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누리가 주말학교에 간 사이 누리의 운동화를 빨았다.  사실은 세제를 푼 물에 잠긴채로 하루 넘게 방치했다가, 이대로 오래두면 안된다는 생각에, 빨았다.  어릴 때 주말이면 꼭 해야할 일 중 한 가지가 신발을 씻는 일에었다.  어쩌다 그 일을 건너 뛰면 물걸레로 닦고 가기도 했고, 부랴부랴 뒤늦게 빨아 마를까 말까를 마음 졸이기도 했다.  보일러, 그 이전엔 연탄 아궁이(이게 맞는 표현인가) 옆에 세워둘 수 있는 겨울은 나았고, 습한 여름이 더 힘들었다. 
빨아놓은 깨끗한 신발을 신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신발을 씻는 건 그렇게 신나지 않았다.  쪼그리고 앉아 오래되서 못쓰게 된 비눗조각에 다쓴 칫솔로 거품을 일으켜 빨았다.  가장 힘든 건 쪼그려 앉기.  마침내 비눗칠을 끝내고 신발을 뒤집어 한 손에 하나씩 들고 물 위에서 누르면 신발 안의 공기가 부르륵 소리를 내며 빠져나가게 만드는 건 즐길 수 있는 부분이었다.
누리 신발을 헹궈내며 부르륵 부르륵하다보니 옛 생각이 났다.

이제 누리가 조금만 더 자라도, 조금만 발이 더 커져도 이 통에서 부르륵부르륵 소리내며 헹궈내긴 힘들겠다는 생각도.

+

유치원 때였던 것 같은데 - 간식으로 수박을 먹을 때 씨까지 먹으면 배 안에 수박이 자란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동안 수박 먹을 때 씨앗 하나라도 먹을까 맘 졸였다.  그래도 수박은 단연 최고의 여름간식.
자라서는 손이 끈적해져 즐기지 않는 간식이 되었다.  이곳에 와서, 누리가 자라 여름이면 수박을 먹는다.  딱 멜론만한 그리고 씨가 없는 수박을.  그게 우리가 두 번 정도에 헤치울 수 있는 정도다.  씨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끔 씨를 보게된다.  그런 씨 말고는 영영 수박씨를 못만날 줄 알았는데 -, 마트에 가니 이런 간식에 있다.  수박씨 스낵.  수박씨만 모아서 볶았을래나?

번거로움과 미움의 대상이었던 수박씨가 이젠 고단백 간식이 됐다. 세상 참 - 한 치 앞도 못본다더니 수박씨가 고급 간식이 되는 날이 오다니.  그럼 이젠 돈 더 주고 씨없는 수박을 사먹을 게 아니라 저렴한 씨있는 수박을 사서 와그작 와그작 먹어야겠다.

+

며칠 잠 못잔 사람의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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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5.02 05: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신발빨래 부르륵 ㅋㅋ 그렇네요 항상 신발 빨때 듣는 소리인데 이렇게 공감하게 됩니다~
    아궁이는 없고 이불말리는 드라이어 같은 애를 사용하니 편하긴 한데
    자연건조는 너무 오래 걸리니까 아이 키우시면서 애태우기도 하겠네요

    수박씨 먹고 뱃속에서 자랄까 걱정했던 1인으로서 수박씨 스낵이 궁금해 집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5.02 15: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 아이들이 신발 더러워질 일이 있나요? ㅠㅠ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땐 신발 두 켤레 돌려 신겼는데 매일 신발을 빨았네요. 겉옷도 마찬가지. 고되도 잘 놀고 있는 증거라고 여겼지요.

      수박씨는.. 차마.. 돈주고는 못사먹을 것 같아요.ㅎㅎ

  2. 2019.05.04 03:1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5.04 1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당연히 기억하죠. 잘 지내죠? 벌써 3년차 직장인, 누리는 벌써 초등 1학년이랍니다. 영국이 한국보다 반년 정도 빠른 것 같아요. 그래요, 종종 연락해요. :)

이번 지비의 고향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새로 생긴 지역 브루어리 brewery - Browar Pod zamkiem에 가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내게는. 
느즈막히 아침을 먹고 가든에서 놀다가 다함께 트램을 타고 시내로 갔다.

가격대비 양이 작다는 지비 형의 만류를 뒤로하고 나는 샘플러를 시켰다.  환절기 알레르기로 고생중이라 많이 마실 수도 없었고, 나는 그저 맛을 보고 싶었다.
맛은 - 내가 알리가 있나만은 확실히 병이나 캔으로 사먹는 맥주보다는 신선한 맛.
주문받는 분이 내가 주문한 햄&감자칩 대신 슈니츨(돈까스)를 가져다줘서 좀 그렇기는 했지만, 다시 가자면 갈 정도다.  재미있는 건 여행정보 사이트에서 이 브루어리&레스토랑을 찾아보니 다른 사람도 주문과 다른 음식을 받았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김치를 팔고 있었다.  이 도시를 방문한 한국사람이라고는 내가 유일할 것 같은 폴란드의 한 소도시의 레스토랑에서 전채음식으로 김치를 파는 게 놀라웠다.  시키지는 않고 어떤 음식이냐고 물었더니 매운 배추절임이라고.  많이 나가냐고 물었더니 관광객들이 가끔 시킨다고 한다.  지비의 고향도시는 독일과 인접하고 있고, 과거 독일의 도시였기 때문에 독일 관광객들이 많다.  독일은 폴란드보다는 아시안 인구가 많고 한국 정착인구도 많아서 한국이 그렇게 생소하지 않다.  그 관광객들이 시키는게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도시의 사진들.  이전에 독일의 도시였던 지비의 고향은 조선업이 주요산업이었고, 그런 이유로 세계대전 동안 거의 폐허가 됐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브루어리&레스토랑은 세계대전 당시 지하 벙커로 쓰인 곳 같다.  브루어리&레스토랑 자체는 새로지은 건물이었지만 지하의 우물이나 통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사진이 너무 대충이라 올리기도 민망하지만.  혹시 관심있으면 클릭 http://www.browarpodzamkiem.pl
듣자하니 이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현대화학이 설비를 한다는 것 같다.  멀지 않은 미래에 한국인들을 이 도시의 거리에서 마주치게 될지도 모르겠다.

브루어리&레스토랑을 나와 바로 인접해있는 이 도시의 성으로 갔다.

성안 광장에서 사진찍고 놀다가 집으로 가기 위해 성을 나섰다.  트램을 타러가다 발견한 다른 광장 지하의 박물관.  세계대전의 역사와 도시의 역사를 전시한 곳이었는데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지비의 형네도 가보지 않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  도시의 역사 부분에서 지비의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의 사진을 발견했다.  행진하는 군인이 아이의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었는데, 행진하는 군인은 지비의 외할아버지였고 아이는 외삼촌이었다.
지도와 연대표를 좋아하는 지비가 좋아했지만 아이들은 별로.  새로지은 박물관인데 아이들이 즐길거리는 없었다.  나는 이 사실이 별로 놀랍지 않다.
박물관을 나와 박물관 바로 앞인 필하모니 공연장도 가보고, 마침 들어선 부활절 마켓도 구경했다.

맥주만이 목적이었는데, 생각보다 시내에 오래 머물며 여기저기 돌아봤다.  집에 돌아와서 나도 아이들도 골아떨어져 잠든 하루였다.

+

지비의 형네 도착한 날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준비하기 위해 누리 모자를 사러 잠시 나갔다.  미리 온라인으로 주문한 누리의 책들도 찾으러 갈 겸.  폴란드에 갈 때마다 사촌들이 쓰고 있는 면 비니가 간편하게 쓰기 좋아보여 사려고 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다.  마침 지비의 형이 운동을 간다길래 가는 길에 우리를 몰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를 몰에서 픽업하는 일정으로 마트에 갔다.  위 사진에서 누리가 쓰고 있는 면 비니가 그때 산 것이다.  가장 큰 사이즈로 샀는데, 작다.  엄마 닮아 머리가 작지 않은-.
비니를 골라들고 계산대에 섰다가 발견한 사탕묶음.  그야말로 '헉'하고 소리를 냈다.

젤리와 사탕으로 만들어진 꽃다발.  이런 걸 누가 사갈까 싶었는데, 우리 앞에 엄마와 함께 줄서 계산을 기다리는 아이가 한 다발 들었다.  정말 폴란드인들은 달달구리에 관대하다.  지비도 달달구리에 관대한 폴란드인 중 1인.  누리가 그 뒤를 밟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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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엔 5개의 공항이 있다.  알려진 히드로 Heathrow와 게트윅 Gatwick, 스탠스테드 Stansted, 루톤 Luton, 그리고 런던 시티 London city 공항이다.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이 히드로고, 가장 먼 공항이 스탠스테드다.  그런데 지비 고향으로 가는 비행기가 운항하는 공항은 스탠스테드.  게다가 유럽에서 (나쁜쪽으로) 알려진 라이언에어 Rya air만 지비의 고향으로 운항한다.  가장 먼 공항과 가장 나쁜 항공사의 조합 - 가장 피하고 싶은 조합이다.  하지만 지비의 고향에 갈 땐 어쩔 수 없다.
최악의 조합인 것도 모자라 여정 한 두 달을 앞두고 현지 도착시간이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변경됐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오후 6시 도착이면 지비의 가족들과 오후 7시쯤 만나게 돼 저녁은 같이 못먹어도 맥주 한 잔은 할 수 있는 시간인데, 오후 10시 도착이면 오후 11시나 되야 우리가 머물 형네 도착할 수 있다.  누리를 데리고서는 너무 힘든 일정이 되어버렸다.  항공사에 불을 지르고 싶은 심정을 꽉 누르고 다른 경로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폴란드의 서울인 바르샤바 Warsaw를 경유해 지비의 고향으로 가기로 했다.  3시간 이상의 비행일정 변경이라 라이언에어 항공권은 전액 환불받기는 했지만, 여정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롭게 항공권을 구입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경비가 들었다.  하지만 일년만에 가는 지비의 고향방문이라(내게는 시월드일뿐이지만) 내가 그렇게 가자고 했다(돌아오는 항공편과 베를린에 예약한 호텔이 아깝기도 하고).  그렇게 부활절 방학 여행이 시작됐다.

요즘 코스타에서 스타벅스로 취향이 바뀐 아이.  이유는 알 수 없음.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공항으로 갔다.  깨우기 힘들줄 알았는데 의외로 벌떡 일어났다.

누리는 비행기 타는 것, 호텔에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보다 데리고 다니기가 한결 수월하다.  되려 내가 화장실과 기압변경을 적응하지 못해 힘든 점이 더 많다.

그렇게 어떻게 폴란드의 서울인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지비의 친구가 3년 전에 런던에서 바르샤바로 이주했다.  벨기에 친구인데 오랜 블로그 글에 초콜릿맨으로 등장했던 친구.  우리집과 멀지 않은 곳에 살았고, 우리집에서 가까운 하이스트릿을 그 친구가 좋아해서 자주 동네에서 만나 커피도 마시고 그런 친구였다.  폴란드 여자친구가 생겼고, 그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쌍둥이를 얻어 폴란드로 이주했다.  바르샤바를 경유해 지비의 고향으로 가는 김에 하루 머물러 그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그 친구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며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  공항 근처가 집인 친구가 공항으로 마중을 나와 편하게 친구네로 가서 폭풍수다와 맛나는 점심을 먹었다.  친구네 쌍둥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마침 부활절 행사가 있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예정에 없던 폴란드의 어린이집을 구경했다.

아이들이 부활절 관련 노래를 불렀고, 그 뒤엔 부모들과 함께 부활절 바구니를 만들었다.  이 부활절 바구니는 나중에 부활절 미사에 들고가 세례 Blessing를 받는다.  바구니를 만든다니 누리가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쌍둥이와 함께 만들었다.   누리의 적극성에 지비와 내가 놀랐다.  우리는 둘다 소심한 편이고, 우리가 아는 누리도 그런 편인데 학교 생활이 아이를 바꾼 것 같다.  좋은쪽으로.

인상적이었던 화장실.  2~3세반 아이들이라 기저귀 떼기 전후인 아이들이 많았다.  교실 안에 있는 화장실에 각자의 포티 potty - 배변 훈련용이 있었다.  한국도 그런가?  여긴 포티가 있지만 공용(?)이고, 배변훈련을 바로 화장실 좌변기에서 한다.  아, 사립은 또 다른지 모르겠다.

바구니를 만들 때보니 시작은 아이들이하고 시작을 제외한 대부분은 부모들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 그랬다.  너무 익숙하다고나 할까.  너무 열심히인 부모들-.
쌍둥이들의 부활절 행사 참관을 마치고 우리는 바르샤바 시내로 갔다.

지비가 처음 한국으로 올때 런던에서 독일을 경유해서 오는 비행기를 타고 왔다.  그때 폴란드에 사시는 한국분과 나란히 앉아오게 됐는데 그게 인연이 되서 알게 된 분이 집으로 저녁 초대를 해주셨다.  마침 그 집에도 누리 나이 또래 아이가 있어 작년에 만났을 때도 두 아이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분 집과 친구네가 멀어서 2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만 함께 할 수 있었다.  접시에 밥을 담아 먹는 낯설고 익숙함을 함께하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도 집에서 밥을 접시에 담아 먹을 때가 많다.  아쉬웠지만 친구가 술 한 잔 하려고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다음을 기약하고 친구네로 돌아왔다.

예약해둔 택시에 맞춰 급하게 나왔는데 택시가 안온다.  알고보니 영국에서 예약한 택시였던지라 폴란드보다 한 시간 늦은 영국시간에 예약이 되어 있었다.  밖에서 40여 분 오돌오돌 떨며 택시를 기다렸지만, 한국의 총알택시를 연상시키는 운전솜씨로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다시 한 번 한국인과 폴란드인이 참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늦게 친구네로 돌아오니 역시 냉장고에 프로세코를 쟁여놓고 초콜렛과 함께 기다리고 있는 친구.  시간가는 줄 모르고 또 폭풍수다.

+

다음날 다시 친구의 배웅을 받으며 바르샤뱌 쇼팽공항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탈탈탈 프로팰러가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고 지비의 고향 앞으로-.

+

바르샤바 시내 지하철 좌석이다.  바르샤바의 유명한 명소들이 담겨있다. 
사실 알고보면 런던의 지하철 좌석도 단순화 되긴했지만 런던을 상징하는 것들이 담겨있다.  여권도 그렇다. 
폴란드 여권엔 페이지 마다 다르게 여행의 변천사 - 도보에서 비행기가 담겨있고, 영국 여권엔 유명한 자연문화유산이 역시 페이지 마다 다르게 담겨있다.  이런 게 문화 아닐까 싶다.
한국은 1면부터 48면까지 같은 그림이다.  남대문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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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4.23 16: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항공사에 불지르고 싶을정도로 서비스가 엉망이라면 경유도 나쁘진 않네요. 누리도 기대가 되는지 마음이 가벼운 모양입니다. 잘 다녀오세요 ~~♡

    • BlogIcon 토닥s 2019.04.23 22: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라이언에어 ryan air의 명성은 유럽에서 자자합니다. 저가항공의 대명사지만 이 항공사를 좋게 말하는 사람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을 정도랍니다. 그래도 우리는 일년에 한 두 번은 어쩔 수 없이 타기는 합니다만.
      여행은 지난주에 다녀왔고요, 지금은 누리의 방학 마지막 날이랍니다. 하하하..

세월호 참사가 없었더라면 해마다 돌아오는 4월 16일은 일년 중 어느 하루였을테다.  이제는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Memorial to the murdered jews of Europe / Berlin, Germany

죽음을 기억하는 이곳에서 세월호의 304명과 4월 16일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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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기간 마음을 먹었다, 접었다 했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런던 한국문화원 도서회원으로 가입하는 일.  한국문화원에 책이 있고, 도서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책을 빌려 볼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대여기간이 2주 밖에 안된다는 사실 때문에 망설이다 미루곤 했다.  런던에 살아도 시내까지 나오는 일은 많아야 한 달에 한 두 번.  사실 아주 외곽에 사는 것도 아니고 지하철 타면 30분이면 옥스퍼드 서커스나 피카딜리 서커스에 간다.  거기가 시내냐면-, 사실 알고보면 westend지만 일단 시내.
몇 년을 미루었던 도서회원 가입을 한 이유는 누리에게 책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연말 한국문화원 공간을 빌려 마련된 작은 모임에 갔다 아이들 책이 제법 있는 걸 보고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의 가정처럼 책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매일 밤 내가 한국어책 2권, 지비가 폴란드어책 또는 영어책 2권을 읽어줬다.  같은 책만 읽다보니 누리보다도 내가 지겨운 느낌.  그래서 책을 빌려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 시내에, 그것도 한국문화원 근처 트라팔가 광장에, 가고 한국문화원은 토요일도 문을 열지만 도서회원 가입은 평일에만 된다.  그래서 4월이 되서야 마음먹고 행동으로 옮겼다. 
 

도서회원 가입에 필요한 것은 주소지가 표시되어 있는 신분증이나 council tax, bills, bank statements 등 2개의 서류가 필요하다.  그리고 보증금 20파운드(현금)을 가지고 주중에 방문하면 도서회원에 가입하고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책은 3권까지 2주간 대여가능하고, 1주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이 대여기간이 가장 문제였는데, 책 빌리러라도 3주에 한 번씩 시내나들이 하기로 마음먹었다.  잘 될런지-.

눈길을 끌었던 한국민주화운동사와 독립신문연구.


책이 적은 것은 아닌데 영어책이 더 많고, 그 내용도 전통문화나 예술 방면이 많아서 내가 볼 책은 별로 없었다.  한국어책으로는 소설책과 시집이 좀 있기는 했지만.
정리가 안되어 있어 책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렇게 책을 빌려볼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누리는 빌려온 새책을 무척 좋아했고, 구름빵은 두 번이나 읽어달라고 했다.  새책을 읽으니 나도 좋다.  지비는 아무도 안빌려 본 새책 같다며 신기해했다.  그리고 지비는 폴란드 이주 역사가 더 길고 인구도 많은데 이런 시설이 폴란드 공동체엔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했다.

+

책을 빌려서 선물할 커피를 사기 위해 코벤트가든으로 이동.  몬머스에서 커피콩도 사고 커피도 마셨다.  커피콩은 비싸고 커피 맛은 그럭저럭 수준.   다시는 안갈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리고 오가는 길에 발견한 정치인 인형들.  총리인 보수당의 테레사 메이, 보수당 유력정치인 보리스 존슨, 그리고 미국대통령 트럼프.  부두인형(화풀이용)인가 싶어 봤더니 개-장난감 dog toy.  개들이 이 장난감을 입에 물고 도리질칠 것를 생각해보니 역시 영국 사람들의 유머/풍자는 세다.

우리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노동당 총수 제레미 코빈도 개-장난감 신세를 면할 수 없다.

+

그리고 마무리는 한국식당에서 짬뽕.  오늘처럼 추운 날씨에 알맞은 메뉴였다.  또 가서 먹고 싶다.

+

한국문화원 도서회원 소개가 짬뽕으로 마무리.  글이 완전 짬뽕이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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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4.10 16: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짬뽕 정말 맛있어보여요!!!! 그리고 보리스존슨에 이어 코빈까지 개 장난감을 만들어 판다니 정말 쌈빡하네요 ㅎㅎ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그런 점은 영국이 참 맘에 들어요~ 한국문화원도 있고 역시 런던은 다르네요! 매일 부부가 함께 아이에게 책을 그렇게나 읽어주시고 대단하세요! 저도 그런 부모가 되고 싶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4.18 19: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은 아이가 영어와 폴란드어로 된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좀 느슨해지긴 했어요. 하지만 한국어 책은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 저를 조급하게 만듭니다. 한글 익히기도 익히기지만 아이의 한국어 어휘를 위해서도 열심히 읽어줘야겠지요.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저도 나이가 드는지라..밤이면 눈꺼풀이 천근 만근..ㅠㅠ 한국문화원 도서회원 가입이 새로운 기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4.20 07: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치인 인형들 정말 특징만 딱 잘 잡아서 만들었네요. 누구라도 이사람 누구다 라고 할만큼.. ^^

    • BlogIcon 토닥s 2019.04.25 09: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개를 위한 장난감이라는 게 이미 정치를 풍자하고 있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한국 같으면 이런 장난감이 명예훼손감인데 영국은 좌우를 막론하고 이런데 유연한 편이랍니다. :)

[life] 생일

런던일기/2019년 2019.04.02 00:43 |
일주일도 더 지난 지비 생일.  예전 같으면 자기 생일이니 여행을 간다 어쩐다 그럴텐데, 요즘 우리는 계속된 긴축재정 아래 있는터라 집에서 조용하게 보냈다.  곧 폴란드로 갈 계획이 있기도 하고.

마침 토요일이라 누리는 폴란드 주말학교에 가고 우리는 부부동반(?) 허리/척추 치료를 받으러 런던 외곽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갔다.  하루 10여 분 정도 하던 운동을 2월에 아픈 동안 쉬었더니 허리가 아프다못해 등까지 뻣뻣해졌다.  클리닉을 한 2주 전에 예약해두고 그날부터 안하던 운동을 아침저녁으로 벼락치기 했더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는 선생님 말씀.  되려 나에게 운동하라 늘 잔소리하는 지비의 허리&골반이 더 나쁜 상태라 이번주도 연이어 가야했다.  그러느라 집안 재정이 더 휘청.
하여간 생일 오전은 치료와 장보기로 보내고 평소와 달리 일찍 마친 누리와 점심을 먹으러 가려다 계획을 급변경해 점심은 집에서 도시락으로 간단히 먹고, 케이크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W의 도시락 두개와 작은 스시롤-연어호소마키 몇 개를 더 사와 점심을 해결했다.  집에서 편하게 먹고 케이크를 먹으러 고고.

케이크 까페도 사람이 많이 서서 30분 넘게 기다려야했다.  생일 맞은 당사자는 사서 집으로 가자고 했지만, 누리가 까페에서 먹고 싶다고 고집했다.  그럼 당연히 까페에서 먹어야지.(-_- );
기다린 건 30분이 넘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커피랑 케이크만 후딱 먹고 30분도 안채우고 나왔다.

그리고 집에와서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었다.

메뉴로만 보면 누리 생일이나 내 생일 같지만, 정말로 지비도 이 음식들을 즐겼다.  나만, 우리만(누리랑 나랑)의 착각인가?(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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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프라우지니 2019.04.03 09: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신나 하는거 보니 아빠가 아닌 누리생일날 같은걸요.^^

    • BlogIcon 토닥s 2019.04.04 19: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구 생일이던 저는 별로 힘 안들이고 하루 끼니를 해결해서 자도 좋은 날이었답니다. 딸이랑 아느님이 즐겼으니 생잉 당사자도 그랬으리라 믿습니다!

  2.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4.10 16: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하하 멋지네요!!! 그나저나 누리의 환한 웃음 너무 이뻐요~ 늦었지만 지비님의 생일도 축하드려요~

    • BlogIcon 토닥s 2019.04.25 09: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참)늦었지만 고맙습니다. 날씨가 봄/여름인가 싶더니 오늘은 다시 가을/겨울이네요.

오늘 영국은 어머니의 날.  몇 월 며칠로 정해진 건 아니고, 영국에서는 교회달력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오늘은 써머타임이 시작되는 날이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 피곤한 날이었는데 새벽 같이 일어난 누리가 내민 카드.  학교에서 만들어 아이들은 금요일 하교길에 엄마에게 내미는 걸 봤는데 누리는 오늘까지 숨겼다가(?) 아직도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게 줬다.

나는 cooker(가열조리기구)가 아닌데, 물론 좋은 cook(요리사)도 아니지만.

겨우 일어난 나에게 누리가 베드에서 아침을 먹을꺼냐고 물어봤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이 그런 예를 드셨나보다.  엄마가 일어나면 아침을 침대로 대령하라고.  베드는 됐고, 식탁에나 차려보라고 했더니..  자기는 못한다는 누리.(-_- );;  그럼 아빠랑 준비하라고 했더니 아빠에게 달려갔으나 그쪽은 나보다 일어나는 게 더 더디다.  결국은 내가 오늘은 어머니의 날이니 당장 일어나라고 호령하고서야 부비적부비적 기상하는 간 큰 남편.  누리는 아침을 차릴 수 없으니 내가 먹는 빵처럼 크림치즈와 라즈베리 잼을 발라주겠단다.  그러면서 자기 빵은 자기가 시간이 없으니 나더러 바르란다.(-_- );;

산발을 하고 내 빵에 크림치즈를 바르는 누리.

그렇게 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10시.  어제 시간으론 9시인데.  써머타임 때문에 갑자기 게을러진 느낌.  누리는 요며칠 내가 공부 중인(?) 영어동요책을 보고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지비와 나는 집청소를 했다.  대충(?) 마치고 나니 다시 점심시간.  일요일은 짜짜짜짜~파게티를 먹고 집을 나섰다.  다시 며칠을 위해 냉장고를 채우고 몇 주 동안 미뤘던 누리 옷을 사기 위해.  사실 누리는 오늘 어머니 날이니 인근 쇼핑 센터에 가자고 했다.  거기 가면 레고 샵이 있다고(?).  그건 어린이 날에나 가자고 설득해서 후다닥 장보고 커피 마시고 누리 옷 몇 가지 사서 들어왔다.

장을 보러 가서도 자기가 다 도와준다면서 사실은 더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딸.  그래, 고맙다 고마워.

사실 옷이 필요한 건 지비랑 나다.  그런데 우리는 낡아도 입을 옷이 있지만 쑥쑥 자라는 누리는 맞는 옷이 없다.  옷이 작아져 빠듯하게 입던 옷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서 옷을 사러 갔다.  누리는 좋겠다, 계절마다 새옷을 입으니.(ㅠㅠ )

별로 나한테 잘해준 것도 없이 어머니의 날이 다 지나갔는데, 계속 어린이 날은 언제냐고 묻는다.  내가 알기론 영국엔 어린이 날이 없다.  하지만, 작년에 이모가 어린이 날이라서 선물을 보내줘서 이제 계속 어린이 날 타령이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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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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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부터 휴대전화가 말썽이다.  주기적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백업했는데 한 일년 반 쉬었더니 휴대전화에서는 보이는 사진이 mini USB로 연결해 사진을 옮기려고하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블로그는 휴대전화로만 할 수 있고, 틈틈이 휴대전화 속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로 올려 컴퓨터로 내려 받는 삽질(?)을 하고 있다.  예전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이사하는 삽질도 아직 남아있건만.  그래서 가끔 틈 시간이 생겨 블로그를 하려면 사진이 없고 그렇다.  지금 휴대전화엔 최근 사진과 지난해 7월 이전사진이 들어있다.  그래서 틈시간(누리 발레 수업)을 이용해서 오래된 사진 - 친구 결혼식 사진 정리.

누리 낳고 이 한복을 샀는데 무슨 용기로 이 사이즈를 샀는지.  밖으로 표는 안났지만 사이즈가 작아 좀 답답했던 느낌.(ㅠㅠ )

오랜만에 보고, 화장으로 달라진 모습이라 낯설었던 친구.  혹시 기억할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있었던 우리 결혼식에 왔던 친구다.  한 2년만에 연락와서 결혼식 초대장을 보냈다.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갈까말까 많이 고민했다.  평일 결혼식이었는데 마침 그날은 누리 학교 마지막 날이었다.  놓쳐서 아쉬운 수업은 없었지만 학년의 마지막 날이니 다음 학년 선생님과 학급 친구들도 만나고, 리셉션 선생님에게 인사도 하고, 6주간의 긴 여름 방학 전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사실, 그건 핑계고 2년 동안 연락이 없었고 그 이전에도 그랬던터라 망설였다.  그런 반면, 지비는 당연히 우리 결혼식에 왔으니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결혼식에 간다고 해도 다시 예전 같은 친구가 되긴 어렵다는 건 지비도 알고 있었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래서 더 가야한다는 지비의 의견.  그렇게 좀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가게 됐다.

친구의 친구인데, 친구가 우리와 멀어진 사이 페이스북으로 더 자주/가끔 연락한 친구다.  아르헨티나에서 영국까지 친구의 결혼식에 기꺼이 온 친구지만 이 친구도 역시 그간 신부인 친구와 연락이 뜸했다고.  친구가 그 동안 연이어 두 번의 임신과 출산을 하느라 아르헨티나에 가지 못했던터라.

영국에서 두 번째로 가 본 결혼식인데 다른 한 번은 우리 같은 외국인 커플이라 격식이 없었다.  폴란드에서 치러진 다른 친구의 결혼식도 폴란드-영국 커플이었는데 격식 없는 파티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 결혼식은 우리에겐 좀 어려운 자리였다.  우리는 친구의 친구들 그리고 전 직장동료들과 앉았다.  내 옆엔 지금은 퇴직한 친구의 보스가 앉았는데 결혼식 문화며, 음식이며 이러저러한 것들을 친절하게 내게 설명해줬다.
좀 재미있는 건 결혼식이 오후 2시였는데 식이 있고서 야외 리셉션이 있었다.  신랑신부를 부부로 환영해주고 간단히 서서 음료를 마시는 정도.  그 사이 본격적인 리셉션 세팅이 이뤄지고 식사가 시작되는데 이 식사가 브렉퍼스트 breakfast였다.  3시쯤이었던듯.  그리고 다시 야외 리셉션.  그 다음은 연회장에서 런치 Lunch.  다시 야외로 나와 티타임.  다시 연회장에 들어가 디너 Dinner. 저녁 9시 경에나 디너를 먹게 되는 진행이었다.  그리고 밤새도록 마시고.  우리는 당일 일정이라 브렉퍼스트를 먹고 야외 리셉션 할 때 인사하고 집으로 왔다.
아쉬웠던 건 결혼식은 어른들 행사였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돌보미 손에 맡겨져 시간을 보냈다.  물론 손님을 위한 배려였지만 나는 아이들도 이런 공간과 행사에 함께하며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돌보미가 있었지만 우리보다 어린 아이를 둔 손님들은 역시나 아이들 방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런 건 만국공통.  차이라면 한국 같으면 엄마들이 돌본텐데, 여긴 엄마들보다는 아빠들이 많이 있었다는 정도.  누리는 평소에 못본 장난감, 비즈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잘 보냈다.

갈 때 마음은 찜찜했지만 우리를 반가워하는 친구의 가족들을 보니 나도 마음이 좋았다.  친구쪽 손님으로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가족과 친구 셋 그리고 우리가 유일했다.  친구의 남자친구가  친구 직장의 보스였기 때문에 직장에서 온 손님들도 친구의 손님이라기보다는 남자친구의 손님들.  다들 보스급이었다.  어려운 자리였지만 친구와 가족들을 보니 잘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복을 입고 가서 생각하지 못한 환영과 주목을 받았다.  특히 누리가.(^ ^ ); 

+

이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산 누리의 한복은 1학년에 들어가 학교 행사에서 잘 입었다.   벌써 이 한복은 받아입을 사람이 정해졌다.  그만큼 누리도 좋아하고, 사람들도 좋아해주니 나도 기분이 좋다.

+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주목받았던 누리 사진 - 향단이 포스.(>.< )

여름 사진을 보니 언제 여름이었나 싶다.  여름 또 오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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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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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4 00:2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14 14: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딸아들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 위에 또 개인차가 더해지니 아이마다 참 다르겠지요. 쪼꼬미가 잘 적응하기를 기원합니다.
      교육과정은 지금 2년째인데 일을 하기 위해선 1년이 더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 영국은 교육복지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과연 이 직업영역에 미래가 있는가 생각하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과정을 마치기는 하려구요. 영어공부가 됐다고 생각하며.ㅎㅎ
      준님 일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버겁지만 잘 헤쳐나가기를 -.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5 01: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우. 누리 스웩이 남달라요~ ㅋㅋ 향단이 포스라니 ㅋㅋ 잔머리 때문인지 잔망 때문인지 ㅋㅋ 춘향님보다 더 귀여운데요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3.15 15: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마지막 사진 두장은 찍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랍니다. 이쁜 라벤더 속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마지막 사진처럼 까불길래 "그냥 좀 있어!"라고 했더니 억울한 표정으로 (끝에서) 두번째 사진을 찍게 됐죠. 그 두번째 사진만 공개했더니 사람들이 춘향이 같다고해서 "춘향이는 무슨 사실은 이랬어. 향단이."라며 가장 마지막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답니다.ㅎㅎ
      더 호응을 받았답니다.

2주 전에 갔던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영국에선, 런던에선 음력설을 중국설 Chinese New year라고 부른다.  처음 영국에 와서는 그게 Chinese New year라기보다 음력설Lunar New year라고 일일이 설명해줬지만, 이젠 입 아파서 안한다.  가끔 한국에서도 중국처럼 음력설을 보내냐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다고 이야기해주는 정도.  나는 음력설이라도 한국에 전화 한 번 하면 끝인데, 지비는 나보다 이런 걸 더 챙긴다.  챙긴다기보다 궁금해한다.  누리가 없을 때 가본 적이 있지만, 아기 때도 한 번 갔던듯, 사람이 많은 행사라 누리를 데리고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리도 이제 클만큼 컸으니 가보자고 해서 갔다.  비오고, 춥고.  같이 가기로 계획한 가족은 날씨 때문에 오지 않았다.  가서보니 우리처럼 애딸린 가족들만 가득.  비가 와도 애들을 데리고 집에서 나가는 게 모두의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그 마음 - 잘 안다.


듣자하니 런던 차이나타운 행사가 중국 밖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음력설 축제라는데, 트라팔가 광장이 본무대라는 거 말고 홈페이지엔 어디서 뭐가 벌어지는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안내도 없어 우리는 일단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가서보니 누리가 즐길만한 퍼레이드는 일찍이 끝났다.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가보니 구름 같은 사람들 사이에 사자춤이 한창.  멀리서 사자 뒷통수만 구경했다.  그래도 누리는 신나했다는 짧은 소감. 



레스터 스퀘어에 차려진 어린이무대를 거쳐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거기서 생각보다 긴 시간을 보냈다.  런던의 한 초등학교에서 중국전통춤을 배우는 아이들의 무대가 있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그 아이들 중 중국인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다.   정말 문화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용인형 하나 사서 밥 먹으러 가려는데 누리가 콩알탄에 관심을 보여서 하나 샀다. 







완전 즐거운 5분이었다.  5분에 1파운드가 공중으로 호로록 사라졌지만.

그리고 점심을 먹으려고 계획했던 한국식당으로 갔는데 문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는 잘 가지 않는 김치라는 한국식당에 갔다.  홀본에 있는 아주 대중적인 한국식당인데, 한국사람인 내게는 너무 달고 짜고 그래서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외국인과 시내에 한국식당에 갈 일이 있으면 가끔 간다.  그래봐야 일년에 한 번도 안간다만은.



추웠던 날씨 덕에 지비는 짬뽕을 시켰고, 누리는 잡채와 불고기 떡볶이.  나는 김치찌개를 시켰다.  김치를 담아먹는 김치부자(?)가 아니고서는 먹을 수 없는 김치찌개.

차이나타운 음력설에 가서 웬 한국식당이냐 싶겠지만, 축제라 차이나타운에서 밥을 먹으려면 밖에서 한 두 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중국음식이라 우리는 처음부터 한국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계획했다.   오랜만에 가본 김치는 역시 내 입맛은 아니었지만 장사는 잘~되더란.



차로 집에서 일찍 나서, 일찍 점심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덕에 비교적 이른 오후 시간에 집에 돌아왔다.  우리에게 별 의미는 없는 차이타나운 음력설 축제였지만 아이와 주말 나들이를 했다는데 의의가 있었다. 


+


그렇게 하루 잘 마무리했다 싶었는데, 그 날 이후 내가 감기에 덜컥 걸렸다.  지난 한 주 모든 일정을 접고 집에서 누워지냈다.  정말 한 3일은 일어나 앉지도 못했다.  그 이후는 꼭 가야할 일들이 있어서 아픈 몸을 이리끌고 저리끌고 다니느라 감기를 더 오래 앓은 것 같다.  심지어 1박 2일 여행도 다녀왔다.  그리고 어제 10여 일만에 처음으로 저녁을 해먹었다.  그 사이 나는 밥과 인스턴트 국으로 연명하고, 지비와 누리는 간단 조리 음식을 해먹거나 나가서 사먹었다.  아파서 입맛이 없는 생애 최초의 경험을 했다.  사실 먹기보다 그냥 누워만 있고 싶었다.  어제 혹시나 싶어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2kg정도 빠졌다.  이 역시 생애 최초의 경험.  이 참에 쭉 다이어트를 해볼까 싶은데 그 동안 못먹은 음식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내일 당장 나가서 장봐야지.  1번 도전과제는 쇠고기무국.   음식을 향한 집념(?)이 나도 놀랍다.  다이어트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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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22 02: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드셔야 합니다. 감기 된통 걸리셨구나.. 그 사이 체력도 방전되었을거에요. 추운데 고생하시고 몸 아프시면 마음도 아프니까. 소고기 팍팍 넣은 무국으로 기력 회복하세요. 꼭!!!

    • BlogIcon 토닥s 2019.02.22 23: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쇠고기 넣은 무국을 방금 끓여먹었는데요(밤 11시에) 맛이 무맛.ㅠㅠ 이래서 저는 한국음식, 특히 국 찌개는 잘 안하건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