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국은 어머니의 날.  몇 월 며칠로 정해진 건 아니고, 영국에서는 교회달력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오늘은 써머타임이 시작되는 날이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 피곤한 날이었는데 새벽 같이 일어난 누리가 내민 카드.  학교에서 만들어 아이들은 금요일 하교길에 엄마에게 내미는 걸 봤는데 누리는 오늘까지 숨겼다가(?) 아직도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게 줬다.

나는 cooker(가열조리기구)가 아닌데, 물론 좋은 cook(요리사)도 아니지만.

겨우 일어난 나에게 누리가 베드에서 아침을 먹을꺼냐고 물어봤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이 그런 예를 드셨나보다.  엄마가 일어나면 아침을 침대로 대령하라고.  베드는 됐고, 식탁에나 차려보라고 했더니..  자기는 못한다는 누리.(-_- );;  그럼 아빠랑 준비하라고 했더니 아빠에게 달려갔으나 그쪽은 나보다 일어나는 게 더 더디다.  결국은 내가 오늘은 어머니의 날이니 당장 일어나라고 호령하고서야 부비적부비적 기상하는 간 큰 남편.  누리는 아침을 차릴 수 없으니 내가 먹는 빵처럼 크림치즈와 라즈베리 잼을 발라주겠단다.  그러면서 자기 빵은 자기가 시간이 없으니 나더러 바르란다.(-_- );;

산발을 하고 내 빵에 크림치즈를 바르는 누리.

그렇게 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10시.  어제 시간으론 9시인데.  써머타임 때문에 갑자기 게을러진 느낌.  누리는 요며칠 내가 공부 중인(?) 영어동요책을 보고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지비와 나는 집청소를 했다.  대충(?) 마치고 나니 다시 점심시간.  일요일은 짜짜짜짜~파게티를 먹고 집을 나섰다.  다시 며칠을 위해 냉장고를 채우고 몇 주 동안 미뤘던 누리 옷을 사기 위해.  사실 누리는 오늘 어머니 날이니 인근 쇼핑 센터에 가자고 했다.  거기 가면 레고 샵이 있다고(?).  그건 어린이 날에나 가자고 설득해서 후다닥 장보고 커피 마시고 누리 옷 몇 가지 사서 들어왔다.

장을 보러 가서도 자기가 다 도와준다면서 사실은 더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딸.  그래, 고맙다 고마워.

사실 옷이 필요한 건 지비랑 나다.  그런데 우리는 낡아도 입을 옷이 있지만 쑥쑥 자라는 누리는 맞는 옷이 없다.  옷이 작아져 빠듯하게 입던 옷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서 옷을 사러 갔다.  누리는 좋겠다, 계절마다 새옷을 입으니.(ㅠㅠ )

별로 나한테 잘해준 것도 없이 어머니의 날이 다 지나갔는데, 계속 어린이 날은 언제냐고 묻는다.  내가 알기론 영국엔 어린이 날이 없다.  하지만, 작년에 이모가 어린이 날이라서 선물을 보내줘서 이제 계속 어린이 날 타령이다.(ㅠㅠ )

'런던일기 > 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life] 다섯번째 4월 16일  (0) 2019.04.16
[life] 런던 한국문화원 도서회원  (4) 2019.04.04
[life] 생일  (4) 2019.04.02
[life] 어머니의 날 Mother's Day  (0) 2019.03.31
[life] 시간 참 빠르다.  (4) 2019.03.13
[etc.]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2) 2019.02.22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곳 음식은 아주 까다로운 재료나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이제 대충은 해먹을 수 있게 됐다.  그래봐야 파스타나 스프 같은 것들이지만.   한국 음식들이 레시피가 잘 정리된 것처럼 이곳 음식들도 그렇다.  특이한 점이라면 나는 이곳 음식(일명 양식)을 하면서도 한국사람들이 올린 레시피를 보고, 영어로 된 레시피를 같이 본다. 
키쉬를 구우면서 한국 사람이 만든 몇 개의 레시피와 이곳 레시피 몇 개를 본다.  한국 사람들은 사진으로 과정을 정성스레 올려서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쉽다.  여기는 모든 조리괴정이 1~7개 정도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 레시피는 현지 재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화된 재료를 많이 쓴다.  여기 레시피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보충한다.  한국 고기 양념은 매번 맛이 다르긴해도 이제 적당히 해먹고는 사는데 나는 사람들이 쉽다는 기본 국과 찌개를 못끓인다.  심지어 된장국 마저도 나는 일본 인스턴트 미소를 사먹는다.  왜 시도를 안해봤겠나.  한 번은 짜고, 한 번은 싱겁고를 반복하며 포기하면 한 1~2년 된장이 냉장고에 고스란히 있다가 버려지곤 했다. 
누군가 한국 국의 핵심은 육수와 국간장이라길래, 멸치+다시다 육수도 만들어보고 국간장도 사서 써봤지만 달라지는 게 없었다.  한 5년 안쓴 국간장을 버리려고 봤더니 국간장은 자연증발하고(뚜껑이 닫혀 있었는데!) 바닥에 소금결정체만 남아 있었다.
나만 아침을 밥으로 먹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는데 밥과 빵을 따로 챙길 여력이 없을 것 같아서 생각만으로 그쳤다.  한 동안 바빠서(그리고 한 동안은 아파서) 혼자 있을 때 밥과 인스턴트 국으로 끼니를 해결하니 너무 간단해서 좋았다. 그래서 국에 대한 열망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었다.

한 2주 전에 중국 식료품점에 찹쌀가루를 사러갔다 비비고 김치가 있어서 하나 사왔다.  매워서 잘 먹지 않는데, 없으니 이거라도 하면서 사왔다.  사와서 뜯어보니 역시 매워서 손이 잘 가지 않았다.  한참 뒤에 열어보니 시큼!  김치양보다 양념도 많고.  그래서 김치찌개를 용기내서 끓여보기로했다.  포장김치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찌개로 만들기엔 뭔가 부족한 맛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 김치면 될 것 같았다.  누리를 주말학교에 보내놓고 이른 점심으로 먹기 위해 아침부터 끓였다.  마침 돼지고기와 두부가 있어 같이 끓였다.  결론은 내가 놀란 맛.  너무 맛있게 만들어졌다.  아마도 얄미운 비비고 김치의 덕인듯하다.  앞으로 비비고 김치는 김치찌개용으로 구매할 것 같다.

그날 밤 내친 김에 미역국을 끓였다.  누리 재워놓고 한 밤 중에.

또 내가 놀란 맛.  국간장이 없어서 그냥 간장과 소금으로 맛을 맞추었다.  이전에 내가 끓였던 맛없는 국과의 차이라면 소금을 과감하게 넣었다.  역시 음식은 짠맛 단맛이 강해야 하는 것인가.  아, 또 한 가지.  나는 국에도 안심 Sirloin, 등심 loin을 썼는데 질긴 부위가 국에 좋다는 말에 따라 이번엔 스튜용인 brisket (앞다리?) 부위를 썼다.   한국 집에서 먹던 쇠고기(국)의 질감이었다.  이젠 국용은 이 Brisket사다가 쓸듯.  가격도 저렴하다.

김치찌개와 미역국은 이제 됐다 싶은데-, 또 모른다.  다음에도 그 맛일지.  요리 초보는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늘 맛이 다르다.ㅠㅠ

+

그리고 오늘 만난 지인이 사준 카푸치노.

너무 맛있었다.  풍성한 우유거품이 볼 거리를 더해 맛을 배가시켰다.  원래 라떼, 카푸치노 이런 거 잘 안마시는데 카푸치노 맛이 이렇기만하다면 매일매일 마시고 싶다. 

아니다. 남이 사준 거라서 맛있게 느껴졌나? ㅎㅎ

'탐구생활 > 밥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520] 글래모건 채식 소시지 glamorgan sausage  (0) 2019.05.22
[20190405] 쿠키공장  (0) 2019.04.06
[20193023] 기본 국과 찌개  (6) 2019.03.23
[20190315] 찐땅콩  (4) 2019.03.15
[20190310] 집에서 까페놀이  (4) 2019.03.10
[20190305] 팬케이크 데이  (5) 2019.03.06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24 06: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맛있어 보이는데요. ^^ 한국사람은 뜨끈 얼큰한 국으로 속을 풀어야 하는거 같아여~
    그리고 쌀밥. 이게 보약이죠 ^^

    • BlogIcon 토닥s 2019.03.27 11: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밥이 보약이라는 말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요즘은 절절히 느낀답니다. 나이가 들었나봐요.(^ ^ );

  2. 유리핀 2019.03.24 10:13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고깃국 끓이기에 성공하셨군요!!! 구이는 기름기많은 부드러운 고기. 국은 결합조직 많은 단단한 고기죠. ^^ 김치찌개 간은 김칫국물이나 맑은 액젓으로 하는 게 가장 맛있더군요. 기름이 적당히 붙은 돼지고기와 함께요.

    • BlogIcon 토닥s 2019.03.27 12: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사실 그리운 건 굴이나 새우가 들어간 미역국 같은 건데(역시 남쪽 태생은 숨길 수가 없다).. 여기선 쇠고기 돼지고기 싼 것만으로 만족해야겠지.

  3.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3.31 22: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 카푸치노는 제 눈에도 너무 먹음직 (마심직?!ㅋ) 해보이네요!! 저희 잭은 희안하게 된장국은 끓여주면 항상 잘 먹어요. 저는 주로 멸치육수에 아무 야채나 있는대로 넣고 (주로 호박과 버섯) 두부도 있으면 가끔 넣어주는 편이에요. 간은 최대한 싱겁게. 제 입에는 싱겁지만 아이는 그것도 짭짤해서 그런가 잘 먹더라구요. 된장이..실패하신다니.. ㅋ 된장을 다른 된장으로 바꿔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 (저는 사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좋은 된장을 공수해오다가 요즘은 그냥 시판된장 쓰는 편이에요)

    • BlogIcon 토닥s 2019.04.01 22: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맛있는 키푸치노였답니다.

      된장은 참 좋은 음식인데요(저처럼 장탈이 잘 나는 사람에겐) 작년에 몇년 만에 마음먹고 샀는데 매콤한 맛이 가미됐더라구요. 애는 매워서 먹지도 못하고. 그래서 다시 사려고 꼼꼼히 봤는데 거의 모든 된장에 매콤한 맛이 들어가 사지 못했답니다. 아이가 매운 것이 전혀 익숙하지 않아서요. 그래서 그냥 계속 인스턴트 미소로 연명하고 있지요. 생각난김에 다시 된장을 좀 찾아봐야겠어요. 좋은 밤되세요(저는 지금 또 찰떡을 구워 꿀떡꿀떡 먹는 중입니다, 이 밤에.ㅠㅠ)

어제 오후 장도 보고, 누리를 놀이터에서 놀게 해주기 위해 점심을 먹고 다 같이 집을 나섰다.  나가보니 제법 쌀쌀한 날씨.  시간을 줄이기 위해 둘을 놀이터에 내려주고 혼자 장을 보러 갔다.  장보기는 15분도 안되서 마쳤는데 계산대에서 다시 10여 분을 보냈다.  기다리면서 창 밖을 보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마음이 급했다.  분명 햇볕이 있어서 집을 나섰건만 영국 날씨가 이렇다.  계산을 마치고 마트를 나가니 빗방울이 더 굵어져 소나기다.  나 같으면 아이를 데리고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거나 까페에 들어갔을텐데 지비는 마트로 아이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중간에 만나 둘을 태우고나니 비가 그쳤다.  햇빛 비스무리한 빛도 보이고.  날씨가 뭐 이래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둘을 집 앞에 내려주고 차를 주차하러 집에서 1~2분 떨어진 주차장으로 갔는데 굵은 비가 쏟아졌다.  느낌상 오래가지 않을 것 같아서 차에서 좀 기다렸다 가겠다고 문자를 보내고 앉아 있으니 비는 우박으로 바뀌고 점점 세차게 떨어졌다.  갈수록 태산.  이를 어쩐다 -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지 1분도 안지나서 우박도 그치고, 비도 그쳤다.  이때다 하면서 재빨리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다.  저 멀리 하늘이 파란 하늘색이다.  마치 거짓말처럼.

+

지난 주말엔 날씨가 몹시 추웠다.  기온이 낮다기보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그날도 아이를 놀이터에 데려갔다가 필요한 물건 한 두가지가 있어 커피도 마실 겸 상점들이 몰려 있는 리테일 파크로 갔다.  필요한 물건 한 두가지는 내 운동화와 누리가 교복과 입을 타이츠였는데, 맘에 드는 운동화가 없고 누리 타이츠는 사이즈가 없어 빈 손으로 나왔다.  지비만 계획에 없던 자전거용 상의 하의를 샀다.  지비가 옷을 입어보고 계산하는 동안 누리가 발견한 스케이트 보드. 

매장에서 내가 손잡아주고 1~2미터쯤 타본 누리가 스케이트 보드에 푹 빠졌다.  몇 살이 되야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냐고 누리가 물었다.  스케이트 보드라니-.  스쿠터(퀵보드) 다음엔 자전거 타령이더니, 자전거 타고나니 이젠 스케이트 보드 타령인가.  스케이트 보드는 한 번은 깁스(기브스)할 생각을 해야하는 거라 넉넉히 잡고 "열 살!" 불렀다.  내 대답이 성이 차지 않았는지 막 계산을 마치고 온 지비에게 다시 묻는다.  그런데 지비는 "일곱살은 되야지".  누리는 꺄악- 좋다고 난리법석.  6개월 뒤면 일곱살인데 스케이트 보드를 탄다고?  그건 안돼-.(ㅠㅠ )

+

어제 오전 주문한 우쿨렐레를 받았다.  일반배송이었는데 일요일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내가 필요해서 산 건데 누리 손에 들어가 나는 만져볼 기회도 없었다.  결국 튜닝을 하느라 나도 잠시 만져볼 수 있었다.  누리랑 머리 맞대고 인터넷에 튜닝하는 법 찾아 튜닝하고 두 개 코드로 할 수 있는 동요도 불러봤다.  당장 헤치워야 할 일들만 없으면 몇 날 며칠 붙들고 놀 수 있을듯 하다.  기타도 안쳐본 내가 연주(라고 하긴 그렇지만)할 수 있고, 심지어 누리도 할 수 있다.  오늘은 4개 코드로 이뤄진 동요들을 불렀다.

지비는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바이올린은 뒷전이고 우쿨렐레에 빠진 누리가 걱정이다.  뭐가 되도 그걸로 밥 먹고 살 것이 아닌데(혹시 모르긴 하지만), 누리가 즐거우면 그만 아닌가.  물론 두 악기의 비용은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서도.

오늘 4개 코드를 이용해 노래를 불러 본 누리가 연습을 많이해서 올해는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학교의 재능경연에 내년에 나간단다.  그래, 내년까지 꾸준히하면 가능하겠지.  꾸준히-.  악기는 그게 포인트다, 누리야.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9 02: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너무 행복해 보여요~ 흥이 절로 나나보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3.19 12: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정말 좋아해요. 스케이트 보드든 우쿠렐리든. 스케이트 보드는 제가 아직 정이 안가지만 우쿠렐리는 정말 잘 산 것 같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겨울 내내 나가놀지 못할때 즐기게 미리 살 껄 그랬다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하지만, 얼마나 갈런지..ㅎㅎ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3.22 13: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국도 날씨 참 오락가락하죠. 그래도 날이 많이 풀리긴 했나봐요. 여긴 아직도 눈이 가득 쌓여있어서 얼른 녹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ㅎㅎ
    그나저나 따님이 예체능에 관심이 많나봐요! 이 분야는 어릴적부터 흥미갖고 시작해야 좋은 것 같아요. 우쿠렐레 들고있는 폼이 예사롭지 않아요 :D

    • BlogIcon 토닥s 2019.03.22 16: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체능에 관심있는 건 접니다. 못해본 한의 정서. 농담입니다. ㅎㅎ 아이가 좋아해요. 아직은 어려서 운동이든, 음악이든 몸으로 하는 건 다 좋아하는 편이예요. 저희집 아이만 그런게 아니라 요 나이때 아이들이 다 그런게 아닐까 싶고요.

      살면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즐길 수 있는 예술/취미는 하나쯤 있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악기라고 배운 건 피아노 하난데 그건 제약이 많은 악기고. 달랑 들고 다닐 수 있는 악기를 제가 늘 배우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부모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시키고..있는 평범함 부모랍니다.ㅎㅎ

  3. colours 2019.05.10 17:3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역시 누리는 언니군요! 저희집엔 제 우크렐레가 있는데 아직 지우는 그 존재를 모른답니다 ㅋㅋ 본적도 없고요. 아직 제가 엄두가 안나서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누리만큼 크면 괜찮겠지요? :)

    • BlogIcon 토닥s 2019.05.11 00: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 그것도 한때. 제가 요즘 바빠서 우쿠렐레를 놓으니 누리도 그렇네요.
      아이가 책을 읽게 하려면 부모가 책을 읽으라더니.. 정말 그런가봐요.
      다시 우쿠렐레를 들어야할지, 요즘 틈틈이 읽는 책을 봐얄지 고민되네요.ㅎ

수요일 아침 다음주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예약을 하고서 냉동실을 열었다.  한인타운에 가는 길에 장을 보면 무엇을 사와야하는지 확인해보려고.

지난번에 가서 떡볶이를 해먹으려고 어묵을 사왔는데, 아프고 바빠서 먹지 못한 어묵이 그대로 있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떡볶이를 점심으로 만들었다.  누리도 떡볶이를 좋아하지만 매운 걸 전혀 먹지 못하니 불고기에 떡을 조금 넣어주는 정도로 해준다.  그렇게만 먹다보니 가끔 진짜 떡볶이가 먹고 싶다.  매운 걸 먹고 싶을 땐 누리가 주말학교 간 사이 지비와 둘이 점심을 먹을 일이 있으면 해먹는다.  그런데 한 동안 그럴 틈이 없었다.  한참만에 고추장을 넣고 떡볶이를 했더니 어떻게 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매운 걸 잘 못먹으니 고추장 : 설탕+올리고당을 1:1로 넣고 만든다.  우리는 덜 매운 고추장을 사먹는데, 그것도 내게는 매운 편.  지비는 나보다는 매운 걸 잘 먹는다.  그러면서 너는 정말 한국인이냐, 왜 매운 걸 안먹냐 등등 잘난척.(-_- )
오랜만에 매콤한 떡볶이를 사진에는 없는 밥 반공기와 잘 먹었다.  당근과 애호박 꺼내놓고 안넣은 건 안비밀.

목요일엔 버거를 만들었다.  특히 쇠고기를 먹지 않는 누리인데, 학교 급식에서 버거를 먹으면서 버거도 먹게 됐다.  그래도 여전히 고기는 즐기지 않아서 자주는 아니고 가끔 만든다.  잊을만-하면.

참고한 레시피 http://m.10000recipe.com/recipe/1728816

고기 밑간으로 간장이 들어가 불고기버거 또는 떡갈비 느낌.  누리는 패티 만드는 것까지만 즐기고 역시 먹는 건 즐기지 않았다.  탁구공만한 사이즈로 4개를 만들어놓고 하나만 먹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며.  냉장고에 뜯지 않은 포장김치가 터지려고 하기에 열어서 먹었다.

지비는 김치버거로 만들어 먹었다.  고기를 너무 좋아하는 지비는 나를 만나 주 고기 1회, 주 해산물 2회(연어나 새우) 정도 먹는다.  참고로 지비는 예전엔 고기로만 월화수목금토일을 먹었다.

누리랑 둘이서 포토세션을 가졌다. 
누리가 먹는 샐러드는 폴란드 식료품점에서 산 대표적인 폴란드 샐러드.  감자, 옥수수, 완두콩, 햄, 마요 그리고 설탕이 들었다.  새콤달콤하니 누리가 잘 먹는다.  물론 이것도 먹기 시작한지 한 달도 안됐지만.

오늘은 한참 전에 산 한국산 베트남 스프링롤을 튀겨 먹었다.  요즘은 뜸하게 먹은 가라아게 닭도 같이 튀겼다.  그리고 유자+올리브오일 드레싱의 샐러드.
베트남 스프링롤도 해물맛 - 해물 필링.  냉동식품이니 신선한 느낌은 없었지만 갓 튀겨내 바삭한 느낌은 일등.  만두를 만두피만 먹는 누리는 튀긴 스프링롤이 피만 먹기 어려우니 한 입 먹어보고 이제~그만~.

오늘의 저녁 간식은 찐땅콩.  얼마 전에 구입한 채반에 뭘 쪄먹을 수 있을까 생각하다 떠오른 땅콩.  껍찔이 있는 생땅콩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며칠 찾아보다 포기했는데, 오늘 장보러 가서 찾아보니 있어서 사왔다.  그런데 냄비가 작아서 두 번에 나눠서 쪄야했다.  바깥 껍질만 까고 먹는 이 찐땅콩을 누리도 잘 먹었다.  사실 나는 지금도 기네스와 먹고 있다.(^ ^ );;
횟집에서 먹던 땅콩과는 달리 좀 쫄깃한 느낌이다.  횟집 땅콩처럼 되려면 삶아야 되는지.  다음에 해봐야지.

늘 하는 말이지만, 나는 참 먹는데 열심이다.  운동을, 영어공부를 그렇게 하면 좋을텐데-.( '_');;

'탐구생활 > 밥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405] 쿠키공장  (0) 2019.04.06
[20193023] 기본 국과 찌개  (6) 2019.03.23
[20190315] 찐땅콩  (4) 2019.03.15
[20190310] 집에서 까페놀이  (4) 2019.03.10
[20190305] 팬케이크 데이  (5) 2019.03.06
[20190303] MSG 플라시보 효과  (4) 2019.03.03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7 06: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먹는건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가족의 건강을 챙기시며 본인의 건강도 챙기셔야죠~ 그리고 맛있는거 만드는데 맛안볼수도 없고 ㅋ
    메뉴들을 보니 가족들의 웃는 얼굴이 보이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3.19 12: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제 문제는 먹는 것'만' 열심히랍니다.ㅠㅠ

      가족들이 잘먹으면 좋은데, 남편은 뭘 해줘도 감사히 먹어야할 입장이고(실제도 그러합니다), 아이가 별로 잘먹는 편이 아니랍니다. 제가 이런 걱정을 하면 한국의 언니는 "너도 어릴 때~"라고 합니다. 물론 이 사실은 남편에게 극비입니다.ㅎㅎ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3.22 13: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처음 떡볶이 사진부터 마지막 땅콩을 기네스랑 같이 먹고 계신다고 하셔서 침샘 폭발해버렸어요 ㅠㅠ
    땅콩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맥주랑 땅콩 생각하니까 땅콩이 먹고 싶어지네요(괜히 쿨이 맥주와땅콩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었나봐요 ㅋㅋㅋ)
    떡볶이가 제가 만든 것보다 훨~씬 먹음직스러워요 ㅎㅎ 진짜 파는 떡볶이 같아요! 여긴 대파가 다른 채소들에 비해 비싸서 ㅠㅠ 저희는 웬만하면 대파 안넣어먹거든요. 한국에서 한 단 큰 것 이천원에 사서 팍팍 넣어 먹었던 것이 그립네요 :(

    근데 따님이 적게 먹나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ㅎㅎ
    전 어릴 적부터 정말 많이 먹는 아이였던 입장으로 말씀드리면... 여자아이는 적게 먹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ㅠㅠ

    • BlogIcon 토닥s 2019.03.22 16: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횟집에서 나오는 삶은 땅콩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어요.

      파를.. 길러보면 어떨까요?( ' ')a 여긴 6~7개 새끼 손가락 굵기만한 spring onion(저는 파 대용으로 씁니다)이 65p - 천원 정도예요. 잘 자란다고 들은 거 같아요. 물론 아직 눈이 안녹앗다니 실내에서라도.^^;

지난 여름부터 휴대전화가 말썽이다.  주기적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백업했는데 한 일년 반 쉬었더니 휴대전화에서는 보이는 사진이 mini USB로 연결해 사진을 옮기려고하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블로그는 휴대전화로만 할 수 있고, 틈틈이 휴대전화 속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로 올려 컴퓨터로 내려 받는 삽질(?)을 하고 있다.  예전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이사하는 삽질도 아직 남아있건만.  그래서 가끔 틈 시간이 생겨 블로그를 하려면 사진이 없고 그렇다.  지금 휴대전화엔 최근 사진과 지난해 7월 이전사진이 들어있다.  그래서 틈시간(누리 발레 수업)을 이용해서 오래된 사진 - 친구 결혼식 사진 정리.

누리 낳고 이 한복을 샀는데 무슨 용기로 이 사이즈를 샀는지.  밖으로 표는 안났지만 사이즈가 작아 좀 답답했던 느낌.(ㅠㅠ )

오랜만에 보고, 화장으로 달라진 모습이라 낯설었던 친구.  혹시 기억할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있었던 우리 결혼식에 왔던 친구다.  한 2년만에 연락와서 결혼식 초대장을 보냈다.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갈까말까 많이 고민했다.  평일 결혼식이었는데 마침 그날은 누리 학교 마지막 날이었다.  놓쳐서 아쉬운 수업은 없었지만 학년의 마지막 날이니 다음 학년 선생님과 학급 친구들도 만나고, 리셉션 선생님에게 인사도 하고, 6주간의 긴 여름 방학 전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사실, 그건 핑계고 2년 동안 연락이 없었고 그 이전에도 그랬던터라 망설였다.  그런 반면, 지비는 당연히 우리 결혼식에 왔으니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결혼식에 간다고 해도 다시 예전 같은 친구가 되긴 어렵다는 건 지비도 알고 있었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래서 더 가야한다는 지비의 의견.  그렇게 좀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가게 됐다.

친구의 친구인데, 친구가 우리와 멀어진 사이 페이스북으로 더 자주/가끔 연락한 친구다.  아르헨티나에서 영국까지 친구의 결혼식에 기꺼이 온 친구지만 이 친구도 역시 그간 신부인 친구와 연락이 뜸했다고.  친구가 그 동안 연이어 두 번의 임신과 출산을 하느라 아르헨티나에 가지 못했던터라.

영국에서 두 번째로 가 본 결혼식인데 다른 한 번은 우리 같은 외국인 커플이라 격식이 없었다.  폴란드에서 치러진 다른 친구의 결혼식도 폴란드-영국 커플이었는데 격식 없는 파티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 결혼식은 우리에겐 좀 어려운 자리였다.  우리는 친구의 친구들 그리고 전 직장동료들과 앉았다.  내 옆엔 지금은 퇴직한 친구의 보스가 앉았는데 결혼식 문화며, 음식이며 이러저러한 것들을 친절하게 내게 설명해줬다.
좀 재미있는 건 결혼식이 오후 2시였는데 식이 있고서 야외 리셉션이 있었다.  신랑신부를 부부로 환영해주고 간단히 서서 음료를 마시는 정도.  그 사이 본격적인 리셉션 세팅이 이뤄지고 식사가 시작되는데 이 식사가 브렉퍼스트 breakfast였다.  3시쯤이었던듯.  그리고 다시 야외 리셉션.  그 다음은 연회장에서 런치 Lunch.  다시 야외로 나와 티타임.  다시 연회장에 들어가 디너 Dinner. 저녁 9시 경에나 디너를 먹게 되는 진행이었다.  그리고 밤새도록 마시고.  우리는 당일 일정이라 브렉퍼스트를 먹고 야외 리셉션 할 때 인사하고 집으로 왔다.
아쉬웠던 건 결혼식은 어른들 행사였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돌보미 손에 맡겨져 시간을 보냈다.  물론 손님을 위한 배려였지만 나는 아이들도 이런 공간과 행사에 함께하며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돌보미가 있었지만 우리보다 어린 아이를 둔 손님들은 역시나 아이들 방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런 건 만국공통.  차이라면 한국 같으면 엄마들이 돌본텐데, 여긴 엄마들보다는 아빠들이 많이 있었다는 정도.  누리는 평소에 못본 장난감, 비즈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잘 보냈다.

갈 때 마음은 찜찜했지만 우리를 반가워하는 친구의 가족들을 보니 나도 마음이 좋았다.  친구쪽 손님으로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가족과 친구 셋 그리고 우리가 유일했다.  친구의 남자친구가  친구 직장의 보스였기 때문에 직장에서 온 손님들도 친구의 손님이라기보다는 남자친구의 손님들.  다들 보스급이었다.  어려운 자리였지만 친구와 가족들을 보니 잘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복을 입고 가서 생각하지 못한 환영과 주목을 받았다.  특히 누리가.(^ ^ ); 

+

이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산 누리의 한복은 1학년에 들어가 학교 행사에서 잘 입었다.   벌써 이 한복은 받아입을 사람이 정해졌다.  그만큼 누리도 좋아하고, 사람들도 좋아해주니 나도 기분이 좋다.

+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주목받았던 누리 사진 - 향단이 포스.(>.< )

여름 사진을 보니 언제 여름이었나 싶다.  여름 또 오고 있지만-.


'런던일기 > 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life] 다섯번째 4월 16일  (0) 2019.04.16
[life] 런던 한국문화원 도서회원  (4) 2019.04.04
[life] 생일  (4) 2019.04.02
[life] 어머니의 날 Mother's Day  (0) 2019.03.31
[life] 시간 참 빠르다.  (4) 2019.03.13
[etc.]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2) 2019.02.22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9.03.14 00:2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14 14: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딸아들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 위에 또 개인차가 더해지니 아이마다 참 다르겠지요. 쪼꼬미가 잘 적응하기를 기원합니다.
      교육과정은 지금 2년째인데 일을 하기 위해선 1년이 더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 영국은 교육복지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과연 이 직업영역에 미래가 있는가 생각하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과정을 마치기는 하려구요. 영어공부가 됐다고 생각하며.ㅎㅎ
      준님 일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버겁지만 잘 헤쳐나가기를 -.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5 01: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우. 누리 스웩이 남달라요~ ㅋㅋ 향단이 포스라니 ㅋㅋ 잔머리 때문인지 잔망 때문인지 ㅋㅋ 춘향님보다 더 귀여운데요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3.15 15: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마지막 사진 두장은 찍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랍니다. 이쁜 라벤더 속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마지막 사진처럼 까불길래 "그냥 좀 있어!"라고 했더니 억울한 표정으로 (끝에서) 두번째 사진을 찍게 됐죠. 그 두번째 사진만 공개했더니 사람들이 춘향이 같다고해서 "춘향이는 무슨 사실은 이랬어. 향단이."라며 가장 마지막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답니다.ㅎㅎ
      더 호응을 받았답니다.

지난 가을에 쓰다만 포스팅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아이의 중이염에 관한 글을 보다  혹시나 누구라도 비슷한 정보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마무리해본다.  포스팅이 길고, 시간과 표현이 들쭉날쭉 하더라도 이해를-.

+

작년 가을 누리가 리셉션(유치원 격)을 시작하고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결석을 했다.  가을 학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학교로부터 출석률 저조에 관한 경고 편지를 받았을 정도.  감기에 이어 감기, 감기, 또 감기. 

그 와중에 누리가 12월 쯤 학교에서 청력 검사를 했는데 통과하지 못했다.  감기와 그에 의한 중이염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 3개월 뒤에 다시 청력 검사를 한다는 편지/서류를 받았다.  걱정이 되어도 어쩌지 못하며 재검사를 기다리던 2월의 어느 날 누리가 귀가 아프다고 해서 GP(보건소 격인 1차 의료기관)에 갔었다.  의사는 귀에 염증은 있지만 항생제를 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청력 재검사가 있었는데, 역시 통과하지 못했다.  그 뒤에 전문클리닉에 넘겨진다는 편지를 받았고 5월 말쯤 전문클리닉을 찾았다.  전문클리닉에서 다시 검사를 했고, 의사는 Glue ear라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말로 찾아보니 삼출성 중이염이라고 한다.  고막에 염증이 있고 그로 인해 청력이 낮아진다. 
수술이라는 말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수술 신청을 하지 않고, 다음날 전화로 답을 주겠다고 했다.  혹시 수술 이외에 방법은 없는지, 수술을 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은 없는지 물었더니 많은 아이들이 3~6개월 안에 자연치유가 되는데 누리는 첫 청력 검사에서 6개월이 지났는데도 염증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나는 이 병을 처음 들어봤고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전문가의 입장에서 수술을 하는 게 낫냐고 물었더니 의사는 자신있게  권유했다.  흔한 병이고 수술하면 90~95%가 청력이 회복된다고.  누리의 경우는 청력이 무척 낮아 입술 모양으로 읽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고.  청력이 그렇게 낮다는 게 충격이었다.

많은 경우 청력 이상은 아이가 잘 듣지 못할 때, 불러도 응답하지 않는다던지, 발견된다.  청력 저하는 잘 들리지 않으니 학습부진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누리의 경우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아 학교에서 치러진 청력 검사가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리가 이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을 때 다들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했다.  영국의 아이들은 태어나면 그날 혹은 다음날 귀 안에 양수가 빠졌는지 체크한다.  그리고 시기별 발달 체크를 통해 확인하는데, 아예 청력이 없는 게 아니라 평균보다 낮은 정도는 사실 잘 알기가 어렵다.  누리는 학습면에서 그럭저럭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나도 청력에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전문의와의 면담 뒤 지인의 도움을 받아가며 폭풍 검색.  여기서는 정말 종종 들을 수 있는 질환이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직접 경험했거나 알고 있었다.  대략 95%는 자연 치유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수술을 하는데 영국처럼 수술같은 처치를 잘 권하지 않는 문화에서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면 하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냈다.  한국에서는 이 병에 항생제처방을 많이 하는데, 그럴 경우 나으면 다행인데 구조적 문제라면 재발 가능성이 높고 항생제 계속 써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영국에선 일단 자연치유가 안되는 Glue ear는 수술하고, 10살 이전에 재발할 가능성도 있어 두 번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10살이 넘어기면 잘 생기지 않는다고.

수술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또 폭풍 검색.  전문클리닉이 소속된 병원으로 갈지, 지인에게 추천받은 다른 병원으로 갈지 고민하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하고 싶은 마음에 클리닉이 소속된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그때가 5월 말.  7월에 한국을 가야해서 시기가 겹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9월에 수술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와 상담한 의사는 2~3개월 안에는 수술일 잡히지 않을테니 걱정말라고.  다행인건지, 문제인건지. 

그런데 7월 초쯤 수술날짜가 잡혔다고 편지가 왔다, 그 수술날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고.  기뻐해야 되는데 그 주말에 캠핑도 잡혀있었고, 한 열흘 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한국을 가야하는 상황이라 수술을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좋은지, 여행 뒤에 하는 게 좋은지 고민이 됐다.  또 폭풍 검색.  지인의 조언에 따라 병원에 전화해서 이런 상황에 있으니 수술을 할지, 연기할지 결정하기 위해 담당 컨설턴트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리셉션은 의료진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수술 연기할꺼냐"고만 반복해서 물었다.  결국은 답답해서 연기를 했다.  사실 혼자서는 완전히 아물지 않은 수술상처를 가지고 영국보다 더운 곳에 가는 게 마음에 걸렸다.  감염 같은 탈이 나기 쉬우니까.  계획했던 물놀이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수술을 빨리하면 좋긴 하지만, 수술을 몇 달을 기다리는데 한 두달 늦는다고 문제될 게 있겠냐며 합리화했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이었다.  여름에 한국가서 신나게 물놀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첫 수술 통지는 일방적인 통보였는데, 다시 스케줄을 잡으면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돌아와 시차적응하고 2주쯤 뒤로 잡았다.  그렇게 9월 초에 수술을 했다.

+

의료진은 수술은 10분도 안걸리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다.  염증이 있는 양쪽 고막을 잘라/구멍을 내서 작은 관을 넣어 고막의 안과 밖에 공기가 통하도록, 고름을 배출하고 건조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하는 수술이었다.  볼펜 심지보다 작은 관은 찢어진 고막이 자연치유되면 빠져나온다고 한다.  간단하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간단해보이지도 않고,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이라 누리보다 우리가 더 긴장했다.

입원해서 하는 수술이 아니라 새벽에 공복상태로 병원에 가서 오전에 수술하고, 상태에 따라 2~3시간 회복실에서 마취가 깨면 귀가하는 식이었다.

새벽에 집에서 출발하면서 물 한 모금 먹인 게 전부라 누리가 배고프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아침 7시부터 수술시간인 9시까지 쉴 사이 없이 다른 의료진을 만나고, 설명듣고, 검사하니 누리도 긴장을 했는지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아이의 언어로 자신들이 하는 검사를 설명해주고 기구를 만져보게 했다.  아이의 거부감과 두려움을 없애려는 그 노력이 아이와 우리에게 전해져 수술 과정을 잘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마취실까지만 부모 1인이 동행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수술실까지 동행해야 하는 줄 알았다.  마취실과 수술실은 문 하나 사이.  비위가 약한 나는 못간다 하고, 지비는 자기도 못간다 하고 서로 양보(?)하다가 누리가 편안해야 하니 내가 동행하기로.  다행히도 마취실까지, 아이가 마취될 때까지만 동행하면 됐다.  마취실에선 의료진이 아이에게 아이패드를 주고 함께 게임을 하는 사이 약을 주입했다.  그 전에 나에게 마취되서 아이가 의식을 잃어도 놀라지 말라고 미리 말해줬다.  그래도 아이가 하하호호 웃다가 눈이 풀리며 잠드는 모습을 보니 당황이 됐는데 살펴볼 사이도 없이 담당자가 나를 마취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약 용량에 따라 정해진 마취시간이 있으니 빨리 진행하려고 해서 그랬던 것 같다.  수술은 10여 분이지만 마취에서 깨려면 1~2시간 걸리니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약간 얼이 빠져 있는 나에게 지비가 아침 먹으러 가자고.  별로 먹어질 것 같지 않아 커피랑 크로와상 하나 사들고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한 시간만에 누리가 마취에서 깨서 회복실로 옮긴다고 말해줘서 누리에게 갔다.  회복실로 옮겨 이후 먹어야 할 약(그냥 해열제/진통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늘 내일 자고나면 귀에서 피가 나올지도 모르니 놀라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정말 그랬다.  일주일 동안 진통제 이외엔 먹는 약이 없다는 게 놀라웠다.  회복실에서 두 시간 정도 쉬면서 병원식이라고 주는 샌드위치랑 우유를 먹고, 6주 뒤에 수술 후 검진을 한다고 안내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

수술하러 병원에 들어갈 때 지비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으면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사설 병원에서 빨리 수술을 했을텐데 하며 씁쓸해 했다.  검색해보니 적지 않은 영국의 부모들이 이 Glue ear진단을 받으면 빠른 수술을 위해 사설 병원에서 자기가 원하는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 같았다.  수술을 조금 앞당길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누리가 필요한 처치를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의료진도 친절했고 절차도 잘 진행됐다.  시설 또한 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다만, 큰 병원이니 거쳐야 하는 절차/단계들이 많았다는 정도가 불편한 점.  주차도 어렵고.  그 병원은 주차도 비싸지만 첼시 한 가운데라 병원 밖 주차도 어려웠다.  하지만, 어린이 수술 보호자는 주차료를 1일 10파운드 정액으로 지불하는 제도가 있어 이용할 수 있었다. 

+

수술 후 정확하게 6주가 지나고 같은 병원에서 검진과 청력 검사를 진행했다.  고막 안에 넣은 관은 그대로였지만 고막에 염증이 많이 해소됐고 누리의 청력은 정상수준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수술 후 6개월 후 검진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 검진은 선택이니 받지 않아도 된다고.  그 사이 처음 Glue ear를 진단했던 클리닉에서도 연락이 와서 청력검사를 한 번 더 했었다.  왜 이 클리닉과 수술한 모병원이 정보공유가 안되는지 궁금하지만 영국에선 흔한 일이다(?).  청력은 정상수준보다도 훨씬 좋다는 결과를 받았다.  관은 여전히 고막에 있지만.
중이염을 지속적으로 유발했던 구조를 개선시킨 수술 때문인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지비와 나는 올겨울 누리가 확실히 덜 앓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오늘은 감기에 걸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

영국에 살면 GP라는 1차 검진기관의 서비스에 대해서 많이 실망하게 된다.  더군다나 각종 예산 삭감으로 검진을 받기까지 예약대기가 더 길어졌다.  보통 3일에서 5일 안에 의사를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는 부모들도 있다.  나는 다행히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본 경험은 없지만 아픈 아이를 당장 의사에게 보일 수 없을 땐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상급의료기관을 경험하게 되면 1차 검진기관에서의 불편함은 감내 가능한 불편함이 되고, 영국 의료 시스템인 NHS의 열렬한 지지자가 된다.  나는 누리를 이곳에서 출산하면서 왜 NHS가 런던 올림픽 개막 공연에서 영국이 내놓을만한 테마가 될 자격이 되는지 경험했다.  이번 누리 수술을 경험하면서도 마찬가지이다.  뉴스에선 돈 먹는 거대한 공룡쯤으로 비춰지지만, 이 NHS는 기본권과 존엄권을 지키게 해주는 최소한의 저지선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지비는 월급이 작다고 투정하지만 세금(Income Tax)이 많다고, NHS 기여금(National Insurance Contribution)이 많다고 투정하지는 않는다.  이번 수술을 거치면서 지비는 그 많은 기여금도 아깝지 않다고 할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NHS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좋겠다.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3월이라도 봄의 시작이기보다 겨울의 끝 느낌이라 아직 봄나들이 쫑쫑쫑은 못했다.  누리가 주말학교 포함해서 월화수목금토 주 6일 등교라 가능하면 일요일엔 큰 기획(?)을 하지 않는다.  지난 주엔 토요일 주말학교를 마치고 자전거를 탔고, 일요일에 탈 계획이었는데 하루 종일 비온다는 예보 때문에 앞당겼고, 이번 주엔 토요일인 오늘 비가 와서 내일 나가 자전거나 탈까 싶다.  하여간 피곤한 누리도 누리지만 날씨가 봄 같지 않아 실내에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여전히 많다.  그럴 때 추가되는 집안 일 - 간식 공급.  누리나 지비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오후에 먹는 커피를 더 맛나게 먹기 위해 지난 주도, 이번 주도 오븐을 돌렸다. 

팬케이크를 굽기 위해 산 초콜렛 스프레드를 먼저 사용해서 초콜렛 트위스트를 만들었다.
코스타에 가면 늘 먹는 패스트리인데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을 보니 무척 간단해보여서 누리와 만들어봤다.  필요한 건 퍼프 패스트리 시트, 초콜렛스프레드, 알몬드 가루 조금, 달걀 조금.  너무 간단하고 맛나서 자주 만들어 먹을 것 같다. 코스타에서 먹으면 좀 질긴 느낌이 있는데 갓 구워낸 패스트리는 너무 바삭하고 고소한 맛.  한 이틀치 간식은 되겠지 싶었는데, 각자 3개씩 먹었다.  지비 3개, 누리 3개, 나 3개.  다 먹을 수도 있었지만 저녁 시간 전이라 나름 자제한 결과다.

코스타에 가서 먹던 초코렛 트위스트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도 배신인데 커피도 스타벅스로 배신.
네스까페 돌체구스토에 스타벅스 상품이 나왔길래 한 번 사봤다.  그러고보니 컵도 스타벅스.  스타벅스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컵은 누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한국 갔을 때 사은품으로 받은 컵이다.  바닥에 '메이드 인 코리아'리고 적혀있다. 
따듯한 우유+에스프레소로 마셔보니 스타벅스 매장 커피보다 나은 맛이라고 지비와 공감했다.  잘 안가는 스타벅스를 더 안가게 될 것 같다.  솔직하게 네스까페 커피보다도 나은듯 하다.
커피캡슐 정중앙이 구멍이 뚫린 이유는 누리가 넣었기 때문이다.  우린 막 넣는데.  누리는 이런데 정성을 다한다(?).

+

그리고 오늘 오후에 만든 오레오치즈케이크.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3번 만들었다.  처음 만들어보고 반응이 좋아 연휴 기간 중 식사 초대를 받아 갈때마다 디저트로 준비해간 오레오치즈케이크.  맛있었지만 연이어 3번 먹고나니 한 동안 손이 안갔는데 그 때 사둔 오레오가 계속 짐스럽게 굴려다녀서 오레오소진용으로 만들었다.

☞ 참고한 레시피 https://youtu.be/IsWLB8LwE_g

중탕으로 굽지 않아도 촉촉하고 맛있다.  다만, 칼로리는 어쩔 수가 없다.  크림치즈+오레오 조합이니.

오레오소진용으로 만들었는데 구워진걸보니 또 잘라 먹을 게 기다려진다.  지금 냉장고에서 착찹하게 밀도를 더하고 있다.  내일 오후에 커피랑 먹어야지.


하루 뒤 사진 추가

+

늘 먹는 생각뿐..인 것은 아닌데 대부분 그렇기는 하다.  먹는 게 낙!ㅠㅠ


'탐구생활 > 밥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3023] 기본 국과 찌개  (6) 2019.03.23
[20190315] 찐땅콩  (4) 2019.03.15
[20190310] 집에서 까페놀이  (4) 2019.03.10
[20190305] 팬케이크 데이  (5) 2019.03.06
[20190303] MSG 플라시보 효과  (4) 2019.03.03
[20190224] 쇠고기무국  (12) 2019.02.24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3.12 13: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스타벅스 컵이랑 캡슐 사진은 정말 스타벅스 가신 줄 알았어요. 코스타커피를 더 좋아하시는군요. 영국은 정말 코스타커피 엄~청 많더라고요!
    영국 여행할 때 렌트카로 다녔는데 휴게소마다 코스타커피가 있어서 ㅋㅋㅋㅋㅋ 의도치않게 코스타커피를 엄청 자주 갔었다는...
    돌체구스토에 스벅캡슐이 나왔다니 궁금하네요. 일반 돌체구스토 캡슐보다 나은가요? 저희는 요즘 드립커피를 마시고 있어서 돌체구스토 안 쓴지 1년도 넘었는데... 조만간 다시 사용하려고 하거든요 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3.12 16: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코스타를 좋아한다기보다 많이 있으니 많이 가게된답니다. 아이가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는데 코스타에서 파는 토스티가 그 중에 하나라 저희도 여행 중에 끼니를 코스타에서 많이 해결하게 되요.

      네스까페 돌체구스토 커피보다 스타벅스가 내놓은 라인이 나아요. 개인적 취향이니 다를 수도 있지만. 심지어 스타벅스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도 나은.ㅎㅎ 저희도 평소엔 드립 커피 마셔요. 마지막 한 방울까지 깔끔함을 좋아합니다.

  2. colours 2019.03.13 02:4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희도 네스프레소 쓰는데 캡슐은 스타벅스 캡슐 직구해서 먹어요. 이번에 라바짜 캡슐도 시도해봤는데 역시 스타벅스가 낫더라고요. :) 그나저나 저 빵과 케익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_<

    • BlogIcon 토닥s 2019.03.13 09: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기도 네스프레소는 매장을 가야 포드를 살 수 있답니다. 매장이 많이 생기기는 했지만 불편할 것 같아서 저희는 커피 머신도 저렴하고 포드도 마트에서 살 수 있는 네스까페로 샀는데요. 네스까페는 네스프레소처럼 다양한 에스프레소가 없어요. 그래서 네스까페 것만 쭉 먹다가 스타벅스를 먹으니 너무 맛나더라구요.
      오늘도 초콜렛 트위스트를 구워먹으려고 패이스트리 시트를 2개나 주문했답니다.ㅎㅎ

오늘(3월 7일)은 책의 날 World BooK Day.  나는  이런 기념일이 정해져 있는줄 알고 찾아봤더니 World BooK Day라는 영국 자선단체가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날이자 이벤트다.  International Women's Day처럼 세계적인 기념일도 아니다.

참고 https://www.worldbookday.com/

자선단체에서 만든 날이지만 모르긴 몰라도 영국 전역의 학교에서 이 날을 기념(?)했을테다.  보통 책의 캐릭터로 꾸며입고 학교에 간다.  누리네 학교도 그 중 하나고, 그래서 오늘 누리는 겨울왕국 엘사옷을 입고 학교에 갔다.

2~3주 전 이 World Book Day 일정을 확인하고 어떤 책의 캐릭터로 꾸밀 것인지(사 입을 것인지) 물어봤다.  나는 빨간 모자 아이나 엘리스 같은 캐릭터를 권했는데 엘사옷을 입겠단다.  당연 우리는 그 옷이 없으니 사야한다.  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치렁치렁한 드레스보다 달랑한 원피스가 편할 것 같아서 엘사는 책 캐릭터가 아니잖느냐 하고 빨간 모자 아이나 엘리스로 설득해보려고 했다.  그랬더니 누리가 "아니야, 엘사 책 있어"하면서 지난 크리스마스에 지인에게 선물 받은 엘사와 아나가 주인공인 책을 찾아들고 왔다.  선물 받은 날 한 번 읽고 잘 읽지도 않더니만-.  그래서 그냥 엘사옷을 사주기로 했다.  마침 쇼핑몰에 World Book Day를 앞두고 30퍼센트 할인행사가 있어 11파운드를 주고 샀다.(^ ^ )

옷을 받고보니 치맛단 안에 원형의 튜브가 들어있었다.  드레스처럼 모양을 만들려고 그랬다는 건 알겠는데 딱 지름 60cm정도 밖에 안되는 원형이라 잘못하면 아이가 넘어지겠다 싶어 치맛단을 뜯어서 튜브를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실행에 옮기기 전엔 누리의 허가가 필요해서 물었더니 싫단다. (- - +)
그러다 중간방학 기간 친구네 1박 슬립오버를 갔는데 그 집 아이 옷 중 치맛단에 원형 튜브가 든 것이 있었다.  골디록스였던가.  그 옷을 입고 논 누리가 스스로 불편한 점을 발견했다.  큰 보폭으로 다니기도 어려웠고 앉기도 불편했다.  그 사이를 놓칠라 엘사옷 원형 튜브를 없애자고 했더니 이번엔 누리가 동의했다.  World Book Day 전에, 시간 있을 때 작업(?)해야지 했는데, 역시나 전날이 되서야 마음 바쁘게 작업했다.

내 금쪽 같은 시간을 쪼개서 치맛단을 반쯤 뜯었을 때, 한 1cm만 치맛단을 뜯어 원형 튜브를 빼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ㅠㅠ )..1
튜브가 어떤 구조인지 알아보지 않고 급한 마음에 치맛단을 뜯기부터 한 나를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열~심히 뜯은 치맛단을 다시 꿰맸다.(ㅠㅠ )..2

+

학교에 가서보니 메리포핀, 스파이더맨, 해리포터, 헤르마인, 배트맨, … 참 다양한듯 획일적이었다.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한 World Book Day라지만 책 파는 사람보다 옷 파는 사람이 더 돈을 많이 벌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 ')a

+

이런 다양한 기획들이 학교를 즐겁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더군다나 영국의 아이들은 평소에 심심한 교복을 입으니, 부모들을 바쁘게 만든다.  사실 생각보다 비용은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려니 나는 누리 하나라서 그렇지 아이가 둘 셋이면 또 다르겠다.
자.. 다음은 또 뭐냐.  Red Nose Day?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8 01: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 엘사다. 누리가 엄~~ 청 좋아했겠어요 ^^ 우리 조카는 저거 입으면 자기가 엘사인줄.. ㅋ
    치마단에 와이어 빼느라 고생하셨네요 .. 그래도 아이의 안전을 생각하신거니까 조금 시간이 걸려도 1센치가 맘에 걸려도 다 괜찮아요~~ 누리가 웃었으니까 ^^

    • BlogIcon 토닥s 2019.03.08 09: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겨울왕국이 나온지 십년 쯤 된 작년에야 겨울왕국을 봤답니다. 올해는 겨울왕국2가 나온다는데 말입니다. 뒤늦게 너무 좋아합니다. 다만, 부모된 마음에서(?) 겨울왕국2에서 엘사가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오기를 희망합니다.ㅎㅎ
      엘사 아웃핏이 바뀌면 또 사..야..ㅠㅠ

  2. 2019.03.09 15: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09 23: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희는 늘 같아요. 누리는 쑥쑥 크고, 저는 죽죽 늙..ㅎㅎ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바쁘게 잘 지내셨다고 믿습니다. 두 아이 이야기 자주 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막 두 아이 소식 보고 왔어요. 시간이 정말 쏜화살입니다.)

오늘은 영국에서 팬케이크 데이 pancake day라고 부르는 날이다.  부활절 전 금욕/금식 기간이 시작되기 전 기름지게 먹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지난 글 참고 [taste] Pancake Day https://todaks.com/550

아이를 키우면 이런 이벤트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지난 달 발렌타인데이를 그냥 지나쳤더니만 그 날 밤 눈물을 흘린 누리.  그래서 우리는 다음날 하루 지난 하트모양의 미니케이크를 사먹었다.  하루 지났다고 20퍼센 정도 할인도 받았다.

+

올해 팬케이크 데이엔 (우리에겐 크레페라고 인식되는) 이미 만들어진 팬케이를 사서 햄치즈크레페를 만들어 저녁으로 먹겠다고 일찍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지난 주 장을 보러 가서 우리가 가끔 먹는 초콜렛디저트 회사에서 주로 빵에 발라먹는 초코렛스프레드를 출시하면서 배포한 미국식 초코 팬케이크 조리법을 적은 카드를 보게됐다.  나는 한국의 핫케이크 가루를 사서 팬케이크를 만들었는데(일년에 한 번쯤), 조리법을 보니 어렵지 않아보이고 미국식 팬케이크 비쥬얼도 괜찮아 보여 핫케이크 가루 없이 팬케이크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저녁을 일찍 준비해서 먹고, 미국식 팬케이크 만들기 돌입.


그 결과물.  도톰한 미국식 팬케이크 - 그 맛에 나도 놀랐다.  누리는 호떡만한 팬케이크를 하나 반이나 먹었고, 지비랑 나는 또 한국가서 까페 창업하자며 열을 올렸다. 
사실 맛은 있었지만 불 앞에 서서 구워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이틀 동안 바깥활동 때문에 몸도 피곤했고, 지비 누리는 컴퓨터 앞에서 싸우고 울고.  누리가 학교 ICT시간에 해본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해서 팬케이크 굽기에 집중하기 위해 그러라고 했는데 학교에서 본 화면이랑 달랐던 모양이다.  학교는 라이센스를 사서 사용할테니까.  그래서 둘이 맞니 다르니 하면서 싸웠다는.
이런저런 이유로 짧은 기간 안에 다시 만들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내년 팬케이크 데이에나 다시..

+

영국의 사순절 시작 기념일이 팬케이크 데이라면, 폴란드의 사순절 시작 기념일은 '기름진 목요일'이다.  사순절 시작 전 마지막 목요일.  참고로 브라질 카니발도 사순절 시작 전 축제다.
폴란드의 이 기름진 목요일에도 팬케이크 데이와 비슷한 의미로 도너츠를 먹는다.  2년 전 이맘때 지비 고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장례식 때문에 폴란드에 갔는데 마침 이 기름진 목요일이어서 그 때 먹는 도너츠를 먹어볼 기회가 있었다.

지비는 올해도 이 도너츠를 먹고 싶어했지만, 이 도너츠를 사러 갈 시간이 없었다. 
이후에 누리반 폴란드 엄마 말을 들으니 이 도너츠 사러 폴란드 식료품점에 갔다가 헛탕치고 여기저기 폴란드 식료품점을 돈 결과 겨우(?) 8개만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사실, 구하기 어렵다는 걸 알기 전에 나는 지비에게 한국 호빵이 있으니 그거나 쪄서 먹자고 했다.  마침 만두를 쪄먹겠다고 산 실리콘 채반이 도착했기에.  그래서 우리는 폴린드인들의 기름진 목요일을 기념하며 한국 호빵을 먹었다.  그것도 목요일엔 지비가 운동을 가서 하루 늦게.

안에 든 팥은 작고 대부분이 빵이었는데 그래서 누리는 더 좋아했다.  팥빵은 빵만 먹고, 만두는 만두피만 먹고, 햄버거도 빵만 먹는 누리.  불과 반년 전부터  학교 급식의 영향으로 버거를 통째로 먹기 시작했지만 그나마도 소스 없이 패티랑 치즈만 넣은 버거를 먹는다.
맛있으면 이 호빵 자주 사먹을까 했는데, 빵만 많고 팥은 너무 달아서 자주 사먹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새로 구입한 실리콘 채반이 너무 만족스러워 쪄서 먹을 수 있는 뭔가를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다 팬케이크 데이가 여기까지-.( '_');


'탐구생활 > 밥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315] 찐땅콩  (4) 2019.03.15
[20190310] 집에서 까페놀이  (4) 2019.03.10
[20190305] 팬케이크 데이  (5) 2019.03.06
[20190303] MSG 플라시보 효과  (4) 2019.03.03
[20190224] 쇠고기무국  (12) 2019.02.24
[20190206] LA찰떡  (8) 2019.02.07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6 08: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채반이 좋아보여요. 사이즈도 손잡이도. 찐빵 찌는데 딱이네요 ㅋ
    누리는 발렌타인 안했다고 울었다니.. 다큼
    채반으로 쪄서 먹는거야 많죠 각종 채소, 버섯 등등.

    • BlogIcon 토닥s 2019.03.06 1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학교에서 발렌타인이라고 카드를 만들어왔더라구요. 한국에선 여자가 남자에게 초코렛&선물과 함께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기념하는데 여기선 (제가 느끼기엔) 사랑을 전달하는 날로 기념하는 것 같아요. 아내가 남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아이들이 부모에게, 부모가 아이에게.. 그냥 먹고 기념하는 또 하나의 날인거죠.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채반은 삶아도 무해한 실리콘이라는데 과연 무해한지, 내가 산 채반이 진짜 실리콘인지 의문이 있긴 하지만 정말 편해요. 말씀처럼 손잡이가 있어 달랑 들기도 쉽고, 채반 다리도 꽤 높아 끓는 물이 넘어올 걱정도 없고, 손잡이가 열리는 것도 그렇고요. 저희는 만두, 딤섬을 쪄먹을 용도로 샀답니다. ㅎㅎ

  2. 유리핀 2019.03.10 10:0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달걀을 물에 삶지 않고 채반에 찌면 식감이 또 달라져요. 찜질방 달걀같은 느낌? ^^ 브로콜리나 껍질콩도 찌면 좋고요. (사실 찜 음식의 마지막은 백설기같은 떡이랍니다 ㅋ)

    • BlogIcon 토닥s 2019.03.10 18: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찜질방엘 안가봐서.. 일본서 온천에 찐 달걀은 먹어봤는데, 우린 까먹으면서 특별함을 모르겠더란. ㅎㅎ
      오늘은 CJ딤섬을 쪄먹었지. 채소들을 찌면 좋을 것 같긴한데 냄비에 넣고 삶는 것보다 설거지가 좀 더 늘어난다는. 일단 만두를 쪄먹을 수 있어서 좋아.ㅋㅋ
      아! 생땅콩 쪄먹음 좋겠다. 근데 그걸 어디서 구하지? ㅠㅠ

    • BlogIcon 토닥s 2019.03.10 18: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찾았다! 400g 1.5파운드. 내일 당장 테스코 고고. 하지만 동네 테스코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있으면 사서 쪄먹어야지. (i i )

지난 주 누리 학교에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모든 아이들은 모든 문화의 대사/대표" 그런 행사가 있었다.  하루 행사가 아니라 주간 행사였다.  처음 이틀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고, 학년별/학급별로 서로 다른 전통춤을 배웠다.  자원자가 있는 학급은 학부모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은 학부모들을 초대해 이틀 동안 배운 춤을 보여줬다.  이 행사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진행되서 고학년은 어떤 춤을 추었는지 모르겠지만, 누리 학년인 1학년은 브라질 춤, 2학년은 오스트리아 춤, 3학년은 인도 펀자브 춤을 췄다.    마지막 날은 전통의상이나 국가를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고 아이들이 등교했다.  그리고 이 날은 Cultural breakfast라는 이름으로 학부모들이 보낸 전통음식을 나눠먹는 행사를 학급별로 진행했다.  

+

누리 학교가 특별한 학교가 아니라 모르긴 몰라도 영국 대부분의 학교가 이런 행사를 할 것이다.  영국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태어나는 아이들 1/3이 부모 중 한 명이 영국 밖에서 태어났다는 통계가 있다.  이 말은 그 한쪽 부모가 외국인이라는 말은 아니다.  많지는 않겠지만 영국인인데 영국 밖에서 태어난 경우도 포함된다.  보수당의 유명정치인인 보리스 존슨도 미국에서 태어났다.  물론 부모는 영국인.
1/3이라는 수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런던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2/3가 부모 중 한 명이 영국 밖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행사는 사회화와 통합의 차원에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참고 https://fullfact.org/immigration/parents-born-outside-uk/

+

누리는 작년 친구 결혼식 때문에 산 한복이 있어서 한복을 입고 갔다.  지비는 더러워지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지만, 비싼 한복도 아니고(사실 한국서 여기로 오는 배송료가 비싸긴 했지만) 벌써 작아져 더는 못입을 것 같아서 마음껏 입으라고 했다.  작년에도 이 비슷한 행사가 있어 벌써 한 번 입고 간 경험이 있다.  전체조회 때만 입고 벗을 줄 알았더니 하루 종일 입고 급식도 먹고, 운동장에서 놀기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아이에게는 한복이나 겨울왕국의 엘사 옷이나 마찬가지인 드레스일뿐.

Cultural breakfast에 나는 시간도 없고, 한국음식 중 아이들이 손으로 집어먹을만한 마땅한 요리가 떠오르지 않아 그냥 딸기를 준비해서 보냈다.

그런데 다른 엄마들 - 주로 외국인 엄마들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왔다.  파키스탄 엄마는 인도 디저트를, 브라질 남편을 둔 영국 엄마는 포르투칼식 에그 타르트르 미니 사이즈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재료(토마토, 소세지, 버섯)를 넣은 키쉬를, 이라크 엄마는 전통 패스트리를 보냈다. 한 프랑스 엄마는 바게트에 치즈를 넣어 보냈고 다른 프랑스 엄마는 한국에서도 잘 아는 본 마망 마들렌을 보냈다.
어린이집, 리센션을 겪어보니 영국 엄마들이 이런데 참 약하다.  왜 영국이 요리의 불모지겠는가.  앞서 언급한 한 엄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트에서 산 컵케이크, 달달구리 디저트를 보냈다.

하교길에 누리에게서 듣자하니 오전에 간식을 너무 많이 먹어 대부분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쉬앤칩스 금요일 급식을 거의 안먹었다고 한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한복을 입었더니 한복 쭈글쭈글 꼬질꼬질.. 작아져서 올 여름에 가서 새 한복을 사야겠다고 했더니 똑같은 한복 큰 사이즈로 사달라는 누리.  그렇게 좋아하고 즐겼으니 됐다.

+

작년 인터내셔널 데이에 한복을 입었기 때문에 공평하게 이번엔 폴란드를 상징하는 옷을 입혀서 보내려고 했다.  폴란드 전통의상은 수공업으로 만든 경우가 많아 비싸고, 그래서 대대로 물려 입는 경우가 많다고.  주변에 아이들 중 폴란드 전통의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엄마들이 입던 옷이다.  우린 그런 게 없으니 축구티셔츠를 살까, (나이키에서 나온 것이라)비싸긴 하지만 평소에 운동복으로도, 여름 옷으로도 쓸 수 있으니 사자고 지비랑 식탁 너머로 이야기 나눴다.  문득 누리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옷 입을꺼냐, 폴란드옷 입을꺼냐고 물었더니 한국옷 입는다는 누리.  지비는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나이키 티셔츠 안사도 된다는데서(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데서) 위안을 찾았다.  나는 국가주의 를 경계하는 사람이고, 지비는 혹여나 해코지 당할까 국가를 상징하는 옷을 입지 않는다.  지비도 (그 나이키 축구 셔츠)하나 사서 한국 휴가 중에만 입었다.  월드컵 때랑.  그래서 누리에겐 폴란드를 상징하는 옷이 하나도 없다.  이번에 폴란드에 가게되면 하나 사와야겠다.

+

사실 평소에도 누리는 "우리집엔 두 명의 한국사람, 한 명의 폴란드사람. 두 명의 여자, 한 명의 남자"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누리가 한국을 좋아하니 나도 좋고.  물론 누리에게 '한국=휴가=할머니&이모들&이모부=내 맘대로' 이런 공식이 있어 그런 것이긴 하지만.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5 05: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복이 핑크색. 핑크 가방과 딱 맟춤!! 누리가 핑크를 좋아하는군요. 하긴 저 나이때는 다 핑크빛이죠!! 너무 예뻐요 ^^ 작아질것 같아서 맘껏 입으라 하셔서 누리도 편하게 입고 다녀왔겠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3.05 11: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가 핑크색을 좋아해요. 지금보다 더 어릴 땐 핑크색을 전혀 사주지 않았더니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 후 다른 아이들의 옷을 보고는 선호하게 됐어요. 핑크를 피해가려다 부작용이 난 셈이지요.
      사실 여자이이들 옷에서 핑크 아닌 걸 찾기가 더 어려워요.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옷이라 막 입어도 될만큼 저렴한데.. 보기는 그래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남편은 더러워질까 걱정을..ㅎㅎ. 다른 나라의 전통 의상들은 수공업을 통해 만들어진 게 많더라구요. 폴란드도 그렇지만, 인도나 아프리카도. 그래서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2. 2019.03.05 15: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06 1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직도 늦지 않..았..(^ ^ );

      아들이 딸처럼 다정한데 뭐가 부러우세요. 저만 돌아봐도 무늬만 딸인 저보다 다정한 아들이 더 나아요. 핵심은 딸아들 구별 없이 '다정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