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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3 [life] 시간 참 빠르다. (4)
  2. 2019.03.13 [+2366days] 지난 이야기 - 삼출성 중이염 수술
지난 여름부터 휴대전화가 말썽이다.  주기적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백업했는데 한 일년 반 쉬었더니 휴대전화에서는 보이는 사진이 mini USB로 연결해 사진을 옮기려고하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블로그는 휴대전화로만 할 수 있고, 틈틈이 휴대전화 속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로 올려 컴퓨터로 내려 받는 삽질(?)을 하고 있다.  예전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이사하는 삽질도 아직 남아있건만.  그래서 가끔 틈 시간이 생겨 블로그를 하려면 사진이 없고 그렇다.  지금 휴대전화엔 최근 사진과 지난해 7월 이전사진이 들어있다.  그래서 틈시간(누리 발레 수업)을 이용해서 오래된 사진 - 친구 결혼식 사진 정리.

누리 낳고 이 한복을 샀는데 무슨 용기로 이 사이즈를 샀는지.  밖으로 표는 안났지만 사이즈가 작아 좀 답답했던 느낌.(ㅠㅠ )

오랜만에 보고, 화장으로 달라진 모습이라 낯설었던 친구.  혹시 기억할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있었던 우리 결혼식에 왔던 친구다.  한 2년만에 연락와서 결혼식 초대장을 보냈다.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갈까말까 많이 고민했다.  평일 결혼식이었는데 마침 그날은 누리 학교 마지막 날이었다.  놓쳐서 아쉬운 수업은 없었지만 학년의 마지막 날이니 다음 학년 선생님과 학급 친구들도 만나고, 리셉션 선생님에게 인사도 하고, 6주간의 긴 여름 방학 전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사실, 그건 핑계고 2년 동안 연락이 없었고 그 이전에도 그랬던터라 망설였다.  그런 반면, 지비는 당연히 우리 결혼식에 왔으니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결혼식에 간다고 해도 다시 예전 같은 친구가 되긴 어렵다는 건 지비도 알고 있었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래서 더 가야한다는 지비의 의견.  그렇게 좀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가게 됐다.

친구의 친구인데, 친구가 우리와 멀어진 사이 페이스북으로 더 자주/가끔 연락한 친구다.  아르헨티나에서 영국까지 친구의 결혼식에 기꺼이 온 친구지만 이 친구도 역시 그간 신부인 친구와 연락이 뜸했다고.  친구가 그 동안 연이어 두 번의 임신과 출산을 하느라 아르헨티나에 가지 못했던터라.

영국에서 두 번째로 가 본 결혼식인데 다른 한 번은 우리 같은 외국인 커플이라 격식이 없었다.  폴란드에서 치러진 다른 친구의 결혼식도 폴란드-영국 커플이었는데 격식 없는 파티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 결혼식은 우리에겐 좀 어려운 자리였다.  우리는 친구의 친구들 그리고 전 직장동료들과 앉았다.  내 옆엔 지금은 퇴직한 친구의 보스가 앉았는데 결혼식 문화며, 음식이며 이러저러한 것들을 친절하게 내게 설명해줬다.
좀 재미있는 건 결혼식이 오후 2시였는데 식이 있고서 야외 리셉션이 있었다.  신랑신부를 부부로 환영해주고 간단히 서서 음료를 마시는 정도.  그 사이 본격적인 리셉션 세팅이 이뤄지고 식사가 시작되는데 이 식사가 브렉퍼스트 breakfast였다.  3시쯤이었던듯.  그리고 다시 야외 리셉션.  그 다음은 연회장에서 런치 Lunch.  다시 야외로 나와 티타임.  다시 연회장에 들어가 디너 Dinner. 저녁 9시 경에나 디너를 먹게 되는 진행이었다.  그리고 밤새도록 마시고.  우리는 당일 일정이라 브렉퍼스트를 먹고 야외 리셉션 할 때 인사하고 집으로 왔다.
아쉬웠던 건 결혼식은 어른들 행사였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돌보미 손에 맡겨져 시간을 보냈다.  물론 손님을 위한 배려였지만 나는 아이들도 이런 공간과 행사에 함께하며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돌보미가 있었지만 우리보다 어린 아이를 둔 손님들은 역시나 아이들 방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런 건 만국공통.  차이라면 한국 같으면 엄마들이 돌본텐데, 여긴 엄마들보다는 아빠들이 많이 있었다는 정도.  누리는 평소에 못본 장난감, 비즈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잘 보냈다.

갈 때 마음은 찜찜했지만 우리를 반가워하는 친구의 가족들을 보니 나도 마음이 좋았다.  친구쪽 손님으로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가족과 친구 셋 그리고 우리가 유일했다.  친구의 남자친구가  친구 직장의 보스였기 때문에 직장에서 온 손님들도 친구의 손님이라기보다는 남자친구의 손님들.  다들 보스급이었다.  어려운 자리였지만 친구와 가족들을 보니 잘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복을 입고 가서 생각하지 못한 환영과 주목을 받았다.  특히 누리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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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산 누리의 한복은 1학년에 들어가 학교 행사에서 잘 입었다.   벌써 이 한복은 받아입을 사람이 정해졌다.  그만큼 누리도 좋아하고, 사람들도 좋아해주니 나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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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주목받았던 누리 사진 - 향단이 포스.(>.< )

여름 사진을 보니 언제 여름이었나 싶다.  여름 또 오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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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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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4 00:2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14 14: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딸아들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 위에 또 개인차가 더해지니 아이마다 참 다르겠지요. 쪼꼬미가 잘 적응하기를 기원합니다.
      교육과정은 지금 2년째인데 일을 하기 위해선 1년이 더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 영국은 교육복지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과연 이 직업영역에 미래가 있는가 생각하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과정을 마치기는 하려구요. 영어공부가 됐다고 생각하며.ㅎㅎ
      준님 일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버겁지만 잘 헤쳐나가기를 -.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5 01: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우. 누리 스웩이 남달라요~ ㅋㅋ 향단이 포스라니 ㅋㅋ 잔머리 때문인지 잔망 때문인지 ㅋㅋ 춘향님보다 더 귀여운데요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3.15 15: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마지막 사진 두장은 찍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랍니다. 이쁜 라벤더 속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마지막 사진처럼 까불길래 "그냥 좀 있어!"라고 했더니 억울한 표정으로 (끝에서) 두번째 사진을 찍게 됐죠. 그 두번째 사진만 공개했더니 사람들이 춘향이 같다고해서 "춘향이는 무슨 사실은 이랬어. 향단이."라며 가장 마지막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답니다.ㅎㅎ
      더 호응을 받았답니다.

지난 가을에 쓰다만 포스팅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아이의 중이염에 관한 글을 보다  혹시나 누구라도 비슷한 정보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마무리해본다.  포스팅이 길고, 시간과 표현이 들쭉날쭉 하더라도 이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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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누리가 리셉션(유치원 격)을 시작하고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결석을 했다.  가을 학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학교로부터 출석률 저조에 관한 경고 편지를 받았을 정도.  감기에 이어 감기, 감기, 또 감기. 

그 와중에 누리가 12월 쯤 학교에서 청력 검사를 했는데 통과하지 못했다.  감기와 그에 의한 중이염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 3개월 뒤에 다시 청력 검사를 한다는 편지/서류를 받았다.  걱정이 되어도 어쩌지 못하며 재검사를 기다리던 2월의 어느 날 누리가 귀가 아프다고 해서 GP(보건소 격인 1차 의료기관)에 갔었다.  의사는 귀에 염증은 있지만 항생제를 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청력 재검사가 있었는데, 역시 통과하지 못했다.  그 뒤에 전문클리닉에 넘겨진다는 편지를 받았고 5월 말쯤 전문클리닉을 찾았다.  전문클리닉에서 다시 검사를 했고, 의사는 Glue ear라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말로 찾아보니 삼출성 중이염이라고 한다.  고막에 염증이 있고 그로 인해 청력이 낮아진다. 
수술이라는 말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수술 신청을 하지 않고, 다음날 전화로 답을 주겠다고 했다.  혹시 수술 이외에 방법은 없는지, 수술을 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은 없는지 물었더니 많은 아이들이 3~6개월 안에 자연치유가 되는데 누리는 첫 청력 검사에서 6개월이 지났는데도 염증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나는 이 병을 처음 들어봤고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전문가의 입장에서 수술을 하는 게 낫냐고 물었더니 의사는 자신있게  권유했다.  흔한 병이고 수술하면 90~95%가 청력이 회복된다고.  누리의 경우는 청력이 무척 낮아 입술 모양으로 읽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고.  청력이 그렇게 낮다는 게 충격이었다.

많은 경우 청력 이상은 아이가 잘 듣지 못할 때, 불러도 응답하지 않는다던지, 발견된다.  청력 저하는 잘 들리지 않으니 학습부진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누리의 경우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아 학교에서 치러진 청력 검사가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리가 이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을 때 다들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했다.  영국의 아이들은 태어나면 그날 혹은 다음날 귀 안에 양수가 빠졌는지 체크한다.  그리고 시기별 발달 체크를 통해 확인하는데, 아예 청력이 없는 게 아니라 평균보다 낮은 정도는 사실 잘 알기가 어렵다.  누리는 학습면에서 그럭저럭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나도 청력에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전문의와의 면담 뒤 지인의 도움을 받아가며 폭풍 검색.  여기서는 정말 종종 들을 수 있는 질환이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직접 경험했거나 알고 있었다.  대략 95%는 자연 치유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수술을 하는데 영국처럼 수술같은 처치를 잘 권하지 않는 문화에서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면 하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냈다.  한국에서는 이 병에 항생제처방을 많이 하는데, 그럴 경우 나으면 다행인데 구조적 문제라면 재발 가능성이 높고 항생제 계속 써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영국에선 일단 자연치유가 안되는 Glue ear는 수술하고, 10살 이전에 재발할 가능성도 있어 두 번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10살이 넘어기면 잘 생기지 않는다고.

수술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또 폭풍 검색.  전문클리닉이 소속된 병원으로 갈지, 지인에게 추천받은 다른 병원으로 갈지 고민하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하고 싶은 마음에 클리닉이 소속된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그때가 5월 말.  7월에 한국을 가야해서 시기가 겹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9월에 수술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와 상담한 의사는 2~3개월 안에는 수술일 잡히지 않을테니 걱정말라고.  다행인건지, 문제인건지. 

그런데 7월 초쯤 수술날짜가 잡혔다고 편지가 왔다, 그 수술날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고.  기뻐해야 되는데 그 주말에 캠핑도 잡혀있었고, 한 열흘 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한국을 가야하는 상황이라 수술을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좋은지, 여행 뒤에 하는 게 좋은지 고민이 됐다.  또 폭풍 검색.  지인의 조언에 따라 병원에 전화해서 이런 상황에 있으니 수술을 할지, 연기할지 결정하기 위해 담당 컨설턴트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리셉션은 의료진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수술 연기할꺼냐"고만 반복해서 물었다.  결국은 답답해서 연기를 했다.  사실 혼자서는 완전히 아물지 않은 수술상처를 가지고 영국보다 더운 곳에 가는 게 마음에 걸렸다.  감염 같은 탈이 나기 쉬우니까.  계획했던 물놀이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수술을 빨리하면 좋긴 하지만, 수술을 몇 달을 기다리는데 한 두달 늦는다고 문제될 게 있겠냐며 합리화했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이었다.  여름에 한국가서 신나게 물놀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첫 수술 통지는 일방적인 통보였는데, 다시 스케줄을 잡으면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돌아와 시차적응하고 2주쯤 뒤로 잡았다.  그렇게 9월 초에 수술을 했다.

+

의료진은 수술은 10분도 안걸리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다.  염증이 있는 양쪽 고막을 잘라/구멍을 내서 작은 관을 넣어 고막의 안과 밖에 공기가 통하도록, 고름을 배출하고 건조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하는 수술이었다.  볼펜 심지보다 작은 관은 찢어진 고막이 자연치유되면 빠져나온다고 한다.  간단하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간단해보이지도 않고,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이라 누리보다 우리가 더 긴장했다.

입원해서 하는 수술이 아니라 새벽에 공복상태로 병원에 가서 오전에 수술하고, 상태에 따라 2~3시간 회복실에서 마취가 깨면 귀가하는 식이었다.

새벽에 집에서 출발하면서 물 한 모금 먹인 게 전부라 누리가 배고프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아침 7시부터 수술시간인 9시까지 쉴 사이 없이 다른 의료진을 만나고, 설명듣고, 검사하니 누리도 긴장을 했는지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아이의 언어로 자신들이 하는 검사를 설명해주고 기구를 만져보게 했다.  아이의 거부감과 두려움을 없애려는 그 노력이 아이와 우리에게 전해져 수술 과정을 잘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마취실까지만 부모 1인이 동행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수술실까지 동행해야 하는 줄 알았다.  마취실과 수술실은 문 하나 사이.  비위가 약한 나는 못간다 하고, 지비는 자기도 못간다 하고 서로 양보(?)하다가 누리가 편안해야 하니 내가 동행하기로.  다행히도 마취실까지, 아이가 마취될 때까지만 동행하면 됐다.  마취실에선 의료진이 아이에게 아이패드를 주고 함께 게임을 하는 사이 약을 주입했다.  그 전에 나에게 마취되서 아이가 의식을 잃어도 놀라지 말라고 미리 말해줬다.  그래도 아이가 하하호호 웃다가 눈이 풀리며 잠드는 모습을 보니 당황이 됐는데 살펴볼 사이도 없이 담당자가 나를 마취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약 용량에 따라 정해진 마취시간이 있으니 빨리 진행하려고 해서 그랬던 것 같다.  수술은 10여 분이지만 마취에서 깨려면 1~2시간 걸리니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약간 얼이 빠져 있는 나에게 지비가 아침 먹으러 가자고.  별로 먹어질 것 같지 않아 커피랑 크로와상 하나 사들고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한 시간만에 누리가 마취에서 깨서 회복실로 옮긴다고 말해줘서 누리에게 갔다.  회복실로 옮겨 이후 먹어야 할 약(그냥 해열제/진통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늘 내일 자고나면 귀에서 피가 나올지도 모르니 놀라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정말 그랬다.  일주일 동안 진통제 이외엔 먹는 약이 없다는 게 놀라웠다.  회복실에서 두 시간 정도 쉬면서 병원식이라고 주는 샌드위치랑 우유를 먹고, 6주 뒤에 수술 후 검진을 한다고 안내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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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러 병원에 들어갈 때 지비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으면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사설 병원에서 빨리 수술을 했을텐데 하며 씁쓸해 했다.  검색해보니 적지 않은 영국의 부모들이 이 Glue ear진단을 받으면 빠른 수술을 위해 사설 병원에서 자기가 원하는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 같았다.  수술을 조금 앞당길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누리가 필요한 처치를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의료진도 친절했고 절차도 잘 진행됐다.  시설 또한 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다만, 큰 병원이니 거쳐야 하는 절차/단계들이 많았다는 정도가 불편한 점.  주차도 어렵고.  그 병원은 주차도 비싸지만 첼시 한 가운데라 병원 밖 주차도 어려웠다.  하지만, 어린이 수술 보호자는 주차료를 1일 10파운드 정액으로 지불하는 제도가 있어 이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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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정확하게 6주가 지나고 같은 병원에서 검진과 청력 검사를 진행했다.  고막 안에 넣은 관은 그대로였지만 고막에 염증이 많이 해소됐고 누리의 청력은 정상수준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수술 후 6개월 후 검진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 검진은 선택이니 받지 않아도 된다고.  그 사이 처음 Glue ear를 진단했던 클리닉에서도 연락이 와서 청력검사를 한 번 더 했었다.  왜 이 클리닉과 수술한 모병원이 정보공유가 안되는지 궁금하지만 영국에선 흔한 일이다(?).  청력은 정상수준보다도 훨씬 좋다는 결과를 받았다.  관은 여전히 고막에 있지만.
중이염을 지속적으로 유발했던 구조를 개선시킨 수술 때문인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지비와 나는 올겨울 누리가 확실히 덜 앓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오늘은 감기에 걸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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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살면 GP라는 1차 검진기관의 서비스에 대해서 많이 실망하게 된다.  더군다나 각종 예산 삭감으로 검진을 받기까지 예약대기가 더 길어졌다.  보통 3일에서 5일 안에 의사를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는 부모들도 있다.  나는 다행히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본 경험은 없지만 아픈 아이를 당장 의사에게 보일 수 없을 땐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상급의료기관을 경험하게 되면 1차 검진기관에서의 불편함은 감내 가능한 불편함이 되고, 영국 의료 시스템인 NHS의 열렬한 지지자가 된다.  나는 누리를 이곳에서 출산하면서 왜 NHS가 런던 올림픽 개막 공연에서 영국이 내놓을만한 테마가 될 자격이 되는지 경험했다.  이번 누리 수술을 경험하면서도 마찬가지이다.  뉴스에선 돈 먹는 거대한 공룡쯤으로 비춰지지만, 이 NHS는 기본권과 존엄권을 지키게 해주는 최소한의 저지선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지비는 월급이 작다고 투정하지만 세금(Income Tax)이 많다고, NHS 기여금(National Insurance Contribution)이 많다고 투정하지는 않는다.  이번 수술을 거치면서 지비는 그 많은 기여금도 아깝지 않다고 할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NHS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좋겠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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