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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일기486

[Korea2020] 자가격리 1&2일차 지난 토요일 저녁 런던을 떠나 월요일 새벽 목적지인 부산에 도착했다. 아주 고단한 여정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그 이상이었다. 비행기를 탄 시간보다 공항에서 기다리고, 다시 공항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서류 작성하고, 기다리고, 서류 작성하고, 기다리고, 서류 작성하기를 무한 반복한 시간이 조금 더 길었다. 절차가 조금 아쉬운 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런 노력이 모여 지금 한국의 COVID-19 대응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기에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적어도 내 가족과 친구들은 우리보다는 안전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으니까. 우리 여정이 끝나고 목적했던 언니네에서 자가격리가 시작되면서, 우리와 같은 여정을 앞둔 지인들에게서 질문을 꽤 받았다. 우리도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사건+실수가 더해져 여.. 2020. 7. 8.
[life] 발코니 프로젝트 올해 봄이 되면 발코니에 거는 형식의 화분을 사서 꾸며보겠다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구상중이었다. 새로운 봄이 오면 사려고 가을 겨울 부지런히 화분도 고르고, 우리집 발코니에 맞는지 미리 문의도 해보고 그랬다. 그런데 봄보다 Covid-19이 먼저 왔다. 발코니 프로젝트와 Covid-19이 무슨 상관인가 싶은데 식료품을 구입하는 마트만큼이나 바쁜 곳이 DIY와 가든용품을 파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그 동안 하지 못한 집수리와 봄맞이 가든정리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모양이다. 봄이오면 사려고 했던 화분은 아무리 찾아도 재고가 없고, 화분 흙값은 몇 배로 뛰었다. DIY와 가든 용품을 파는 매장이 essential로 분류되어 문을 열기는 했지만, 직원수 부족으로 몇 군데 거점만 문을 열었다. 우리집과 가까운 매장은.. 2020. 6. 1.
[life] Covid-19 시대의 남과 여 얼마전 소셜미디어에서 재미있는 뉴스(까지는 아니고 글)을 하나 봤다. Covid-19으로 뉴스도 영상 인터뷰로 많이 진행되는데, 인터뷰시 보여지는 배경에 관한 것이었다. 멋진 인테리어가 배경인 사람도 있고, 책장이 배경인 사람도 있고, 아무런 배경이 없는 사람도 있는데 그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글이었다. 어제는 인터뷰하는 싱가포르 저널리스트 뒤로 고양이 두 마리가 싸우는 장면이 보인 것도 화제가 됐다. 인터뷰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넘어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보여주게 되는 요즘이다.누리의 휴교보다 앞서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비는 주로 책상도 없는 침실에서 일을 한다. 누리와 내가 거실 공간(+주방)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픈형.. 2020. 5. 25.
[life] Covid-19 시대의 새로운 트랜드 # 교복 지난 주 스코틀랜드의 한 아이가 Covid-19으로 휴교한 뒤에도 집에서 교복을 입고 생활한다는 소식을 어린이채널 뉴스에서 봤다(참고. Coronavirus: The home school pupils putting on their uniforms). 그 뉴스를 함께 보던 누리에게 "너도 입을래?" 물었더니 입는단다. 그래서 휴교 9주차를 맞이하는 지난 월요일 하루 집에서 교복을 입고 생활했다. 마침 그날 해내야 하는 숙제가 평소보다 작았다. 보통은 오전에 2~3시간, 저녁 먹고 난 후 1~2시간을 더해야 하는데 점심 먹기 전에 혼자서 다 마무리 한 누리. 교복을 입어서 집중이 잘되는 것 같단다. 매일 입겠다는 아이를 말려서 일주일에 하루 입기로 했다. 그날 오후, 절친과 Zoom(화상미팅) 너머.. 2020. 5. 21.
[life] 먹지 않아도 배 부른 빵 Covid-19으로 인한 사재기와 부족현상은 거의 해소가 됐지만, 여전히 몇 가지 품목들은 구경하기 어렵다. 알콜 손세정제, 각종 밀가루, 이스트가 그렇다. 요리에 별로 소질 없는 영국사람들이 빵이라도 만드려나 싶었는데, 그런 이유도 있지만 이동이 통제되고 먹거리의 많은 부분을 직접 해결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요리와 제빵의 즐거움을 재발견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내 주변만 그런지도 모른다. 친구들이 가끔 만든 빵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메신저로 보내오면 그게 자극이 되서 나도 만들어보기도 하고 다시 공유하고 그랬다. 그래서 최근에 만들어본 빵들-. 크림치즈빵 스콘 시나몬 롤 그러다 이스트가 더는 없어서 만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밀가루와 이스트를 구하기 어렵다는 걸 아는 친구 A가 아침에 문자를.. 2020. 5. 7.
[life] 시간여행 2000년대 초반에 시작한 홈페이지가 있었다. 글쓰기 연습하고 필요한 자료를 저장할 용도였는데, 그 어느 것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그 홈페이지엔 내가 있었다. 불안하지만 가끔은 행복했던 내가. 영국에 온 뒤로 그 홈페이지를 손댈 여력이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온라인플랫폼들도 많이 바뀌었고 이제 홈페이지 같은 건 유명인이 아닌 다음에야 아무도 찾지 않는 올드 플랫폼이 됐다. 그 홈페이지 안에서 HTML 뒤져가며, 철따라 사진 바꿔가며, 친구들과 댓글로 투닥 거렸다. 나의 20대가 그 안에 멈춰있어서, 나의 오래된 지식으로는 어쩌지도 못하면서 매년 도메인과 호스팅을 유지하면서 10년을 보내버렸다. 매년 5월 초 갱신 기간이 다가오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갱신하고 다시 일년 동안 잊어버리기를 반복.. 2020.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