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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일기/2021년23

[life] 후회들 지난 밤 누리가 자다 깨서 한참 울었다. 나쁜 꿈, 슬픈 꿈을 꾼 모양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무슨 꿈인지 물었는데, 꿈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슬픈 느낌만 남아 또 훌쩍였다. 누리가 울면서 깰 때 나도 꿈을 꾸던 중이었다. 어떤 사람(들)을 한 번은 만나고 싶었고, 그래서 연락을 망설이던 중이었다. 몇 번이며 지웠다 새로 썼다를 반복하며, 단어를 고르며 문자를 보내던 중이었다. 나는 꿈에서 깨어나도 선명하게 기억났다. 평소에도, 잠을 자지 않을 때도 언젠가는 한 번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지기 싫은 '짐'이 아니라 해야 하는 '숙제'의 느낌이다. 그 숙제를 언제나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지금도 늦지만, 너무 늦지 않기만을 희망할 뿐이다. + 어제 저녁 먹을 때 누리가 식탁에 놓여진.. 2021. 4. 11.
[life] 토끼이모 본격적인 부활절 방학이 시작된 이번 주 내내 너무 추운 날씨들의 연속이었다. 해가 잘 뜨지도 않았지만, 기온마저도 5도 근처. 지난 수요일 홀랜드 파크 놀이터에서 S님과 만났다. S님은 아이가 없지만, 누리를 두고서는 또 갈 수 없는 게 나의 처지라. 도시락을 싸서 집을 나설 땐 햇볕이 있었다. 그때 기온이 3도. 햐-. 이 날씨에 도시락까지 싸들고 집을 나서나 싶어 조금 우울+서글픔. 집에서 이불 둘둘말고 있고 싶지만, S님과의 약속도 약속이고, 누리와 하루를 집에서 보내는 건 또 다른 스트레스라 집을 나섰다. 생각보다 금새, 10여 분만에 도착해서 주차는 했는데, 주차비 지급을 위한 앱을 까는데 한 30분 걸렸다. 그것도 주차장까지 우리를 찾으러 온 S님이 모바일 인터넷 공유해줘서 가능했다. 그 사이.. 2021. 4. 10.
[life] 부활절 연휴2(feat. 크로스 번) 원래도 이곳에 가족이 없지만, 런던의 동쪽 끝에 지비의 사촌형 가족이 살기는 한다, 명절이면 그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누리 친구들 대부분은 부모 한쪽이 유럽계가 많아서 방학이면 만나기 어렵다. 이번 부활절 방학은 그 대부분도 유럽으로의 가족 방문이 어려워서 자주 보겠거니 했는데, 또 그렇지도 않다. 우리처럼 아예 가족이 없는 경우는 잘 없어서 대부분 또 영국 내 다른 가족들을 방문하느라 보기가 어렵다. '심심하다', '심심하다' 노래를 부르는 누리를 데리고 우리끼리 동네에서 뱅글뱅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처럼 집을 꾸미지는 않아도 그냥 넘어가기는 심심해서 부활절 분위기나게 바구니를 사서 꾸며보자고 했는데, 코비드 때문에 생필품 구입을 위한 상점(마트와 약국)정도만 문을 열어서 바구니를 사지 못했다... 2021. 4. 5.
[life] 부활절 연휴1(feat.큐가든) 부활절과 함께 방학이 시작되었다. 이번 방학을 앞두고 우리는 한 달 전에 왕립식물원인 큐가든의 회원권을 구입했다. 집 근처 공원만 뱅글뱅글 돌다보니 우리가 지겨워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한 결정인데, 3월 초 회원권 구입과 동시에 부활절 연휴 기간 입장을 예약하려고보니 입장권은 남아 있었지만 우리가 원했던 어린이놀이터 입장권은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어린이놀이터가 주요한 목적이었는데, 회원권을 무를 수도 없고.😭 이러저러 사정을 설명하고 친구 가족과 함께 부활절 연휴 첫날 큐가든을 찾았다. 이번 주 초반 날씨가 20도 가까이 올랐던 것과 달리, 방학이 시작하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10도를 겨우 넘기는 날씨였다. 다행히 바람이 많지 않고, 간간히 햇볕이 들어 산책 삼아 큐가든을 한 바퀴 돌고 잔.. 2021. 4. 4.
[life] 영국 Covid 출구전략 - 로컬에 머무르기 Stay local(feat. 길 위의 마스크들) 3월 8일 개학부터 영국의 Covid 출구전략이 시작되고, 3주 뒤인 어제부터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출구전략에서 첫번째 단계에 있지만 이전까지는 다른 가구 구성원을 만날 수 없었는데 어제부터는 다른 가구 구성원이라도 6인까지 야외에서 만남이 허용되었다. 정확하게는 다른 가구 구성원 6인 또는 (6인 이상) 두 가구 구성원이 만날 수 있고 야외 스포츠가 허용된다. 그리고 로컬(주거지역/동네) 밖으로 벗어나는 것이 허용된다(Travel outside local area allowed). 이 '로컬'의 범위를 사람따라 달리 해석하는데, 자의적 해석으로 국내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제 구청에서 온 이메일을 보면 구borough를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구를 벗어날 수 있지만, 구 내에서 .. 2021. 3. 30.
[life] 행운과 불운 사이 점심 때 우동을 먹으려고 달걀을 두개 삶았다. 뜨거울 때 너덜너덜하게 까서 자르고 보니 노른자가 두 개 들어간 달걀. “우와 신기해”하며 누리에게 보여줬다. 노른자를 싫어하는 누리도 이건 꼭 먹겠단다. 그런데 나머지 한 개도 자르고 보니 또 노른자가 두 개. “우와!!”. 어디 가서 복권이라도 살까 잠시 생각했다. 요즘 쌍둥이 출산이 급격하게 늘었다더니 달걀도 그런가.오후에 집근처 공원에 가서 한 시간쯤 보내고 돌아오는데(다행히 누리 반 친구 하나가 있어서 누리는 친구랑 놀고 우리는 수다열전) 우리가 걸어오는 길 앞으로 검은 고양이가 슥 가로질러 지나갔다. 여기선 그런 걸 불운 bad luck이라고 한다. 누리에게 그 이야기를 해줬더니 누리가 어쩌냐고 또 호들갑X2. 점심 때 우리는 노른자 두 개의 달걀.. 2021.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