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에 해당되는 글 443건

  1. 2019.03.13 [life] 시간 참 빠르다. (4)
  2. 2019.02.22 [etc.]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2)
  3. 2018.12.21 [life] 마침내 크리스마스 (2)
  4. 2018.06.06 [life] 또 중간방학이 끝났다. (3)
  5. 2018.04.27 [life] 나이 (1)
  6. 2018.04.19 [life] 변화의 시작 - 플라스틱 공해 (3)
  7. 2018.03.29 [life] 부활절 방학 전야 (2)
  8. 2018.03.27 [life] 토닥s와 쿠키 공장 (2)
  9. 2018.03.01 [life] 추울땐 라면 (8)
  10. 2018.02.03 [life] 좋은 생각 (5)
지난 여름부터 휴대전화가 말썽이다.  주기적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백업했는데 한 일년 반 쉬었더니 휴대전화에서는 보이는 사진이 mini USB로 연결해 사진을 옮기려고하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블로그는 휴대전화로만 할 수 있고, 틈틈이 휴대전화 속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로 올려 컴퓨터로 내려 받는 삽질(?)을 하고 있다.  예전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이사하는 삽질도 아직 남아있건만.  그래서 가끔 틈 시간이 생겨 블로그를 하려면 사진이 없고 그렇다.  지금 휴대전화엔 최근 사진과 지난해 7월 이전사진이 들어있다.  그래서 틈시간(누리 발레 수업)을 이용해서 오래된 사진 - 친구 결혼식 사진 정리.

누리 낳고 이 한복을 샀는데 무슨 용기로 이 사이즈를 샀는지.  밖으로 표는 안났지만 사이즈가 작아 좀 답답했던 느낌.(ㅠㅠ )

오랜만에 보고, 화장으로 달라진 모습이라 낯설었던 친구.  혹시 기억할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있었던 우리 결혼식에 왔던 친구다.  한 2년만에 연락와서 결혼식 초대장을 보냈다.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갈까말까 많이 고민했다.  평일 결혼식이었는데 마침 그날은 누리 학교 마지막 날이었다.  놓쳐서 아쉬운 수업은 없었지만 학년의 마지막 날이니 다음 학년 선생님과 학급 친구들도 만나고, 리셉션 선생님에게 인사도 하고, 6주간의 긴 여름 방학 전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사실, 그건 핑계고 2년 동안 연락이 없었고 그 이전에도 그랬던터라 망설였다.  그런 반면, 지비는 당연히 우리 결혼식에 왔으니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결혼식에 간다고 해도 다시 예전 같은 친구가 되긴 어렵다는 건 지비도 알고 있었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래서 더 가야한다는 지비의 의견.  그렇게 좀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가게 됐다.

친구의 친구인데, 친구가 우리와 멀어진 사이 페이스북으로 더 자주/가끔 연락한 친구다.  아르헨티나에서 영국까지 친구의 결혼식에 기꺼이 온 친구지만 이 친구도 역시 그간 신부인 친구와 연락이 뜸했다고.  친구가 그 동안 연이어 두 번의 임신과 출산을 하느라 아르헨티나에 가지 못했던터라.

영국에서 두 번째로 가 본 결혼식인데 다른 한 번은 우리 같은 외국인 커플이라 격식이 없었다.  폴란드에서 치러진 다른 친구의 결혼식도 폴란드-영국 커플이었는데 격식 없는 파티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 결혼식은 우리에겐 좀 어려운 자리였다.  우리는 친구의 친구들 그리고 전 직장동료들과 앉았다.  내 옆엔 지금은 퇴직한 친구의 보스가 앉았는데 결혼식 문화며, 음식이며 이러저러한 것들을 친절하게 내게 설명해줬다.
좀 재미있는 건 결혼식이 오후 2시였는데 식이 있고서 야외 리셉션이 있었다.  신랑신부를 부부로 환영해주고 간단히 서서 음료를 마시는 정도.  그 사이 본격적인 리셉션 세팅이 이뤄지고 식사가 시작되는데 이 식사가 브렉퍼스트 breakfast였다.  3시쯤이었던듯.  그리고 다시 야외 리셉션.  그 다음은 연회장에서 런치 Lunch.  다시 야외로 나와 티타임.  다시 연회장에 들어가 디너 Dinner. 저녁 9시 경에나 디너를 먹게 되는 진행이었다.  그리고 밤새도록 마시고.  우리는 당일 일정이라 브렉퍼스트를 먹고 야외 리셉션 할 때 인사하고 집으로 왔다.
아쉬웠던 건 결혼식은 어른들 행사였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돌보미 손에 맡겨져 시간을 보냈다.  물론 손님을 위한 배려였지만 나는 아이들도 이런 공간과 행사에 함께하며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돌보미가 있었지만 우리보다 어린 아이를 둔 손님들은 역시나 아이들 방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런 건 만국공통.  차이라면 한국 같으면 엄마들이 돌본텐데, 여긴 엄마들보다는 아빠들이 많이 있었다는 정도.  누리는 평소에 못본 장난감, 비즈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잘 보냈다.

갈 때 마음은 찜찜했지만 우리를 반가워하는 친구의 가족들을 보니 나도 마음이 좋았다.  친구쪽 손님으로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가족과 친구 셋 그리고 우리가 유일했다.  친구의 남자친구가  친구 직장의 보스였기 때문에 직장에서 온 손님들도 친구의 손님이라기보다는 남자친구의 손님들.  다들 보스급이었다.  어려운 자리였지만 친구와 가족들을 보니 잘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복을 입고 가서 생각하지 못한 환영과 주목을 받았다.  특히 누리가.(^ ^ ); 

+

이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산 누리의 한복은 1학년에 들어가 학교 행사에서 잘 입었다.   벌써 이 한복은 받아입을 사람이 정해졌다.  그만큼 누리도 좋아하고, 사람들도 좋아해주니 나도 기분이 좋다.

+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주목받았던 누리 사진 - 향단이 포스.(>.< )

여름 사진을 보니 언제 여름이었나 싶다.  여름 또 오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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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4 00:2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14 14: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딸아들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 위에 또 개인차가 더해지니 아이마다 참 다르겠지요. 쪼꼬미가 잘 적응하기를 기원합니다.
      교육과정은 지금 2년째인데 일을 하기 위해선 1년이 더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 영국은 교육복지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과연 이 직업영역에 미래가 있는가 생각하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과정을 마치기는 하려구요. 영어공부가 됐다고 생각하며.ㅎㅎ
      준님 일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버겁지만 잘 헤쳐나가기를 -.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5 01: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우. 누리 스웩이 남달라요~ ㅋㅋ 향단이 포스라니 ㅋㅋ 잔머리 때문인지 잔망 때문인지 ㅋㅋ 춘향님보다 더 귀여운데요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3.15 15: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마지막 사진 두장은 찍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랍니다. 이쁜 라벤더 속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마지막 사진처럼 까불길래 "그냥 좀 있어!"라고 했더니 억울한 표정으로 (끝에서) 두번째 사진을 찍게 됐죠. 그 두번째 사진만 공개했더니 사람들이 춘향이 같다고해서 "춘향이는 무슨 사실은 이랬어. 향단이."라며 가장 마지막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답니다.ㅎㅎ
      더 호응을 받았답니다.

2주 전에 갔던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영국에선, 런던에선 음력설을 중국설 Chinese New year라고 부른다.  처음 영국에 와서는 그게 Chinese New year라기보다 음력설Lunar New year라고 일일이 설명해줬지만, 이젠 입 아파서 안한다.  가끔 한국에서도 중국처럼 음력설을 보내냐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다고 이야기해주는 정도.  나는 음력설이라도 한국에 전화 한 번 하면 끝인데, 지비는 나보다 이런 걸 더 챙긴다.  챙긴다기보다 궁금해한다.  누리가 없을 때 가본 적이 있지만, 아기 때도 한 번 갔던듯, 사람이 많은 행사라 누리를 데리고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리도 이제 클만큼 컸으니 가보자고 해서 갔다.  비오고, 춥고.  같이 가기로 계획한 가족은 날씨 때문에 오지 않았다.  가서보니 우리처럼 애딸린 가족들만 가득.  비가 와도 애들을 데리고 집에서 나가는 게 모두의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그 마음 - 잘 안다.


듣자하니 런던 차이나타운 행사가 중국 밖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음력설 축제라는데, 트라팔가 광장이 본무대라는 거 말고 홈페이지엔 어디서 뭐가 벌어지는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안내도 없어 우리는 일단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가서보니 누리가 즐길만한 퍼레이드는 일찍이 끝났다.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가보니 구름 같은 사람들 사이에 사자춤이 한창.  멀리서 사자 뒷통수만 구경했다.  그래도 누리는 신나했다는 짧은 소감. 



레스터 스퀘어에 차려진 어린이무대를 거쳐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거기서 생각보다 긴 시간을 보냈다.  런던의 한 초등학교에서 중국전통춤을 배우는 아이들의 무대가 있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그 아이들 중 중국인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다.   정말 문화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용인형 하나 사서 밥 먹으러 가려는데 누리가 콩알탄에 관심을 보여서 하나 샀다. 







완전 즐거운 5분이었다.  5분에 1파운드가 공중으로 호로록 사라졌지만.

그리고 점심을 먹으려고 계획했던 한국식당으로 갔는데 문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는 잘 가지 않는 김치라는 한국식당에 갔다.  홀본에 있는 아주 대중적인 한국식당인데, 한국사람인 내게는 너무 달고 짜고 그래서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외국인과 시내에 한국식당에 갈 일이 있으면 가끔 간다.  그래봐야 일년에 한 번도 안간다만은.



추웠던 날씨 덕에 지비는 짬뽕을 시켰고, 누리는 잡채와 불고기 떡볶이.  나는 김치찌개를 시켰다.  김치를 담아먹는 김치부자(?)가 아니고서는 먹을 수 없는 김치찌개.

차이나타운 음력설에 가서 웬 한국식당이냐 싶겠지만, 축제라 차이나타운에서 밥을 먹으려면 밖에서 한 두 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중국음식이라 우리는 처음부터 한국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계획했다.   오랜만에 가본 김치는 역시 내 입맛은 아니었지만 장사는 잘~되더란.



차로 집에서 일찍 나서, 일찍 점심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덕에 비교적 이른 오후 시간에 집에 돌아왔다.  우리에게 별 의미는 없는 차이타나운 음력설 축제였지만 아이와 주말 나들이를 했다는데 의의가 있었다. 


+


그렇게 하루 잘 마무리했다 싶었는데, 그 날 이후 내가 감기에 덜컥 걸렸다.  지난 한 주 모든 일정을 접고 집에서 누워지냈다.  정말 한 3일은 일어나 앉지도 못했다.  그 이후는 꼭 가야할 일들이 있어서 아픈 몸을 이리끌고 저리끌고 다니느라 감기를 더 오래 앓은 것 같다.  심지어 1박 2일 여행도 다녀왔다.  그리고 어제 10여 일만에 처음으로 저녁을 해먹었다.  그 사이 나는 밥과 인스턴트 국으로 연명하고, 지비와 누리는 간단 조리 음식을 해먹거나 나가서 사먹었다.  아파서 입맛이 없는 생애 최초의 경험을 했다.  사실 먹기보다 그냥 누워만 있고 싶었다.  어제 혹시나 싶어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2kg정도 빠졌다.  이 역시 생애 최초의 경험.  이 참에 쭉 다이어트를 해볼까 싶은데 그 동안 못먹은 음식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내일 당장 나가서 장봐야지.  1번 도전과제는 쇠고기무국.   음식을 향한 집념(?)이 나도 놀랍다.  다이어트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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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22 02: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드셔야 합니다. 감기 된통 걸리셨구나.. 그 사이 체력도 방전되었을거에요. 추운데 고생하시고 몸 아프시면 마음도 아프니까. 소고기 팍팍 넣은 무국으로 기력 회복하세요. 꼭!!!

    • BlogIcon 토닥s 2019.02.22 23: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쇠고기 넣은 무국을 방금 끓여먹었는데요(밤 11시에) 맛이 무맛.ㅠㅠ 이래서 저는 한국음식, 특히 국 찌개는 잘 안하건만.ㅎㅎ

더운 여름 한국 다녀와서 정신 차려보니 가을 지나고 겨울, 마침내 크리스마스다.  지금까지는 12월 초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곤 했는데, 올해는 오늘에서야 마무리했다.  참고로 오늘은 12월 20일.  이번주에 보낸 대부분의 카드들은 크리스마스가 지나서야 도착하겠지만, 크리스마스라는 자리를 빌어서 인사라도 전하고 싶은 게 마음이었다.  물론 그 마음이 받는 사람의 마음에 닿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내 마음은 그랬다.


12월이 들기 전부터 매일 2시쯤되야 잠자리에 들곤 했다.  개인적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정말 졸린 눈 비벼가며' 만들었다.  선물을 전하며 '내 피의 산물'이라고 했는데, 밤마다 잠이 오니 바늘로 내 손가락을 찔러가며 만들었다는 뒷이야기.


듣고 있는 교육의 보충강의가 12월에 몰리고, 누리의 현장학습, 누리 학교의 겨울축제 준비까지 몰리면서 자연히 카드 발송이 후순위로 밀렸다.  그래도 지나고보니 다 잘 마무리하고 방학을 시작한듯한 기분 - 인데 방학 중에 누리랑 노느라 내 과제를 할 시간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벌써부터 드는 건 사실이다.  크리스마스만 지나고 매일매일 한 페이지씩 해내야지 - 하고 일단 계획은 세워본다.


고단한 중간중간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받은 메시지나 선물이 즐거움이 됐다.  이 고마움은 또 어떻게 되돌려 드려야할지 고민이지만.


지난 주말 한국에서 형부와 큰언니가 누리에게 보낸 선물이 도착했다.  피로의 절정에 있었는데, 덕분에 마무리를 웃으며 할 수 있었다.  요즘 한국에서 유행이라는 팔랑팔랑 모자.  뭐라고 불리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부른다.  누리가 학교에 쓰고가서 또 한국의 최신유행을 맘껏 뽐냈다.





오늘은 누리의 크리스마스 방학 첫 날.  방학이라 '당연히'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누리.  이건 내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진리인가 싶다.  오전내내 나의 카드와 소포 포장/발송을 도운 누리(라고 쓰고 실제로는 속도를 더 더디게 만든).  작은 업무(우표 붙이기, 봉투 붙이기)를 주면 누리는 즐기는데 나는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봐야하는 현실.  그래도 누리가 그 업무를 즐기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째어째 우체국 마감시간 전에 도착해 카드와 소포를 보냈다.  그 카드와 소포들은 우체국에서 오늘 밤을 보내고 내일에야 길을 떠나게 되겠지만.



그래도 내 손을 떠났다는데 기뻐하며 자러 가야겠다.


+


휴대전화가 말썽이라 사진 업로드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티스토리까지 사진 업로드가 안되서 소중한 시간을 다 써버렸다.  티스토리 제발 좀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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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8.12.25 01: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팔랑귀 토끼모자 너무 귀여워요.. ㅋㅋ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

6주마다 돌아오는 누리 학교의 방학.  이번에는 일주일 길이의 중간방학이 끝났다.  중간방학이 블로그가 뜸한 이유였다면 이유.  보통 방학이면 아이를 TV 앞에 두지 않기 위해서 밖으로 밖으로 다닌다.  그러니 집에 돌아오면 아이가 8시가 넘어 잠들어도 리모콘 누를 기력도 남아 있지 않는다.  보통 휴대전화로 다음날 할거리, 먹거리 정도를 찾아보다 잠이 든다.

이번 방학은 그래도 좀 나은편이었다.  월요일은 공휴일이라 지비가 있었고, 그래도 밖으로 돌아야 하는 건 똑같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지비에게 누리를 맡기고 교육을 받으러 갔다.  소아응급처치 Pediatric First Aid라는 자격증 교육.  사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에너지를 쓰는 건 아니지만, 생전 처음들어보는 의학용어들을 사전 찾아가며 머리 속에 집어넣는 일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어쨌든 오랫동안 기다렸던 교육도 완료.  다만, 교육이 만족스럽지 못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뒷담화.  그럴 수 없다는 건 잘 알지만, 내가 자격증을 점검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면 싹 바꿔버리고 싶은 내용이었다.  소아응급처치라는 특화된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응급저치에 대한 일반론을 98%로 다룬 다음 심폐소생술에서만 2% 정도 유아와 소아의 경우를 다룬 교육이었다.  끝났으니 3년 간은 불평도 잊는 것으로.



누리 중간 방학이 시작될 때 앞으로 남은 6주간 진행될 교육의 커리큘럼이 안내됐다.  영국 초등교육에는 교과서가 없다.  반학기 6주 동안 주제학습으로 이뤄진다.  나도 글로만 알고 있던 사실을 직접 경험하니 아직도 신기하고, 교실에선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하다.

이번 학기는 교통수단, 주거, 지역이 주제다.  이와 관련된 책을 읽고, 셈도 하고, 야외학습도 한다.  마지막 반학기를 남겨놓고 일년 여 누리 학교생활을 돌아보니 남겨두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도 많다.  그때그때 했어야 하는데 반쯤은 잊혀져 지금  와서 후회한다.  그래본들 늦었다.  욕심내지 않고 9월에 시작하는 새학기엔 조금씩 남겨봐야겠다.  그때야말로 본격적인 학교생활이니까.  

주변에서 누리가 언제 가냐고도 묻는다.  작년 가을에 시작했다면, 그건 유치원이잖아 하는 반응인데, 한국식으로 풀면 그렇지만 꼭 유치원인 것은 아니다.  누리가 다니고 있는 과정은 리셉션 reception인데 학교 안팎에서는 0학년으로 불린다.  초등학교 예비과정인 셈이다.  초등학교 학생들과 학기도 같고, 등하교 시간도 같고, 지켜야할 교칙/교복도 같다.  교육의 프레임도 같은데 그 수준이 다른 정도.  나도 이 개념을 이해하는데 한참 걸렸다.  나만 그런가?




여하튼 9월에 시작해서 7월에 마무리되는 학년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라 학교 행사도 많고 이래저래 바쁜 시간이다.  2주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더니 어제는 업데이트를 장장 3시간에 걸쳐 하느라 하루를 날려버렸다.  오늘은 무리 없이 켜진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 티스토리 사진 업로드가 안되서 크롬을 설치하고 이동.  영 이상하네.


오늘은 간단히 살아있다는 소식만 남기고 - I w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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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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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11 15: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겨운 2018.06.11 19: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언니 이 코스가 몇일 코스 인가요?
    하루 짜리
    일주일짜리
    몇개월 짜리해서
    자격증종류가 좀 다양하더라구요
    저도 몇년전 윔블던 적십자사에서 하는 프로그램 신청하려했다가 이 증이 유효기간이 있는거 확인하고 미뤘거든요.
    애기 엄마들, 차일드캐어나 교육에 관련된 사람들 많이 듣더라고요.
    암튼 짬내서 조금씩 성취해 가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홧팅잉에요!!! :)

    • BlogIcon 토닥s 2018.06.11 19: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제가 한 건 Pediatric First Aid 14시간 이수(이틀)이고 3년짜리 유효 기간이 있는 건데요, 이런 자격증을 갱신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해요. 사람이 살다보면 아는 것도 잊는 법인데, 특히나 우리는 이런 지식을 매일쓰는 의료인이 아니니 교육을 받아도 잊기 일수.ㅎㅎ

      맞아요, 교육이 아주 다양한데. AED 사용만을 배우는 교육도 있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말하면 교육이 별로 내실이 없었어요. 제대로 받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각종 상처나 증상을 영어로 들어보는 것도 의미있었어요. 물론 지금 벌써 가물..ㅎㅎ

[life] 나이

런던일기/2018년 2018.04.27 22:04 |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1번이 커피, 2번이 라면이다.  커피와 라면이 음식일 수 있는지 모르지만.  커피는 하루에 2잔으로 정해 마시지만 라면은 가능하면 먹지 않는다.  그 좋아하는 라면을 먹고나면 속이 불편해서 먹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라면을 먹고난 뒤 더부룩함이 배부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보니 배부름이 아니라 불편함이다.  물론 그래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가끔 먹기는 한다.  요즘 라면을 대신해서 먹는 게 떡국이다.  너무나 쫄깃해서 과연 쌀떡국인지 의심이 가지만, 재료를 확인해보니 100퍼센트 쌀이라고 한다.  누리도 떡국을 좋아한다.  그래서 집 냉장고에 늘 있는 게 떡국떡.  혼자서 따끈한 국물과 함께 점심으로 먹기도 좋다.  떡국을 몇 달에 한 번 끓일 때는 몰랐는데, 그때는 어떨 때는 떡이 말랑하고 어떤 때는 떡이 딱딱하더라니, 떡을 미리 불려야 맛있는 떡국을 끓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렇게 나이가 드는 것인지.



오늘 아침 누리랑 나란히 이를 닦는데 누리가 내 머리에서 흰머리를 발견하고 물었다.

"마미도 할머니가 되는거야?"

간단하게 설명하기 쉽지 않은 아이의 질문이라도 가능하면 정면으로 답해주려고 하기 때문에 "그럼 나도 언젠가는 할머니가 되지"라고 답해줬다.  이를 먼저 닦고 학교 교복을 입으러 간 아이를 뒤따라 가니 소파에 앉아 울고 있다.  "마미가 할머니가 되는거 싫어"하면서.  "누구나 할머니가 돼.  마미도 할머니가 되고, 너도 할머니가 되고."  더 크게 울어서 "지금 당장 할머니가 되는건 아니야.  나중에.  나중에."라며 달래주었다.


누리야 나도 너 만큼/보다 내가 나이 드는 게 슬프단다.  그래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자연의 부분이야.  멋지게 늙도록 노력해볼께.  하지만 외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흰머리는 나도 어쩔 수가 없구나.  미안-.


+


이렇게 나는 나이를 먹으며 늙어가고, 누리는 나이를 먹으며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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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25 21: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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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급격하게 뉴스 등장 빈도가 높아진 플라스틱 쓰레기 이슈.  그걸 볼 때만 해도 '이제야 사람들과 정부가 생각이라는 걸 하나' 싶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생각도 자의적이기라기보다는 그 동안 쓰레기를 중국에 떠넘기기 하다가 그 길이 막히자 시작된 타의적 문제 제기였다.  세계 각국의 쓰레기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올해부터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부끄럽지만 나도 우리가 만드는 많은 쓰레기들이 중국이 수입하고 있다는 걸 몰랐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냥 이 나라 어디쯤 매립되고 있겠지라고 생각했고, 내가 분리해서 버린 쓰레기도 잘 자원재활용되는 줄 알았다.  듣자하니 재활용 쓰레기의 재활용 비율도 상당히 낮다고 한다.  오늘도 뉴스는 영국 정부의 플라스틱 쓰레기 대처 방안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경각심을 일깨우는 뉴스들이 영향이 있는지, 작은 변화들이 관찰할 수 있었다.


부활절 방학 기간에 누리의 어린이집 친구 남매와 실내 놀이터에 놀러갔다.  아이들을 놀이터에 풀어놓고 친구 엄마랑 차를 한 잔씩 사러 갔다.  우리 앞에 줄을 선 아줌마는 텀블러 3개를 부려놓으며 티를 거기에 준비해달라고 했다.  번쩍하고 정신이 들었다. 

심지어 우리 근처에 앉은 한 가족은 다 쓴 잼 유리병에 간식으로 손질한 과일을 담아왔다.  free plastic를 이야기하는 단체들이 권하는 방법 중 하나다.  또 한 번 번쩍하고 정신이 들었다.

나도 텀블러가 있긴 하지만 짐스러워서 들고 다니지 않는다.  얼마 전에 간 스타벅스에서 앞으로 텀블러를 이용하면 25p(한국돈 400원 정도)를 깎아준다는 내용을 봐도, '나는 잘 안가는 스타벅스인데'하고 말았다.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1파운드짜리 저렴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컵도 팔고 있었다.  이 플라스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각종 업체들은 테이크어웨이 컵을 사용하면 가격을 더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 뉴스에서 리포터가 종이컵 값이 25p일 때, 50p일 때 종이컵 사용을 주저하겠느냐고 시민들에게 물어봤더니 다들 별로 영향받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1파운드쯤 되면 달라질까. 


이 테이크어웨이에 사용되는 종이컵이 특히 재활용 비율이 낮다고 한다.  안에 필름이 코팅되어 있어 그렇다는데, 지난 주말 누리와 햄튼 코트 팔래스에 있는 놀이터에 갔다가(나의 생활은 주로 이 놀이터에서 저 놀이터로) 매립-분해가 가능한 종이컵을 까페에서 받았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필름 코팅이 아니라 식물을 주재료로 한 필름 코팅이었다.




그걸 보면서 지비와 업계가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란 생각을 했다.  이런 컵들은 사실 비용이 비싸다.  놀랍게도 이 종이컵은 로컬의 업체가 만들고 있었다.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단가 면에서 기존의 컵들과는 경쟁이 되지 않을테다.  햄튼 코트 팔래스는 일종의 홍보비용까지 더해 이런 컵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런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와 친환경 제품 사용업계에 혜택을 주면 달라지지 않을까.  나는 사실 플라스틱 공해 문제를 소비자에게 짐지우고, 비용마저도 지불하게 하는 것이 무척 불편했다.  알고보면 소비자는 음료마저도 부당하게 과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인데.  커피는 단가가 낮기로 유명하지 않은가.  소비자 만큼이나 업계도 책임을 지는 모습을 좀 봤으면 좋겠다.


+


오늘 페이스북에서 건져 올린 게시물.  영국에 피자익스프레스pizza express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거기에 5살짜리 아이가 빨대를 요구하는 사람에게만 달라고 편지를 보냈고, 물론 이유는 플라스틱 공해, 피자익스프레스가 이를 게시했다.  분명 소비자는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받았다 - 고 썼다가 지울까 말까.  이 사연은 다음에 폴란드 여행기에서.



그리고 아디다스가 5월에 내놓을 신상품 관련 뉴스.  바다에서 수거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들어진 신발이라고 한다.  물론 아디다스니까 가격은 비싸겠지만 생각만큼은 너무너무 멋지다.  재활용 제품들이 그 공정 비용 때문에 더 비싼 경우가 많다.  혹은 가격이 비슷하면 품질이 떨어지거나.  제조 업체는 품질을 보완하고, 가격 경쟁력을 좀 가질 수 있게 정부가 세금 같은 면에서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



누리 신발이 작아져 새 신발을 사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는데 괜히 마음이 쓰인다.  신발은 당장 필요하고, 아디다스니까 비쌀테고, 나는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아둔 '그냥 신발'을 사야하니.


우유만해도 그렇다.  한국의 쌀과 같이 이곳에서 빵, 우유, 치즈, 버터 같은 것들은 생필품이다.  이들 포장재 중에서도 우유는 소비량 만큼이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어릴 때처럼 유리병에 담긴 우유를 배달하는 곳도 있는데, 주로 잘사는 동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유리병 우유로 바꾸고 싶지만 2배 이상의 가격은 부담이라는 뉴스를 지난 주에 봤다.  사실 우리는 식구가 작아서 1리터 짜리 2~3개를 일주일에 먹으니 나는 바꿀 용의도 있다.  하지만 동네가 안-잘살고, 집이 플랏/아파트라 배달을 안해준다는 불편한 진실.  옆동네는 배달하는 업체가 있던데.  물론 마트에 가도 팔기는 팔지만 그 무거운 유리병 우유를 집까지 - 사실 엄두가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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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02 10: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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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닥s 2018.06.04 11: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스테인리스 빨대를 생각해본적이 있지만 씻고 관리하는 게 이곳같이 석회질이 많은 물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스테인리스라도 철인데 산에는 괜찮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보다 저는 컵으로 가려고요. 산이 이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인데요, 그래서 쥬스를 착즙에서 착즙+물로 이뤄진 Cawston press같은 걸로 바꿔볼까 생각중이예요. 산도 산이지만 당 레벨을 봐도 그렇고요. 그런데 착즙+물로 이뤄진 쥬스가 왜 완전 착즙보다 비싼 것인지, 2배보다 더 비싸요, 이해가 안가네요.(^ ^ );;

  2. 2018.06.11 18:56 Address 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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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다.  개인적으로도 바쁘고 누리도 학교 야외학습에, 발레 마지막 수업에.  게다가 하루 종일 비는 내리고.  정신 없는 하루가 마쳐질 즈음해서 비는 그치고 뜨거운 햇살이 쏟아졌다.  바쁜 어제가 끝나고 오늘 하루 준비해서 내일 부활절 방학과 함께 약간/조금 긴 여행을 가는데 짐싸기를 미루고 방황하고 있다.  여행 동안 읽을 책을 골라담고 있다.  과연 몇 권이나 읽게 될까.  읽을 책을 고르지 못해,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책들을 구매하기로 했다.  재미있는 책 있으면, ebook 컨텐츠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누리가 실내복 겸 잠옷으로 입는 옷이 딱 네 벌이다.  수가 작아 열심히 빨아 입히니 낡기도 하였고, 길이도 달랑해서 U에서 한 벌 사보고 괜찮으면 더 사입힐려고 실내복 겸 잠옷을 주문했다.  주문하면서 보니 할인하는 청셔츠(청남방)이 보여서 함께 샀는데 오늘 도착했다.   청/데님으로 된 상의는 늘 구입을 주저하게 된다.  대학시절 백골단의 기억이 아직도 나를 지배하고 있어서.  역시나 어색하다.  여행다녀와서 돌려보내야 할 것 같다.



여행을 앞두고 냉장고를 비우기 위해 먹거리 장을 보지 않으니 정말 빠듯하다.  내일 아침에 먹을 빵 하나가 없어서, 오늘 저녁 먹거리가 하나도 없어서 간단하게 장을 보러 갔다.  가서는 또 여행 때 누리가 먹을 간식이며 주섬주섬 한 가방 사왔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돌아나오는데 문을 여는 단추 옆에 뭔가가 붙어 있다.  나는 아이들이 껌이라도 붙여놓은 줄 알았다.  자세히보니 번데기가 되기 시작한 애벌레다.  아니 번데기다.  그 넓고 넓은 주차장 놔두고 왜 이 애벌레는 사람 많이 드나드는 여기에 자리를 잡은 것인지.  걱정스럽게시리.  꼭 번데기가, 나비가 되길 바란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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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02 14:47 Address 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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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닥s 2018.04.24 1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행을 다녀와서 보니 애벌레-번데긴는 없더라구요. 나비가 되서 날아갔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한 주 정말 많은 쿠키를 구웠다.  갯수로 따져보면 그렇게 많은 수가 아닌데 오븐에 구울 수 있는 양, 구울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매일 밤 20~30개씩 주 5일을 구웠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굽고 있다.


쿠키 공장


처음 3일은 지비의 생일 축하용으로 회사 사람들과 나눠 먹을 쿠키를 구웠다.  회사에선 보통 생일이거나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이 초콜릿이나 컵케이크를 돌리기도 한다.  3일 동안 열심히 구운 쿠키를 내놓으니 "가방이 작아서 들고 가기 힘든데 왜 구웠냐"고 해서 아침부터 또 잔소리 듣고 회사로 가져갔다.  회사에서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나아진 지비.  그러니 말 좀 들으란 말이다.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아느님 말을.



지비의 생일 턱 쿠키를 구워놓고 다시 이틀 동안은 누리의 주말학교용 쿠키를 구웠다.  근래들어 주말학교에서 생일 턱 달달구리를 몇 개 받아왔다.  누리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생일 턱을 부모가 보낼 수는 있지만 달달구리는 안되서 주로 풍선이나 과일을 받아오는데, 주말학교 친구들에게서 받아온 것은 진정 달달구리.  하리보 젤리는 그나마 달지 않은 달달구리에 들 정도였다.  생일이 아니어도 엄마들이 케이크를 구워보내기도 하는데 우리는 계속 받기만 해서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미피 쿠키를 굽고, 조그만 바나나 케이크를 구워서 보냈다.  간식 시간이 따로 있는 주말학교는 바나나 케이크, 스카우트는 미피 쿠키.



일주일 동안 밤마다 쿠키 공장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아니라 토닥s와 쿠키 공장.  주말 동안 쉬었다가 지금은 내일 있을 이번 학기 마지막 발레 수업에서 나눠먹을 쿠키를 굽는 중이다.  역시 미피 쿠키 - 정확하게는 숏브레드지만.  누리도 좋아하고 받는 아이들도 좋아해서 굽기는 하지만, 가끔은 노동력 대비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어느 한 구석에라도 마음이 닿을지도 모른다고 희망하면서 굽는다.  에구 허리야.


생일빵 - Honest Burgers


지비의 생일엔 둘이 나가 빵을 먹었다.  생일빵 - 버거.



마침 지비의 생일에 나는 들으러 가는 수업이 있어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어차피 누리도 학교에 있으니, 다시 마음을 바꾸어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누리랑은 함께 못먹는 메뉴를 고르려고 했는데, 결국은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수제버거 집 낙찰.  그런데 결국은 차를 타고 갔다.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누리랑은 가봐야 감자튀김만 먹을 것 같아서 가지 않은 곳이었다.  이 집에 가자고 계획하면서는 로컬 비어를 마시려고 했는데 주문은 올드 스쿨 밀크쉐이크(?)랑 레몬에이드로.  밀크쉐이크 마지막으로 먹어본 게 언제냐, 고등학교 때 롯데리아서 먹은게 마지막 아닐까.  역시나 올드한 취향의 지비.  아니, 영한 취향인가?



생일이라 우아하게(?) 케첩을 먹으려고 했으나 생각대로 안되는 지비.  내가 어디 인터넷에서 보니까 병목에 있는 숫자를 치면 나온단다 - 라고 했는데 병목에 있는 숫자를 쳐도 나오지 않더란.  인터넷과 나의 신용 동반하락↓↓↓



로즈마리향이 나는 짭쪼롬한 감자튀김이라 사람들이 좋아하겠다 싶었는데, 나한테는 너무 짜서 반쯤 남겼다.  붉은 양파가 들어간 소고기 버거를 먹었는데 딱 롯데리아 불고기 버거 맛이었다.   내가 좋아했던 것은 버거 고기보다 버거 빵이었다.  갓 구운듯 신선했는데, 먹고나도 속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이제 이런 걸 먹으면 속이 부담스러운 나이, 그런 나이다.  그래서 좋은 빵이 반갑다.  맛 있게 먹어서 또 갈듯.  그때는 지역 맥주 꼭 마셔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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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29 07:17 Address 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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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토닥s 2018.03.29 12: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의외로 쿠키가 번거로워서 저도 특별한 때만 만들어요. 만들어보면 들어가는 설탕에 놀라게 되고, 그럼에도 달지 않다는 사실에 또 놀랍니다. 사먹는 쿠키들은 도대체 얼마나 설탕을 넣는 걸까하고요. 주원이가 좀 더 크면 놀이삼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대신 아이들과 함께할땐 이쁘게 만들겠다는 마음을 비우시고요.ㅎㅎ

런던 날씨는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다.  여름엔 25도를 넘는 날이 잘 없고, 겨울엔 5도보다 낮은 날이 잘 없다.  햇볕이 잘 나지 않아 체감 기온은 원래 기온보다 3도 정도 낮다고 하지만 내가 나고 자란 부산만큼이나 눈 보기 어려운 곳이다.  이런 곳에 눈이 한 번 왔다하면, 그게 1~2cm라도, 도시가 야단난다.  그런데 화요일부터 간간히 내리고 있는 눈이 녹지 않고 쌓였다.  물론 런던 밖, 영국의 중, 북부는 더 많은 눈이 왔다.  런던의 많은 중등학교도 휴교를 했는데, 초등학교는 대부분 열었다.  중등학교는 차로 통학할만한 거리에서 아이들이 오는 반면, 초등학생들은 걸어서 통학하는 거리에 사니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수요일은 원래도 바쁜 날인데 눈 때문에 더 없이 바쁜 날이었다.  다행히 내가 듣는 수업은 눈 때문에 취소되었지만, 누리는 짐을 잔뜩 챙겨 등교를 해야했고, 누리를 등교 시켜놓고  지비의 시민권 취득식에 가야했다.   가는 길에 차가 막혀 결국 가는 길에 세워두고 한 10분 걸어가야했다.  평소 5분이면 걷는 거리였는데, 펭귄 걸음으로 걸으니 10분.  눈 올땐 펭귄 걸음으로 걸어야 안전하다나.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인 과정이었는데 마침내 마무리하게 됐다.  시민권을 취득하는 게 아니라 구입하는 느낌적 느낌.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받은 증명서와 기념품 - 인도에서 만들고 스페인 회사가 수입한 면가방이었다.

어디가서 축하(?)라도 할까 싶었지만, 누리도 없고, 점심 시간은 멀었고, 눈으로 길도 얼어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다시 시작되던 눈.



일단 핫초코로 몸을 녹이며 시민권 취득을 자축하고 집에 있는 재료들을 그러모아 키쉬를 구워 점심을 해결했다.  계속된 눈 때문에 장보기를 며칠 걸러서 먹을 게 별로 없었다.  다시 내리는 눈을 보며 오후에 예정된 식재료 배달이 없으면 우리 저녁을 굶어야 하냐며 후덜덜.  다행히 눈도 금새 그치고, 식재료 배달도 제 시간에 왔다.


오후에 있는 누리의 발레 수업에 갈까 말까 고민 했다.  길도 얼었고, 깜깜해져 언 길 위로 운전을 해서 와야하니 부담이었다.  학교 문을 나서며 발레 갈까 말까 물었더니 의외로 간다는 누리의 대답에 엉금엉금 언 골목길 위로 차를 몰아 다녀왔다.  누리가 차 안에서 계속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집 앞에서 작은 눈사람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어제는 누리가 학교에 들고간 짐이 너무 많고, 발레 준비물에 폴란드 식료품점에서 몇 가지 산터라 집에서 재택근무 하는 지비에게 내려와 짐을 가져가라고 했다.  짐을 들려보내고 누리와 눈사람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또 누리보다 더 열심히인 지비.

나는 너무 추워서 2등신으로 대충 작게 만들고 들어가자고 재촉하는데, 지비는 3등신이어야 한다며 시간을 끈다.  너무 추워서 화가 나려던 지점에 대충 만들고, 대충 사진찍고 들어왔다.  어쨌든 누리가 소원풀이 했다는 게 중요하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날씨.  눈이 오다가 말다가 그렇다.  어제부터 계속 먹고 싶었던 라면을 점심으로 먹었다.  역시 추울땐 국물, 추울땐 라면이다.  종종 가서 구경하는 블로그님이 올려놓은 미역라면(☞ http://amyzzung.tistory.com/1281 )을 보고 바로 끓여먹었다.   라면은 맛있게 먹어도 속이 불편해서 줄이려고 하는데, 냠냠 너무 맛있게 먹었다.  집에 남은 마지막 라면이라 그랬던가. 

그런데 1 - 오늘 저녁은 뭐 해먹지?



그런데 2 - 오늘이 벌써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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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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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3.02 04: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러잖아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 눈이 퍼붓는다는 뉴스를 보며 누리네는 괜찮나 했는데, 큰 사고는 없군요. 초등학교도 휴교 좀 해주지;; 지비씨의 시민권 취득을 축하합니다! ㅇㅅㅇ/

    • BlogIcon 토닥s 2018.03.02 13: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학교 휴교하면 부모들이 식겁.ㅎㅎ 일에 따라 다르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추워! 그래도 런던은 -1~-3도 정도인데 다른 곳은 춥기도 춥고 눈도 많이 오고. 한국 -10도 그럴 때 어떻게 살았누. 난 추우니까 막 화가 남.ㅎㅎ
      영국 시민권은 별 필요가 없는데, 내가 볼 때는, 지비님이 조급/소심하셔서. 왜 머리카락이 빠지겠냐, 별의 별 걱정을 다 하시니 그렇다.

  2. colours 2018.03.02 15: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매생이 라면도 꽤 괜찮답니다. :) 한조각(?)씩 건조시켜서 파는 매생이 공수해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래전 열린 튜브 문으로 들어오던 눈송이들이 생각나서 요며칠 런던의 눈 소식이 생뚱맞게 반갑네요. 푸흣.

    • BlogIcon 토닥s 2018.03.02 20: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 당장 온라인마켓으로 달려가 건매생이 검색해보고 오는 중입니다. 저 매생이 좋아해요. 여기 한국마트에도 팔긴하는데 국적을 알 수 없고 패키마저 커서 망설였는데요. 한국엔 2g씩 동결건조한 매생이가 있네요. 올여름 공수해올 품목에 올려둘께요. 아 매생이 떡국 생각만해도 츄릅츄릅..

      런던에 눈이 장난이 아닙니다. 물론 영국 전역에 눈이 장난이 아니기도 하고요. 어쩌다 런던에 내리는 눈은 낮지 않은 기온 때문에 녹기 일수였는데 내린 뒤 그대로 얼어버리는 눈이 5일째 지속되고 있답니다. 한국서도 남쪽 출신인 저는 이 추위가 감당이 안되네요. 그런데 왠지 눈 녹고나면 바로 봄이 올 것 같아요. 그러면 곧 여름도 오겠지요. ;)

  3. 2018.03.05 05:2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8.03.06 11: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난주 금요일까지 내리던 눈이 토요일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니 다 녹았어요. 지난주 눈 때문에 난리였는데, 지금 창 밖을 보니 벚꽃인지(매화인지)가 피려고 하네요. 자연은 늘 놀랍습니다.

      지난주 먹었던 라면을 떠올리니 입에서 츄릅츄릅.. 그런데 라면이 없네요.
      한국은 벌써 봄이라고요, 봄일수록 감기 조심하라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블로그가서 보니 벌써 감기. 열른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4.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8.03.06 06: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미역라면 한번 해봐야겠어요. 정말 맛있게 보이네요

    • BlogIcon 토닥s 2018.03.06 11: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미역을 충분히 불린 다음 라면 물을 끓이기 시작할 때 처음부터 같이 끓이는게 포인트인 것 같아요. 물론 요리의 달인인 케이님은 벌써 아시겠지만. 육수에 라면을 끓이는 격이니 당연히 맛있지요.

토요일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누리와 지비는 폴란드 주말학교로 떠났다.   한 학기에 한 번 부모가 자원봉사 하는 날이라 일찍 나섰다.  주말학교를 마치고는 스카우트에서 런던 타워 Tower of London에 왕관을 보러 가는 날이라 둘은 저녁 6시나 되어야 집으로 돌아온다. 
며칠 전부터 이 생각을 하며 욕조 청소를 해서 뜨거운 물 가득 받아 놓고 목욕을 할까, 뭘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기운이 달리는 느낌이라 둘이 보내놓고 이불 속에서 더 뒹굴기로 했다.  물론 지비에겐 이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둘이 보내놓고 아침빵 먹은 설거지를 하다 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침 먹으며 커피 한 잔 먹었지만, 다시 커피 한 잔 더 하자는 생각.  잠결에 과일과 도시락 싸고(그래봐야 햄과 치즈만 넣는 간단 도시락이지만) 아침에 먹을 과일 준비하며 분주하게 먹은 아침빵과 커피.  커피만 뜨겁게 내려 고요하게 먹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떠올랐다.



소파 한 가운데 혼자서 이불 칭칭 말고 마시는 뜨거운 커피.  잠도 달아나는 참 좋은 생각이었다.



다행히 울먹이며 집을 떠난 누리도 폴란드 주말학교에서 잘 놀고 있단 소식.  오늘은 학생 카니발이라는 행사가 있어 신드렐라 옷을 챙겨 갔다.  참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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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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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2.04 03: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커피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키친 드렁커가 세 배는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요? 어젯밤엔 지쳐서 맥주 마시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더라구요. 비록 혼자 조용히 마시는 건 아니지만, 나도 커피 듬뿍 넣어 내려야겠어요.

    • BlogIcon 토닥s 2018.02.04 20: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도 적지 않은 키친 드렁커..ㅎㅎ
      맥주도 마실 기운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숨쉴 기운만 겨우 남았다는 말인가. 이런. 좀만 견뎌. 여름에 가서 폭풍 수다와 샷 추가 커피로 치유해줄께. 화이팅!
      (리옹댁은 용인댁으로 지난주 복귀!)

  2. 2018.02.21 08:5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2018.02.21 08: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