코로나블루.. 정말 그런 것 같아요. 특히나 코비드에 대한 우리의 기준과 영국인들의 기준이 너무 달라서 거기에서 오는 가슴앓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저만 그런게 아니라 여기에 있는, 유럽에 있는 한국맘들이 다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네요.
      정말 추워요. 오늘 오전 공원에 잠시 걸으러 갔는데 손이 시러워서..ㅠㅠ 장갑을 얼른 찾아 주머니에 넣어야겠어요.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