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누리의 일곱번째 생일이었다.  지난 8월 한국에서 가족들과 케이크도 잘라먹고 선물도 미리 받았다.  게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친구들과의 일명 '생파'는 다가오는 일요일이라 생일 당일은 전혀 생일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좀 소흘히 했더니 생일날 일어난 누리가 실망했다.  깜짝 선물이 없어서.  그래서 급당황한 우리는 누리가 좋아하는 회전초밥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래더니 회전초밥집이 있는 쇼핑몰에 있는 팬시용품점에서 뭔가를 사고 싶다는 누리.  뭘 사고 싶냐니 도시락 가방을 사고 싶단다.  사실은 그곳의 물병은 원했으나 누리는 내가 그 물병을 절대 사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안다.  회전초밥집과 팬시용품점의 도시락 가방으로 전격합의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누리는 학교에 갔다.

생일이 다가오기 전 누리가 생일날 건강한 스낵을 나눔하고 싶다고 했다.  작년에 작은 귤에 파티 모자를 씌여 학교에 보냈더니 칭찬도 받고 학교 뉴스레터에도 실려 기분이 좋았던 누리.  칭찬의 힘이 이렇게 크다.  어떤 스낵을 보낼까 생각하다 바나나를 스티커로 꾸며 보내기로 했다.  바나나 서른 개를 사오는 일이 만만하지 않았지만(무거워서), 그것만 빼면 가장 쉬워보이는 준비였다.  스티커도, 구글아이도 집에 있어 바나나 서른개 사느라 3.5파운드 썼다.

오랜만에 공장 가동. 이런 단순 노동을 우리는 좋아한다.

아침 등교할 때 선생님께 전달했더니 결석한 아이가 있어 남은 바나나 5개가 돌아왔다.  선생님이 먹을만도 한데 소문대로 선생님이 깐깐한 것인지.  한 이틀 지비와 나의 간식이 될듯.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지비와 함께 회전초밥집이 있는 쇼핑몰로 고고.  그런데 회전초밥집이 브랜드는 그대로인데 고급화되어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  돈 많은 사람들은 접시 내리는 것도 수고로운 것인지.  덕분에 평소에 가는 일본푸드홀로 가서 초밥, 라면, 우동, 타코야끼, 맥주 골고루 먹었다.  회전초밥집 가격 절반.
누리의 생일 선물로 사주기로 했던 도시락 가방도 할인 상품으로 9파운드 주고 샀다.  4파운드가 전재산인 누리는 그것에도 흡족해했다.  당연 지비는 매우 흡족.

그리고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한 누리 생일.
사람들이 말하는 미운 몇 살, 미친(?) 몇 살도 지났으니 이제 고운 일곱살이 되길-.

+

마침 오늘 #TBT

이랬던 아이가 일곱살이 되서 자기 생일엔 회전초밥을 먹고, 선물로 특정 브랜드의 도시락 가방을 사고 싶다고 하다니.  시간이 쏜 화살-.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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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9.09.22 11:1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아 며칠전이 누리 생일이었군요! (멀리서, 늦게나마 축하해요) 한번 만난 얼굴이라고 새삼 더 반가운 누리와 가족들이네요. 제주는 오늘 태풍이 또 오고 있어서 비바람에 엄청나요. 런던은 그 사이 많이 쌀쌀해졌을까요? 올 가을 또 훌쩍 자랄 누리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9.25 00: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누리가 징징거릴 땐 어서 자랐으면 싶고, 쑥쑥 자라는 걸 보면 좀 천천히 자랐으면 싶고(귀여운 건 한 때니) 사람 마음이 간사합니다.
      저도 만나뵈서 너무 반가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