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2주 전 부활절 방학이 시작됐다.  사실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도 아이의  각종 학교 행사 때문에 바빴고, 아이들 방학이 되면 일상생활에서 거의 3주간 벗어나니 몇 가지 일을 미리 하느라 바빴다.

방학 전 학교의 부활절 행사/조회를 누리네 학급이 준비했다.  대단한 건 아니고 노래 두어 곡을 부르고 부활절 관련된 시(?)를 낭독하는 것이었다.  낭독에 선발된 누리.  거리가 너무 멀어 누리인지 아닌지도 나 아니면 알기 어려운 사진만 남았다.    그래도 누리 스스로에게는 너무 신나는 경험이었다.

그렇게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고 정말 하루도 집에서 쉬지 않고 밖으로 다녔다.  다양한 기억과 경험이 없는 어린시절을 보낸 우리라서 주말, 방학이면 동네 공원이라도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 동안 만나지 못하던 친구들도 만나고, 방학 숙제를 위해 런던 박물관도 가고, 폴란드와 독일 베를린 여행도 다녀왔다.  여행에 돌아와서도 매일 밤 빨래를 돌리면서 낮에는 매일매일 이 공원 저 공원 나들이를 다녔다.   집안 일을 뒤로하고 밖에서만 시간을 보내니 냉장고가 텅텅 비었고, 통장도 텅텅 비었다.  가득한 건 빨래와 다크써클뿐.  부활절 연휴가 끝나고 방학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면 부활할꺼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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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나면 그 동안 미뤄둔 과제로 활활 나를 태우며 밤을 새야겠지.  활활-.  그리고 또 부활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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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학하고 첫날.  누리는 오전에 수학 숙제를 했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러 나갈 때도 그 숙제를 들고가서 까페에 앉아 했다.  절대로 시킨 건 아니다.  되려 지비랑 나는 방학 숙제는 방학 끝날 때 하는 거 아니냐며 어릴 때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이런 누리가 적응이 안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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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쌀쌀한데 자전거까지 끌고 집을 나선 이유는 도서관에 마련된 가전제품 수거함에 한국서 사와서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미니 오디오를 버리기 위해서였다.  누리가 어릴 때 동요를 들려주기 위해서 부러 CD가 있는 미니 오디오를 사왔는데 TV와 간섭현상도 있었고 리모컨이 고장나면서 거의 쓰지 않게 됐다.  그보다 작은 DVD player를 사와서 지금 잘쓰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읽던 책을 누리 카드로 대여하려고 하는데 카드가 문제가 있어서 대여가 되지 않았다.  그걸 해결하는 동안 아이가 지루할까봐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분이 DVD 하나 골라오면 무료로 대여해주신다고 해서(보통 DVD 3개 대여에 2파운드) 누리가 Zootropolice라는 걸 빌렸다.  나는 Zootopia의 후속편인가 했는데 이 주토피아가 일부 지역에서는 주트로폴리스로 배급됐다고 한다.  영국이 그 일부지역인 모양.
집에 와서 목욕하고, 저녁먹고 앉아서 시청.  영화 초반 주인공 쥬디가 경찰이 되서 집을 떠나는데 그 장면을 보고 누리가 울었다.  당황한 우리는 아니 왜?하면서 물어보니 쥬디가 자라서 부모를 떠난다는 설정이 슬펐던 모양.  아직은, 아직도 그런 게 슬픈가 보다.  그래, 그 슬픔이 언제까지 가는지 봐야지.  부모를 떠나서 슬프다는 그 말을 녹음해둘 껄 그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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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tropolice -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재미있었다.  인종/스트레오타입 같이 가볍지 않은 문제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리고 공포를 조장하는 정치/권위 마저도.  올해 후속편도 나온다니 챙겨봐야겠다.  올해는 라이온킹, 겨울왕국 2편, SING 2편 누리랑 챙겨볼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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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4.08 16: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카페에서 공부하는 누리 멋지네요
    아이가 영화를 보면서 눈물 흘리는 감수성이 엄마들은 신기한가봐요^^

    • BlogIcon 토닥s 2019.04.08 20: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숙제를 즐겨하는 모습이나 부모와 떨어져 살게되는 걸 슬퍼하는 모습이 언제까지 가나..하는거죠.

      언젠가는 숙제를 좋아하지 않지도 않고, 부모를 떠나고 싶어하는 날이 오겠죠? 그걸 아니..지금 모습 신기한거죠.ㅎㅎ

쿠키공장 가동

오늘로 봄학기가 끝나고 2주 반 정도되는 부활절 방학이 시작됐다.  지난 주와 이번 주 틈틈이 쿠키를 구웠다.  지난 주엔 폴란드 주말학교 봄학기 마지막 날이라 주말학교 반 아이들과 스카우트 아이들과 나눠 먹을 쿠키를 구워 보냈다.  다른 엄마들도 초콜릿 에그, 하리보, 롤리팝 같은 걸 보냈다.  물론 집에와서 내가 다 버려버렸지만.  누리는 그런 것들을 뜯어서 맛만보고 먹지 않는다.  가방안에 굴러다니거나 식탁위에 오래도록 쌓여 자리만 차지하니 때문에 버려버린다.

이번 주는 어제 오늘 학교에 행사가 있었는데, 특히 어제는 누리네 반이 전교생들 앞에서 부활절과 관련된 퍼포먼스(춤+노래+시낭송)을 했다.  그래서 누리네 반 학부모들만 초대되어 그 행사를 관람했다.  그래서 또 쿠키를 구워보냈다.  오븐과 오븐용 쟁반 크기 때문에 한 번에 구울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틈틈이 구워야했다.

혼자 먹는 점심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집에서 준비해간 샌드위치 점심 도시락을 먹는다.  준비할 여력이 안되면 사먹기도 하지만 사먹는 것도 샌드위치나 토스티(눌러 구운 샌드위치).  그래서 일주일에 한 두 번 집에서 점심을 먹을 땐 미리 준비해둔 국&찌개에 밥을 말아 후루룩. 

먹는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 간단히 먹고 쉬는 게 더 좋다.  그렇게 먹으면 속도 편하고.  나이가 드는지.

저녁 메뉴

저녁은 다양하게 먹으려고 노력는 하지만 시간도, 재능도 한계라 몇 가지 음식(레파토리)을 돌려가며 먹는다.

장보러갈 시간이 없을 땐 냉동실에 보관된 우동을 먹거나 비상식량으로 구비해둔 (드라이)파스타를 먹는다.

누리가 고기를 즐기지 않지만 닭은 먹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닭을 준비한다.  한 번은 튀기고, 한 번은 볶고, 한 번은 (오븐에)굽고.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내가 해 볼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누리가 먹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레파토리가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다.

고마운 블로거님들의 포스팅 덕에 뭘 해먹고는 산다.  인터넷과 블로그가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고맙고맙-.

+

야식 후식

우리에게 야식은 맥주.  나름 닭과 먹었으니 '나름치맥'.

한 동안 후식으로 사과를 먹었는데 너무 익어버린 바나나가 하나 있어 오랜만에 바나나 로프를 구워 요거트와 냠냠-.

+

이렇게 굶지 않고 삽니다.  너무 먹어 걱정이지요, 특히 야식 겸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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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음식은 아주 까다로운 재료나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이제 대충은 해먹을 수 있게 됐다.  그래봐야 파스타나 스프 같은 것들이지만.   한국 음식들이 레시피가 잘 정리된 것처럼 이곳 음식들도 그렇다.  특이한 점이라면 나는 이곳 음식(일명 양식)을 하면서도 한국사람들이 올린 레시피를 보고, 영어로 된 레시피를 같이 본다. 
키쉬를 구우면서 한국 사람이 만든 몇 개의 레시피와 이곳 레시피 몇 개를 본다.  한국 사람들은 사진으로 과정을 정성스레 올려서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쉽다.  여기는 모든 조리괴정이 1~7개 정도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 레시피는 현지 재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화된 재료를 많이 쓴다.  여기 레시피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보충한다.  한국 고기 양념은 매번 맛이 다르긴해도 이제 적당히 해먹고는 사는데 나는 사람들이 쉽다는 기본 국과 찌개를 못끓인다.  심지어 된장국 마저도 나는 일본 인스턴트 미소를 사먹는다.  왜 시도를 안해봤겠나.  한 번은 짜고, 한 번은 싱겁고를 반복하며 포기하면 한 1~2년 된장이 냉장고에 고스란히 있다가 버려지곤 했다. 
누군가 한국 국의 핵심은 육수와 국간장이라길래, 멸치+다시다 육수도 만들어보고 국간장도 사서 써봤지만 달라지는 게 없었다.  한 5년 안쓴 국간장을 버리려고 봤더니 국간장은 자연증발하고(뚜껑이 닫혀 있었는데!) 바닥에 소금결정체만 남아 있었다.
나만 아침을 밥으로 먹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는데 밥과 빵을 따로 챙길 여력이 없을 것 같아서 생각만으로 그쳤다.  한 동안 바빠서(그리고 한 동안은 아파서) 혼자 있을 때 밥과 인스턴트 국으로 끼니를 해결하니 너무 간단해서 좋았다. 그래서 국에 대한 열망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었다.

한 2주 전에 중국 식료품점에 찹쌀가루를 사러갔다 비비고 김치가 있어서 하나 사왔다.  매워서 잘 먹지 않는데, 없으니 이거라도 하면서 사왔다.  사와서 뜯어보니 역시 매워서 손이 잘 가지 않았다.  한참 뒤에 열어보니 시큼!  김치양보다 양념도 많고.  그래서 김치찌개를 용기내서 끓여보기로했다.  포장김치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찌개로 만들기엔 뭔가 부족한 맛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 김치면 될 것 같았다.  누리를 주말학교에 보내놓고 이른 점심으로 먹기 위해 아침부터 끓였다.  마침 돼지고기와 두부가 있어 같이 끓였다.  결론은 내가 놀란 맛.  너무 맛있게 만들어졌다.  아마도 얄미운 비비고 김치의 덕인듯하다.  앞으로 비비고 김치는 김치찌개용으로 구매할 것 같다.

그날 밤 내친 김에 미역국을 끓였다.  누리 재워놓고 한 밤 중에.

또 내가 놀란 맛.  국간장이 없어서 그냥 간장과 소금으로 맛을 맞추었다.  이전에 내가 끓였던 맛없는 국과의 차이라면 소금을 과감하게 넣었다.  역시 음식은 짠맛 단맛이 강해야 하는 것인가.  아, 또 한 가지.  나는 국에도 안심 Sirloin, 등심 loin을 썼는데 질긴 부위가 국에 좋다는 말에 따라 이번엔 스튜용인 brisket (앞다리?) 부위를 썼다.   한국 집에서 먹던 쇠고기(국)의 질감이었다.  이젠 국용은 이 Brisket사다가 쓸듯.  가격도 저렴하다.

김치찌개와 미역국은 이제 됐다 싶은데-, 또 모른다.  다음에도 그 맛일지.  요리 초보는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늘 맛이 다르다.ㅠㅠ

+

그리고 오늘 만난 지인이 사준 카푸치노.

너무 맛있었다.  풍성한 우유거품이 볼 거리를 더해 맛을 배가시켰다.  원래 라떼, 카푸치노 이런 거 잘 안마시는데 카푸치노 맛이 이렇기만하다면 매일매일 마시고 싶다. 

아니다. 남이 사준 거라서 맛있게 느껴졌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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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24 06: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맛있어 보이는데요. ^^ 한국사람은 뜨끈 얼큰한 국으로 속을 풀어야 하는거 같아여~
    그리고 쌀밥. 이게 보약이죠 ^^

    • BlogIcon 토닥s 2019.03.27 11: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밥이 보약이라는 말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요즘은 절절히 느낀답니다. 나이가 들었나봐요.(^ ^ );

  2. 유리핀 2019.03.24 1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고깃국 끓이기에 성공하셨군요!!! 구이는 기름기많은 부드러운 고기. 국은 결합조직 많은 단단한 고기죠. ^^ 김치찌개 간은 김칫국물이나 맑은 액젓으로 하는 게 가장 맛있더군요. 기름이 적당히 붙은 돼지고기와 함께요.

    • BlogIcon 토닥s 2019.03.27 12: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사실 그리운 건 굴이나 새우가 들어간 미역국 같은 건데(역시 남쪽 태생은 숨길 수가 없다).. 여기선 쇠고기 돼지고기 싼 것만으로 만족해야겠지.

  3.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3.31 22: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 카푸치노는 제 눈에도 너무 먹음직 (마심직?!ㅋ) 해보이네요!! 저희 잭은 희안하게 된장국은 끓여주면 항상 잘 먹어요. 저는 주로 멸치육수에 아무 야채나 있는대로 넣고 (주로 호박과 버섯) 두부도 있으면 가끔 넣어주는 편이에요. 간은 최대한 싱겁게. 제 입에는 싱겁지만 아이는 그것도 짭짤해서 그런가 잘 먹더라구요. 된장이..실패하신다니.. ㅋ 된장을 다른 된장으로 바꿔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 (저는 사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좋은 된장을 공수해오다가 요즘은 그냥 시판된장 쓰는 편이에요)

    • BlogIcon 토닥s 2019.04.01 22: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맛있는 키푸치노였답니다.

      된장은 참 좋은 음식인데요(저처럼 장탈이 잘 나는 사람에겐) 작년에 몇년 만에 마음먹고 샀는데 매콤한 맛이 가미됐더라구요. 애는 매워서 먹지도 못하고. 그래서 다시 사려고 꼼꼼히 봤는데 거의 모든 된장에 매콤한 맛이 들어가 사지 못했답니다. 아이가 매운 것이 전혀 익숙하지 않아서요. 그래서 그냥 계속 인스턴트 미소로 연명하고 있지요. 생각난김에 다시 된장을 좀 찾아봐야겠어요. 좋은 밤되세요(저는 지금 또 찰떡을 구워 꿀떡꿀떡 먹는 중입니다, 이 밤에.ㅠㅠ)

어제 오후 장도 보고, 누리를 놀이터에서 놀게 해주기 위해 점심을 먹고 다 같이 집을 나섰다.  나가보니 제법 쌀쌀한 날씨.  시간을 줄이기 위해 둘을 놀이터에 내려주고 혼자 장을 보러 갔다.  장보기는 15분도 안되서 마쳤는데 계산대에서 다시 10여 분을 보냈다.  기다리면서 창 밖을 보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마음이 급했다.  분명 햇볕이 있어서 집을 나섰건만 영국 날씨가 이렇다.  계산을 마치고 마트를 나가니 빗방울이 더 굵어져 소나기다.  나 같으면 아이를 데리고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거나 까페에 들어갔을텐데 지비는 마트로 아이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중간에 만나 둘을 태우고나니 비가 그쳤다.  햇빛 비스무리한 빛도 보이고.  날씨가 뭐 이래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둘을 집 앞에 내려주고 차를 주차하러 집에서 1~2분 떨어진 주차장으로 갔는데 굵은 비가 쏟아졌다.  느낌상 오래가지 않을 것 같아서 차에서 좀 기다렸다 가겠다고 문자를 보내고 앉아 있으니 비는 우박으로 바뀌고 점점 세차게 떨어졌다.  갈수록 태산.  이를 어쩐다 -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지 1분도 안지나서 우박도 그치고, 비도 그쳤다.  이때다 하면서 재빨리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다.  저 멀리 하늘이 파란 하늘색이다.  마치 거짓말처럼.

+

지난 주말엔 날씨가 몹시 추웠다.  기온이 낮다기보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그날도 아이를 놀이터에 데려갔다가 필요한 물건 한 두가지가 있어 커피도 마실 겸 상점들이 몰려 있는 리테일 파크로 갔다.  필요한 물건 한 두가지는 내 운동화와 누리가 교복과 입을 타이츠였는데, 맘에 드는 운동화가 없고 누리 타이츠는 사이즈가 없어 빈 손으로 나왔다.  지비만 계획에 없던 자전거용 상의 하의를 샀다.  지비가 옷을 입어보고 계산하는 동안 누리가 발견한 스케이트 보드. 

매장에서 내가 손잡아주고 1~2미터쯤 타본 누리가 스케이트 보드에 푹 빠졌다.  몇 살이 되야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냐고 누리가 물었다.  스케이트 보드라니-.  스쿠터(퀵보드) 다음엔 자전거 타령이더니, 자전거 타고나니 이젠 스케이트 보드 타령인가.  스케이트 보드는 한 번은 깁스(기브스)할 생각을 해야하는 거라 넉넉히 잡고 "열 살!" 불렀다.  내 대답이 성이 차지 않았는지 막 계산을 마치고 온 지비에게 다시 묻는다.  그런데 지비는 "일곱살은 되야지".  누리는 꺄악- 좋다고 난리법석.  6개월 뒤면 일곱살인데 스케이트 보드를 탄다고?  그건 안돼-.(ㅠㅠ )

+

어제 오전 주문한 우쿨렐레를 받았다.  일반배송이었는데 일요일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내가 필요해서 산 건데 누리 손에 들어가 나는 만져볼 기회도 없었다.  결국 튜닝을 하느라 나도 잠시 만져볼 수 있었다.  누리랑 머리 맞대고 인터넷에 튜닝하는 법 찾아 튜닝하고 두 개 코드로 할 수 있는 동요도 불러봤다.  당장 헤치워야 할 일들만 없으면 몇 날 며칠 붙들고 놀 수 있을듯 하다.  기타도 안쳐본 내가 연주(라고 하긴 그렇지만)할 수 있고, 심지어 누리도 할 수 있다.  오늘은 4개 코드로 이뤄진 동요들을 불렀다.

지비는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바이올린은 뒷전이고 우쿨렐레에 빠진 누리가 걱정이다.  뭐가 되도 그걸로 밥 먹고 살 것이 아닌데(혹시 모르긴 하지만), 누리가 즐거우면 그만 아닌가.  물론 두 악기의 비용은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서도.

오늘 4개 코드를 이용해 노래를 불러 본 누리가 연습을 많이해서 올해는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학교의 재능경연에 내년에 나간단다.  그래, 내년까지 꾸준히하면 가능하겠지.  꾸준히-.  악기는 그게 포인트다, 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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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9 02: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너무 행복해 보여요~ 흥이 절로 나나보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3.19 12: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정말 좋아해요. 스케이트 보드든 우쿠렐리든. 스케이트 보드는 제가 아직 정이 안가지만 우쿠렐리는 정말 잘 산 것 같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겨울 내내 나가놀지 못할때 즐기게 미리 살 껄 그랬다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하지만, 얼마나 갈런지..ㅎㅎ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3.22 13: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국도 날씨 참 오락가락하죠. 그래도 날이 많이 풀리긴 했나봐요. 여긴 아직도 눈이 가득 쌓여있어서 얼른 녹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ㅎㅎ
    그나저나 따님이 예체능에 관심이 많나봐요! 이 분야는 어릴적부터 흥미갖고 시작해야 좋은 것 같아요. 우쿠렐레 들고있는 폼이 예사롭지 않아요 :D

    • BlogIcon 토닥s 2019.03.22 16: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체능에 관심있는 건 접니다. 못해본 한의 정서. 농담입니다. ㅎㅎ 아이가 좋아해요. 아직은 어려서 운동이든, 음악이든 몸으로 하는 건 다 좋아하는 편이예요. 저희집 아이만 그런게 아니라 요 나이때 아이들이 다 그런게 아닐까 싶고요.

      살면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즐길 수 있는 예술/취미는 하나쯤 있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악기라고 배운 건 피아노 하난데 그건 제약이 많은 악기고. 달랑 들고 다닐 수 있는 악기를 제가 늘 배우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부모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시키고..있는 평범함 부모랍니다.ㅎㅎ

수요일 아침 다음주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예약을 하고서 냉동실을 열었다.  한인타운에 가는 길에 장을 보면 무엇을 사와야하는지 확인해보려고.

지난번에 가서 떡볶이를 해먹으려고 어묵을 사왔는데, 아프고 바빠서 먹지 못한 어묵이 그대로 있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떡볶이를 점심으로 만들었다.  누리도 떡볶이를 좋아하지만 매운 걸 전혀 먹지 못하니 불고기에 떡을 조금 넣어주는 정도로 해준다.  그렇게만 먹다보니 가끔 진짜 떡볶이가 먹고 싶다.  매운 걸 먹고 싶을 땐 누리가 주말학교 간 사이 지비와 둘이 점심을 먹을 일이 있으면 해먹는다.  그런데 한 동안 그럴 틈이 없었다.  한참만에 고추장을 넣고 떡볶이를 했더니 어떻게 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매운 걸 잘 못먹으니 고추장 : 설탕+올리고당을 1:1로 넣고 만든다.  우리는 덜 매운 고추장을 사먹는데, 그것도 내게는 매운 편.  지비는 나보다는 매운 걸 잘 먹는다.  그러면서 너는 정말 한국인이냐, 왜 매운 걸 안먹냐 등등 잘난척.(-_- )
오랜만에 매콤한 떡볶이를 사진에는 없는 밥 반공기와 잘 먹었다.  당근과 애호박 꺼내놓고 안넣은 건 안비밀.

목요일엔 버거를 만들었다.  특히 쇠고기를 먹지 않는 누리인데, 학교 급식에서 버거를 먹으면서 버거도 먹게 됐다.  그래도 여전히 고기는 즐기지 않아서 자주는 아니고 가끔 만든다.  잊을만-하면.

참고한 레시피 http://m.10000recipe.com/recipe/1728816

고기 밑간으로 간장이 들어가 불고기버거 또는 떡갈비 느낌.  누리는 패티 만드는 것까지만 즐기고 역시 먹는 건 즐기지 않았다.  탁구공만한 사이즈로 4개를 만들어놓고 하나만 먹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며.  냉장고에 뜯지 않은 포장김치가 터지려고 하기에 열어서 먹었다.

지비는 김치버거로 만들어 먹었다.  고기를 너무 좋아하는 지비는 나를 만나 주 고기 1회, 주 해산물 2회(연어나 새우) 정도 먹는다.  참고로 지비는 예전엔 고기로만 월화수목금토일을 먹었다.

누리랑 둘이서 포토세션을 가졌다. 
누리가 먹는 샐러드는 폴란드 식료품점에서 산 대표적인 폴란드 샐러드.  감자, 옥수수, 완두콩, 햄, 마요 그리고 설탕이 들었다.  새콤달콤하니 누리가 잘 먹는다.  물론 이것도 먹기 시작한지 한 달도 안됐지만.

오늘은 한참 전에 산 한국산 베트남 스프링롤을 튀겨 먹었다.  요즘은 뜸하게 먹은 가라아게 닭도 같이 튀겼다.  그리고 유자+올리브오일 드레싱의 샐러드.
베트남 스프링롤도 해물맛 - 해물 필링.  냉동식품이니 신선한 느낌은 없었지만 갓 튀겨내 바삭한 느낌은 일등.  만두를 만두피만 먹는 누리는 튀긴 스프링롤이 피만 먹기 어려우니 한 입 먹어보고 이제~그만~.

오늘의 저녁 간식은 찐땅콩.  얼마 전에 구입한 채반에 뭘 쪄먹을 수 있을까 생각하다 떠오른 땅콩.  껍찔이 있는 생땅콩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며칠 찾아보다 포기했는데, 오늘 장보러 가서 찾아보니 있어서 사왔다.  그런데 냄비가 작아서 두 번에 나눠서 쪄야했다.  바깥 껍질만 까고 먹는 이 찐땅콩을 누리도 잘 먹었다.  사실 나는 지금도 기네스와 먹고 있다.(^ ^ );;
횟집에서 먹던 땅콩과는 달리 좀 쫄깃한 느낌이다.  횟집 땅콩처럼 되려면 삶아야 되는지.  다음에 해봐야지.

늘 하는 말이지만, 나는 참 먹는데 열심이다.  운동을, 영어공부를 그렇게 하면 좋을텐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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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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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7 06: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먹는건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가족의 건강을 챙기시며 본인의 건강도 챙기셔야죠~ 그리고 맛있는거 만드는데 맛안볼수도 없고 ㅋ
    메뉴들을 보니 가족들의 웃는 얼굴이 보이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3.19 12: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제 문제는 먹는 것'만' 열심히랍니다.ㅠㅠ

      가족들이 잘먹으면 좋은데, 남편은 뭘 해줘도 감사히 먹어야할 입장이고(실제도 그러합니다), 아이가 별로 잘먹는 편이 아니랍니다. 제가 이런 걱정을 하면 한국의 언니는 "너도 어릴 때~"라고 합니다. 물론 이 사실은 남편에게 극비입니다.ㅎㅎ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3.22 13: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처음 떡볶이 사진부터 마지막 땅콩을 기네스랑 같이 먹고 계신다고 하셔서 침샘 폭발해버렸어요 ㅠㅠ
    땅콩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맥주랑 땅콩 생각하니까 땅콩이 먹고 싶어지네요(괜히 쿨이 맥주와땅콩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었나봐요 ㅋㅋㅋ)
    떡볶이가 제가 만든 것보다 훨~씬 먹음직스러워요 ㅎㅎ 진짜 파는 떡볶이 같아요! 여긴 대파가 다른 채소들에 비해 비싸서 ㅠㅠ 저희는 웬만하면 대파 안넣어먹거든요. 한국에서 한 단 큰 것 이천원에 사서 팍팍 넣어 먹었던 것이 그립네요 :(

    근데 따님이 적게 먹나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ㅎㅎ
    전 어릴 적부터 정말 많이 먹는 아이였던 입장으로 말씀드리면... 여자아이는 적게 먹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ㅠㅠ

    • BlogIcon 토닥s 2019.03.22 16: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횟집에서 나오는 삶은 땅콩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어요.

      파를.. 길러보면 어떨까요?( ' ')a 여긴 6~7개 새끼 손가락 굵기만한 spring onion(저는 파 대용으로 씁니다)이 65p - 천원 정도예요. 잘 자란다고 들은 거 같아요. 물론 아직 눈이 안녹앗다니 실내에서라도.^^;

지난 가을에 쓰다만 포스팅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아이의 중이염에 관한 글을 보다  혹시나 누구라도 비슷한 정보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마무리해본다.  포스팅이 길고, 시간과 표현이 들쭉날쭉 하더라도 이해를-.

+

작년 가을 누리가 리셉션(유치원 격)을 시작하고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결석을 했다.  가을 학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학교로부터 출석률 저조에 관한 경고 편지를 받았을 정도.  감기에 이어 감기, 감기, 또 감기. 

그 와중에 누리가 12월 쯤 학교에서 청력 검사를 했는데 통과하지 못했다.  감기와 그에 의한 중이염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 3개월 뒤에 다시 청력 검사를 한다는 편지/서류를 받았다.  걱정이 되어도 어쩌지 못하며 재검사를 기다리던 2월의 어느 날 누리가 귀가 아프다고 해서 GP(보건소 격인 1차 의료기관)에 갔었다.  의사는 귀에 염증은 있지만 항생제를 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청력 재검사가 있었는데, 역시 통과하지 못했다.  그 뒤에 전문클리닉에 넘겨진다는 편지를 받았고 5월 말쯤 전문클리닉을 찾았다.  전문클리닉에서 다시 검사를 했고, 의사는 Glue ear라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말로 찾아보니 삼출성 중이염이라고 한다.  고막에 염증이 있고 그로 인해 청력이 낮아진다. 
수술이라는 말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수술 신청을 하지 않고, 다음날 전화로 답을 주겠다고 했다.  혹시 수술 이외에 방법은 없는지, 수술을 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은 없는지 물었더니 많은 아이들이 3~6개월 안에 자연치유가 되는데 누리는 첫 청력 검사에서 6개월이 지났는데도 염증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나는 이 병을 처음 들어봤고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전문가의 입장에서 수술을 하는 게 낫냐고 물었더니 의사는 자신있게  권유했다.  흔한 병이고 수술하면 90~95%가 청력이 회복된다고.  누리의 경우는 청력이 무척 낮아 입술 모양으로 읽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고.  청력이 그렇게 낮다는 게 충격이었다.

많은 경우 청력 이상은 아이가 잘 듣지 못할 때, 불러도 응답하지 않는다던지, 발견된다.  청력 저하는 잘 들리지 않으니 학습부진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누리의 경우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아 학교에서 치러진 청력 검사가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리가 이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을 때 다들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했다.  영국의 아이들은 태어나면 그날 혹은 다음날 귀 안에 양수가 빠졌는지 체크한다.  그리고 시기별 발달 체크를 통해 확인하는데, 아예 청력이 없는 게 아니라 평균보다 낮은 정도는 사실 잘 알기가 어렵다.  누리는 학습면에서 그럭저럭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나도 청력에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전문의와의 면담 뒤 지인의 도움을 받아가며 폭풍 검색.  여기서는 정말 종종 들을 수 있는 질환이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직접 경험했거나 알고 있었다.  대략 95%는 자연 치유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수술을 하는데 영국처럼 수술같은 처치를 잘 권하지 않는 문화에서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면 하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냈다.  한국에서는 이 병에 항생제처방을 많이 하는데, 그럴 경우 나으면 다행인데 구조적 문제라면 재발 가능성이 높고 항생제 계속 써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영국에선 일단 자연치유가 안되는 Glue ear는 수술하고, 10살 이전에 재발할 가능성도 있어 두 번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10살이 넘어기면 잘 생기지 않는다고.

수술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또 폭풍 검색.  전문클리닉이 소속된 병원으로 갈지, 지인에게 추천받은 다른 병원으로 갈지 고민하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하고 싶은 마음에 클리닉이 소속된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그때가 5월 말.  7월에 한국을 가야해서 시기가 겹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9월에 수술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와 상담한 의사는 2~3개월 안에는 수술일 잡히지 않을테니 걱정말라고.  다행인건지, 문제인건지. 

그런데 7월 초쯤 수술날짜가 잡혔다고 편지가 왔다, 그 수술날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고.  기뻐해야 되는데 그 주말에 캠핑도 잡혀있었고, 한 열흘 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한국을 가야하는 상황이라 수술을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좋은지, 여행 뒤에 하는 게 좋은지 고민이 됐다.  또 폭풍 검색.  지인의 조언에 따라 병원에 전화해서 이런 상황에 있으니 수술을 할지, 연기할지 결정하기 위해 담당 컨설턴트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리셉션은 의료진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수술 연기할꺼냐"고만 반복해서 물었다.  결국은 답답해서 연기를 했다.  사실 혼자서는 완전히 아물지 않은 수술상처를 가지고 영국보다 더운 곳에 가는 게 마음에 걸렸다.  감염 같은 탈이 나기 쉬우니까.  계획했던 물놀이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수술을 빨리하면 좋긴 하지만, 수술을 몇 달을 기다리는데 한 두달 늦는다고 문제될 게 있겠냐며 합리화했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이었다.  여름에 한국가서 신나게 물놀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첫 수술 통지는 일방적인 통보였는데, 다시 스케줄을 잡으면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돌아와 시차적응하고 2주쯤 뒤로 잡았다.  그렇게 9월 초에 수술을 했다.

+

의료진은 수술은 10분도 안걸리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다.  염증이 있는 양쪽 고막을 잘라/구멍을 내서 작은 관을 넣어 고막의 안과 밖에 공기가 통하도록, 고름을 배출하고 건조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하는 수술이었다.  볼펜 심지보다 작은 관은 찢어진 고막이 자연치유되면 빠져나온다고 한다.  간단하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간단해보이지도 않고,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이라 누리보다 우리가 더 긴장했다.

입원해서 하는 수술이 아니라 새벽에 공복상태로 병원에 가서 오전에 수술하고, 상태에 따라 2~3시간 회복실에서 마취가 깨면 귀가하는 식이었다.

새벽에 집에서 출발하면서 물 한 모금 먹인 게 전부라 누리가 배고프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아침 7시부터 수술시간인 9시까지 쉴 사이 없이 다른 의료진을 만나고, 설명듣고, 검사하니 누리도 긴장을 했는지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아이의 언어로 자신들이 하는 검사를 설명해주고 기구를 만져보게 했다.  아이의 거부감과 두려움을 없애려는 그 노력이 아이와 우리에게 전해져 수술 과정을 잘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마취실까지만 부모 1인이 동행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수술실까지 동행해야 하는 줄 알았다.  마취실과 수술실은 문 하나 사이.  비위가 약한 나는 못간다 하고, 지비는 자기도 못간다 하고 서로 양보(?)하다가 누리가 편안해야 하니 내가 동행하기로.  다행히도 마취실까지, 아이가 마취될 때까지만 동행하면 됐다.  마취실에선 의료진이 아이에게 아이패드를 주고 함께 게임을 하는 사이 약을 주입했다.  그 전에 나에게 마취되서 아이가 의식을 잃어도 놀라지 말라고 미리 말해줬다.  그래도 아이가 하하호호 웃다가 눈이 풀리며 잠드는 모습을 보니 당황이 됐는데 살펴볼 사이도 없이 담당자가 나를 마취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약 용량에 따라 정해진 마취시간이 있으니 빨리 진행하려고 해서 그랬던 것 같다.  수술은 10여 분이지만 마취에서 깨려면 1~2시간 걸리니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약간 얼이 빠져 있는 나에게 지비가 아침 먹으러 가자고.  별로 먹어질 것 같지 않아 커피랑 크로와상 하나 사들고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한 시간만에 누리가 마취에서 깨서 회복실로 옮긴다고 말해줘서 누리에게 갔다.  회복실로 옮겨 이후 먹어야 할 약(그냥 해열제/진통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늘 내일 자고나면 귀에서 피가 나올지도 모르니 놀라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정말 그랬다.  일주일 동안 진통제 이외엔 먹는 약이 없다는 게 놀라웠다.  회복실에서 두 시간 정도 쉬면서 병원식이라고 주는 샌드위치랑 우유를 먹고, 6주 뒤에 수술 후 검진을 한다고 안내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

수술하러 병원에 들어갈 때 지비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으면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사설 병원에서 빨리 수술을 했을텐데 하며 씁쓸해 했다.  검색해보니 적지 않은 영국의 부모들이 이 Glue ear진단을 받으면 빠른 수술을 위해 사설 병원에서 자기가 원하는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 같았다.  수술을 조금 앞당길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누리가 필요한 처치를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의료진도 친절했고 절차도 잘 진행됐다.  시설 또한 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다만, 큰 병원이니 거쳐야 하는 절차/단계들이 많았다는 정도가 불편한 점.  주차도 어렵고.  그 병원은 주차도 비싸지만 첼시 한 가운데라 병원 밖 주차도 어려웠다.  하지만, 어린이 수술 보호자는 주차료를 1일 10파운드 정액으로 지불하는 제도가 있어 이용할 수 있었다. 

+

수술 후 정확하게 6주가 지나고 같은 병원에서 검진과 청력 검사를 진행했다.  고막 안에 넣은 관은 그대로였지만 고막에 염증이 많이 해소됐고 누리의 청력은 정상수준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수술 후 6개월 후 검진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 검진은 선택이니 받지 않아도 된다고.  그 사이 처음 Glue ear를 진단했던 클리닉에서도 연락이 와서 청력검사를 한 번 더 했었다.  왜 이 클리닉과 수술한 모병원이 정보공유가 안되는지 궁금하지만 영국에선 흔한 일이다(?).  청력은 정상수준보다도 훨씬 좋다는 결과를 받았다.  관은 여전히 고막에 있지만.
중이염을 지속적으로 유발했던 구조를 개선시킨 수술 때문인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지비와 나는 올겨울 누리가 확실히 덜 앓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오늘은 감기에 걸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

영국에 살면 GP라는 1차 검진기관의 서비스에 대해서 많이 실망하게 된다.  더군다나 각종 예산 삭감으로 검진을 받기까지 예약대기가 더 길어졌다.  보통 3일에서 5일 안에 의사를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는 부모들도 있다.  나는 다행히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본 경험은 없지만 아픈 아이를 당장 의사에게 보일 수 없을 땐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상급의료기관을 경험하게 되면 1차 검진기관에서의 불편함은 감내 가능한 불편함이 되고, 영국 의료 시스템인 NHS의 열렬한 지지자가 된다.  나는 누리를 이곳에서 출산하면서 왜 NHS가 런던 올림픽 개막 공연에서 영국이 내놓을만한 테마가 될 자격이 되는지 경험했다.  이번 누리 수술을 경험하면서도 마찬가지이다.  뉴스에선 돈 먹는 거대한 공룡쯤으로 비춰지지만, 이 NHS는 기본권과 존엄권을 지키게 해주는 최소한의 저지선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지비는 월급이 작다고 투정하지만 세금(Income Tax)이 많다고, NHS 기여금(National Insurance Contribution)이 많다고 투정하지는 않는다.  이번 수술을 거치면서 지비는 그 많은 기여금도 아깝지 않다고 할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NHS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좋겠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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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라도 봄의 시작이기보다 겨울의 끝 느낌이라 아직 봄나들이 쫑쫑쫑은 못했다.  누리가 주말학교 포함해서 월화수목금토 주 6일 등교라 가능하면 일요일엔 큰 기획(?)을 하지 않는다.  지난 주엔 토요일 주말학교를 마치고 자전거를 탔고, 일요일에 탈 계획이었는데 하루 종일 비온다는 예보 때문에 앞당겼고, 이번 주엔 토요일인 오늘 비가 와서 내일 나가 자전거나 탈까 싶다.  하여간 피곤한 누리도 누리지만 날씨가 봄 같지 않아 실내에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여전히 많다.  그럴 때 추가되는 집안 일 - 간식 공급.  누리나 지비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오후에 먹는 커피를 더 맛나게 먹기 위해 지난 주도, 이번 주도 오븐을 돌렸다. 

팬케이크를 굽기 위해 산 초콜렛 스프레드를 먼저 사용해서 초콜렛 트위스트를 만들었다.
코스타에 가면 늘 먹는 패스트리인데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을 보니 무척 간단해보여서 누리와 만들어봤다.  필요한 건 퍼프 패스트리 시트, 초콜렛스프레드, 알몬드 가루 조금, 달걀 조금.  너무 간단하고 맛나서 자주 만들어 먹을 것 같다. 코스타에서 먹으면 좀 질긴 느낌이 있는데 갓 구워낸 패스트리는 너무 바삭하고 고소한 맛.  한 이틀치 간식은 되겠지 싶었는데, 각자 3개씩 먹었다.  지비 3개, 누리 3개, 나 3개.  다 먹을 수도 있었지만 저녁 시간 전이라 나름 자제한 결과다.

코스타에 가서 먹던 초코렛 트위스트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도 배신인데 커피도 스타벅스로 배신.
네스까페 돌체구스토에 스타벅스 상품이 나왔길래 한 번 사봤다.  그러고보니 컵도 스타벅스.  스타벅스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컵은 누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한국 갔을 때 사은품으로 받은 컵이다.  바닥에 '메이드 인 코리아'리고 적혀있다. 
따듯한 우유+에스프레소로 마셔보니 스타벅스 매장 커피보다 나은 맛이라고 지비와 공감했다.  잘 안가는 스타벅스를 더 안가게 될 것 같다.  솔직하게 네스까페 커피보다도 나은듯 하다.
커피캡슐 정중앙이 구멍이 뚫린 이유는 누리가 넣었기 때문이다.  우린 막 넣는데.  누리는 이런데 정성을 다한다(?).

+

그리고 오늘 오후에 만든 오레오치즈케이크.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3번 만들었다.  처음 만들어보고 반응이 좋아 연휴 기간 중 식사 초대를 받아 갈때마다 디저트로 준비해간 오레오치즈케이크.  맛있었지만 연이어 3번 먹고나니 한 동안 손이 안갔는데 그 때 사둔 오레오가 계속 짐스럽게 굴려다녀서 오레오소진용으로 만들었다.

☞ 참고한 레시피 https://youtu.be/IsWLB8LwE_g

중탕으로 굽지 않아도 촉촉하고 맛있다.  다만, 칼로리는 어쩔 수가 없다.  크림치즈+오레오 조합이니.

오레오소진용으로 만들었는데 구워진걸보니 또 잘라 먹을 게 기다려진다.  지금 냉장고에서 착찹하게 밀도를 더하고 있다.  내일 오후에 커피랑 먹어야지.


하루 뒤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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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먹는 생각뿐..인 것은 아닌데 대부분 그렇기는 하다.  먹는 게 낙!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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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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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3.12 13: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스타벅스 컵이랑 캡슐 사진은 정말 스타벅스 가신 줄 알았어요. 코스타커피를 더 좋아하시는군요. 영국은 정말 코스타커피 엄~청 많더라고요!
    영국 여행할 때 렌트카로 다녔는데 휴게소마다 코스타커피가 있어서 ㅋㅋㅋㅋㅋ 의도치않게 코스타커피를 엄청 자주 갔었다는...
    돌체구스토에 스벅캡슐이 나왔다니 궁금하네요. 일반 돌체구스토 캡슐보다 나은가요? 저희는 요즘 드립커피를 마시고 있어서 돌체구스토 안 쓴지 1년도 넘었는데... 조만간 다시 사용하려고 하거든요 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3.12 16: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코스타를 좋아한다기보다 많이 있으니 많이 가게된답니다. 아이가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는데 코스타에서 파는 토스티가 그 중에 하나라 저희도 여행 중에 끼니를 코스타에서 많이 해결하게 되요.

      네스까페 돌체구스토 커피보다 스타벅스가 내놓은 라인이 나아요. 개인적 취향이니 다를 수도 있지만. 심지어 스타벅스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도 나은.ㅎㅎ 저희도 평소엔 드립 커피 마셔요. 마지막 한 방울까지 깔끔함을 좋아합니다.

  2. colours 2019.03.13 02: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희도 네스프레소 쓰는데 캡슐은 스타벅스 캡슐 직구해서 먹어요. 이번에 라바짜 캡슐도 시도해봤는데 역시 스타벅스가 낫더라고요. :) 그나저나 저 빵과 케익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_<

    • BlogIcon 토닥s 2019.03.13 09: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기도 네스프레소는 매장을 가야 포드를 살 수 있답니다. 매장이 많이 생기기는 했지만 불편할 것 같아서 저희는 커피 머신도 저렴하고 포드도 마트에서 살 수 있는 네스까페로 샀는데요. 네스까페는 네스프레소처럼 다양한 에스프레소가 없어요. 그래서 네스까페 것만 쭉 먹다가 스타벅스를 먹으니 너무 맛나더라구요.
      오늘도 초콜렛 트위스트를 구워먹으려고 패이스트리 시트를 2개나 주문했답니다.ㅎㅎ

오늘(3월 7일)은 책의 날 World BooK Day.  나는  이런 기념일이 정해져 있는줄 알고 찾아봤더니 World BooK Day라는 영국 자선단체가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날이자 이벤트다.  International Women's Day처럼 세계적인 기념일도 아니다.

참고 https://www.worldbookday.com/

자선단체에서 만든 날이지만 모르긴 몰라도 영국 전역의 학교에서 이 날을 기념(?)했을테다.  보통 책의 캐릭터로 꾸며입고 학교에 간다.  누리네 학교도 그 중 하나고, 그래서 오늘 누리는 겨울왕국 엘사옷을 입고 학교에 갔다.

2~3주 전 이 World Book Day 일정을 확인하고 어떤 책의 캐릭터로 꾸밀 것인지(사 입을 것인지) 물어봤다.  나는 빨간 모자 아이나 엘리스 같은 캐릭터를 권했는데 엘사옷을 입겠단다.  당연 우리는 그 옷이 없으니 사야한다.  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치렁치렁한 드레스보다 달랑한 원피스가 편할 것 같아서 엘사는 책 캐릭터가 아니잖느냐 하고 빨간 모자 아이나 엘리스로 설득해보려고 했다.  그랬더니 누리가 "아니야, 엘사 책 있어"하면서 지난 크리스마스에 지인에게 선물 받은 엘사와 아나가 주인공인 책을 찾아들고 왔다.  선물 받은 날 한 번 읽고 잘 읽지도 않더니만-.  그래서 그냥 엘사옷을 사주기로 했다.  마침 쇼핑몰에 World Book Day를 앞두고 30퍼센트 할인행사가 있어 11파운드를 주고 샀다.(^ ^ )

옷을 받고보니 치맛단 안에 원형의 튜브가 들어있었다.  드레스처럼 모양을 만들려고 그랬다는 건 알겠는데 딱 지름 60cm정도 밖에 안되는 원형이라 잘못하면 아이가 넘어지겠다 싶어 치맛단을 뜯어서 튜브를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실행에 옮기기 전엔 누리의 허가가 필요해서 물었더니 싫단다. (- - +)
그러다 중간방학 기간 친구네 1박 슬립오버를 갔는데 그 집 아이 옷 중 치맛단에 원형 튜브가 든 것이 있었다.  골디록스였던가.  그 옷을 입고 논 누리가 스스로 불편한 점을 발견했다.  큰 보폭으로 다니기도 어려웠고 앉기도 불편했다.  그 사이를 놓칠라 엘사옷 원형 튜브를 없애자고 했더니 이번엔 누리가 동의했다.  World Book Day 전에, 시간 있을 때 작업(?)해야지 했는데, 역시나 전날이 되서야 마음 바쁘게 작업했다.

내 금쪽 같은 시간을 쪼개서 치맛단을 반쯤 뜯었을 때, 한 1cm만 치맛단을 뜯어 원형 튜브를 빼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ㅠㅠ )..1
튜브가 어떤 구조인지 알아보지 않고 급한 마음에 치맛단을 뜯기부터 한 나를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열~심히 뜯은 치맛단을 다시 꿰맸다.(ㅠㅠ )..2

+

학교에 가서보니 메리포핀, 스파이더맨, 해리포터, 헤르마인, 배트맨, … 참 다양한듯 획일적이었다.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한 World Book Day라지만 책 파는 사람보다 옷 파는 사람이 더 돈을 많이 벌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 ')a

+

이런 다양한 기획들이 학교를 즐겁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더군다나 영국의 아이들은 평소에 심심한 교복을 입으니, 부모들을 바쁘게 만든다.  사실 생각보다 비용은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려니 나는 누리 하나라서 그렇지 아이가 둘 셋이면 또 다르겠다.
자.. 다음은 또 뭐냐.  Red Nose Day?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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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8 01: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 엘사다. 누리가 엄~~ 청 좋아했겠어요 ^^ 우리 조카는 저거 입으면 자기가 엘사인줄.. ㅋ
    치마단에 와이어 빼느라 고생하셨네요 .. 그래도 아이의 안전을 생각하신거니까 조금 시간이 걸려도 1센치가 맘에 걸려도 다 괜찮아요~~ 누리가 웃었으니까 ^^

    • BlogIcon 토닥s 2019.03.08 09: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겨울왕국이 나온지 십년 쯤 된 작년에야 겨울왕국을 봤답니다. 올해는 겨울왕국2가 나온다는데 말입니다. 뒤늦게 너무 좋아합니다. 다만, 부모된 마음에서(?) 겨울왕국2에서 엘사가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오기를 희망합니다.ㅎㅎ
      엘사 아웃핏이 바뀌면 또 사..야..ㅠㅠ

  2. 2019.03.09 15: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09 23: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희는 늘 같아요. 누리는 쑥쑥 크고, 저는 죽죽 늙..ㅎㅎ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바쁘게 잘 지내셨다고 믿습니다. 두 아이 이야기 자주 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막 두 아이 소식 보고 왔어요. 시간이 정말 쏜화살입니다.)

오늘은 영국에서 팬케이크 데이 pancake day라고 부르는 날이다.  부활절 전 금욕/금식 기간이 시작되기 전 기름지게 먹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지난 글 참고 [taste] Pancake Day https://todaks.com/550

아이를 키우면 이런 이벤트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지난 달 발렌타인데이를 그냥 지나쳤더니만 그 날 밤 눈물을 흘린 누리.  그래서 우리는 다음날 하루 지난 하트모양의 미니케이크를 사먹었다.  하루 지났다고 20퍼센 정도 할인도 받았다.

+

올해 팬케이크 데이엔 (우리에겐 크레페라고 인식되는) 이미 만들어진 팬케이를 사서 햄치즈크레페를 만들어 저녁으로 먹겠다고 일찍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지난 주 장을 보러 가서 우리가 가끔 먹는 초콜렛디저트 회사에서 주로 빵에 발라먹는 초코렛스프레드를 출시하면서 배포한 미국식 초코 팬케이크 조리법을 적은 카드를 보게됐다.  나는 한국의 핫케이크 가루를 사서 팬케이크를 만들었는데(일년에 한 번쯤), 조리법을 보니 어렵지 않아보이고 미국식 팬케이크 비쥬얼도 괜찮아 보여 핫케이크 가루 없이 팬케이크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저녁을 일찍 준비해서 먹고, 미국식 팬케이크 만들기 돌입.


그 결과물.  도톰한 미국식 팬케이크 - 그 맛에 나도 놀랐다.  누리는 호떡만한 팬케이크를 하나 반이나 먹었고, 지비랑 나는 또 한국가서 까페 창업하자며 열을 올렸다. 
사실 맛은 있었지만 불 앞에 서서 구워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이틀 동안 바깥활동 때문에 몸도 피곤했고, 지비 누리는 컴퓨터 앞에서 싸우고 울고.  누리가 학교 ICT시간에 해본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해서 팬케이크 굽기에 집중하기 위해 그러라고 했는데 학교에서 본 화면이랑 달랐던 모양이다.  학교는 라이센스를 사서 사용할테니까.  그래서 둘이 맞니 다르니 하면서 싸웠다는.
이런저런 이유로 짧은 기간 안에 다시 만들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내년 팬케이크 데이에나 다시..

+

영국의 사순절 시작 기념일이 팬케이크 데이라면, 폴란드의 사순절 시작 기념일은 '기름진 목요일'이다.  사순절 시작 전 마지막 목요일.  참고로 브라질 카니발도 사순절 시작 전 축제다.
폴란드의 이 기름진 목요일에도 팬케이크 데이와 비슷한 의미로 도너츠를 먹는다.  2년 전 이맘때 지비 고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장례식 때문에 폴란드에 갔는데 마침 이 기름진 목요일이어서 그 때 먹는 도너츠를 먹어볼 기회가 있었다.

지비는 올해도 이 도너츠를 먹고 싶어했지만, 이 도너츠를 사러 갈 시간이 없었다. 
이후에 누리반 폴란드 엄마 말을 들으니 이 도너츠 사러 폴란드 식료품점에 갔다가 헛탕치고 여기저기 폴란드 식료품점을 돈 결과 겨우(?) 8개만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사실, 구하기 어렵다는 걸 알기 전에 나는 지비에게 한국 호빵이 있으니 그거나 쪄서 먹자고 했다.  마침 만두를 쪄먹겠다고 산 실리콘 채반이 도착했기에.  그래서 우리는 폴린드인들의 기름진 목요일을 기념하며 한국 호빵을 먹었다.  그것도 목요일엔 지비가 운동을 가서 하루 늦게.

안에 든 팥은 작고 대부분이 빵이었는데 그래서 누리는 더 좋아했다.  팥빵은 빵만 먹고, 만두는 만두피만 먹고, 햄버거도 빵만 먹는 누리.  불과 반년 전부터  학교 급식의 영향으로 버거를 통째로 먹기 시작했지만 그나마도 소스 없이 패티랑 치즈만 넣은 버거를 먹는다.
맛있으면 이 호빵 자주 사먹을까 했는데, 빵만 많고 팥은 너무 달아서 자주 사먹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새로 구입한 실리콘 채반이 너무 만족스러워 쪄서 먹을 수 있는 뭔가를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다 팬케이크 데이가 여기까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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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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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6 08: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채반이 좋아보여요. 사이즈도 손잡이도. 찐빵 찌는데 딱이네요 ㅋ
    누리는 발렌타인 안했다고 울었다니.. 다큼
    채반으로 쪄서 먹는거야 많죠 각종 채소, 버섯 등등.

    • BlogIcon 토닥s 2019.03.06 1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학교에서 발렌타인이라고 카드를 만들어왔더라구요. 한국에선 여자가 남자에게 초코렛&선물과 함께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기념하는데 여기선 (제가 느끼기엔) 사랑을 전달하는 날로 기념하는 것 같아요. 아내가 남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아이들이 부모에게, 부모가 아이에게.. 그냥 먹고 기념하는 또 하나의 날인거죠.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채반은 삶아도 무해한 실리콘이라는데 과연 무해한지, 내가 산 채반이 진짜 실리콘인지 의문이 있긴 하지만 정말 편해요. 말씀처럼 손잡이가 있어 달랑 들기도 쉽고, 채반 다리도 꽤 높아 끓는 물이 넘어올 걱정도 없고, 손잡이가 열리는 것도 그렇고요. 저희는 만두, 딤섬을 쪄먹을 용도로 샀답니다. ㅎㅎ

  2. 유리핀 2019.03.10 10: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달걀을 물에 삶지 않고 채반에 찌면 식감이 또 달라져요. 찜질방 달걀같은 느낌? ^^ 브로콜리나 껍질콩도 찌면 좋고요. (사실 찜 음식의 마지막은 백설기같은 떡이랍니다 ㅋ)

    • BlogIcon 토닥s 2019.03.10 18: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찜질방엘 안가봐서.. 일본서 온천에 찐 달걀은 먹어봤는데, 우린 까먹으면서 특별함을 모르겠더란. ㅎㅎ
      오늘은 CJ딤섬을 쪄먹었지. 채소들을 찌면 좋을 것 같긴한데 냄비에 넣고 삶는 것보다 설거지가 좀 더 늘어난다는. 일단 만두를 쪄먹을 수 있어서 좋아.ㅋㅋ
      아! 생땅콩 쪄먹음 좋겠다. 근데 그걸 어디서 구하지? ㅠㅠ

    • BlogIcon 토닥s 2019.03.10 18: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찾았다! 400g 1.5파운드. 내일 당장 테스코 고고. 하지만 동네 테스코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있으면 사서 쪄먹어야지. (i 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