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간다는 글 하나 던져 놓고, 이번에는 가서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가기 전에도, 가서도 정신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다보니 보름이 조금 넘는 일정을 꽉 채우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이 '나의 집'이라고 부르는 런던으로. 

사실 나도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가 런던 상공에 들어서면 '이제 집이구나'라는 생각에 긴장이 풀린다.  하지만 나에게 집이란 한국이라는 생각이 늘 자리잡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변하지 않을 생각과 마음인데, 시간이 지나면 바뀔지도 모르겠다.

집에 돌아오니 다급하게 한국으로 떠나면서 미뤄둔 일들이 고스란히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어제부터 누리가 학교에 가서 하루하루 한 가지씩 헤쳐내고는 있지만, 이곳에서 하루하루가 더해지니 또 할 일들이 생겨난다.  그래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했던가-.


인천공항 2 터미널

한국에서 받은 기운(사실은 있는 기운 다 짜내서 놀고 왔지만)으로 다시 일년을 정신 없이 살아야겠다.

+

잠시라도 얼굴보고 반가움을 전해준 벗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가족들에겐 물론 고마움을 곱배기로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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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시차적응이 끝나고, 여행도 끝났다.  이제 모두의 집으로 가는 시간.

곧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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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8.15 12: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머 한국가셨나요? 너무 부러워요!! 저도 한국가는 일정이 벌써 다음주로 다가왔는데 할 일이 많아 날짜가 다가올수록 스트레스받으면서도 설레고 그러네요 ㅎ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8.15 13: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말씀대로 여정이 길고, 아이와 함께하니 설레면서 스트레스고 그렇답니다. 올해는 아이가 웬만큼 커서 짐이 많이 줄었는데요. 그래서 뭔가 빠진 게 아닐까 불안에 떨었답니다. ㅎㅎ
      한국서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8.15 13: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 웃음에 즐거움 행복함이 가득하네요
    정말 재미있었나봐요 ^^

    • BlogIcon 토닥s 2019.08.15 13: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에게 한국행은 휴가다운 휴가인지라. 비행기를 타는 일, 호텔에 머무는 일을 좋아해요. 평소에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허용되는지라(지금도 할머니의 휴대전화로 게임을..ㅎ)

언니가 런던에 도착하고 이틀은 누리가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이라 학교에 가야했다.  아침에 함께 누리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누리가 없는 시간을 이용해 언니와 인근 공원에 산책을 가기도 하고, 이제까지 런던을 5번 방문한 언니도 가보지 않은 곳 - 칼 마르크스의 묘지도 함께 갔다.  하교 시간에 맞추어 집으로 돌아와 누리를 데리고 학교 앞 공원에서 다시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을 보냈다.  물론 누리만 다시 발바닥에 땀나도록 놀이터를 뛰어다니고 우리는 그늘에서 준비해간 커피나 물을 마셨다.
학교에 아이를 등교 시키고 하교 시킬 때 부모나 보호자가 가야하는 모습, 학년 말이라고 아이들이 카드를 써온 모습을 언니는 색다르게 봤다.  보통 카드와 꽃, 초콜릿, 프로세코 정도를 선물로 들고 온다.  한국에서는 김영란법 이후로 사라진 모습이라고 한다.
영국 교육의 문제는 학력 저하가 아니라 교사들의 처우가 너무 나쁘다는 언니의 입장.  절대 공감.  가까운 사람들과 잘 하는 농담(?)으로 스타벅스에 가서 일해도 교사, 보조교사보다 더 번다고 이야기 한다.  사실 그런 문제는 교사, 보조교사 스스로가 많이 제기해야한다.   알기로는 두 개의 직업노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실은 - 보수 정부는 개념이 없고, 노조의 전투력(?)은 너무 줄어 어려워보인다. 
일찍이 칼 마르크스 선생께서 포인트는 세상을 바꾸는데 있다고 하셨건만.

+

언니와 갔던 하이게이트 묘지의 칼 마르크스 묘지.  칼 마르크스는 독일인 철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였다.  자본론을 비롯한 그의 저서들은 산업혁명 이후 사회변화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틀이 됐다.  영국으로 망명해, 영국에 묻혔다.

The philosophers have only interpreted the world in various ways.  The point however is to change it.
철학자는 세계를 단지 해설할 뿐이다.  그러나 핵심은 그것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머무는 잠시 동안 중국인, 라틴아메리카인들이 이 칼 마르크스의 묘지를 찾았다. 
칼 마르크스의 묘지 때문에 묘지 입장이 유로라는 것이 놀라웠다.  사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묘지였다.  머리만 덩그러니 올려놓은 묘지 모양과 크기가 놀라왔다.  좀 더 철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
그 밖에도 이 묘지에는 칼 마르크스, 그의 아내와 딸, 그리고 하녀(이자 동료였던 헬레나 데뮤트)가 함께 묻혀있다.  이 헬레나 데뮤트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런던에 있는 동안 관광지는 대충 다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언니 덕분에 가보지 못한 곳 더 가보게 됐다.
(하지만 이곳을 오고 싶어하는 특별한 손님 방문이 아니고서는 다시는 안올 것 같은 느낌적 느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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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8.08 11: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칼막스 이론은 대단하였으나 인간의욕망을 몰랐던 사람.
    그분 묘지가 거기 있군요. 대학때 저사람 레포트를 몇번 썼었던지라 애증 막스 ㅋ

    • BlogIcon 토닥s 2019.08.11 00: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언니는 마르크스가 하녀가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요. 심지어 그녀는 하녀이자, 동료였고 애인이었으리라는 것이 핼레나 데뮤트를 다룬 영화의 내용이라고 합니다.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8.15 12: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런던에 칼마르크스의 묘지가 있었군요. 묘지가 정말.. 뭔가 투박?하다고 해야할까요. 딱히 상상했던 모습은 없지만 이런 모습은 아닐 것 같았는데 말이죠...
    근데 그럼 이 묘지에 묻힌 가족의 묘지에 방문하는 사람들도 매번 입장료를 내야하나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며칠 전 언니가 런던에 올 때 부탁한 책 한권.  언니가 올 즈음이 고(故) 노회찬 의원의 기일이었다.

아는 사람도 아니고, 강연자와 청중으로 두 세  번 만난 인연이 전부인 노회찬 의원의 죽음이 이렇게 오래도록 무겁게 느껴질지 몰랐다.  사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작년 한국으로 휴가를 가기 전날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접하고 한 동안 할 말을 잃었다.  그 후로도 일년 동안, 지금까지 내 언어에 담지 못한 그의 죽음.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믿고 의지했던 것과 달리 나는 노회찬 의원을, 그의 화법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부드러운 화법이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지만, 나는 사람들이 그 부드러움에만 환호할뿐 그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본질에는 환호하지 않는다고 투정했다.  하지만 그가 그 어느 누구보다 본질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그 깊이 만큼이나 부드러워질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그의 글을 읽으니 오랜만이라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가, 그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니 슬픈 마음도 들었다가 내 안에서 마음이 널뛴다.

고(故) 노회찬 의원은 사라진 민주노동당과 함께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  미안하고, 고맙고.. 다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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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영국의 호수지방을 여행하기 위해 가입한 내셔널 트러스트 회원 기간이 끝나간다.  끝나기 전에 어디 더 가볼 곳이 없을까 찾아보던 중 집에서 멀지 않은 햄 하우스 Ham house에서 Father's day 기념 이벤트인 Pint race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름 그대로 맥주 500ml 보다 약간 더큰 파인트pint를 들고 달리는 이벤트.  햄 하우스는 벌써 다녀왔지만, 일요일 점심을 먹으러 간다고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내서널 트러스트는 영국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관리하는 일종의 자선단체/비영리기구다.  문화유산이나 자연유산을 소유자에게서 기부 받기도 하고, 자산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유산을 구입/보존/관리하기도 한다.  보통 이런 곳을 한 번 방문할 때 입장료는 8~16파운드 정도인데, 일년에 2~3번 이상 방문 계획이 있다면 연간회원으로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https://www.nationaltrust.org.uk/


햄 하우스 근처에 주차하고 걸어들어가는 길에 발견한 말똥.  아이들이란 이런 것을 그냥 지날 수가 없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건물에 들어가기를 기다릴 때 누리의 담임 선생님이 주말 잘보냈냐며 인사를 했다.  햄 하우스에 갔다고 누리가 냉큼 답했다.  그 다음 한 말은-, "큰 말똥을 봤어요!".


내가 "아하하.. 우리 다른 것도 했잖아.."하니까 누리의 다음 말은-. "레이디버드(무당벌레)도 봤어요!"  나는 다시 "아하하..".

아이에겐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그걸 봤다고 해서 나와 같이 남겼으리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래도 햄 하우스 이름이라도 기억한 게 어디냐며-.

사실 누리는 햄 하우스에 가기전 아침을 먹으며 왜 이름이 햄 하우스인지 물었다.  우리가 햄 하우스에 갈꺼라고 말해줬기 때문에.  "햄을 만드는 곳이냐"고 물었다.  "그게 아니라 그 동네 이름이 햄Ham이라서 햄 하우스다"라고 했더니 "왜 동네 이름이 햄이냐"고, "그 동네가 햄을 만드는 곳이냐"고.  먹는 햄과 영어단어가 같기는 하다.



햄 하우스는 가든과 까페는 10시가 넘어가면 여는데, 하우스(저택)은 12시가 넘어 연다.  11시 전에 도착해서 가든과 하우스 밖 여기저기를 구경했다.  그리고 발견한 파인트 레이스 안내문.  여기저기 구경 겸 산책하다 까페에서 점심 먹고 1시에 맞춰 파인트 레이스에 참가했다.





두 번째로 발견한 무당벌레.



까페 뒷편에 햄 하우스에서 타워브릿지까지 다리를 통나무로 재현해둔 곳이 있었다.  그 두 지점 사이에 28개의 다리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  그 중에 14개나 겨우 이름을 알까.  지난 번 방문에선 못본 곳이라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드디어 파인트 레이스.  참가율이 저조해서 아이들도 참가했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대부분이 설렁설렁하는데 상품인 에일을 받겠다며 열심히하는 지비.  웬만하면 다른 집 아이한테 져 줄텐데, 또 지비는 그런 게 없다.

(왜 지비 누리가 레고 가지고 싸우겠나)






다른 집 아이와 공동 수상한 지비.  요크셔에서 만든 모로코 에일을 상품으로 받았다.

(지금 마셨는데 계피와 생강 든 불고기 양념 같다.)



어쨌든 네셔널 트러스트 회원기간이 끝나기 전에 한 가지라도 더해 알뜰해진 기분.  에일 한 병까지 받았으니 더더 알뜰해진 기분. 


+


집에 오는 길에 템즈강 아래쪽 - 강남에 사시는 지인 분 댁에 들러 깻잎 모종을 얻어왔다.  더치 커피 기구를 빌리러 잠시 들렀다가 누리 밥까지 먹이고, 커피도 마시고, 깻잎까지 받아왔다.  몇 주 전엔 다른 분께  깻잎 모종을 얻었는데.  다음 달엔 다른 분이 또 깻잎 모종을 주신단다.(  i i)  주신다면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서 키워서 냠냠.

얼른 흙 사와서 옮겨줘야지.



+


마침 지난 주말 영어 숙제가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Young writer competition 일기 쓰기 백일장 같은 게 있는 모양.  열심히 또 햄 하우스에 다녀온 이야기를 썼다.  말똥을 봤다로 시작해서.  첫 장에 말똥 그림 그린다는 애를 겨우 말려 Father's day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는 파인트 레이스 그림을 그렸다.



그게 벌써 지난 주말 이야기인데, 내일이 다시 토요일.  시간이 정말 씽~하고 가고 있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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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ehee Park 2019.07.02 12: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아 영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고 계시니까 오히려 저보다 더 영국 여행지 많이 다니셨을 것 같은데요? :)

    • BlogIcon 토닥s 2019.07.02 16: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국에 살아도 생각만큼 많이 다니게 되진 않아요. 휴가/방학 비용 등을 늘 고려해야하니까요. 심지어 저는 영국 내 여행을 갈때도 늘 한국 블로그를 참고한답니다.ㅎㅎ
      (그나저나 제 덧글에 달이주신 답글이 비밀이라 확인해보디 못했답니다.ㅠㅠ)

    • BlogIcon Sehee Park 2019.07.03 04: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하긴 저도 생각해보면 한국에 있으면서 막상 국내 여행은 손에 꼽네요...😅😅 아 제 글에 비밀댓글로 달아주셔서 저도 비밀로 답 드렸는데 확인이 안 되는지는 몰랐네요! ㅠㅠ 별 얘기는 아니었구 기회될 때마다 영국 여기저기 다니려고 하다보니 하나둘 늘었다구 적었었답니당ㅎㅎㅎ :-)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7.04 14: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맥주 좋아하는 제가 저기 있었으면 저도 같이 열심히 했을 것 같아요 ㅋㅋㅋ
    근데 깻잎모종 ㅠㅠㅠ 너무 부러워요. 잘 자라고 맛도 정말 사먹는것과 비슷한가요?
    깻잎이 잘 자라는 식물이라고 해서 키워보고 싶은데 한국에서 가져오지 않는 이상은 구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ㅜ_ㅜ

    • BlogIcon 토닥s 2019.07.04 22: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깻잎은 사먹는 것보다 덜 질긴 것 같아요. 사먹는 것처럼 크게 키워지지는 않는답니다. 맛도 순한 느낌적 느낌이고요. 그래도 깻잎맛은 분명합니다.
      사실 런던에서는 모종을 살 수 있는 기회도 있답니다. 독일에서 오는 모종을 한국마트에서 팔기도 하는데요, 저희처럼 한 달에 한 번 장을 보러가면 그 때를 맞추기가 어려워요. 제게 모종을 나눠주신 분들은 모두 씨앗에서 발아시켰어요. 깻잎을 향한 열정은 막을 수가 없어요. 모이면 깻잎 이야기.ㅎㅎ
      곧 한국가시죠? 올해는 어렵고 내년 생각하고 씨앗으로 사오세요. 동식물의 이동은 불법이긴 합니다만, 다들.. ' ');;
      사시는 곳에서는 아마도 실내에서만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7.05 1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다들 씨앗부터 시작하는 거군요. 안그래도 모종을 어떻게 구해오는건지 너무 궁금했는데 역시 ㅠㅠㅠ 그건 거의 불가능하죠...
      8월 말에 한국 가는데 한 번 알아보긴 해야겠어요...ㅎㅎㅎ 근데 제가 청양고추 모종을 너무 갖고오고 싶었어서 잠깐 알아봤었는데 보니까 신고하고 그러면 식물도 가지고 올 수 있더라고요 동물데리고 올 때처럼 검역받고 그러면요! 물론 복잡하긴 하지만 씨앗보단 모종이 확실할 것 같고... 이래저래 행복하지만 복잡한 고민이 되었네요 ㅎ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7.05 12: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노르웨이 자세한 세관검역은 모릅니다만 신고하고 가지고 오려면(그 어려운 일을) 절차비를 내야하는 걸로 알아요. 부가가치세 그런 개념이 아니라 검역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비용이지요. 그래도 그곳의 동식물 및 환경을 교란시킬 우려가 되는 동식물이라면(?) 불허할 수도 있습니다.
      씨앗으로 하시는 분들도 한 두 해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완전 마스터하게 되더라구요. 보통 실내 발아 후 모종을 실외로 옮기더군요. 저는 깻잎, 쑥갓, 꽈리 고추가 그렇게 욕심이 나더군요. 매운 걸 잘 안먹는데 가끔 꽈리고추+멸치조림이 그리운. 매번 갈때마다 씨앗을 찾아보는데 인터넷에서만 구할 수 있어서 시간에 쫓기다 포기. 그런데 얼마전에 여기 영국마트서도 꽈리고추 사촌쯤 되는 걸 살 수 있다는 걸 알게됐답니다. 그런데 찾아볼 시간이 없어서 아직 영접하지 못했네요. 생각난김에 찾아봐야겠어요.
      주말 잘보내시고요. :)

누리가 요즘 시간/시계 읽기를 배운다.  학교에서 O시 30분 후 그리고 15분 전/후를 배운 모양이다.  집에 시간 읽기 워크북이 지난 크리스마스 때부터 있었는데 꺼내보지 않다가 지금 틈틈이 한다.

15분 전 또는 15분 후

중학교 시절 '~분 전'은 to, '~분 후'는 past라고 우격다짐으로 외웠는데 그렇게 가르칠 수는 없고 착하게 & 반복해서 알려주려니 몸 안에 사리가 생기는 것 같다.  다행인 점은 15분 혹은 ¼이 quarter라는 걸, 30분 혹은 ½이 half라는 걸 주입이나 암기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거다.  일상생활에서 그런 단어를 많이 쓰니.
그럼에도 왜 to나 past를 써야하는지, 이런 단어를 쓸대 기준이 되는 '시'는 뭘로 해야하는지 여전히 헛갈리는 모양이다.

1시간 = 60분

누리가 학교에 들어갈 때 우리는 아날로그 벽시계를 샀다.  언젠가는 시간 읽는 법을 알아야 하니까.  시계엔 엄연히 1~12까지 밖에 없는데 왜 30분이 존재하는지, 왜 긴 바늘이 1에 있을 때 5분이라고 하는지 설명해주기 어렵다.  아날로그 벽시계에 분 단위 작은 눈금이 있기는 하지만 숫자가 없으니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 
누리에겐 큰이모와 큰 이모부가 사준 손목시계가 있다.  시간 읽히기를 하면서 꺼내보니 분단위 표시가 있다.  처음에 큰이모 부부가 이 시계를 사주었을 때 나는 사실 탐탁치 않았다.  아이에게 너무 비싼 시계를 사주는 것 같아서.  시계의 가격만 생각했지(한 30달러였던듯) 모양은 자세히 보지도 않았다.  시간이 흘러 다시 꺼내보니 그런 장점, 분 단위를 익힐 수 있는 시계였다.  뒤늦게 더더더 고마운 마음.

영국 사람들의 시간 읽기

우리가 영어로 시간 읽는 법을 익힐 땐 10:15을 그냥 ten fifteen이라고 배웠다.  fifteen past ten이라고 읽을 수도 있다.  숫자는 순서가 뒤바뀐 것뿐이지만 past라는 한 마디를 더 붙여야 하니 언어의 경제성을 따졌을 때 굳이 그렇게 읽을 필요가 없다.   나는 지금도 그렇게 읽는다.  ten fifteen.  지비는 이제 익숙해져서 그렇게 알아듣는다.  그런데 누가 나에게 시간을 물었을 때 무의식 중에 ten fifteen이라고 답하면 정말 열 명 중 열 명은 "뭐라고?" 다시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의식하고 다시 "(아 답답하다) fifteen past ten"이라고 답해줘야 한다. 

영국 사람들의 이 시간 읽기가 얼마나 강박적이냐면(적어도 내게는) - 오늘 아침 누리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소포 하나 붙이고,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9시 43분이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멘트가 "The time is seventeen to ten"였다.  운전하다 혼자 피식 웃었다.   '아이고.. 사람들아.. 60분에서 지나간 분을 빼고 말하느니 그냥 nine forty three하겠다!' 하면서. 
오늘 특이한 걸 들은 게 아니라 낮시간 TV 뉴스를 보다보면 자주 접하는 일이다.  미국에서도 그런지 완전 궁금하다.  어쨌든 영국에선 전부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past와 to를 사용해 시간을 말한다.  다들 60진법의 고수들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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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6.21 05: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 솔짝.. 저나이 때 시계 못본다고 맞으면서 배웠어요 ㅠ 시침 분침은 또 삐딱해가지고 사람 속상하게 ..갑자기 그때의 트라우마가 !!!!
    걱정마용 지금은 잘 봐요 ㅋㅋㅋㅋ

    • BlogIcon 토닥s 2019.06.21 13: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맞으면서..ㅠㅠ 우리 시대 교육의 아픔을 몸으로 겪으셨군요.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반복하자니 답답하기는 한..ㅎㅎ)

      오늘 아침엔 1시간이 60분이고 2시간이 120분이라는 대화를 나눴네요. 왜? - 에 할 말이 없는. 물론 그 때마다 저는 '(사회적)약속'이라고 대답하긴 합니다만.

요즘 여름 방학을 앞두고 별다른 계획없이 주말을 보내고 있다.  각종 학교 행사와 개인적인 일들에 더해져 주중이 바쁘기도 하고, 이런저런 약속들을 만들어내고 계획하는 게 피곤하기도 하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인근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 
하지만 우리에게 평온한 주말이 누리에겐 몹시 지루한 모양이다.  이해도 간다, 나도 그 나이때 그랬으니.  누리도 이젠 우리나 Family friends보다는 자기 친구가 더 좋은 나이.  학교에서 매일보는데 또 보고 싶다니.  친구와 선생님이 좋아야 학교가 즐거우니 그런가 한다.  다만, 영국에 기반이나 가족이 없는 우리와 달리 누리 친구들은 주말에도 각종 가족행사로 바쁘니 주말에 따로 자리를 만들기 어렵다.  그런 걸 누리가 알리 없으니 우리끼리 잘 놀이보려고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우리는 창의력이 부족하니 집에서 재미있게 놀아주기 어렵다.  그래서 밖으로 많이 데리고 다니는 편이다.  가까운 거리라도, 짧은 시간이라도 무조건 나가기.  지난 주말엔 인근 공원에 갔다.  누리는 학교 친구들이 있을지 모르는 놀이터에 가고 싶어했지만, 우리가 공원 옆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전에 재료가 없어서 못먹어본 유니콘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며 설득했다.  아이스크림을 마다할 누리가 아니다.

마침 공원에 한국으로치면 구청에서 주관하는 커뮤니티 아트 행사가 있었다.  유니콘 만들기(요즘은 유니콘이 대세인가), 서커스 체험, 스토리텔링, 전통댄스인 모리스 댄스의 공연이 있었다.






서커스 체험



접시 돌리며 모리스 댄스 구경하는 누리.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스토리텔링은 끝까지 보지 못했다.  0~5세쯤춰져 있는지 누리에게도 좀 지루해 보였다.


곰돌이 아이스크림을 팔던 곳인데 유니콘 아이스크림이래서 기대 했는데, 곰돌이 아이스크림에 뿔 하나 추가한 게 전부.  그래도 먹는 누리가 좋다니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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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한 주 여름방학 앞으로.( i i)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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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6.15 11: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엄청난 밸런스 감각.. 아빠는 실패하는데 누리는 엄청 심각 ㅋ 저절로 집중하게 되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6.15 13: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들이 방법/요령을 잘 모르는데신 본능적으로 이런 걸 잘 하기도 하더라구요. 유연해서 그런 것인지. 대신 우린 방법은 알 것 같은데 몸이 안따라주는 경우. 그래서 뭐든 일찍 시작해야하나봐요. 오늘 오전 우연히 한국 JTBC의 슈퍼밴드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요. 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우린 이미 틀려버렸..어..요..ㅠㅠ

3월에 영국의 어머니의 날이 있었는데, 오늘은 폴란드의 어머니의 날.  누리가 주말학교에서 카드를 만들어왔다. 

어제 주말학교 다녀와서 가방정리 하다 표지를 봐버렸는데 안은 보지말라고 신신당부.  오늘 아침에야 펼쳐보라고 들고왔다.  오늘은 폴란드의 어머니 날이라며 무엇이든(?) 다 들어준단다.  내 말이나 잘 들으라고 했다.

아침을 준비하는데 내 빵에 크림치즈를 자기가 발리주겠다고 우왕좌왕.  그러면서 자기는 바쁘니 자기 빵엔 날더러 크림치즈를 바르란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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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엔 런던 중심가에 있는 공원에서 지비의 사촌형 가족과 피크닉.  그런데 날씨는 비바람. ㅠㅠ
사촌형네 가족이 그 공원 인근에 있는 폴란드 대사관에서 유럽의회 의원선거 투표를 하기 위해 오는 김에 겸사겸사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생각보다 줄이 길어 약속시간보다 45분쯤 늦게 만나게 됐다.  기다리는 동안 누리는 어린이용 패달 보트를 탔다.  20분에 4파운드.  어른용 패달보트를 타자던 지비는 가격에 놀라(30분에 어른 8.5파운드 어린이 6파운드, 가족보트 30파운드) 누리만 태웠다.

 누리 보트 태우고, 보트하우스 까페에서 차 한 잔 사고나니 막 도착하는 사촌형 가족.  날씨가 추워서 우리는 바람이 적은 커다란 나무밑에 자리를 잡았는데 제법 거센 빗줄기가 쏟아져 행인들이 나무 아래로 피해야할 정도였다.  자리를 잘(?) 잡은 덕에 잘 먹고 놀다가, 공원 밖으로 나와 까페에 앉아 다 같이 달달구리(아이스크림, 케이크, 크레페)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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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밥 먹고, 놀다가 잠든 누리.  재워놓고 보니 벗어놓은 내 신발 옆에 똑같이 자기 신발을 벗어두었다.  한참동안 신발을 만지작거리더라니-.

크림치즈 안발라줘도 되고, 신발 똑같이 안놔도 되니-, 밥 좀 빨리 먹고 일찍 좀 자자.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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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누리가 주말학교에 간 사이 누리의 운동화를 빨았다.  사실은 세제를 푼 물에 잠긴채로 하루 넘게 방치했다가, 이대로 오래두면 안된다는 생각에, 빨았다.  어릴 때 주말이면 꼭 해야할 일 중 한 가지가 신발을 씻는 일에었다.  어쩌다 그 일을 건너 뛰면 물걸레로 닦고 가기도 했고, 부랴부랴 뒤늦게 빨아 마를까 말까를 마음 졸이기도 했다.  보일러, 그 이전엔 연탄 아궁이(이게 맞는 표현인가) 옆에 세워둘 수 있는 겨울은 나았고, 습한 여름이 더 힘들었다. 
빨아놓은 깨끗한 신발을 신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신발을 씻는 건 그렇게 신나지 않았다.  쪼그리고 앉아 오래되서 못쓰게 된 비눗조각에 다쓴 칫솔로 거품을 일으켜 빨았다.  가장 힘든 건 쪼그려 앉기.  마침내 비눗칠을 끝내고 신발을 뒤집어 한 손에 하나씩 들고 물 위에서 누르면 신발 안의 공기가 부르륵 소리를 내며 빠져나가게 만드는 건 즐길 수 있는 부분이었다.
누리 신발을 헹궈내며 부르륵 부르륵하다보니 옛 생각이 났다.

이제 누리가 조금만 더 자라도, 조금만 발이 더 커져도 이 통에서 부르륵부르륵 소리내며 헹궈내긴 힘들겠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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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때였던 것 같은데 - 간식으로 수박을 먹을 때 씨까지 먹으면 배 안에 수박이 자란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동안 수박 먹을 때 씨앗 하나라도 먹을까 맘 졸였다.  그래도 수박은 단연 최고의 여름간식.
자라서는 손이 끈적해져 즐기지 않는 간식이 되었다.  이곳에 와서, 누리가 자라 여름이면 수박을 먹는다.  딱 멜론만한 그리고 씨가 없는 수박을.  그게 우리가 두 번 정도에 헤치울 수 있는 정도다.  씨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끔 씨를 보게된다.  그런 씨 말고는 영영 수박씨를 못만날 줄 알았는데 -, 마트에 가니 이런 간식에 있다.  수박씨 스낵.  수박씨만 모아서 볶았을래나?

번거로움과 미움의 대상이었던 수박씨가 이젠 고단백 간식이 됐다. 세상 참 - 한 치 앞도 못본다더니 수박씨가 고급 간식이 되는 날이 오다니.  그럼 이젠 돈 더 주고 씨없는 수박을 사먹을 게 아니라 저렴한 씨있는 수박을 사서 와그작 와그작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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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잠 못잔 사람의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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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5.02 05: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신발빨래 부르륵 ㅋㅋ 그렇네요 항상 신발 빨때 듣는 소리인데 이렇게 공감하게 됩니다~
    아궁이는 없고 이불말리는 드라이어 같은 애를 사용하니 편하긴 한데
    자연건조는 너무 오래 걸리니까 아이 키우시면서 애태우기도 하겠네요

    수박씨 먹고 뱃속에서 자랄까 걱정했던 1인으로서 수박씨 스낵이 궁금해 집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5.02 15: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 아이들이 신발 더러워질 일이 있나요? ㅠㅠ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땐 신발 두 켤레 돌려 신겼는데 매일 신발을 빨았네요. 겉옷도 마찬가지. 고되도 잘 놀고 있는 증거라고 여겼지요.

      수박씨는.. 차마.. 돈주고는 못사먹을 것 같아요.ㅎㅎ

  2. 2019.05.04 03:1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5.04 1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당연히 기억하죠. 잘 지내죠? 벌써 3년차 직장인, 누리는 벌써 초등 1학년이랍니다. 영국이 한국보다 반년 정도 빠른 것 같아요. 그래요, 종종 연락해요. :)

이번 지비의 고향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새로 생긴 지역 브루어리 brewery - Browar Pod zamkiem에 가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내게는. 
느즈막히 아침을 먹고 가든에서 놀다가 다함께 트램을 타고 시내로 갔다.

가격대비 양이 작다는 지비 형의 만류를 뒤로하고 나는 샘플러를 시켰다.  환절기 알레르기로 고생중이라 많이 마실 수도 없었고, 나는 그저 맛을 보고 싶었다.
맛은 - 내가 알리가 있나만은 확실히 병이나 캔으로 사먹는 맥주보다는 신선한 맛.
주문받는 분이 내가 주문한 햄&감자칩 대신 슈니츨(돈까스)를 가져다줘서 좀 그렇기는 했지만, 다시 가자면 갈 정도다.  재미있는 건 여행정보 사이트에서 이 브루어리&레스토랑을 찾아보니 다른 사람도 주문과 다른 음식을 받았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김치를 팔고 있었다.  이 도시를 방문한 한국사람이라고는 내가 유일할 것 같은 폴란드의 한 소도시의 레스토랑에서 전채음식으로 김치를 파는 게 놀라웠다.  시키지는 않고 어떤 음식이냐고 물었더니 매운 배추절임이라고.  많이 나가냐고 물었더니 관광객들이 가끔 시킨다고 한다.  지비의 고향도시는 독일과 인접하고 있고, 과거 독일의 도시였기 때문에 독일 관광객들이 많다.  독일은 폴란드보다는 아시안 인구가 많고 한국 정착인구도 많아서 한국이 그렇게 생소하지 않다.  그 관광객들이 시키는게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도시의 사진들.  이전에 독일의 도시였던 지비의 고향은 조선업이 주요산업이었고, 그런 이유로 세계대전 동안 거의 폐허가 됐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브루어리&레스토랑은 세계대전 당시 지하 벙커로 쓰인 곳 같다.  브루어리&레스토랑 자체는 새로지은 건물이었지만 지하의 우물이나 통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사진이 너무 대충이라 올리기도 민망하지만.  혹시 관심있으면 클릭 http://www.browarpodzamkiem.pl
듣자하니 이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현대화학이 설비를 한다는 것 같다.  멀지 않은 미래에 한국인들을 이 도시의 거리에서 마주치게 될지도 모르겠다.

브루어리&레스토랑을 나와 바로 인접해있는 이 도시의 성으로 갔다.

성안 광장에서 사진찍고 놀다가 집으로 가기 위해 성을 나섰다.  트램을 타러가다 발견한 다른 광장 지하의 박물관.  세계대전의 역사와 도시의 역사를 전시한 곳이었는데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지비의 형네도 가보지 않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  도시의 역사 부분에서 지비의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의 사진을 발견했다.  행진하는 군인이 아이의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었는데, 행진하는 군인은 지비의 외할아버지였고 아이는 외삼촌이었다.
지도와 연대표를 좋아하는 지비가 좋아했지만 아이들은 별로.  새로지은 박물관인데 아이들이 즐길거리는 없었다.  나는 이 사실이 별로 놀랍지 않다.
박물관을 나와 박물관 바로 앞인 필하모니 공연장도 가보고, 마침 들어선 부활절 마켓도 구경했다.

맥주만이 목적이었는데, 생각보다 시내에 오래 머물며 여기저기 돌아봤다.  집에 돌아와서 나도 아이들도 골아떨어져 잠든 하루였다.

+

지비의 형네 도착한 날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준비하기 위해 누리 모자를 사러 잠시 나갔다.  미리 온라인으로 주문한 누리의 책들도 찾으러 갈 겸.  폴란드에 갈 때마다 사촌들이 쓰고 있는 면 비니가 간편하게 쓰기 좋아보여 사려고 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다.  마침 지비의 형이 운동을 간다길래 가는 길에 우리를 몰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를 몰에서 픽업하는 일정으로 마트에 갔다.  위 사진에서 누리가 쓰고 있는 면 비니가 그때 산 것이다.  가장 큰 사이즈로 샀는데, 작다.  엄마 닮아 머리가 작지 않은-.
비니를 골라들고 계산대에 섰다가 발견한 사탕묶음.  그야말로 '헉'하고 소리를 냈다.

젤리와 사탕으로 만들어진 꽃다발.  이런 걸 누가 사갈까 싶었는데, 우리 앞에 엄마와 함께 줄서 계산을 기다리는 아이가 한 다발 들었다.  정말 폴란드인들은 달달구리에 관대하다.  지비도 달달구리에 관대한 폴란드인 중 1인.  누리가 그 뒤를 밟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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