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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Cooing's

[+2993days] 산타를 믿는 아이들

by 토닥s 2020. 11. 29.

이번 주 누리네 학교는 힌두인들의 명절인 디왈리Diwali와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등을 밝히는 행사를 했다.  전교생이 다쓴 플라스틱 패트병을 이용해 등을 만들었고, 학교 운동장에 걸었다.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등이 학교 운동장에 걸려 즐거워했다.  저녁 6시 대단한 점등행사(카운트다운 같은)를 기대했던 누리는 조금 실망하기는 했지만, 깜깜한 밤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도 즐거워했다.

 

 

언제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어 장식하는지 계속 묻는 누리의 등살을 견디지 못하고 오늘 오후 드디어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냈다.  사실 내일 하려고는 했지만.  본래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은 크리스마스 12일 전에 한다고 하는데, 크리스마스 트리를 버려야 하는 날도 정해져 있다, 그와 상관 없이 요즘은 점점 빨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아마도 집집마다 아이들 등살을 이기지 못해 그런게 아닐까 싶다.

 

 

 

천천히 과정을 즐기고 싶은 누리와는 달리 지비는 '빨리빨리'.  지비는 전생이 한국인이었는지.  그렇게 둘이 투닥투닥하면서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  우리는 집이 좁아서 좀 날씬한 모양으로 샀다.  큰 마음 먹고 산 45파운드짜리 트리가 좁은 우리 집과는 맞지 않아 그 나무는 환불하고 장보러 다니는 마트에서 새로 장만했다.  이 나무는 마트표로  20파운드짜리인데, 그 동안 쌓인 포인트를 이용해 전구와 함께 무료로 획득.  

 

 

나무를 세우고 나니 밑이 허전해서 우리도 크리스마스 트리 스커트를 살까하고 검색해보고 있는데 누리가 인형들을 가져다 놓았다.  이도 나쁘지 않아서 트리 스커트 구매는 하지 않는 걸로.

 

 

요즘 밤마다 둘러 앉아 만든 플라스틱-프리(를 지향하는) 크리스마스 장식.  사실 종이를 붙인 풀이 PVA고 매달 끈을 붙이면서 셀로 테입 한 토막씩을 썼으니 완전한 플라스틱-프리 크리스마스 장식은 아니다.  아, 저기 작은 폼폼들도 있네.  좀 허전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아직 크리스마스까지 4주가 남았으니 부지런히 종이 장식을 만들면 크리스마스 즈음엔 장식이 좀 풍성해 질 것 같다.

이렇게 만들어놓고 누리는 오후 내내 저 트리 밑에서 스티커북을 했다.  그러면서 '생애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참 소박하네, 이 정도를 가지고.

 

 

+

 

며칠 전 누리가 산타가 진짜인지 물었다.  급당황해서 "믿는 사람에겐 진짜지~"라고 교과서 같은 답을 해줬다.  학급 채팅창에 문득 다른 집 아이들은 산타를 믿는지 물었다.  되돌아오는 답 10개 중 10개가 아이들이 100% 믿고 있다고.  그 중 3개의 대답은 아마 올해가 아이들이 산타를 믿는 마지막해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 생각도 그렇다.  나이든 형제자매들이 있는 경우, 그 아이들은 '진실'을 알고 있지만 동생들에게 비밀로 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한다.  


누리는 작년에 참가한 폴란드 스카우트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산타로 변장한 지비 때문에 산타에 관한 환상이 좀 깨지기 시작했다(☞ http://todaksi.tistory.com/1741).  결정적인 계기는 누리가 집에서 숨바꼭질을 하다가 미리 포장해둔 선물과 포장지를 발견했다.  나는 선물을 배달로 받아서 포장만 했을뿐이라고 둘러댔지만 뭔가 좀 궁색했다.

 

이곳 아이들이 나이에 비해서 좀 아이 같기는 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이 되서도 산타의 존재를 더 많이 믿을 것도 같지만, 사실 그건 부모들의 믿음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은 벌써 자기들끼리 운동장 한 구석에서  "산타? 흥칫!"하고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지도 모를 일이다.  믿는다고 해야 선물을 주니 그런 '척'하자고 자기들끼리 담합을 했을지도.  영국 아이들이 아무리 아이 같아도 '요즘 아이들'이니 말이다.

 

올해 '산타의 선물'은 뭘로, 어떻게 해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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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3

  • BlogIcon 후까 2020.11.29 14:16 신고

    초딩까지는 클스마스 트리도 만들고 파티도 하고 산타 선물도 주는게 추억이죠 안믿어도 그건 해얍죠 사랑받았던 추억이거든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11.29 17:31 신고

      사실 저 스스로가 그런 기억이 없어서 크리스마스가 대수롭지 않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네요. 말씀처럼 산타를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올해는 유독 힘든 해여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좀더 재미있게 해주고 싶은데. 지금 영국의 상황이 막상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한 집에 사는 가족 이외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없답니다. 걱정 반 안쓰러운 마음 반입니다.

  • BlogIcon Boiler 2020.12.01 03:58 신고

    크리스마스 트리 이쁘게 잘 꾸미셨네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12.01 16:21 신고

      고맙습니다. 저때만해도 별로 매달린게 없어서 볼만했는데 지금은 온갖 것이 주렁주렁 아이의 취향 가득 매달려 있답니다. ^^;

  • molylana2204 2020.12.03 13:15

    포인트와 바꾼 무료 전구와 트리라 더 좋은데요?
    저는 7살때 옆집 이모??가 산타는 세상에 없다. 느네 엄마아빠가 주는 선물이라고 해서 매우 청천벽력 같았죠.
    그렇게 아이의 동심을 깨고 싶었을까요 증말 ㅡㅡ;;;;
    산타가 있어서 더 착한일을 하게되고, 자신이 좋은일을 하는지 나쁜일을 하는지 다 알고있는 능력자가 있다는 걸 믿는것이 나쁘지는 않은것 같은데.. 우리는 아이들의 그런 동심을 지켜줍시다~~
    소박한 누리도 참 귀엽고 예쁘네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12.03 15:05 신고

      저는 산타를 믿어본적이 없어서 아직도 믿는 이곳 아이들이 신기합니다.ㅎㅎ
      아이들이 산타를 믿는지 다른 학부모들과 이야기해보니 재미있더라고요. 많은 가정에서 아이들의 나쁜 버릇을 잡기 위한 용도(너 그러면 산타가 선물 안준다~)로 쓴다는 것이 웃겼습니다.

  • 겨운 2020.12.06 17:39


    트리 밑에 인형들을 놓아주는 누리의 센스! ㅎㅎ
    장식도 잘 하네요. 종이 장식도 예쁘고요. 유디도 본인이 만든 종이로 만든 것들을 주렁주렁 달아 놓는데.. 때 버리고 싶지만 참습니다 ㅎㅎ

    저도 등살에 못이겨 지난주에 만들었어요. 올해는 Pot에 들어있는.. 작년에 비하면 작다싶은 나무어요. 크리스마스 끝나고 마당에 심을까봐요.

    그나저나.. 이번 크리스마스 어케 보내세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12.07 14:40 신고

      우리집 트리도 지금은 온갖것들이 주렁주렁.. 어차피 누리를 위한 것이니 참아야지요. 그게 곧 가정의 평화니.

      크리스마스는 집콕해야죠. 안그래도 그 집엔 지금 축하할 일도 있는데, 만나서 축하라도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연락드릴께요.

  • 겨운 2020.12.06 18:06

    항상 봐와서 든 생각인데 누리네 학교는 각 문화 행사를 제대로 치루는거 같아요. 유디네 학교는 너무 커서 번거롭지 않은 선에서 대충 하는건지.. 이 동네 커뮤니티 구성원의 호응이 없는건지. 학교 커리큐럼이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다른것도 아닐텐데..

    다른 런던안의 학교들은 런던에 대해서 다채로운 활동에 세세하게 다루던데...유디도 때가 와서 지켜 봤더니... 아닌거에요... ㅎㅎ. 런더 밖 학교라 그런가.. 이 학교가 그런가..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12.07 14:57 신고

      아무래도 큰 학교는 행사진행에 어려움이 있긴 하겠죠. 사실 그보다는 학교장, 교사들의 의지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물론 학교 구성원(아이들과 부모들의 구성)도 크게 작용하겠지요.
      저학년의 경우는 교육과정에 종교가 없거든요. 그런데 누리 학교의 경우는 리셉셥-1학년-2학년까지 종교를 했어요. 텀별로 돌아가며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 불교, 크리스찬 다양하게 배웠어요. 3학년 이후엔 아카데믹한 부분에 부담이 많으니 그런가도 싶었는데, 무척 다양한 종교와 인종이 섞인 학교니 통합의 역할도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해도 아이들에게 남는게 별로 없을 수도 있지만, 전혀 접해보지 않은 아이들과는 차이가 있겠지요. 그러기를 희망해요.

  • 겨운 2020.12.07 18:41

    오모나 그 학교 참 놀랍네요.
    유디도 뭔가 종교에 대해서 배운거는 같은데 방금 확인차 물어 봤어요. Y1 때 Christianity에 대해 배웟다네요. 그래서 차근차근 물었더니 Hinduism 도 배웠다고..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아예 배운적이 없대요. ㅠ KS2 되면 다 뭐 배울테지만..
    그쪽 커뮤니티의 특징 때문에라도 누리학교는 교직원들이 이런 교육에 더 공을 들인거 같기도해요.
    그 학교 학부모 되면 학부모 생활이 참 즐거울듯요. 이 동네는 외국인은 철저히 아싸취급요.
    어디 저기 리치몬드쪽으로 이사나 가고 싶네요 ㅎㅎ


    답글

    • BlogIcon 토닥s 2020.12.08 14:09 신고

      아마 유디도 이번학기에 배울꺼예요. 누리도 록다운 기간 중에 불교에 대해서 했으니까요.
      누리는 2학년 때 역사시간에 영국의 인도통치,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분할을 들었는데요. 데퓨티 헤드티쳐가 수업을 했다고 해요(카리비안 오리진 영국인이예요)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선생이 아주 리얼하게 이야기를 했는지 한 동안 트라우마가 되서 전쟁하는 꿈을 계속 꿨답니다. 저도 어릴 때 반공굥육 받고 북한군이 쳐들어오는 꿈을 꿔본지라 심각한데 웃겼네요. 물론 아이들 교육은 가정 영향이 크지만 교사들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완전 백인 영국인 선생님이라면 그런 소재를 꼽지 않았을수도요...

  • 겨운 2020.12.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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