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이탈리아 친구 A를 만났다.  오랜만이라고는 해도 2~3개월에 한 번 정도는 만난다.  하지만 누리는 학교 들어가고 처음 만난듯.  그러니 누리와 친구 A는 거의 2년만.  친구 A는 나의 birth partner였고 우리가 누리를 처음 목욕시킬 때 와서 도와준 친구라 우리에게 친구 A가 특별하듯, 친구  A에게도  누리가 그렇다.  친구 A와 놀이터+까페+지역박물관가 있는 인근 공원에 갔다.  오후에 비가 온다고해서 오전에 놀이터에 먼저 갔다.  그뒤 까페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도 누리는 가져간 워크북을 하며 긴 시간 까페에서 보냈다.  덕분이 친구 A와 폭풍수다.  그리고 빗줄기가 약해졌을 때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상설전시들을 둘러봤다.  우리는 이전에 봤던 것들이라 설렁설렁 봤다.  마침 하프텀을 맞이한 액티비티가 있다고 직원이 안내해줘 잠시 들렀다.  가위로 문양을 만드는 액티비티였다.


Wycinanki - 이게 뭐지? 뭐라고 읽는 건지 물어나보자며 진행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폴란드어란다.  폴란드의 패턴만들기라며 '위치난키'란다.  누리에게 폴란드 패턴이란다 - 라고 알려주니 '비치난키'라고 읽는다.  집에와서 지비에게 물나보니 비치난키가 맞았다.  폴란드어는 w를 v라고 읽으니.  박물관에 이메일을 쓰려다 관뒀다, 위치난키가 아니라 비치난키라고(농담이다).


친구 A를 만나고 누리도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서 좋았다. 놀거리 볼거리 심지어 먹거리도 괜찮아서 종종 가는 공원이다. 

+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난 부활절 방학때도 누리 어린이집 친구를 만나 함께 갔다.


그때 아이들 점심으로 아이용 피자 셋(하나 4.5파운드로 비싸지 않고 크기도 딱 적당하다)과 어른들 점심으로 샌드위치 둘과 커피를 시켰는데, 쉐프의 실수로 4개를 구웠다며 피자 하나를 무료로 받았다.  샌드위치는 뜯지도 않고 집으로 가져오고 아아들과 함께 배부르게 피자를 먹었다.
이런저런 재미있는 기억이 더해져 가깝게 느껴지는 공간이 됐다.  다음 방학때도  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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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6.03 15: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에게 폴란드어라고 말하니 바로 맞게 읽는 것을 보니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노르웨이 오고나서 언어 관련해서 느낀 것이, 유럽 언어들은 다 다르지만 영어알파벳이랑 같은 알파벳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진짜 혼란스럽더라고요.
    노르웨이어도 읽는법이 영어랑 다른데 덕분에 저는 더 헷갈려하고 더디게 발전하는 것 같아요 ㅜㅜ

    • BlogIcon 토닥s 2019.06.03 21: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는 뜻을 모르지만 알파벳을 폴란드 발음으로 읽는 걸 배웠기 때문이예요. 같은 경우로 뜻은 모르지만 뛰엄뛰엄 폴란드 책도 읽을 수는 있게 됐지요. 한글을 아직 몰라.. 제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어요. 몇 개월째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어요.ㅠㅠ

    •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6.04 15: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그렇군요. 그럼 모르는 단어를 만났을 때 폴란드어인 것을 알면 폴란드식으로 읽고 영어인 것을 알면 영어식으로 읽는거네요. 이런 부분이 저한텐 너무 어렵던데(아마 영어에 너무 긴 시간 노출되어왔기에 그렇겠죠?) 기특하네요.
      한글은 너무 조급해하지마시고 천천히 익히다가 어느 순간 속도가 붙으면 금방 늘 것 같아요.
      노르웨이에 온 초등학생 한국아이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아이 얘기를 들어보니 초등학교 고학년때 노르웨이 와서 1년 넘게 노르웨이에서 학교를 다니니 웬만한 노르웨이어는 알아듣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부활절 방학 블로그/사진은 시작만하고 마치지도 못했는데 다시 하프텀.  이번 하프텀은 별다른 여행 없이 집 안팎을 매일 들락날락 그렇게 보내고 있다.

한국의 맛

우리는 플랏(아파트/공동주택)에 살기 때문에 영국 주거와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든이 없다.  가든 관리 같은데 소질이 없으니 그렇게 아쉽지는 않은데 여름이면 좀 아쉽다.  콘크리트 덩어리인 집은 쉽게 달궈지고 쉽게 식지 않으니 덥고, 나가 쉴 공간이 없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건 BBQ를 할 수 없다는 점.  누리가 태어나기 전에 BBQ를 위해 캠핑을 갔을 정도.  그래서 가든 있는 누군가가 BBQ에 초대해주면 웬만해선 열일 미루고 달려간다.
우리처럼 플랏에 살다 런던 외곽으로 이주한 지인의 BBQ초대에 고마운 마음을 가득안고 다녀왔다.  돼지고기 삽겹살+쌈장에 준비해간 김치국수 먹고, 커피는 리필까지 해먹으며 폭풍수다로 하루를 보내고 왔다.  내년에도 불러만 주시면 바로 달려갑니다.ㅠㅠ

한국의 책

그리고 어제는 빌린 책도 반납하고 새 책을 빌리기 위해 시내 한국문화원에 갔다.  지난 번 누리를 데리고 갔을 땐 DVD를 보고도 책만 빌려왔다.  한국문화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DVD는 대여는 안되고 시설 내에서 보는 것은 가능하다.  아주 최신 한국영화는 없어도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이 제법 많다.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어린이용은 뽀로로, 빼꼼이, 디보, 코코몽, 둘리 정도 갖추고 있다.  극장용 한국 어린이영화/만화영화가 좀 있었으면 싶다.
어제 한국문화원에 데려가면서는 DVD를 보게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누리가 고른 뽀로로를 한 30~40분 봤다.  그리고 나는 지난번에 빌렸다가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한 소설책을 책장에서 꺼내 읽었다.  의자가 불편하기 이를데 없었지만 누리도 나도 알찬 시간이었다.

어느 시점 누리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자만 빙글빙글 돌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 새책 세 권 빌려서 한국문화원을 나왔다.  책 세 권을 고르기까지 누리랑 약간 실랑이를 벌이기는 했다.  내가 읽고 싶은 책과 누리가 읽고 싶은 책이 달라서.  결국 누리가 읽고 싶은 책은 그 자리에서 읽어주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은 대여해서 왔다.  누리가 보고 싶어하는 책은 누리 연령보다 어린 아이들이 읽는 책이었다.  자주자주 책장을 넘겨야하고 책이 몇 장되지 않아 좀 더 길이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책을 나는 읽히고 싶었다.
아이 책은 아이가 고르는거라지만-.

+

일본식당이나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토스트를 먹겠다는 누리. ㅠㅠ
가까운 서점 안에 있는 코스타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지인의 질문 카카오톡에 답하고 있는 사이 누리가 뽑아온 책 - 이탈리아.  다음날 이탈리아 친구를 만난다고 했더니만.

그리고 다시 뽑아온 책은 케냐.  이번 학기에 기후/날씨를 배우면서 지구온난화, 아프리카 사막화를 들었나보다.  어느날은 집에 와서 아프리카 사람들은 사바나에, 동굴에 산다길래 내가 펄쩍 뛰며 아니라고 했다.  아프리카에도 런던이나, 부산 같은 도시가 있고(같지는 않겠지만) 차들도 많다고 했다.  그걸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케냐의 도시 사진을 봤다. 
서점에서 지난주 타계한 The tiger who came to tea의 작가 Judith Kerr의 콜렉션도 보고
이책 저책 구경하며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

아 맞다!  기후 관련 기구 Weather instrument를 방학 숙제로 만들어야 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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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영국의 어머니의 날이 있었는데, 오늘은 폴란드의 어머니의 날.  누리가 주말학교에서 카드를 만들어왔다. 

어제 주말학교 다녀와서 가방정리 하다 표지를 봐버렸는데 안은 보지말라고 신신당부.  오늘 아침에야 펼쳐보라고 들고왔다.  오늘은 폴란드의 어머니 날이라며 무엇이든(?) 다 들어준단다.  내 말이나 잘 들으라고 했다.

아침을 준비하는데 내 빵에 크림치즈를 자기가 발리주겠다고 우왕좌왕.  그러면서 자기는 바쁘니 자기 빵엔 날더러 크림치즈를 바르란다.ㅠㅠ

+

오늘 낮엔 런던 중심가에 있는 공원에서 지비의 사촌형 가족과 피크닉.  그런데 날씨는 비바람. ㅠㅠ
사촌형네 가족이 그 공원 인근에 있는 폴란드 대사관에서 유럽의회 의원선거 투표를 하기 위해 오는 김에 겸사겸사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생각보다 줄이 길어 약속시간보다 45분쯤 늦게 만나게 됐다.  기다리는 동안 누리는 어린이용 패달 보트를 탔다.  20분에 4파운드.  어른용 패달보트를 타자던 지비는 가격에 놀라(30분에 어른 8.5파운드 어린이 6파운드, 가족보트 30파운드) 누리만 태웠다.

 누리 보트 태우고, 보트하우스 까페에서 차 한 잔 사고나니 막 도착하는 사촌형 가족.  날씨가 추워서 우리는 바람이 적은 커다란 나무밑에 자리를 잡았는데 제법 거센 빗줄기가 쏟아져 행인들이 나무 아래로 피해야할 정도였다.  자리를 잘(?) 잡은 덕에 잘 먹고 놀다가, 공원 밖으로 나와 까페에 앉아 다 같이 달달구리(아이스크림, 케이크, 크레페)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

씻고, 밥 먹고, 놀다가 잠든 누리.  재워놓고 보니 벗어놓은 내 신발 옆에 똑같이 자기 신발을 벗어두었다.  한참동안 신발을 만지작거리더라니-.

크림치즈 안발라줘도 되고, 신발 똑같이 안놔도 되니-, 밥 좀 빨리 먹고 일찍 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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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집에서 멀지 않은 공원에서 폴란드 문화의 날 행사가 있었다.  폴란드 문화센터가 바로 그 공원 입구다.  아주 대단한 행사는 아니고 폴란드 음식을 팔거나, 폴란드 식료품점이나 이민관련 회사가 홍보부스를 차리고, 아이들 대상으로 폴란드 관련 퀴즈 액티비티를 하는 정도.  메인 무대에서는 간단한 공연하고.  나는 시내로 볼 일을 보러가고 지비가 주말학교를 마치고 다른 가족들과 함께 누리를 데리고 갔다.  사실 지비는 이런데 열심히인 폴란드인은 아니었는데, 왕성한 맘 두 명에 이끌려 여기저기 다니게 됐다.  그 왕성한 맘 둘은 각각 남편이 영국인과 이탈리아인이라 우리가 처한 환경이 비슷하다고 느끼는지(그 집 애들도 폴란드어를 잘못한다.  누리더러 잘한다고 할 정도니.) 자주 지비에게 이런저런 정보를 보내온다.

나는 나대로 시내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지비 누리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믿는다).

달달구리 묶음을 부상으로 받은 보물찾기&퀴즈도 즐거웠지만 2파운드를 내고 한 비누방울 체험이 가장 재미있었다는 누리. 

각자가 바쁜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은 집에서 뒹굴 계획이었다.  그런데 아침을 먹으며 문화의 날 둘째날 행사가 역시 집에서 멀지 않는 폴란드 교회 앞에서 열린다는 걸 알게 됐다.  정말 식료품점부터, 문화예술센터, 교회 없는 게 없다.  전날 공원에 함께 갔던 폴란드맘이 폴란드 전통댄스를 배우는데 거기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자세한 정보를 보내왔다.  딱 점심 먹고 난 뒤가 그 맘 공연 순서라 산책삼아 가보기로 했다.  가서보니 스트릿 파티였다.  정식무대가 있거나 하는게 아니라 골목 양쪽을 막아놓고 공연도 하고 음식도 사서 먹고 그런 행사였다.

말은 몰라도 대충보니 마을 처녀들과 총각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춤을 추는 구조였다.  또 누리는 나를 위해 설명을 해준다며 아는 척척척-.

그리고 애들이 나와서 노래하고 바이올린 연주하고, 아저씨가 나와서 아코디언 연주하고.  그리고 누리가 기대하던 마술쇼(?).  타이틀은 사이언스쇼였다.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은퇴한 폴란드인 화학 연구자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쇼였다.  지비 말로는 그 할아버지가 자신은 마술사가 아니라 과학자라고 했다지만, 아이들은 그 말을 듣고도 마술쇼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화학물질을 섞을 때마다 색이나 물질의 형태가 변하는 것을 보여줬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재미있었다.  지비말로는 참가한 사람 90%가 주말학교에서 온 가족 같다고.  그러면 아이들 대부분도 많이 알아듣지 못했을텐데, 이 할아버지 연구자의 쇼는 인기절정 & 초집중이었다.  이 할아버지가 타고온 차는 마치 1960년대에서 온 차 같았다.  지식도 있으시고, 연예인 기질도 있으시니 이 방면으로 제 2의 인생 사실듯하다.

+

폴란드의 이민 역사가 길기 때문에 이런 자리를 채우는 어르신들도 영국서 태어나거 자란 경우가 많다.  누리 친구의 부모들도 대부분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2~3세대.  되려 폴란드에서 나고 자란 젊은 이민자들은 이런 행사에 오지 않는다.  그 젊은 이민자들이 보기에 이런 행사는 너무 올드 패션.  폴란드 떠나온지 오래거나, 그보다 더 오래전에 폴란드를 떠나온 부모세대에게 배운 폴란드와 문화기 때문에 올드한 것이 당연하다.  올드한 게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나도 올드한 건가.  사실 그렇기는 하지.ㅠㅠ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폴란드와 한국은 정말 닮은 점이 많다.  폴란드 사람만 폴란드어를 쓰듯이 한국 사람만 한국어를 쓰는 것도 그렇고, 식민지 역사가 그렇고, 각각 사회주의와 독재시절을 거치며 역사의 단절기를 거친 것도 그렇다.  술 많이 마시는 것도 물론.  폴란드를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들이 있는데-, 풀어낼 시간이 없다.  그리고 결국은 기억에서 잊혀진다.  아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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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6.03 15: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런던에서 폴란드 문화의 날 행사를 한다니 흥미롭네요. 폴란드사람들이 영국에 많이 있어서 더 그런걸까요?
    아래 폴란드랑 한국 얘기를 적은 것을 보고 생각이 났는데 지난 주말에 남자친구랑 술 마시면서 역사 얘기, 한국과 일본에서 시작해서 폴란드얘기까지 나왔었는데 저도 한국이랑 닮은 부분이 꽤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서 괜히 반갑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6.03 21: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국에서 영어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쓰는 언어가 폴란드어라는 통계가 있었답니다. 인도가 있는데 어떻게? 싶었는데요. 인도는 지역별로 다른 언어를 쓰고 또 영어를 쓰기 때문에 그렇다는군요. 남편과 우스개소리로 영국 시골 어디를 가도 중국 테이어웨이와 폴란드 식료품점을 찾을 수 있다고요. 정말 그렇습니다.ㅎㅎ

글래모건 소시지

누리가 보는 어린이채널 Cbeebies에 월드 키친 world kitchen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7~8세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눠먹는다.  영국의 프로그램답게 다양한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들이 나와 그 문화를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만든다.  이탈리안 아이는 피자를 만드는 식. 
얼마 전에 소개된 웨일즈 음식 글래모건 소시지.  이름은 소시지인데 웨일즈 치즈와 빵가루, 리크를 주재료로 만든 너겟에 가깝다.  쉬워보여서 프로그램을 보고 난 며칠 뒤 우리도 만들어봤다.  웨일즈 치즈  대신 비교적 덜짠 모짜렐라를 넣고, 리크leek 대신 스프링 어니언 spring onions이라는 파를 넣었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는데 모짜렐라 치즈가 식으면서 굳어져 좀 딱딱한 느낌.  체다치즈로 다시 만들어보려고 빵가루를 준비해놨다. 

불고기 떡볶이

그리고 지난 글에 언급했던 불고기 떡볶이를 조랭이 떡을 사와 다시 한 번 해먹었다.  고기를 미리 재워둔 덕에 고기는 부드러웠다.  다만, 조랭이 떡에 소금간이 되어 있었던지 조금 짠듯한 느낌.  초보는 같은 레시피로 조리를 해도 늘 맛이 다르다.

아이스 초코우유

한 동안 밤마다 마셨던 음료.  살도 살이지만 차가운 것만 먹으면 심하게 반응하는 장 때문에 요즘은 따듯한 음료와 우유로 돌아왔다.  그래도 늘 시원한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다.  마음의 갈증인지.

초코우류를 만들 때 카카오 100%가루 반 스푼, 꿀 반 스푼을 넣고 만든다.  잘 풀리지 않아서 며칠 째 네스퀵을 살까말까 고민 중이다.  네스퀵은 알고보면 초코렛음료가 아니라 초코렛맛 - 곡물음료라는데.  초콜렛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설탕이 문제다.  하지만 찬우유에 녹이기엔 그만한 게 없는데.  살까?

파스타

입맛에 맞는 파스타를 찾아서 요즘 부쩍 자주 먹는 파스타.
통후추를 드르륵드르륵 즉석해서 가는 핸드밀을 샀다.  그 핸드밀이 파스타 먹는데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아보카도와 연어 비빔밥

위는 누리 접시, 아래는 내 접시.  누리 접시의 채소들은 최소한 작게 잘랐다.

누리도 좋아하고 우리도 좋아하는 메뉴인데, 최근 양식 연어의 문제점을 다룬 장문의 글을 읽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양식환경이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항생제 같은 약을 많이 쓴다는 글이었다.  게다가 덩치기 큰 생선일수록 중금속 축적이 많기 때문에 피하거나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글이었다.  섭취하게 되더라고 북유랍산 연어보다는 알래스카산이나 양식이 아닌 자연산을 먹어야 한다고.  우리가 사는 연어는 낚시 Line caught라고 믿고 있지만,  가두리 양식장에 낚시줄을 드리워 잡는지도 모를 일 아닌가.  정말 알고나면 먹을 게 없다.

냉면

지난 주 한국문화원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지인과 만나 한국식당에 갔다.  아침부터 여기저기 분주하게 다녔더니 갈증도 나고 시원한 음식이 생각나 냉면을 먹었다.  의외로 쌀쌀한 날이었는데.

원래 심심하게 음식을 먹는 편이라 식당에서 준 겨자도 넣지 않고 먹었다.  먹으면서 생각해보니 양념장도 없었다.  냉면에 양념장을 넣는 건 남쪽만 그런가.  아, 그건 밀면인가.  제대로 맛있고 시원한 냉면이 그립다.  둥지냉면 같은 냉면 말고.  올 여름 한국가서 자주자주 먹어야지.   하지만 맛집 찾아다닐 시간이 없으니 맛있는 냉면을 먹는 일이 쉽지 않다.

그리고 도시락

일주일에 두 번 밖에서 도시락 밥을 먹는다.  주말에 작은 피크닉까지 더하면 두 번 이상이 된다.  주로 샌드위치를 먹지만, 마침 전날 먹던 짜장과 밥이 있어 도시락으로 챙겼다.  혹시 모르는 냄새 때문에 밖에 앉아 먹었다.  다행히 날씨도 좋았다.

다시 파스타

파스타보다 누리의 테이블 세팅을 보여주기 위해 찍은 사진.  한복을 입은 인형이 나를 보고, 중국인형이 내 파스타 접시를 내려다보는 환경에서 저녁을 먹었다.

다시 매생이떡국

어떤 날이었는지 몹시 기운이 빠져 나를 격려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건매생이를 먹었다.  한국가면 박스로 사와야지.  하긴, 여기도 팔긴하더라.  가격이 두 배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폴란드식 김치

폴란드 식품점에서 발견한 김치.  가격이 여기서 사먹는 김치보다 더 비싸다.  폴란드인들에게 익숙한 양배추절임 - 사우어크라우트에 양념을 한 것 같은데.  정체를 알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생각은 없다.

홍차돼지

홍차와 꿀을 넣어 고기를 삶고 간장+맛술+미림+식초를 넣고 끓인 양념에 재워서(?) 냉채처럼 먹는다.  누리가 잘 먹어서 2~3주에 한 번은 한다. 

역시 인형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먹는 저녁.

과일청

폴란드 식료품점에 가면 음료로 마시는 시럽종류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건 과일이 담긴 청이라 찍었다.  레몬 하나 잘라 넣은 크기인데 가격이 4파운드.  유기농 레몬 망(4~5개 레몬) 하나가 1.5파운드인데.  나도 여기서 수제과일청 사업을 열어야겠다(진담 아님).

튀기지 않은 돈까스pork cutlet

글래모건 소시지를 만들면서 돈까스도 같은 방법으로 튀기지 않고 만들 수 없을까해서 찾아보니 그런 조리법이 있었다.  프라이팬에 굽는 것보다 냄새가 안나서 좋았다.  오븐에 굽는 시간도 15분으로 무척 짧은 편.  맛도 괜찮은데, 누리는 딱딱하다고 싫어했다.  그래서 다시는 안할듯.  오븐에 굽기는해도 만드는 과정은 같으니 역시 번거롭다.  이 돈까스도 한국가서 많이많이 먹어야겠다.

+

한국가서 먹을 목록이 벌써 한 가득. 1일 4식 정도는 해야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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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금요일과 토요일 누리의 발레쇼가 있었다.  일종의 발표회인데, 누리가 속한 발레 수업만 발표회를 하는게 아니라 같은 선생님/교습소에서 배우는 짐, 발레, 스트릿댄스, 탭댄스 등 대략 30여 개의 수업이 발표회에 참가했다.  리허설 까지 포함해 세 번을 교통량이 많은 퇴근 시간에 아이를 복잡한 곳에 있는 공연장으로 실어날라야했다.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은 공휴일이었고, 화요일은 누리가 현장학습을 갔고, 수요일은 벌레에 물린 아이를 데리고 병원과 학교를 오가느라 보내버린 가운데 세 번 공연장을 가니 정말 바쁘게 느껴진 한 주였다.  그 가운데 나는 내 볼일로 또 이틀을 썼다.

리허설

리허설이 있던 화요일, 같은 수업을 듣는 엄마들은 발표 준비를 볼 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만 공연장에 들어가 무대 리허설을 하고 부모들은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밖에 남은 부모들은 황당했지만, 그 덕분에 공연을 더 즐겁게 볼 수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우리 눈엔 누리가 꽤 비중있는 포지션을 맞은 것으로 보였다.  어쨌거나 무대 가운데 앞줄에 섰으니.
공연 시작 전에 우리가 티켓을 구입한 좌석으로 가니 공연 후 판매하는 DVD와 사진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다.  비싸다며 지비는 투덜거렸지만, 공연을 본 뒤로 DVD는 꼭 사야돼로 입장선회 하였다.  참고로 DVD에는 두 시간의 공연이 담기는데 누리 수업이 나오는 분량은 7분 정도.  가격은 17파운드.  사진은 보통 한 장에 12~15파운드.  일단 결과물을 봐야겠지만, 잘나온 사진이 있으면 아낌없이 사고 싶다. 
누리가 이 교습소에서 운동을 하기 시작한게 두 살 반쯤.  지금이 여섯 살 반이 넘었으니 꼬박 4년을 함께했다.  발레를 한 건 2년이고, 그 전에는 짐 수업이나 드라마 댄스를 들었다.  이번 학기를 끝으로 교습소를 바꿔볼까 고려 중이라 기억으로 남겨두고 싶다.  정말 좋은 선생님들과 수업이었다.

+

공연을 마치고 누리에게 물었다.  떨리지 않았냐고.  누리는 정말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했다.  정말 누리는 떨리는 것도 없이 무대를 즐긴 모양이었다.  첫날 공연을 마치고 아이가 너무 들떠 공중을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지비가 몇 번이나 좀 자중(?)하라고 말해야 할 정도였다.  누리의 망설임 없는 대답에 무대에 올라가는 게 떨리는 건 나 같은 소심쟁이에게만 해당되는 걸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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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공연까지 마치고 일요일은 동네 공원에서 어린이집 시절 친구 가족과 만나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부모들은 폭풍 수다.  일본+영국 사람인 그 집 아빠는 나에게 보쌈을 어떻게 만드는지 물었다.  그리고 와사비를 어떻게 재배하는지에 대해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누리의 발레 공연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다.  당연히 지비가 이야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누리 친구의 아빠는 머리를 45도쯤 기울여 누리에게 물었다.  무대에서 떨리지 않았는지.  그 질문을 들으며, 누리 친구의 아빠랑 나는 같은 세대(종류)구나 싶었다.  실제로 나보다 딱 한 살 작다.
누리는 다시 떨리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누리 친구 아빠와 나의 질문 - 이건 아마도 세대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누리도 부끄럼 많은 아이다.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는 일이 떨리지 않는단다.  사람들 앞에 서는 훈련을 거듭하면서 얻은 결과일테다.  소심쟁이 나로써는 참 부러운 일이다.  그 자신감과 여유 - 부디 오래오래 가지길 희망해본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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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5.21 03: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끼아아아.. 앙증맞네요 ^^ 누리도 엄마도 신나셨을 듯. 사랑 많이 받은 애들이 무대체질!!

    • BlogIcon 토닥s 2019.05.21 12: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무척 소심체질이라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도 떨려요. 그래서 누리가 이런 경험을 하면 좋겠다 싶었네요. 사실 남편도 만만찮은 소심인데. 아이는 무대체질. 이 아이는 병원에서 뒤바뀌기도 어려운데 말입니다. ㅎㅎ. 좋은 경험과 배움이었어요.

  2. 유리핀 2019.05.21 15:0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랜시간 무대에 서는 상황을 반복연습해서가 아닐까요. 저도 지난 겨울에 지우의 유치원 발표회에 갔는데 무대에 안올라갈거라고 뻗대지 않을까 했지만 왠걸. 제자리에서 팔짝팔짝 뛰며 손까지 흔들어 외려 우리가 당황했죠. 집에서 보는 내 아이와 자기들 나름의 사회 속 아이는 참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누리는 얼굴만 봐도 지비와 자기의 합작품. ^^

    • BlogIcon 토닥s 2019.05.22 23: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군가는 아직 떨리는 게 어떤 건지 모를 나이라고.
      하긴 우리 세대는 앞에서 뭘 하거나 보여주거나 하는 경험이 전무하니까. 지우도 많이 컸겠다. 내년이면 학부모!

  3. BlogIcon Boiler 2019.05.24 00: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양 많이 컸네요..
    저희집은 올해 유치원에 들어가서 발표회? 재롱잔치?때 처음으로 아이가 무대 경험을 할꺼 같은데 도중에 도망 갈까봐 벌써 부터 걱정 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무대를 기록으로 남길려면 비디오 카메라를 사야하나 고민 중 이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5.24 13: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잘할꺼예요. ㅎㅎ

      빌릴 수 있으면 가장 좋은데, 사실 사용이 그렇게 많지 않을듯합니다. 물론 구입에 계기가 되서 많이 쓰게 될런지도 모르지만.

오늘 아침을 먹고 나길 준비를 하고 있는데, 식탁에 남아 있던 누리가 "빵야!(총소리) 뿌-웅(방귀 소리)"를 반복하며 혼자 웃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그게 뭐야? 그런 건 어디서 들었냐"고 물었다.  전날 학교에서   미니언이 나오는 영화 Despicable me를 봤는데 거기에 나왔다고.  지금 찾아보니 방귀 총 Fart gun이라는 게 나온 모양.

개인적으론 영화 제목도 납득이 안되지만, 방귀 총이라니.  아이들이 웃으며 총에 익숙해지는 건 아닐까, 재미로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  노파심인가? 그럴지도 모르지만. 

누리는 총 Gun을 몰랐다.  지금은 알게 됐을지도 모르겠지만.

+

미국 여행을 이야기하다 시간과 경비만 있으면 지비는 미국을 가로지르고 싶다고.  미국이 한국이나 영국만하지도 않고 총 때문에 무섭다고 내가 반대했다.  사실 미국 여행은 틈틈이 이야기 꺼리로 등장하곤 하지만, 지금 우리 (경제적)형편으론 어렵다.

미국에 있는 대학 동기 친구 딸과 화상통화를 한 번 한 누리는 그 친구 딸이 마치 자기 친구인양 미국 OO네 집에 가자고 한다.  내가 (한국어로) 총 때문에 무서워서 갈 수가 없다고 하자 누리가 총이 무엇인지 되물었다. Gun이라고 답해줘도 모르기는 마찬가지.  사냥꾼이나 군인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물건이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그게 뭐냐고?'하는 누리의 반응으로 대화는 마무리됐다.

지인에게 이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더니, 내가 누리를 너무 애처럼 & 순진하게 키우는 것 아니냐고.  그런면도 없지 않지만, 누리만 그런 건 아니다.

적어도 누리 또래 아이들은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지 않는다.  혹시 모르겠다, 집에는 있는지.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지금까지 사계절 비만 오지 않으면 누리와 놀이터에 갔는데 장난감 총을 본적이 한 번도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공원에 있는 야외 수영장(무릎높이 정도.  여기서는 Paddling pool이라고 한다)에서 여름에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물총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긴했다.   이 동네만 그런 거 아니냐고.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

영국의 조지 왕자(왕세손 윌리엄의 아들)가 물총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 미디어에 비춰졌다.  그 모습에 비판과 지지가 여론이 일었다.

아이들이, 특히 군주의 가족이 장난감 물총이라도 총을 가지고 놀아서는 안된다는 의견과 장난감 총도 아니고 물총인데 어떻냐는 의견이 충돌했다. 
나는 전자에 동의한다.  군주의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총을 모티브로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건 좋지 않다.

장난감인데 유별난 거 아니냐고. 내가 유별난 거라면 이런 건(조지 왕자의 물총)이 여론을 가르지도 않았을테다.  많은 사람이 나처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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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놀이'를 붙여 '전쟁놀이'가 존재하는 시절을 거쳐온 사람이라 무척 예민한 주제다.  심지어 한국은 전쟁을 경험한 나라가 아닌가.  그런데 누리가 "빵야!"라고 해서 정말 놀랐다.  언젠가는 누리도 '총'을 알게 되겠지만, 그땐 총의 존재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미치는 해악도 함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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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9.05.19 09: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공감이에요. 총이나 칼을 장난감으로 거부감 없이 접하는게 아이들에게 해롭다고 믿고있어요. 지우 또래 남자아이들도 점점 칼을 휘두르고 놀던 습관대로 야외에서 함께 놀아도 기다란 나뭇가지를 위험하게 휘둘러서 맘이 불편하더라고요...

    • BlogIcon 토닥s 2019.05.19 22: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비록 한국의 환경이 실제 총을 접할 기회가 아주 작은 나라이긴 하지만 접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우리 옛말이 있지요..
      (그나저나 저희가 8월에 계신 곳으로 짧은 여행을.. 연락 한 번 드릴께요. :) )

화요일 아침 누리가 팔이 가렵다고해서 보니 붉은 반점 rash가 세 개.  이건 뭐지? 생각하고 가렵다길래 E45라는 보습제를 발라주고 학교에 보냈다.  또 바이러스인가 생각했지만 열도 없고, 아이도 아픈 기색이 없었다.  학교 마치고, 발레 발표회 연습까지 마치고 늦게 집에 돌아와 보니 목에도 반점이 두 개가 생겼다.  웬지 수족구 같아서 지인에게도 물어보고, 여기저기 찾아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도 같고 불안한 마음으로 잠들었다. 
다음날 일어나니 더 많이 늘어난 붉은 점.  그런데 한쪽 팔에만 갯수가 늘었다.  그 전날과 달리 반점이 아니라 심하게 부풀어 올라 식중독 같아보였다.  일단 학교에 보내놓고, 보건소 격인 GP의 당일예약을 했다.  예약시간에 맞춰 학교로 돌아가 누리를 데리고 GP에 갔다. 

의사에게 보였더니 벌레에 물린 것 같단다.ㅠㅠ
최근에 공원이나 농장에 간적 있냐고.  당연히 많이 갔지.  학교 마치고 비만 안오면 공원과 놀이터에서 갔다.  심지어 주말도.  영국의 아이들에게 공원과 놀이터는 참새에게 방앗간과 같다.

어제는 듣고 있는 교육의 구술시험도 있는 날이었는데 아이를 데리고 GP와 학교를 오가느라 구술시험도 연기해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벌레에게 물린 걸로 GP를 찾은 나도 어이 없고, 그런 일로 내 하루를 보내버린 것도 어이 없고 그런 날이었다.  날씨마저 소나기가 오락가락해서 더 정신없는 날.  GP에서 나와 집에서 점심을 먹인 후 다시 학교에 넣어주고 돌아나오는데 금새 멈출 것 같은 소나기가 쏟아져 한 10분 간 기다렸다 집으로 돌아왔다.  뒤늦은 점심을 먹으며 벌레에 물린데 발라줄 수 있는 약 검색.  처방받은 하이드로코티존크림 hydrocortison 1%와 알레르기 시럽 priton을 함께 먹였다.  두 가지 약을 함께 처치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지인의 우려 때문에 오늘 아침엔 약국에 전화해봤다.   크림 바르고 함께 시럽 먹여도 괜찮다고.  이런저런 사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더니 다들 스테로이드인 하이드로코티존 크림이 걱정스럽다며 수두 때 바르는 칼라마인calamine 로션/크림을 권해서 오늘은 나가 칼라마인 크림을 사왔다.  알레르기 시럽인 피리톤을 먹이며 칼라마인을 발라주니 훨씬 덜 가려워하는 것 같다.  지금은 잘 참다가 한 번 긁으면 붉게 부어오르는 상태.
어젯밤엔 잠결에 누리가 긁을 것 같아 내 옆에 데리고 잤다.  아니다 다를까 가려우니 이불에 대고 긁어서 내가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자야했다.  알 것 같은 가려움이라 안타까웠다.  이대로 한 이틀만 잘 넘어가면 훨씬 나아질 것 같다.  누리야, 이틀만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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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학교에 등교하면서 누리반 어시스트 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하고 아이가 가려워하면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 하이드로코티존을 발라줄 수 있는지 물었다.  학교 오피스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급하게 오피스로 가서 물어보니 하이드로코티존은 스테로이드라서 학교에서 발라줄 수 없고, 아이가 직접 바르는 걸 감독해주는 방식으로 해야한다고.  그걸 확인하는데 꽤 시간을 소요했다.   마침 학교 간호사가 없는 날이라 응급처치를 담당하는 교사의 확인을 받아야했고, 그 뒤에 학교 규정에 따라 서류를 작성하고 교실에 들어간 아이를 다시 불러 아이에게 약을 넘겼다. 
덕분에 내 일정에 늦어져 급하게 학교를 나왔다.  그 과정이 조금 지치기는 했지만, '맞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과정이 아이보다는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기는 했지만. 
그 일을 겪고서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약이 아닌 칼라마인을 발라야겠다는 생각을 더 굳히게 됐다.  참고로 어제 의사가 누리에게 처방해준 하이드로코티존이라는 크림은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크림이다.  스테로이드 함유가 아주 작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이 직접 바를 수 없는 약이라면, 아이에게도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칼라마인 크림이 더 효과적인 것 같으니 앞으로도 칼라마인을 써야겠다.  물론, 이 약이든 저 약이든 쓸 일이 없는 게 가장 좋지만.

이렇게 또 한 가지 배운다.  벌레에 물렸을 때 좋은 약/크림 - 칼라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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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또 한 가지.  아이가 가려워할 땐 주위를 돌릴 수 있는 활동을 하면 좋다고.

마침 어린이날을 기념해서 주문한 레고가 도착해서 오늘 저녁은 누리가 가려움도 잊고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오늘은 절반만 했으니 내일 저녁도 가려움을 잊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그렇게 되기를 열렬히 희망해본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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