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9.02.26 [+2352days] 하프텀 그리고 취학면제신청 (2)
  2. 2019.02.24 [20190224] 쇠고기무국 (12)
  3. 2019.02.22 [etc.]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2)
  4. 2019.02.07 [20190206] LA찰떡 (8)
  5. 2019.02.06 [drawing] Feel the music (4)
  6. 2019.02.05 [20190205] 떡국 feat. 미역 (4)
  7. 2019.02.02 [20190202] 백김치
자세히 쓰면 영국에서의 하프텀과 한국에서의 취학면제신청이다.

+

지난 주 누리는 하프텀을 맞아 한 주 쉬었다.  한국으로치면 중간방학인데, 영국은 가을학기 / 봄학기 / 여름학기 3학기 시스템이라 중간방학도 3번이다.  아이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시스템인데, 학기가 시작하고 6주가 지나면 아이들이 지쳐보인다, 부모들로써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일하는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처럼 부모 한쪽이 일을 하지 않아도 매번 하프텀을 기획(?)하는 건 어렵다.

언제나처럼 긴축재정인 우리는 올해 하프텀 기간에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래도 집에만 있기는 미안해서 지난 가을학기 중간방학도, 이번 봄학기 중간방학도 1박 2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이번에는 내 감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휴가 낙으로 사는 지비가 취소하자고 할 정도였다.  1박2일 여행이라 예약한 호텔 하루 정도만 손해보니.  내 몰골이 말이 아니었으나 내가 그냥 가자고 했다.  대신 날씨도 쌀쌀하니 무리하지 말고 슬슬.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고 중간방학 나머지는 영화보고, 공연보고, 독일에서 런던에 여행온 친구네도 만나고, 런던 동쪽에 사는 친구네에 슬립오버(1박)가고 그렇게 보냈다.  개인적으론 여권재발급 신청도하고.

공연장 앞 맥도널드는 누리가 지나치지 못하는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타블렛PC 때문에.  우리집엔 없는 것이라.

독일에서 친구가 가져온 선물.  독일에서 온 인형이라고 소개했는데 누리가 곰인형에 달린 태그에서 Made in China를 발견했다.  크리스마스 이후 상품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는 게 요즘 누리의 관심사.

런던 동쪽의 그린하트 빅토리아파크.

늘 그렇지만 하프텀은 누리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이 없으니 '꼼짝마' 상태로 일주일을 보낸다.  덕분에 밀린 일/과제가 산더미다.  게다가 중간방학 전부터 감기 앓느라 미뤄놓은 일/과제까지.  밤을 새도 모자라는 시간이지만 아직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아 책상에 앉을 기력까지는 없다.  그러면 이 글을 어떻게 쓰냐고 하겠지만, 이건 한국어니까.ㅠㅠ

+

그리고 중간방학 전 내가 아파서 누워있는 동안 한국에서 누리의 취학면제심사가 있었다. 

올해 초 누리는 취학통지서를 받았다.  여기서 내가 해결해보려고 주소지의 기초자치단체, 동사무소, 교육청, (소집을 통지받은)학교를 다 뒤져도 이메일 주소가 없어 부모님께 동사무소가서 알아봐달라고 부탁드렸다. 전자민원 그런게 있긴했는데 공인인증 그런 게 안되니 무용지물.  그랬더니 동사무소에서는 부모가 와서 출입국확인서, 등본, 영국학교재학증명서, 부모의 영국재직증면서, 취학면제신청서를 써서 면제심사를 받으면된다고 한다. 
취학면제심사 받으러 한국가면 나도 좋긴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안되서 소집일에 부모님이 가서 설명하니 학교에서 담당하시는 선생님의 이메일을 알려주어 이곳에서 이메일로 잘 해결이 됐다.  내가 직업이 없는 관계로 지비의 재직증명서가 들어갔고, 지비와 누리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가 추가됐다.  혹시나 우리 같은 경우 정보를 찾는 분 있을까 싶어 남겨둔다.

취학면제신청 서류
- 취학면제신청서
- 출입국확인서(아동/동사무소 발급)
- 주민등록등본(아동)
- 현지학교 재학증명서
- 부모 재직증명서(경우에 따라서 가족관계증명서)

이 서류들로 취학면제심사를 받으면된다. 
나는 한국과 통화가능한 시간이 맞지 않아 이메일 연락처를 찾아 헤맸지만, 소집통보 받은 학교에 전화걸어 문의하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안내 받을 수 있다.

뒷담화 하나 덧붙이면,
취학면제신청서를 받아보니 한글hwp파일.  털썩..1. 나는 한글이 없다.  구글문서로 열어보니 열리기는 하는데 표가 깨지고 입력이 안된다.  털썩..2. 온라인 컨버터에서 hwp - pdf로 바꿀 수 있었다.  한글문서 외에도 pdf나 이미지로 이런 양식들이 준비되면 좋겠다는 자그마한 소망..이 있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혹은 한글문서를 쓰지 않는 나에게는.
공공기관의 공인인증서는.. 생각만해도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이라 생각하지도 않을테다.ㅠㅠ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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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27 02: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메이드인 차이나 ㅋㅋㅋㅋ
    세계를 장악했군요
    그나저나 한글 파일과 공인인증서 액티브X 휴대폰인증은 해외살이 하는 분들이 입을모아 불편을 호소하는데 나아징기미가 옶네요
    공감 공감 합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2.27 09: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메이드 인 차이나 아닌 걸 찾기가 더 어려운 세상인걸요. 예전에 그런 다큐 - 미국의 한 가정이 중국 제품 쓰지 않고 생활하는 도전기를 본적 있었는데 그야말로 '불가능'이었어요. 가장 우선 휴대전화부터 쓸 수가 없더라구요.ㅎㅎ

      그나마 은행은 좀 나아졌어요. 해외출입국 조회를 하면 이쪽 아이피를 체크해서 좀 간단하게 할 수 있어요. 쿠X, 지마X 같은 사이트들도 앱을 통하면 쓸 수는 있는데 한국발행 카드들만 가능하고, 지마X은 해외용 사이트가 있어 해외발행 카드 사용이 가능한데 한국으로 발송이 안되고 그런 복잡한 구조더군요. 예X24는 해외카드 사용은 되지만 앱은 안되고 웹만되고. 안해본 게 없답니다.ㅠㅠ

      은행되는 게 가장 좋긴해요. 그게 어디냐며. 하지만 가끔 로그인 비번 잊어먹어서 여러번 입력하다 계좌가 막히면 한국가서 해결해야 합니다.ㅎㅎ

앞선 글에서 언급했지만 한 열흘 감기를 심하게 했다.  아프니 음식을 해 먹을 기운도 없었지만,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집에 먹을 것도 없었다.  밥만 겨우해서 인스턴트 북어국, 인스턴트 미역국 번갈아 먹었다.  지비 누리는 폴란드 만두인 피로기를 먹기도하고, 나가서 샌드위치나 크레페를 사먹기도 하고.  누워 있던 어느날 어느 블로그에서 쇠고기무국을 보고 확.. 꽂혔다. 
누워서 언제 장을 봐서 쇠고기무국을 끓여볼까 생각하며 조리법도 찾아봤다.  내가 기억하는 쇠고기무국과 가장 모양이 비슷하고, 비교적 간단한 재료와 조리법이 나와 있는 것을 따라 만들어봤다.  아파서 누워 있는 동안 빵, 우유, 과일만 지비가 사다날라서 냉장고가 텅비어 있었다.  일어서서 다닐만한 기력이 생기자말자 마트에가서 쇠고기안심 두 조각이랑 무를 사와서 바로 만들었다.  열흘만에 처음으로 저녁해먹고, 누리를 재워놓고 만들었다.  다 만들고나니 밤 11시.

참고한 조리법 http://www.10000recipe.com/link.html?seq=6880161


숙주도 넣었고 멸치 육수로 끓였다.  그런데 맑은 국물에 칼칼한 기억속의 쇠고기무국과는 달리 국물도 뿌옇고(?) 시원한 맛이 없었다.  아무래도 무가 단단한 한국무가 아닌 여기서 mooli라고 하는 가늘고 물렁한 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양념을 내가 너무 소심하게 쓴 게 이유일 수도 있고.  처음으로 끓여본 쇠고기무국의 맛은 무맛 - 아무런 맛이 없었다.  맛이 나쁜게 아니라 맛이 존재하지 않았다.  역시 나는 한국 국/찌개는 안되는 것인가.ㅠㅠ

+

이번에 아플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 한국음식만 고집하지 않는데, 아프니까 여기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는 생각.  이게 나이가 든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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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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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25 15: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픈 몸 이끌고 장봐와서 끓이셨을 텐데 에고 ㅠㅠㅠ
    제가 사용한 무도 말랑말랑한 무인데... 맛이 괜찮았거든요 ㅠㅠ
    레시피에는 얼큰소고기무국으로 나오는데 고춧가루를 빼고 양념을 하신건가요?
    다진마늘이랑 국간장도 잘 추가하셨다면 아마 소금간이 부족했나 싶기도 하네요 ㅜ_ㅜ
    전 간이 맞지 않으면 맞을 때까지 계속 온갖 양념 추가하는 편이라... 양이 많이 불어나더라도 간은 꼭 맞춘답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2.26 17: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사실 국간장이 없답니다. 누군가 국물요리는 국간장과 육수가 핵심이라고요. 저는 국간장을 샀다가 워낙 쓸 일이 없으니 몇 년만에 보니 자연증발(?)하여 바닥에 소금결정만 남았더군요. 쇠고기무국 덕분에 또 안쓰는 국간장을 사야하나요?ㅎㅎ

    •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27 09: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엇 저도 국간장이 없어서 진간장으로 했어요. 여기서는 국간장을 구할 수가 없어서요...
      진간장으로도 맛 낼 수 있답니다! 다음 번에 컨디션 좋아지시면 다시 도전해보세요 ㅠㅠ 한 번 해보면 어렵지 않아서 괜찮을 거에요! 아플 땐 뜨끈한 국물이 최고지만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요

    • BlogIcon 토닥s 2019.02.27 10: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오.. 그럼 펭귄님은 절대미각! 저는 초등입맛이랍니다. 쇠고기무국은 슬며시 포기하고 싶어지는데 사둔 무 반토막과 고기 때문에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주먹 불끈!)

  2. 유리핀 2019.02.26 16: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만개의 레시피에 나온 국 끓이는 법이 안보여서;; 제가 하는 방식을 말씀드릴게요.
    재료는 국거리용 쇠고기(주로 양지). 무. 마늘. 고춧가루. 콩나물. 대파. 국간장. 소금.
    1. 쇠고기 국거리를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다(혹은 잘린 것을 산다). 흐르는 물에 핏물을 씻는다. 이렇게 하면 국이 맑고 거품이 덜 생긴다.
    2. 무는 나박나박하게 썰거나 비져둔다. 마늘은 다지고 대파는 어슷썬다.
    3. 냄비를 중불에 올려 약간 달군 뒤 무와 쇠고기를 넣고 볶는다. 기름은 따로 넣지 않고 고기의 기름으로 볶는다. 칼칼하게 끓이고 싶으면 볶다가 고춧가루 두숟갈 정도를 넣어 재료와 어우러지게 다시 볶는다.
    4. 고기가 어느정도 익고 무에 고깃물이 베면 물을 재료가 잠길 정도로 자작하게 붓고 끓인다. 이렇게 물을 적게 붓고 애벌로 끓이면 맛이 빠르고 진하게 우러난다. 국물이 우러나고 난 다음 다시 분량의 물을 붓고 끓인다. 국 위에 뜨는 거품과 기름기를 걷으면 국이 맑아지고 맛도 더 깔끔하다. 수저로 떠내는 것보다 자루달린 거름망으로 걷는 게 편하다.
    5. 국이 다 끓으면 콩나물을 넣고 국간장을 한숟갈 넣어 향을 낸 뒤 소금으로 부족한 간을 한다. 다진 마늘과 파를 넣는다. 더 시원한 맛에 깨끗한 국물을 바란다면 마늘은 빼고 파를 더 넣는다.
    6. 먹을 때 후추를 약간 뿌려 먹어도 좋다.

    몸이 불편하면 확실히 입에 익숙한 음식이 그리워지죠. 아프지 말아요.

    • BlogIcon 토닥s 2019.02.26 17: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양지 부위를 구하는 일부터가 쉽지 않아보이네. 부드러워야 좋을 것 같아서 안심을 샀더니 좀 텁텁한 기분.

      아.. 내가 없는 국간장이 핵심이구먼.ㅠㅠ

      인터넷이 없다면 난 뭐해먹고 살았을까.

    • 유리핀 2019.02.27 03: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안심은 연하고 기름기가 없어 국 끓이기에는 별로 안어울려요. 오래 끓일수록 맛있는 좀 질긴 부위가 좋죠. 거기 음식으론 스튜에 넣을거라고 하면 적당한 고기를 권하지 않을까 싶은데...
      인터넷은 여러 사람을 문자 그대로 먹여 살리죠. 저도 매번 열심히 들여다보며 반찬하는걸요.

    • BlogIcon 토닥s 2019.02.27 09: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기 고기 부위 이름을 잘 모르겠더라고. 몇 번 찾아본적이 있는데 미국서 부르는 부위랑 좀 달라. 그러니 한국-미국-영국 3개국 소부위 이름을 그림으로 보고 연구해야해. 영어로 찾아보면 스튜용은 shoulder, leg, bottom 정도로 찾아지는데, 목살 사태 그런 부위가 아닐까 싶네. 그런데 영국서는 또 다르게 부른다. ㅠㅠ. 언제 고기 부위연구를 좀 해야겠다.

    • 유리핀 2019.02.27 11: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양지머리가 앞다리와 갈비 사이 부위니까... 목심과 갈비 사이, 그렇게 치면 leg일까요? 어깻살도 괜찮아요. 핵심은 결합조직이 많아 질기고 육향이 강한 근육부위가 오래 끓일 때 감칠맛이 돌아 탕, 국용으로 좋다는거니까요 ^^ 우리나라가 육고기를 세분해서 정형해 먹더라고요. 확실히 서양에선 이렇게 복잡한 이름으로 부르진 않는 듯.

    • BlogIcon 토닥s 2019.03.01 10: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는 고기는 부드러워야 다 좋은 줄 알았지. 그래서 안심으로.ㅎㅎ

  3. BlogIcon 후미카와 2019.02.27 02: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릴때 먹던 음식이 당길거에요. 무리해서 아플때는 정말 약보다 음식이 치유가 되죠 ^^

    • BlogIcon 토닥s 2019.02.27 10: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국물맛을 모르는 초등입맛인데요. 요즘들어서는 국물에 좋아지는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합니다. 워낙 이쪽엔 (맑은)국물 음식이 없기도 하고요.

      그럼요, 요즘은 '밥심(밥힘)'을 절절히 느껴요. :)

2주 전에 갔던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영국에선, 런던에선 음력설을 중국설 Chinese New year라고 부른다.  처음 영국에 와서는 그게 Chinese New year라기보다 음력설Lunar New year라고 일일이 설명해줬지만, 이젠 입 아파서 안한다.  가끔 한국에서도 중국처럼 음력설을 보내냐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다고 이야기해주는 정도.  나는 음력설이라도 한국에 전화 한 번 하면 끝인데, 지비는 나보다 이런 걸 더 챙긴다.  챙긴다기보다 궁금해한다.  누리가 없을 때 가본 적이 있지만, 아기 때도 한 번 갔던듯, 사람이 많은 행사라 누리를 데리고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리도 이제 클만큼 컸으니 가보자고 해서 갔다.  비오고, 춥고.  같이 가기로 계획한 가족은 날씨 때문에 오지 않았다.  가서보니 우리처럼 애딸린 가족들만 가득.  비가 와도 애들을 데리고 집에서 나가는 게 모두의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그 마음 - 잘 안다.


듣자하니 런던 차이나타운 행사가 중국 밖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음력설 축제라는데, 트라팔가 광장이 본무대라는 거 말고 홈페이지엔 어디서 뭐가 벌어지는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안내도 없어 우리는 일단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가서보니 누리가 즐길만한 퍼레이드는 일찍이 끝났다.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가보니 구름 같은 사람들 사이에 사자춤이 한창.  멀리서 사자 뒷통수만 구경했다.  그래도 누리는 신나했다는 짧은 소감. 



레스터 스퀘어에 차려진 어린이무대를 거쳐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거기서 생각보다 긴 시간을 보냈다.  런던의 한 초등학교에서 중국전통춤을 배우는 아이들의 무대가 있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그 아이들 중 중국인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다.   정말 문화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용인형 하나 사서 밥 먹으러 가려는데 누리가 콩알탄에 관심을 보여서 하나 샀다. 







완전 즐거운 5분이었다.  5분에 1파운드가 공중으로 호로록 사라졌지만.

그리고 점심을 먹으려고 계획했던 한국식당으로 갔는데 문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는 잘 가지 않는 김치라는 한국식당에 갔다.  홀본에 있는 아주 대중적인 한국식당인데, 한국사람인 내게는 너무 달고 짜고 그래서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외국인과 시내에 한국식당에 갈 일이 있으면 가끔 간다.  그래봐야 일년에 한 번도 안간다만은.



추웠던 날씨 덕에 지비는 짬뽕을 시켰고, 누리는 잡채와 불고기 떡볶이.  나는 김치찌개를 시켰다.  김치를 담아먹는 김치부자(?)가 아니고서는 먹을 수 없는 김치찌개.

차이나타운 음력설에 가서 웬 한국식당이냐 싶겠지만, 축제라 차이나타운에서 밥을 먹으려면 밖에서 한 두 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중국음식이라 우리는 처음부터 한국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계획했다.   오랜만에 가본 김치는 역시 내 입맛은 아니었지만 장사는 잘~되더란.



차로 집에서 일찍 나서, 일찍 점심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덕에 비교적 이른 오후 시간에 집에 돌아왔다.  우리에게 별 의미는 없는 차이타나운 음력설 축제였지만 아이와 주말 나들이를 했다는데 의의가 있었다. 


+


그렇게 하루 잘 마무리했다 싶었는데, 그 날 이후 내가 감기에 덜컥 걸렸다.  지난 한 주 모든 일정을 접고 집에서 누워지냈다.  정말 한 3일은 일어나 앉지도 못했다.  그 이후는 꼭 가야할 일들이 있어서 아픈 몸을 이리끌고 저리끌고 다니느라 감기를 더 오래 앓은 것 같다.  심지어 1박 2일 여행도 다녀왔다.  그리고 어제 10여 일만에 처음으로 저녁을 해먹었다.  그 사이 나는 밥과 인스턴트 국으로 연명하고, 지비와 누리는 간단 조리 음식을 해먹거나 나가서 사먹었다.  아파서 입맛이 없는 생애 최초의 경험을 했다.  사실 먹기보다 그냥 누워만 있고 싶었다.  어제 혹시나 싶어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2kg정도 빠졌다.  이 역시 생애 최초의 경험.  이 참에 쭉 다이어트를 해볼까 싶은데 그 동안 못먹은 음식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내일 당장 나가서 장봐야지.  1번 도전과제는 쇠고기무국.   음식을 향한 집념(?)이 나도 놀랍다.  다이어트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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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22 02: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드셔야 합니다. 감기 된통 걸리셨구나.. 그 사이 체력도 방전되었을거에요. 추운데 고생하시고 몸 아프시면 마음도 아프니까. 소고기 팍팍 넣은 무국으로 기력 회복하세요. 꼭!!!

    • BlogIcon 토닥s 2019.02.22 23: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쇠고기 넣은 무국을 방금 끓여먹었는데요(밤 11시에) 맛이 무맛.ㅠㅠ 이래서 저는 한국음식, 특히 국 찌개는 잘 안하건만.ㅎㅎ

요리도 잘 못하면서 먹는 사진으로 블로그를 도배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디에라도 "드디어 LA찰떡을 만들었다"라고, "너무 맛있다"라고 외치고 싶어서 내 블로그에 남긴다.  나에게 LA찰떡의 바람을 불어넣어준(?) V님께 메시지를 보내자니 시간이 늦어 후환이 두렵고, 한국의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자니 아직 한 밤중이고. 

지난 주말 부담없는 가격의 찹쌀 가루를 사왔는데 속재료로 넣을 콩을 사러 나갈 시간이 없어서 주말로 LA찰떡 만들기를 미뤘다.  오늘 식재료 배달을 받았다.  밥할 때 넣어먹기 위해 산 콩 통조림을 받고보니 비록 완두콩은 없지만 찰떡에 넣으려던 강낭콩red kidney와 병아리콩chickpea이 들어 있어 만들어보기로 했다.


☞ 참고한 레시피 http://www.10000recipe.com/recipe/6895605


누리가 옆에서 책을 읽는 동안 콩배기 = 콩 + 설탕 + 물을 만들었다.  시럽을 만들어 콩을 조려야 하는 모양인데, 급한 마음에 물, 설탕, 콩 한꺼번에 넣고 끓이다보니 콩배기가 아니라 단콩죽이 될 지경이었다.  오래 졸이자니 그렇지 않아도 푹 익은 콩(통조림)이 너무 익어서 내가 마음을 졸였다.  어떻게 콩을 대충 졸여두고 급하게 휘리릭 오븐에 넣어놓고 누리 잠잘 준비.  책 읽어주는 중간에 나와 오븐에서 꺼내놓고, 누리를 재우고 나오니 잘 식었다.



늦은 밤인데 욕심을 내서 1/4을 잘라 지비와 나눠 먹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맛 - 맛있고, (웃기는 이야기지만) 내가 대견하고, (이렇게 먹는데 기를 쓰는) 내가 안쓰러워서.

이제 한국 마트에서 파는 비싼 떡, 반나절만 지나도 딱딱해지는 떡이 그립지 않다.  가격면에서는 내가 쓴 재료들이 싸지 않지만(베트남산 찹쌀 가루를 빼곤 모두 유기농 재료들이니), 양으로 볼 때는 무척 넉넉하다.  그러면 비용대비 싼건가.( ' ')a


+


우리에겐 맛있는 음식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겐 떡이 참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지비만 봐도 쫄깃한 맛을 잘 모른다.  냉면도 심드렁한 지비.  하지만 떡 좋아하는 한국인, 일본인들은 참 좋아할 것 같은 메뉴다.  한 동안 많이 만들 것 같다.  지비는 안에 든 내용물 - 콩 4종류, 크랜베리, 알몬드 - 을 보고 건강한 맛이란다.


+


아.. 너무 든든한 밤이다.  아직 LA찰떡이 3/4이나 남았으니.

(너무 행복한 밤이라고 쓰자니 내가 너무 단순해지는 것 같아서 든든한 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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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10 02: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대만족 그리고 맛도 좋다니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마음 알 것같아요 ^^
    저도 먹어보고 싶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2.11 14: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완두콩 넣어서 만들어볼려고 재료 사다놓고 다시 토요일이 오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꿀떡 꿀떡 너무 많이 먹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ㅎㅎ

  2.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9.02.14 07: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진짜 맛나보이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2.20 23: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빵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떡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 맛나게 먹었어요. 다시 해먹으려고 재료 사두고 한 열흘 아파서 아직 못먹었어요. 주말에 구워야겠어요. :)

  3.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2.16 07: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크 저도 한창 빠져서 엄청 만들어먹었죠~ 한번에 서너판씩 구워서 냉동시켜놓고 아이 (재우기 위해) 유모차 밀러 나갈 때마다 들고 나가서 먹곤 했는데! 뉴몰든 초록마을의 모듬떡 한판 (£35)을 주문하면 인근 서울플라자에서 콜렉트할 수 있다 해서 다음에는 큰맘먹고 모듬떡 한판 사서 냉동시켜둘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ㅋ 저도 떡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 BlogIcon 토닥s 2019.02.20 23: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서너판..ㅎㅎ 손이 크시네요. 이렇게 구운 떡이 은근 위에 부담이 된다고 지인과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지나서보니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너무 많이 먹어서 부담이 된듯. 그런데 작게 먹기가 어려워요.ㅎㅎ

  4. BlogIcon Boiler 2019.02.21 03: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LA찰떡은 처음 알았네요.
    잘라놓은 모습을 보니 예전에 먹던 누네띠네 라는 과자랑 많이 비슷해 보여요 ^^
    집에서 떡도 만드시고 대단하시네요 ^^

2019년 2월 5일 / 학교 / Feel the music

어제 누리가 학교에서 그려온 그림.  수업시간에 그린 것인지 자유시간에 그린 것인지는 모르겠다.
전날 무서운 꿈에서 깨어 울었는데 좋은 꿈 꾸는 걸 그린 그림이냐고 물었다.
누리 대답이,
음악을 들을 때란다.
심장이 뛰고 사랑이 느껴진단다.
대답을 듣고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

누리가 지난 주 학교에서 영화 Sing 몇 번에 나누어 봤단다.  토요일 오후 주말학교를 마치고 인근 카페에 앉아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주말까지 학교라는 곳에 가야하는 아이가 안쓰러워서 네가 하고 싶은 거 없냐고 물었더니 영화 Sing을 보고 싶다고. 찾아보니 이러저러한 영화라서 지비가 어둠의 경로를 통해(미안합니다 ㅠㅠ ) 찾아서 함께 봤다.  토요일에도 보고, 일요일에도 보고, 하루 쉬고 화요일에도 봤다.  나눠서 봤다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하루 건너 또 봤다는 말.  (좀 부풀려서)조금만 있으면 누리는 대사를 외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좋은가 싶은데 볼 때마다 웃는다.  차에서 들으려고 OST도 찾아봤다.  그건 TV가 금지된 시간에 듣는다. 



누리가 뭐가 되려고 그러는 걸까.(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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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10 02: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심장이 뛰고 사랑을 느낀다~~우와
    감성이 매우 뛰어나네요.
    이 예쁜 감성 오래 간직하길

    • BlogIcon 토닥s 2019.02.11 14: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덕분에 저희는 일주일 넘도록 영화 sing의 ost만 듣고, 그 영화는 일주일 사이 4번 봤습니다. 음악이 나오는 영화라 아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2. BlogIcon Boiler 2019.02.21 03: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표정도 그렇고 에어 기타 실력이 대단하네요 ^^

    • BlogIcon 토닥s 2019.02.21 19: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어디서 아이디어(에어 기타)를 얻은 것인지.ㅎㅎ
      (지금도 아이는 영화 sing을 보고 있네요. 오늘 밖에서 운전하며 ost도 몇 시간을 들었건만..ㅎㅎ)

설이라 블로그도 조용하다.  내 블로그야 원래 조용하지만, 전반적으로 SNS가 조용하다.  조용한 온라인과 짧은 명절 인사를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어 '설인가' 생각한다. 
특별히 음력 설을 챙기는 건 아니지만 벌써부터 차이나타운 음력 설 축제에 가보자는 지비 때문에 설이 언제인지 가늠하고 있었다.  그래서 설 이벤트는  그걸로 땜하려다 떡국을 끓였다.

고기는, 특히 쇠고기는 먹지 않는 누리 덕분에 미역과 애호박, 파, 버섯을 넣고 달걀만 간단히 올린 떡국.
파전이라도 구워볼까 했는데 파를 사러 나갈 틈이 없어서 떡국으로 설 떼우기.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구 그 어디에 있더라도 건강한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

지비 친구 중 폴란드-영국인 커플이 음력 설을 맞아 집 근처 중국 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그 중국 마트 지점이 우리집에서 멀지 않는 곳이 있는데 가봤냐며 연락을 해왔다.  한국 마트도 한 달에 한 번 가는데 중국 마트를 왜가느냐 싶어서 존재는 알아도 가보지 않았던 곳.  혹시나 설맞이 할인/홍보가 있지 않겠냐며 지비가 가보자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건, 할인 같은 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지비에게 내가 그랬다.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들이 장사를 해도 1이라도 손해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그러며 웃었다.

생각보다 한국 상품이 없었다.  비비고 김치 정도랑 라면, 과자가 전부였고 일본 상품이 꽤 많았다. 
그곳에서 누리는 타타 소금 tata salt와 마마 mama라는 라면을 찾았다.

타타는 폴란드어로 아빠, 마마는 폴란드어로 엄마라는 말이다.

그리고 지비는 라면 코너에서 폴란드에서 판매하는 베트남 라면을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베트남에서 생산한 찹쌀가루를 발견했다. 

떡 좋아하는 내게 지인들이 알려준 LA 찰떡.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들이 떡을 대신하여 오븐에 구워먹었다나.  만들어보려니 한국 마트에서 판매하는 찹쌀가루는, 중국산이겠지, 너무 비싸서 시도도 못해본 LA 찰떡.  한국 마트에 판매하는 가격의1/5 가격이어서 두 개 집어들었다.  살 때는 설 기념으로 만들아볼까 했는데 찰떡의 속재료가 없어 당분간 보류.  베이킹에 쓰는 버터, 크랜베리, 알몬드 같은 건 있는데 콩이 없다.  얼른 콩사서 만들어볼 생각에 두근두근.  하지만 콩사러갈 시간이 없다.  이번 주는 장볼 시간도 없어 식재료를 집으로 주문했다.

LA 찰떡 커밍쑨!  오븐 찰떡이 맛나면 김치랑 찹쌀가루 사러 종종 갈듯하다.  중국 마트에 한국 김치랑 베트남 찹쌀 가루 사러 간다니 우습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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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06 10: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런던에서 지내시는군요! 런던은 그래도 한국마트가 있나봐요... 여기는 그냥 아시안마트로 있어서 ㅠ_ㅠ
    그나저나 MAMA 저거 폴란드 라면이었군요.......... 충격... 이제껏 베트남 라면이줄 알았어요...
    떡국 사진 보니 떡국 너무 먹고 싶네요ㅜㅜ 주말에라도 끓여먹어야겠어요...

    • BlogIcon 토닥s 2019.02.06 11: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미국에 비하면 영국/런던도 불편하지만, 사실 웬만한 건 한국마트 가면 다 살 수 있어서 외국살이가 힘들다 투정도 어렵습니다.

      저는 mama가 중국라면인줄 알았어요.('_' );; 펭귄님 말씀듣고 찾아보니 타이라면이네요.

      네, 꼭 떡국 끓여드시고 따듯한 겨울 나시기 바랍니다.

  2. colours 2019.02.16 13: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 터키 마트에 쌀 사러도 다녔는걸요 ^^;; (sticky rice) 설도 정신없이 지나고 너무 늦어버렸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래도 떡 성공하셨다는 소식에! 저도 기쁨의 환호를 보냅니다 :)

    • BlogIcon 토닥s 2019.02.26 17: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행히 한국마트가 멀지 않아서(차로 30~40분) 쌀걱정은 없다고 쓰고 싶지만 가끔 쌀이 똑떨어져 쌀만 사러 갈때는 그 길이 참 멀게 느껴진답니다.ㅎㅎ

      한해 한해가 달라요. 한국상품을 구하기가 쉬워요. 아마 런던에 계셨을때랑은 정말 다를껍니다. 세인즈버리에서 고추장, 불고기양념, 김치양념, 신라면을 살 수 있어요.ㅎㅎ

아직 누리는 붉은 김치를 안먹는다.  가끔 백김치를 사면 잘 먹긴하는데 백김치는 잘 사지 않게 되는 품목.  지난 여름 한국 갔을 때 엄마에게 조리법을 듣고 영국으로 돌아와 한 번 만들어봤다.  언제나 망설였던 멸치액젓도 샀다.  소금 적게 먹으려고 적은 소금으로 절였더니 김치맛이라기보다 배추맛.  소금을 더 투하라라는 엄마의 조언에 따라 소금을 좀 더 넣었더니 백김치 비슷한 맛이 됐다.  그래서 자주 만들어먹었느냐 - 아니다.  만들 때 작은 배추(여기서는 중국배추 Chinese cabage라고 한다) 한 통으로 만들었는데, 그걸 만들고 - 익히고 - 먹는 동안 냉장고에 냄새가 내가 참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만들지 않다가 얼마 전에 다시 한 번 만들었다. 

처음의 문제점을 거울 삼아 엄마가 말해준 양의 소금으로 배추를 절이고, 액젓도 말해준 양만큼 넣었다.  대신 처음 백김치 만들 때 사용했던 붉은 양파 대신 집에 있는 하얀 양파를 넣었더니 - 매워서 나도 먹지 못할 지경.(ㅠㅠ )
그래서 누리용으로 양파, 파, 마늘, 생각을 빼고 한 통(잼 통) 담아 익히고 나머지는 따로 담아 어른용으로 익혔다.  냉장고에 바로 넣어 익혔더니 일주일이 지나서야 새콤한 맛이 들까말까 - 그래서 맛보았다.

백김치 비슷한(?) 맛이 난다고 나는 환호했는데 누리가,
"마미가 만들었어?"
"응응"
"맛이 없어-"
"그럼 이제 만들지 말까?"
"응 사먹자"
"..."
애들은 거짓맛을 못한다더니, 정말-.
(사실 애들도 거짓말을 하기는 한다만)

이 일화를 언니들에게 이야기했더니만,
"너랑 똑같네!"
"..."

그래서 또 백김치를 또 만들까 말까 좌절 모드.

+

그래서 맥주를 따 마시고 울적한 마음을 회복했다는 지난 이야기-.

주로 병맥주를 먹는데 코로나 캔이 나와 있어서 한 번 사봤다. 

마침 그날은 우리집에서 멀지 않는 곳에 양조장이 있는 풀러스 Fuller's라는 영국의 맥주회사가 일본 아사히에게 넘어갔다는 소식이 온통 뉴스를 뒤덮은 날.  한 동안 최애맥주였던 풀러스는 '최애맥주'의 자리를 얼마전 스코틀랜드 맥주/에일 회사인 브루독 Brewdog에 빼았겼다.  영국에 오면 브루독 꼭 시식해보시길.  아니다, 한국에도 곧 팔겠지.  아니면 벌써 팔고 있겠지.

하지만 변치 않는 내 사랑은 여전히 기네스 오리지날 병맥!
(...이라며 지금도 코로나 캔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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