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 집 / crown

크리스마스 카드를 정삼각형으로 잘라 크기대로, 가장 큰 것을 가운데 배치해서 붙이고 누리가 붙이고 싶은 스티커, 깃털, 색종이들을 돌돌 말아 붙였다.
물론 기본 아이디어와 단단하게 붙이는 일에는 내 손이 닿았지만 누리의 취향과 작업으로 마무리했다.

+

지난 가을 학기 누리는 학교에서 monarch /왕실에 대해 배웠다.  우리처럼 '태정재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 그런 걸 배운 건 아니고, 영국 역사도 은근 복잡하다, 여왕의 이름 나이 가족 집 그런 걸 배웠다. 
학기 중 글쓰기 숙제는 여왕이 된다면 어떤 법을 만들고 싶은가 그런 것도 있었다. 
사실 법은 국회가 만들건만, 초등 1학년 수업이니 따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방학 숙제가 왕관 만들기였다.
지난 가을 학기 왕실과 함께 배운 게 다양한 소재(material)여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왕관을 만들라는 단서가 있었다.
영국 사람들의 성향상 왕관만들기 세트를 사서 할 가능성이 높아보였고, 실제로 그랬다. 
숙제 따위는 까맣게 잊고 온 아이들도 제법 됐고,
또 많은 수는 A4용지 반으로 잘라 색칠하거나 스티커와 플라스틱 보석을 붙였다.
나한테 이런 숙제를 하라면 열심히 하겠지만 누리 숙제니까 누리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썼다.  몇 개의 아이디어 중 누리가 채택한 아이디어 - 크리스마스 카드를 활용한 왕관.

+

영국엔 놀랍게도 별의 별 일에 다 카드를 주고 받는다. 
이직, 시험, 새집, 이사, 출산, 장례식, 결혼식, 대출, … 별의 별 카드가 다 있다. 
당연히 크리스마스에 가장 많은 카드를 주고 받는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마트엔 재활용 수거 업체가 설치한 카드 수거함이 설치된 것도 봤다.
이런 문화를 즐기는 영국 사람들 - 참, 영국 사람들답다 싶다.
놀랍게도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카드를 주고 받는다고 한다. 
영국 사람들이 보낸 카드를 받아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주로 "To 누구누구 From 누구누구 XXX"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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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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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누리 학년이 현장학습school trip을 갔다.  런던 시내에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관련 박물관에 가서 워크샵을 했다.  도시락을 준비해 갔는데 가서보니 도시락을 먹을 공간이 없는 곳이라 도시락은 학교로 돌아가 먹기로 하고 워크샵 후 밖에서 간식만 먹었다고 한다.  학교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시간은 1시 반.  도우미로 따라나선 엄마와 누리 하교 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그 이야길 듣고 너무 놀랐다.  마침 그날이 유난히도 추웠던 날이었다.
우선은 도시락을 먹을 곳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학교가 문제지만, 유료의 워크샵을 운영하면서 그런 시설이 미비된 박물관과 유난히도 추웠던 날인데 예외적인 관용을 베풀지 않은 박물관이 실망스러웠다.  누리는 재미있었다고 했지만 여지 없이 감기가 걸렸다.  그래서 주말과 월요일을 집에서만 보냈다.

월요일 내 일정을 포기하고 누리와 집에서 보냈다.  TV를 거의 무한대로 보기도 했지만 틈틈이 '착한 어린이모드'로 책도 읽고 핸드라이팅 학습지 비슷한 워크북도 몇 장 했다.  그리고 자꾸 헛갈리는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도 다시 배우고.

가끔이라도 '착한 어린이모드'가 되야 했던 이유는 친구가 학교 마치고 집에 오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내내 하교 시간이 되려면 얼마나 남았냐는 질문을 했다. 

마침내 친구가 오고, 학교 장기자랑 같은 행사에 참가할 노래를 정했다.  베이비 샤크..뚜루뚜루..로.  생각보다 빨리 정해서 두 아이는 Hang the man이라는 단어 맞추기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누리 친구 엄마랑 나는 왜 이 아이들이 학교 행사에 참가지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공감.  둘다 부끄럼쟁이들인데 무려(1) 춤과 노래를 하겠다며 아이들이 신청했다는 말을 선생에게 듣고 깜놀.  무려(2) 사전 오디션도 있는 행사라 그 집 엄마랑 나는 오디션에서 떨어지길 바라지만, 누리야 미안해!, 이 아이들이 가장 어린축에 드는 참가자라 풍부한 볼 거리라는 측면에서 사전 오디션을 통과시켜줄지도 모르겠다.  막 세게 연습시키자니 또 유난스럽고, 그냥 두자니 이 아이들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오디션 전에 두 번은 연습시켜야겠다.  아-, 유난본능.

+

우리는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누리가 생경스럽다.  우린 둘다 통나무과인지라.  어떻게 된 일일까 싶은데, 만 3세가 되면서부터 크고 작은 공연에 아이를 데리고 다닌 결과가 아닐까 싶다.  뿌린대로 거두는 것인데, 내가 뿌리고자 했던 것은 조금 다른 것인데-.

그 나이부터 공연을 데리고 다니니 누리 본인도 공연 보는 걸 좋아한다.  지난 여름 한국에 다녀온 후로는 모여라 딩동댕 - 번개맨 쇼를 보러가고 싶다며 한 동안 나를 볶았다.  알아보니 진정 천운이 따라야 가능한 일로 보였다.

하여간 그런 아이인지라 이렇게 혼자 논다.  예전에는 탑쌓기하는 의자를 줄지워 세워놓고 작은 인형들 앉혀놓고 공연을 하더니만, 오늘은 비슷한 세팅에 좌석 예매시스템을 도입했다.  좌석이 다 차지 않아 그런지 공연은 며칠째 시작되지 않고 있다.  돼지저금통들도 며칠째 무대 아래서 대기 중.

내일 집에 손님이 오는데 작은 집 한 가운데 있는 이걸 치워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다.  어쩐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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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1.25 12: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린아이가 좌석예매 시스템을 어찌 알았을까요? 엄마와 친밀감이 아주 좋은가 봅니다. 귀엽네요 ^^

    • BlogIcon 토닥s 2019.01.30 23: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의 친구 가족과 공연 예매를 같이 하느라 주고 받은 메시지를 보고 영감을 얻은듯해요.
      며칠 뒤 드디어 만석이 되어 공연을 했는데 그 글을 쓰다가 날아가버려서 좌절.(ㅠㅠ ) 곧 올려야겠어요.
      친밀감인지, 애착인지. 아무래도 아이가 한국어로 통할 수 있는 사람이 저뿐이라서 그런 관계(?)가 형성된 게 아닐까 싶네요.

지난 가을학기 11월쯤 Everyone is a Londoner라는 이름으로 누리 학교에 여러가지 이벤트가 있었다. 
런던을 상징하는 것들로 꾸민 옷입기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런던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기, 차별에 반대하기 등등.

그리고 학년 가을학기 학습 테마 Theme는 영국 왕실 Monarchy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때 학교에서 그린 그림들.

2018년 11월 / 1학년 / London & Monarchy

이 즈음 누리는 한참 영국 여왕의 나이가 몇 살인지, 집이 몇 군데 있는지 그런 걸 이야기했다.
우리는 집? 버킹엄이랑 윈저 두 군데 아닌가 했는데 누리가 네 군데라고 해서 찾아보니 그랬다.

(Buckingham Palace, Windsor Castle, Balmoral Castle, Sandringham Estate가 누리가 배운 네 곳이고

그 외에도 스코틀랜드의 Holyrood Palace와 노던 아일랜드의 Hillsborough Castle이 두 곳 더 있다)

그 상황을 접하면서 우리는 "아 이 아이는 영국인으로 자라는건가?"하면서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당연하긴 하지만, 그래도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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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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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한국마트에 두 번 갔다.  그 인근에 사는 지인들을 방문하느라 오고가며 잠시 들렸다.  평소와 다르게 라면 몇 개, 과자 몇 개, 선물용 한국 식용품 몇 개 간단하게 장을 봤다.  지비가 새해맞이를 준비해 떡국떡은 안사냐고 물었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먹을 틈이 없을 것 같아 안산다고 했다.  냉동실에 보관할 공간이 없기도 하고.

오전에 볼 일을 보고 점심시간이 되기 전, 12시 반쯤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오면서는 누리의 방학 동안 먹지 못한 MSG를 섭취하겠다며 라면을 먹을 생각에 신나게 왔는데, 집에 오니 라면 하나 끓여먹을 기운도 남아있지 않아서 겉옷만 벗어두고 소파에 한 동안 구겨져 있었다.  남아있는 기력을 끌어모아 블로그의 이웃님 글을 보다가 시래기국이 먹고 싶어졌다.  가끔 혼자 밥 먹을 때 먹으려고 사둔 인스턴트 시래기국은 어딘가 있을 것 같았는데, 확실하지 않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확실하게 밥이 없었다.  밥까지해서 먹을 생각을 하니 남아있던 기력이 쪼르륵 사라지는 기분. 

다시 생각해보니(1)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둔 떡국떡이 있을 것 같아 라면을 대신해서 먹기로 했다.  라면도 먹고 싶었지만, 라면을 먹으면 확실하게 장탈이 날듯했다(죽을 것 같다고는 쓰지 못하겠다).  지금 장탈/장염 전조증.
다시 생각해보니(2) 한국에서 몇 개 사와서 여기저기 몇 개씩 선물만 주고 나는 맛도 못본 건매생이를 넣고 떡국을 끓이면 맛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끓여본 떡국 feat. 매생이.


떡국도 좋아하지만 매생이가 너무 좋았다(사실 거미줄처럼 늘어지는 매생이 때문에 먹기가 편하지는 않았지만).

다 자라서, 대학 졸업 후, 매생이를 처음 먹어봤다.  그때 그 음식을 소개해준 분이 비주얼과 먹는 느낌은 그렇지만 내가 딱 좋아할 맛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랬다.  그러고도 맛있게 먹은 기억만 남았을뿐 자주 먹을 기회는 없었다.  한국가기 전 어디선가 건매생이 글을 보고 리스트에 올렸다가 사왔는데, 여기저기 나눠주기만 하고 나는 먹어보지 못했다.
먹어보니 - 참 맛있네.  참 좋네.ㅠㅠ(1)
그런데 몇 개 남지 않았네.ㅠ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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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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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1.09 17: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 난이도 높은 식재료인데 솜씨가 좋으세요.^^ 요번 연말연시 한국에 갔을 때, 연말 특집으로 매생이 떡국 만드는 방법이라고 유명 쉐프가 TV에 나와서 알려주더라고요. 씻는 방법부터 오래 끓이지 마라라는 등. 난이도 높구나 싶었는데.
    이미지만 봐도 바다향이 납니다. ^^

    • BlogIcon 토닥s 2019.01.10 22: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2g 단위로 포장된 건매생이를 국물(멸치다시 액상)에 넣고 떡국떡과 파만 넣고 끓였어요. 인스턴트 국 끓이기랑 막상막하.ㅎㅎ 어렵지 않은데 맛까지 좋아서 지금 한국서 어떻게 공수할 까 궁리중입니다.ㅎㅎ

  2.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9.01.15 11: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매생이떡국 진짜 맛있게 보이네요. 눈으로 잘 먹고 갑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1.16 11: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간단하게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품목이라 다음에 한국에 가도 꼭 사올 품목에 올렸습니다. :)

지난 여름방학 때 한국에 가면 언니가 누리에게 한글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그 말 믿고 그 이전에 한글 가르치지 않았다는 구차한 변명.  막상 한국에 가니 언니는 차만 쓰라고 던져주고 서울로, 중국으로 답사를 가버렸다.  물론 그 바쁜 와중에도 언니와 해운대 물놀이를 세 번이나 가기는 했지만.  그 이외에도 동네 물놀이 공원, 경주 뽀로로 아쿠아월드 등 열심히 다녔다.  놀다보니 런던으로 돌아올 시간, 급하게 한글 완성 12주란 3권짜리 책을 사왔다.  12주 정도면 내가 할 수 있겠다며.  집에 돌아와서 첫 장 '아야아여오요우유으이' 했는데 여름방학이 끝났다.  그리고 시작된 초등학교 1학년.  은근히 숙제(영어와 수학)도 부담되고, 더불어 학교에서 내준 책 읽기와 단어 받아쓰기 준비도 부담됐다.  일주일에 하루는 발레가고, 하루는 음악 방과후, 그리고 숙제하고 단어 받아쓰기 공부하면 (조금 부풀려서) 비는 시간이 없었다. 
한글 공부는 언제하냐는 지비의 압박에 가을 중간방학에 한다며 큰소리 땅땅 쳤는데, 중간방학 일주일 동안 하루도 집에 있는 날이 없었으니 한글 책을 펼쳐볼 시간도 없었다. 
그때부터는 한글배우기가 엄청난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나 아니면 가르쳐줄 사람도 없는데, 나도 너무 바쁜 가을학기였다.  그 와중에 미국에 있는 친구 딸 - 누리보다 2주 빨리 태어났다 -이 한글을 뗐다는 말에 더더더더더더 부담.  그렇게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 첫날 누리와 공연을 보러갔다.  주차장으로 가면서 방학 때 한글공부를 하자는 말을 꺼내기 위해 이번 크리스마스 방학 때 뭐 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누리가 방학은 쉬는 거라고, 그래야 나중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다고.  그 대답에 깜짝 놀라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다시 물었더니 자기가 그런 생각을 했다며 뿌듯해했다.  학교에서 누군가가 했음에 틀림없다.  어쨌거나 쉬는 건 맞는데 너무 놀기만 하면 재미가 없다, 공부도 해야 놀 때 더 재미있는 거라며 한글 공부를 하자고 했다.  누리도 하고 싶어했다.  그러고도 열흘 동안 한글 책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다.(-ㅅ- )  그 열흘 동안 집에만 있었던 날이 하루도 없었다.  12월 31일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집콕.  하지만, 당연히 그 날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 새해부터 한글 공부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1월 1일은 휴일이니 쉬고 2일부터 한글배우기 (다시)시작.

다시 시작한 날, 그 다음날 이틀 공부해서 'ㄴ'까지 봤다.  누리는 쓴다기보다 그리고 있다.  계속해서 그리다보면 표음문자인 한글이 상형문자처럼 이미지로 누리 머릿속에 남을지도.  그러기를 희망해본다.

+

그리고 작심삼일째인 오늘 저녁 먹고 나는 화장실 청소를 하느라 한 시간 여를 보내고 누리는 그 시간 곧 생일인 한국의 할머니와 폴란드의 할아버지 생일카드를 만들었다.  그 그림들이 재미있었는데 사진 찍을 사이도 없이 누리가 봉투에 넣어 입구를 봉해버렸다.  그래서 오늘 한글공부는 건너뛰었다는 또또 변명.  내일은 아침에 꼭 해야지. 꼬~옥.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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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9.01.05 14: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글공부가 어렵죠,,,그래도 화이팅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1.05 21: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맞아요, 한국어 참 어렵습니다. 지금 누리는 자음과 모음을 익히는 수준이지만, 남편이 한글을 배울 때 참 어려운 언어라고 생각했어요.
      아이가 배울 때와 어른이 배울 때가 다르고, 모국어로 배울 때와 외국어로 배울 때가 또 다른 것 같아요. 누리는 모국어와 외국어 그 가운데쯤에서 배우고 있어 제가 헛갈릴 때도 있지요. 오늘은 'ㄷ'을 배웠습니다.^_^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06 11: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직은 나중의 일이지만 저희도 자녀의 언어 문제로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게다가 저희는 아빠 언어(노르웨이어), 엄마 언어(한국어), 아빠와 엄마가 대화하는 언어(영어)가 다 다르다보니 더 복잡한 것 같아요.ㅜㅜ

    • BlogIcon 토닥s 2019.02.06 11: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희도 아이 아빠는 폴란드 사람이라, 아이와 아빠는 폴란드어, 아이와 저는 한국어, 남편과 저는 영어로 대화합니다. 아이는 학교에 가서 영어를 배우고요. 펭귄님과 3개국어라는 점에 같지만 다르기도 해요.

      저희 부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아이 학교에서 보내준 책을 보다가도 모르는 단어를 만나곤 해요. 예를 들면 영어로 된 의성의 의태어, 혹은 아이들 언어. 정말 난감합니다. 영어 문법책엔 나오지 않는 단어들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펭귄님네는 남편분이 현지인이니 저희보다 좋은 점이 있지요. 하지만 여기서 영국인 남편과 사는 한국인 엄마 말을 들어보면, 그런 가정은 2개국어라도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언어가 들어가기 어렵다고 해요. 아무리 부모가 외국인이라도 아이들이 현지에서 공부하면 그 현지어를 더 많이 경험하기 나름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펭귄님네는 한국어를 주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엄마의 모국어기 때문에 조금 문턱이 낮다는 느낌도 있지만요. 아이에게 한국어 주기 - 쉽지않지만, 멀리서 제가 응원할께요. 저도 어영부영하고 있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07 11: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저희 둘 다 3개국어에 노출되는 환경이지만 뭔가 조금 다른 환경이네요.
      저희도 둘 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가 자랄 곳은 부모 중 한 명의 모국인 노르웨이 혹은 한국일테니 그런 경우에서는 좀 더 수월 할 수도 있긴 하겠어요. 저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영어권 남편과 영어권 나라에서 거주하는 분들은 좀 더 쉬울 줄 알았는데 다른 언어가 들어가기 어려운 점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한 가지의 언어가 너무 노출이 많이 되서 그런거겠죠.ㅠㅠ

      아이의 언어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국제커플 이야기를 종종 읽었었는데 4개국어에 노출되는 아이도 있더라고요(토닥님같은 상황이지만 거주하는 국가가 또 그 국가만의 언어가 있는 분들).
      4개국어면 정말..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다들 하시는 얘기가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 따라온다고 하더라고요. :)

      헤헤 좋은 말씀 감사해요. 저도 토닥님 응원할게요!

  3. 어니스트 2019.02.13 00: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너의 작심인지 누리의 작심인지ㅎ 어렵겠네ㅎ

2018년의 마지막 날 - 팥죽을 끓였다.  일주일도 전에 동지라고 여기저기 올라온 팥죽 사진과 이야기가 일주일 동안 머릿속에 메아리쳤다.  누리가 방학하고 매일 같이 나가느라 만들지 못한 팥죽을 집에서 시간을 보낸 오늘 끓였다.

팥을 사서 해보려고 했는데, 여기서는 팥을 adzuki bean이라고 한다, 팥을 사러 갈 시간이 없었다.  작은 마트에선 팥을 팔지 않는다.  내가 확실히 아는 건 웨이트로즈나 홀랜드 앤 바랫이다.  팥의 경우는 그렇고, 나는 평소에 삶은 팥 통조림을 세인즈버리에서 사서 쌀과 찹쌀을 섞어 밥을 해먹는다.  가끔은 한 동안 그 통조림이 없는 경우가 있어 집에 한 두 개의 통조림을 비축해두는데, 오늘 그 팥 통조림으로 팥죽을 끓였다.

인터넷에 팥죽 끓이는 법을 찾아보니 12시간 이상 불려 처음 끓인 물은 버리고 다시 10배의 물을 넣고 삶는다는데 통조림을 이용해서 그 과정 다 생략.  통에서 건져내 2배쯤 물을 넣고 잠시 끓이면서 거품을 걷어내고, 채에 으깨어 팥물을 내렸다.  그리고 불려둔 찹쌀을 넣고 끓였다.  마침 일본 찹쌀가루가 있어(일본으로 돌아가는 누리 친구 가족이 남겨준 식료품) 새알도 만들었다.  따듯한 물에 반죽해 끓는 물에 익혔다.  팥물과 같이 끓이지는 않고 팥죽을 그릇에 담은 뒤 고명처럼 올려 먹었다.

 

우동국물처럼 맑은 국물만 좋아하는 누리는 죽은 맛이 없다며 찹쌀 새알만 먹었다.  자기 몫만 먹은 게 아니라 고명으로 만든 한 스무개 새알을 다 먹어버렸다.

지비는 달지도, 짜지도 않는 이게 뭔가 - 하면서 먹었다. 

통조림을 사용했어도 한참을 공들여 만든 팥죽.  고작 1.5~2인분 정도 만들어졌다.  통조림 2개 사용.  다시는 안한다고 생각했지만 스스로가 대견하다.  이렇게 먹는데 애쓰는 만큼 다른 일을 열심히 하면 안될 일이 있을까 싶다.

그런 자세로 2019년 시작!

+

그런 자세는 좋지만 아무래도 먹는 건, 먹을 걸 준비하는 시간은 좀 줄여야 할듯.  운동도 좀 하고, 영어 공부도 좀 하고.  쓰다보니 매년 똑같은 다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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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1.02 05: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팥죽 어렵던데. 그걸 해내시다니 대단해욤.
    아직 팥맛을 모르는 애기라 새알만 골라먹는건 여기도 마찬가지 에요

    • BlogIcon 토닥s 2019.01.05 10: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새알을 좋아하지 않아서 고명처럼 작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것만 먹는 아이가 신기했네요.
      제게도 팥죽은 쉽지 않이서 일년에 한 번만 하는 것으로요.ㅎㅎ. 다음엔 팥 사서 제대로 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