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누리 학교에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모든 아이들은 모든 문화의 대사/대표" 그런 행사가 있었다.  하루 행사가 아니라 주간 행사였다.  처음 이틀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고, 학년별/학급별로 서로 다른 전통춤을 배웠다.  자원자가 있는 학급은 학부모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은 학부모들을 초대해 이틀 동안 배운 춤을 보여줬다.  이 행사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진행되서 고학년은 어떤 춤을 추었는지 모르겠지만, 누리 학년인 1학년은 브라질 춤, 2학년은 오스트리아 춤, 3학년은 인도 펀자브 춤을 췄다.    마지막 날은 전통의상이나 국가를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고 아이들이 등교했다.  그리고 이 날은 Cultural breakfast라는 이름으로 학부모들이 보낸 전통음식을 나눠먹는 행사를 학급별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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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학교가 특별한 학교가 아니라 모르긴 몰라도 영국 대부분의 학교가 이런 행사를 할 것이다.  영국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태어나는 아이들 1/3이 부모 중 한 명이 영국 밖에서 태어났다는 통계가 있다.  이 말은 그 한쪽 부모가 외국인이라는 말은 아니다.  많지는 않겠지만 영국인인데 영국 밖에서 태어난 경우도 포함된다.  보수당의 유명정치인인 보리스 존슨도 미국에서 태어났다.  물론 부모는 영국인.
1/3이라는 수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런던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2/3가 부모 중 한 명이 영국 밖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행사는 사회화와 통합의 차원에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참고 https://fullfact.org/immigration/parents-born-outside-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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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는 작년 친구 결혼식 때문에 산 한복이 있어서 한복을 입고 갔다.  지비는 더러워지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지만, 비싼 한복도 아니고(사실 한국서 여기로 오는 배송료가 비싸긴 했지만) 벌써 작아져 더는 못입을 것 같아서 마음껏 입으라고 했다.  작년에도 이 비슷한 행사가 있어 벌써 한 번 입고 간 경험이 있다.  전체조회 때만 입고 벗을 줄 알았더니 하루 종일 입고 급식도 먹고, 운동장에서 놀기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아이에게는 한복이나 겨울왕국의 엘사 옷이나 마찬가지인 드레스일뿐.

Cultural breakfast에 나는 시간도 없고, 한국음식 중 아이들이 손으로 집어먹을만한 마땅한 요리가 떠오르지 않아 그냥 딸기를 준비해서 보냈다.

그런데 다른 엄마들 - 주로 외국인 엄마들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왔다.  파키스탄 엄마는 인도 디저트를, 브라질 남편을 둔 영국 엄마는 포르투칼식 에그 타르트르 미니 사이즈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재료(토마토, 소세지, 버섯)를 넣은 키쉬를, 이라크 엄마는 전통 패스트리를 보냈다. 한 프랑스 엄마는 바게트에 치즈를 넣어 보냈고 다른 프랑스 엄마는 한국에서도 잘 아는 본 마망 마들렌을 보냈다.
어린이집, 리센션을 겪어보니 영국 엄마들이 이런데 참 약하다.  왜 영국이 요리의 불모지겠는가.  앞서 언급한 한 엄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트에서 산 컵케이크, 달달구리 디저트를 보냈다.

하교길에 누리에게서 듣자하니 오전에 간식을 너무 많이 먹어 대부분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쉬앤칩스 금요일 급식을 거의 안먹었다고 한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한복을 입었더니 한복 쭈글쭈글 꼬질꼬질.. 작아져서 올 여름에 가서 새 한복을 사야겠다고 했더니 똑같은 한복 큰 사이즈로 사달라는 누리.  그렇게 좋아하고 즐겼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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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인터내셔널 데이에 한복을 입었기 때문에 공평하게 이번엔 폴란드를 상징하는 옷을 입혀서 보내려고 했다.  폴란드 전통의상은 수공업으로 만든 경우가 많아 비싸고, 그래서 대대로 물려 입는 경우가 많다고.  주변에 아이들 중 폴란드 전통의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엄마들이 입던 옷이다.  우린 그런 게 없으니 축구티셔츠를 살까, (나이키에서 나온 것이라)비싸긴 하지만 평소에 운동복으로도, 여름 옷으로도 쓸 수 있으니 사자고 지비랑 식탁 너머로 이야기 나눴다.  문득 누리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옷 입을꺼냐, 폴란드옷 입을꺼냐고 물었더니 한국옷 입는다는 누리.  지비는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나이키 티셔츠 안사도 된다는데서(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데서) 위안을 찾았다.  나는 국가주의 를 경계하는 사람이고, 지비는 혹여나 해코지 당할까 국가를 상징하는 옷을 입지 않는다.  지비도 (그 나이키 축구 셔츠)하나 사서 한국 휴가 중에만 입었다.  월드컵 때랑.  그래서 누리에겐 폴란드를 상징하는 옷이 하나도 없다.  이번에 폴란드에 가게되면 하나 사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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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평소에도 누리는 "우리집엔 두 명의 한국사람, 한 명의 폴란드사람. 두 명의 여자, 한 명의 남자"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누리가 한국을 좋아하니 나도 좋고.  물론 누리에게 '한국=휴가=할머니&이모들&이모부=내 맘대로' 이런 공식이 있어 그런 것이긴 하지만.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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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5 05: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복이 핑크색. 핑크 가방과 딱 맟춤!! 누리가 핑크를 좋아하는군요. 하긴 저 나이때는 다 핑크빛이죠!! 너무 예뻐요 ^^ 작아질것 같아서 맘껏 입으라 하셔서 누리도 편하게 입고 다녀왔겠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3.05 11: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가 핑크색을 좋아해요. 지금보다 더 어릴 땐 핑크색을 전혀 사주지 않았더니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 후 다른 아이들의 옷을 보고는 선호하게 됐어요. 핑크를 피해가려다 부작용이 난 셈이지요.
      사실 여자이이들 옷에서 핑크 아닌 걸 찾기가 더 어려워요.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옷이라 막 입어도 될만큼 저렴한데.. 보기는 그래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남편은 더러워질까 걱정을..ㅎㅎ. 다른 나라의 전통 의상들은 수공업을 통해 만들어진 게 많더라구요. 폴란드도 그렇지만, 인도나 아프리카도. 그래서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2. 2019.03.05 15: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06 1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직도 늦지 않..았..(^ ^ );

      아들이 딸처럼 다정한데 뭐가 부러우세요. 저만 돌아봐도 무늬만 딸인 저보다 다정한 아들이 더 나아요. 핵심은 딸아들 구별 없이 '다정함'이죠.

오늘 누리 학교 마치고 학부모면담을 갔다.  여기서는 주로 방과 후에 진행하고 Parent's evening이라고 한다.

학교에 따라 다른지 모르겠지만, 별반 다르지 않을꺼라 생각하지만, 누리네 학교는 학년 중 두 번의 학부모면담을 진행한다.  가을학기 중간 방학이 끝나고, 봄학기 중간 방학이 끝나고 그렇게 두 번 진행한다.  유치원격인 리센셥에서의 두 번의 면담과 1학년에서의 두 번의 면담을 되짚어보면 학년 중 첫번째 면담은 새학년 적응과 아이의 (학습과 발달)상태를 들을 수 있었고, 두번째 면담은 첫번째 면담 뒤 성취/발전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누리의 학교 입학을 앞두고 지인이 그런 조언을 해줬다.  학부모면담에 가면 좋은 이야기만 하니 그런데 녹지말고(?) 질문을 많이 준비해가라고.  그때는 그야말로 누리가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이라 그 말의 느낌을 알 수 없었다.  경험해보니 정말 좋은 말만한다.  리셉션 학부모면담에 두 번 참여한 뒤 더 이상은 가지 않는 지비와 나는 그런 걸 두고 Britishness라고 이야기나눴다.  영국 사람들의 전형/정형.

영국 사람들은 면전에선 좋은 말만한다.

어떤 사람들, 이런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영국 사람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좋은 말만 하는 건 겉과 속이 다른데서 오는 게 아니라 언어에서 오는 습관이자 문화 같다.

영국에 처음와서 놀라고,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영국인들과 혹은 인종차별의 테두리를 넘어 사람들의 전형성에 대한 농담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영국인들의 인사습관이다.

영국인들은 매일 "How are you doing?"하고 첫인사를 건낸다.  인사를 받은 사람은 "I am fine. Thank you. And you?"하고 답하고 되물으면 첫인사를 건낸 사람은 "I am fine. Thank you."하고 답한다.  내가 놀란 점은 나는 이런 대화가 영어교과서에만 존재하는줄 알았는데 정말 매일 같이 이 대화를 나눈다.  영국에 처음 왔을 때 영어학원 선생이 그렇게 물으면 나는 그날그날 기분과 상황에 따라 "I am fine/good/so so/no good"하고 답했는데 so so/no good이라고 대답하면 무슨 일이냐고 아주 걱정스럽게 되물어오곤했다.  이 사람들에게 No good은 bad다.  기분이 별로면 Good이라고 하는 정도.

이쯤에서 학교시절에 배운 영어를 떠올려보면 영어에서는 단정적으로 I don't like라는 표현보다는 간접적으로 I don't think I like라는 표현을 쓴다고.  또 한국에서 영어를 배울 때 '좋아하다' Like의 반댓말로 dislike/hate로 외웠는데 여기선 그런 단어는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라 '혐오'에 가까운 느낌이다.  미국은 어떤지 모르지만 영국에선 혹은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그런 언어습관이 몸에 배여 좋게, 순화된 표현으로 말하는 것일뿐 겉과 속이 다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몸에 배인 습관이냐면 - 예전에 지비의 직장상사가 다른 도시에 있는 사무실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How are you? I am fine. Thank you. And you? I am fine. Thank you.로 시작해서 일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통화상태가 나빠 전화연결이 끊어졌다고.  10초도 안되서 상대방이 전화를 걸어왔는데 다시 How are you doing?하고 첫말을 내뱉는 직장상사의 목소리를 듣고 지비 혼자서 폭소할뻔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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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학부모면담으로 돌아가서-.  누리가 집에서는 나이보다 어리게 행동하는 반면 학교에서는 큰 키만큼이나 자기 할 몫 이상을 잘 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좋은 말만 둥글둥글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아주 디테일하다.  1학년에서 성취해야하는 어휘 수가 있는데, 보통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해서 측정하는 것 같다, 누리는 그 수준에 이미 도달했고 수학에 있어서는 구구단 2단과 10단을 할 수 있고 - 그런 식이었다.
성격적으로 여전히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몰라도/틀려도 경쟁적으로 손들고 말하는 편인데 누리는 수학문제를 풀고 답에 도달해도 선생님이 묻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는다고.  부모도 그런 사람이니 그런 성격이 어디서 왔는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누리에 대한 걱정/고민/질문이 없냐기에 누리가 가족과의 게임에서도 지면 감정을 못다스리고 운다고 했더니, 누리는 승부욕이나 경쟁심이 강한 아이라기보다는 성취도가 높은 편이여서 실패를 경험하지 않아 그런 것이니 더 실패를 경험하도록 할 수 밖에 없다고 조언해주었다.

요즘 아이들의 발달을 관찰/기록하는 과정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기록 방법에 '객관적으로 & 성취를 중심으로 표현'한다고 되어 있었다.  오늘 면담의 내용이 얼마 전 읽은 발달의 관찰과 기록 방법에 딱 맞았다.  예를 들어 아직 아이가 구구단 3단까지 못한다가 아니라 2단과 10단을 '할 수 있다'는 표현이 그렇고 아이의 어휘가 몇 개 단어 이상을 '쓸 수 있다'는 표현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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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방식 vs 폴란드 방식 vs 한국 방식

지난 1월엔 누리의 폴란드주말학교 학부모면담이 있었다.  면담에 갔던 지비는 주말학교 교사가 이야기한 누리가 할 수 없는 부분, (여기서도 역시)실패를 두려워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이야기가 주(요)였던 점을 생각하면, 영국의 방식과 폴란드의 방식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주말학교 교사들은 전문교사들이 아니지만.  폴란드의 방식은 우리가 자라면서 관통했던 방식과 참 닮았다.  채찍질 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지금의 한국은 우리가 겪었던 방식과는 다르다고 믿고 싶다.
영국의 (공)교육은 한국에서 실패한 교육의 대명사로 종종 등장하고, 영국에서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  이곳 사람들은 한국이나 일본, 중국, 싱가포르 같은 동아시아의 방식이 괜찮아 보이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그 사회'에서 온 사람으로써 "그래도 이 곳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 하잖아.  그럼 됐지."라고 답해준다.
학업성취 뭐 그런 건 모르겠고, 누리와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영국 교육은 그럭저럭 괜찮은 교육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중고등학교 학교와 교육은 좀 다른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초등교육만큼은 지역을 떠나 스탠다드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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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The Jolly Postman을 읽고 그린 그림.

학부모면담은 10여 분만에 끝났는데 누리가 학교에서 하는 영어, 수학, 과학, 프로젝트 노트를 모두 보여주고 싶어해서 그걸 보느라 교실 밖에 한 30분 더 머물렀다.  예전에 한 한국인 부모는 아이가 영국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모르겠다, 놀기만 하는 것 같다라고 썼는데 오늘 한 학기 반 동안 한 것들을 보니 나는 교사와 보조교사가 한없이 존경스러워졌다.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했을까..하면서.  정말 대단 & 존경 퐁퐁.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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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02 22: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03 01: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성취욕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좀 무른 성격, 다만 부모를 닮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그 스트레스도 스스로를 견인하는 자극이 되도록 해줘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는 잘 모름.ㅎㅎ

      스포츠가 성취와 상실(실패)를 건강하게 경험하기 좋은 도구가 아닐까 싶은데요. 누리는 스포츠라고는 자전거 타기 발레가 전부니.. 아.. 그건 스포츠가 아닌가..ㅎㅎ 팀스포츠가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초상류 아이들은 말타고 폴로.. 하잖아요..ㅎㅎ

      사립은 특별한 방법이 있기보다 아이들의 수가 작으니 케어가 가능한 게 아닐까 싶고요. 학업은 집에서 보충할테니 학교에서 커뮤니티, 사회성 같은 걸 중점적으로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저도 사립은 안가보니 모르네요.ㅎㅎ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3 02: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How are you 안쓴다던데 영국은 흔하게 쓰는군요 교과서 만들때 영국에서 만들었나봐요??

    • BlogIcon 토닥s 2019.03.03 10: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How are you? How are you doing? 많이 쓰죠. (Are)you all right? 라는 인사도 많이 쓰고요.

      제가 중학교 땐( 중학교 들어가야 영어를 처음 배운 세대라) How do you do?라고 인사한다고 배웠는데요. 그 표현은 전혀 안쓰는 것 같아요.ㅎㅎ

      영어가 영국에서 왔으니..ㅎㅎ
      물론 요즘엔 미국의 영어가 영국으로 들어옵니다. awesome이 그런 단어라고 하더군요.

자세히 쓰면 영국에서의 하프텀과 한국에서의 취학면제신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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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누리는 하프텀을 맞아 한 주 쉬었다.  한국으로치면 중간방학인데, 영국은 가을학기 / 봄학기 / 여름학기 3학기 시스템이라 중간방학도 3번이다.  아이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시스템인데, 학기가 시작하고 6주가 지나면 아이들이 지쳐보인다, 부모들로써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일하는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처럼 부모 한쪽이 일을 하지 않아도 매번 하프텀을 기획(?)하는 건 어렵다.

언제나처럼 긴축재정인 우리는 올해 하프텀 기간에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래도 집에만 있기는 미안해서 지난 가을학기 중간방학도, 이번 봄학기 중간방학도 1박 2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이번에는 내 감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휴가 낙으로 사는 지비가 취소하자고 할 정도였다.  1박2일 여행이라 예약한 호텔 하루 정도만 손해보니.  내 몰골이 말이 아니었으나 내가 그냥 가자고 했다.  대신 날씨도 쌀쌀하니 무리하지 말고 슬슬.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고 중간방학 나머지는 영화보고, 공연보고, 독일에서 런던에 여행온 친구네도 만나고, 런던 동쪽에 사는 친구네에 슬립오버(1박)가고 그렇게 보냈다.  개인적으론 여권재발급 신청도하고.

공연장 앞 맥도널드는 누리가 지나치지 못하는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타블렛PC 때문에.  우리집엔 없는 것이라.

독일에서 친구가 가져온 선물.  독일에서 온 인형이라고 소개했는데 누리가 곰인형에 달린 태그에서 Made in China를 발견했다.  크리스마스 이후 상품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는 게 요즘 누리의 관심사.

런던 동쪽의 그린하트 빅토리아파크.

늘 그렇지만 하프텀은 누리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이 없으니 '꼼짝마' 상태로 일주일을 보낸다.  덕분에 밀린 일/과제가 산더미다.  게다가 중간방학 전부터 감기 앓느라 미뤄놓은 일/과제까지.  밤을 새도 모자라는 시간이지만 아직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아 책상에 앉을 기력까지는 없다.  그러면 이 글을 어떻게 쓰냐고 하겠지만, 이건 한국어니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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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간방학 전 내가 아파서 누워있는 동안 한국에서 누리의 취학면제심사가 있었다. 

올해 초 누리는 취학통지서를 받았다.  여기서 내가 해결해보려고 주소지의 기초자치단체, 동사무소, 교육청, (소집을 통지받은)학교를 다 뒤져도 이메일 주소가 없어 부모님께 동사무소가서 알아봐달라고 부탁드렸다. 전자민원 그런게 있긴했는데 공인인증 그런 게 안되니 무용지물.  그랬더니 동사무소에서는 부모가 와서 출입국확인서, 등본, 영국학교재학증명서, 부모의 영국재직증면서, 취학면제신청서를 써서 면제심사를 받으면된다고 한다. 
취학면제심사 받으러 한국가면 나도 좋긴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안되서 소집일에 부모님이 가서 설명하니 학교에서 담당하시는 선생님의 이메일을 알려주어 이곳에서 이메일로 잘 해결이 됐다.  내가 직업이 없는 관계로 지비의 재직증명서가 들어갔고, 지비와 누리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가 추가됐다.  혹시나 우리 같은 경우 정보를 찾는 분 있을까 싶어 남겨둔다.

취학면제신청 서류
- 취학면제신청서
- 출입국확인서(아동/동사무소 발급)
- 주민등록등본(아동)
- 현지학교 재학증명서
- 부모 재직증명서(경우에 따라서 가족관계증명서)

이 서류들로 취학면제심사를 받으면된다. 
나는 한국과 통화가능한 시간이 맞지 않아 이메일 연락처를 찾아 헤맸지만, 소집통보 받은 학교에 전화걸어 문의하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안내 받을 수 있다.

뒷담화 하나 덧붙이면,
취학면제신청서를 받아보니 한글hwp파일.  털썩..1. 나는 한글이 없다.  구글문서로 열어보니 열리기는 하는데 표가 깨지고 입력이 안된다.  털썩..2. 온라인 컨버터에서 hwp - pdf로 바꿀 수 있었다.  한글문서 외에도 pdf나 이미지로 이런 양식들이 준비되면 좋겠다는 자그마한 소망..이 있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혹은 한글문서를 쓰지 않는 나에게는.
공공기관의 공인인증서는.. 생각만해도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이라 생각하지도 않을테다.ㅠㅠ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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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27 02: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메이드인 차이나 ㅋㅋㅋㅋ
    세계를 장악했군요
    그나저나 한글 파일과 공인인증서 액티브X 휴대폰인증은 해외살이 하는 분들이 입을모아 불편을 호소하는데 나아징기미가 옶네요
    공감 공감 합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2.27 09: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메이드 인 차이나 아닌 걸 찾기가 더 어려운 세상인걸요. 예전에 그런 다큐 - 미국의 한 가정이 중국 제품 쓰지 않고 생활하는 도전기를 본적 있었는데 그야말로 '불가능'이었어요. 가장 우선 휴대전화부터 쓸 수가 없더라구요.ㅎㅎ

      그나마 은행은 좀 나아졌어요. 해외출입국 조회를 하면 이쪽 아이피를 체크해서 좀 간단하게 할 수 있어요. 쿠X, 지마X 같은 사이트들도 앱을 통하면 쓸 수는 있는데 한국발행 카드들만 가능하고, 지마X은 해외용 사이트가 있어 해외발행 카드 사용이 가능한데 한국으로 발송이 안되고 그런 복잡한 구조더군요. 예X24는 해외카드 사용은 되지만 앱은 안되고 웹만되고. 안해본 게 없답니다.ㅠㅠ

      은행되는 게 가장 좋긴해요. 그게 어디냐며. 하지만 가끔 로그인 비번 잊어먹어서 여러번 입력하다 계좌가 막히면 한국가서 해결해야 합니다.ㅎㅎ

지난 주 누리 학년이 현장학습school trip을 갔다.  런던 시내에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관련 박물관에 가서 워크샵을 했다.  도시락을 준비해 갔는데 가서보니 도시락을 먹을 공간이 없는 곳이라 도시락은 학교로 돌아가 먹기로 하고 워크샵 후 밖에서 간식만 먹었다고 한다.  학교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시간은 1시 반.  도우미로 따라나선 엄마와 누리 하교 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그 이야길 듣고 너무 놀랐다.  마침 그날이 유난히도 추웠던 날이었다.
우선은 도시락을 먹을 곳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학교가 문제지만, 유료의 워크샵을 운영하면서 그런 시설이 미비된 박물관과 유난히도 추웠던 날인데 예외적인 관용을 베풀지 않은 박물관이 실망스러웠다.  누리는 재미있었다고 했지만 여지 없이 감기가 걸렸다.  그래서 주말과 월요일을 집에서만 보냈다.

월요일 내 일정을 포기하고 누리와 집에서 보냈다.  TV를 거의 무한대로 보기도 했지만 틈틈이 '착한 어린이모드'로 책도 읽고 핸드라이팅 학습지 비슷한 워크북도 몇 장 했다.  그리고 자꾸 헛갈리는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도 다시 배우고.

가끔이라도 '착한 어린이모드'가 되야 했던 이유는 친구가 학교 마치고 집에 오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내내 하교 시간이 되려면 얼마나 남았냐는 질문을 했다. 

마침내 친구가 오고, 학교 장기자랑 같은 행사에 참가할 노래를 정했다.  베이비 샤크..뚜루뚜루..로.  생각보다 빨리 정해서 두 아이는 Hang the man이라는 단어 맞추기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누리 친구 엄마랑 나는 왜 이 아이들이 학교 행사에 참가지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공감.  둘다 부끄럼쟁이들인데 무려(1) 춤과 노래를 하겠다며 아이들이 신청했다는 말을 선생에게 듣고 깜놀.  무려(2) 사전 오디션도 있는 행사라 그 집 엄마랑 나는 오디션에서 떨어지길 바라지만, 누리야 미안해!, 이 아이들이 가장 어린축에 드는 참가자라 풍부한 볼 거리라는 측면에서 사전 오디션을 통과시켜줄지도 모르겠다.  막 세게 연습시키자니 또 유난스럽고, 그냥 두자니 이 아이들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오디션 전에 두 번은 연습시켜야겠다.  아-, 유난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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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누리가 생경스럽다.  우린 둘다 통나무과인지라.  어떻게 된 일일까 싶은데, 만 3세가 되면서부터 크고 작은 공연에 아이를 데리고 다닌 결과가 아닐까 싶다.  뿌린대로 거두는 것인데, 내가 뿌리고자 했던 것은 조금 다른 것인데-.

그 나이부터 공연을 데리고 다니니 누리 본인도 공연 보는 걸 좋아한다.  지난 여름 한국에 다녀온 후로는 모여라 딩동댕 - 번개맨 쇼를 보러가고 싶다며 한 동안 나를 볶았다.  알아보니 진정 천운이 따라야 가능한 일로 보였다.

하여간 그런 아이인지라 이렇게 혼자 논다.  예전에는 탑쌓기하는 의자를 줄지워 세워놓고 작은 인형들 앉혀놓고 공연을 하더니만, 오늘은 비슷한 세팅에 좌석 예매시스템을 도입했다.  좌석이 다 차지 않아 그런지 공연은 며칠째 시작되지 않고 있다.  돼지저금통들도 며칠째 무대 아래서 대기 중.

내일 집에 손님이 오는데 작은 집 한 가운데 있는 이걸 치워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다.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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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1.25 12: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린아이가 좌석예매 시스템을 어찌 알았을까요? 엄마와 친밀감이 아주 좋은가 봅니다. 귀엽네요 ^^

    • BlogIcon 토닥s 2019.01.30 23: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의 친구 가족과 공연 예매를 같이 하느라 주고 받은 메시지를 보고 영감을 얻은듯해요.
      며칠 뒤 드디어 만석이 되어 공연을 했는데 그 글을 쓰다가 날아가버려서 좌절.(ㅠㅠ ) 곧 올려야겠어요.
      친밀감인지, 애착인지. 아무래도 아이가 한국어로 통할 수 있는 사람이 저뿐이라서 그런 관계(?)가 형성된 게 아닐까 싶네요.

지난 여름방학 때 한국에 가면 언니가 누리에게 한글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그 말 믿고 그 이전에 한글 가르치지 않았다는 구차한 변명.  막상 한국에 가니 언니는 차만 쓰라고 던져주고 서울로, 중국으로 답사를 가버렸다.  물론 그 바쁜 와중에도 언니와 해운대 물놀이를 세 번이나 가기는 했지만.  그 이외에도 동네 물놀이 공원, 경주 뽀로로 아쿠아월드 등 열심히 다녔다.  놀다보니 런던으로 돌아올 시간, 급하게 한글 완성 12주란 3권짜리 책을 사왔다.  12주 정도면 내가 할 수 있겠다며.  집에 돌아와서 첫 장 '아야아여오요우유으이' 했는데 여름방학이 끝났다.  그리고 시작된 초등학교 1학년.  은근히 숙제(영어와 수학)도 부담되고, 더불어 학교에서 내준 책 읽기와 단어 받아쓰기 준비도 부담됐다.  일주일에 하루는 발레가고, 하루는 음악 방과후, 그리고 숙제하고 단어 받아쓰기 공부하면 (조금 부풀려서) 비는 시간이 없었다. 
한글 공부는 언제하냐는 지비의 압박에 가을 중간방학에 한다며 큰소리 땅땅 쳤는데, 중간방학 일주일 동안 하루도 집에 있는 날이 없었으니 한글 책을 펼쳐볼 시간도 없었다. 
그때부터는 한글배우기가 엄청난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나 아니면 가르쳐줄 사람도 없는데, 나도 너무 바쁜 가을학기였다.  그 와중에 미국에 있는 친구 딸 - 누리보다 2주 빨리 태어났다 -이 한글을 뗐다는 말에 더더더더더더 부담.  그렇게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 첫날 누리와 공연을 보러갔다.  주차장으로 가면서 방학 때 한글공부를 하자는 말을 꺼내기 위해 이번 크리스마스 방학 때 뭐 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누리가 방학은 쉬는 거라고, 그래야 나중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다고.  그 대답에 깜짝 놀라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다시 물었더니 자기가 그런 생각을 했다며 뿌듯해했다.  학교에서 누군가가 했음에 틀림없다.  어쨌거나 쉬는 건 맞는데 너무 놀기만 하면 재미가 없다, 공부도 해야 놀 때 더 재미있는 거라며 한글 공부를 하자고 했다.  누리도 하고 싶어했다.  그러고도 열흘 동안 한글 책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다.(-ㅅ- )  그 열흘 동안 집에만 있었던 날이 하루도 없었다.  12월 31일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집콕.  하지만, 당연히 그 날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 새해부터 한글 공부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1월 1일은 휴일이니 쉬고 2일부터 한글배우기 (다시)시작.

다시 시작한 날, 그 다음날 이틀 공부해서 'ㄴ'까지 봤다.  누리는 쓴다기보다 그리고 있다.  계속해서 그리다보면 표음문자인 한글이 상형문자처럼 이미지로 누리 머릿속에 남을지도.  그러기를 희망해본다.

+

그리고 작심삼일째인 오늘 저녁 먹고 나는 화장실 청소를 하느라 한 시간 여를 보내고 누리는 그 시간 곧 생일인 한국의 할머니와 폴란드의 할아버지 생일카드를 만들었다.  그 그림들이 재미있었는데 사진 찍을 사이도 없이 누리가 봉투에 넣어 입구를 봉해버렸다.  그래서 오늘 한글공부는 건너뛰었다는 또또 변명.  내일은 아침에 꼭 해야지.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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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9.01.05 14: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글공부가 어렵죠,,,그래도 화이팅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1.05 21: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맞아요, 한국어 참 어렵습니다. 지금 누리는 자음과 모음을 익히는 수준이지만, 남편이 한글을 배울 때 참 어려운 언어라고 생각했어요.
      아이가 배울 때와 어른이 배울 때가 다르고, 모국어로 배울 때와 외국어로 배울 때가 또 다른 것 같아요. 누리는 모국어와 외국어 그 가운데쯤에서 배우고 있어 제가 헛갈릴 때도 있지요. 오늘은 'ㄷ'을 배웠습니다.^_^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06 11: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직은 나중의 일이지만 저희도 자녀의 언어 문제로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게다가 저희는 아빠 언어(노르웨이어), 엄마 언어(한국어), 아빠와 엄마가 대화하는 언어(영어)가 다 다르다보니 더 복잡한 것 같아요.ㅜㅜ

    • BlogIcon 토닥s 2019.02.06 11: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희도 아이 아빠는 폴란드 사람이라, 아이와 아빠는 폴란드어, 아이와 저는 한국어, 남편과 저는 영어로 대화합니다. 아이는 학교에 가서 영어를 배우고요. 펭귄님과 3개국어라는 점에 같지만 다르기도 해요.

      저희 부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아이 학교에서 보내준 책을 보다가도 모르는 단어를 만나곤 해요. 예를 들면 영어로 된 의성의 의태어, 혹은 아이들 언어. 정말 난감합니다. 영어 문법책엔 나오지 않는 단어들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펭귄님네는 남편분이 현지인이니 저희보다 좋은 점이 있지요. 하지만 여기서 영국인 남편과 사는 한국인 엄마 말을 들어보면, 그런 가정은 2개국어라도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언어가 들어가기 어렵다고 해요. 아무리 부모가 외국인이라도 아이들이 현지에서 공부하면 그 현지어를 더 많이 경험하기 나름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펭귄님네는 한국어를 주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엄마의 모국어기 때문에 조금 문턱이 낮다는 느낌도 있지만요. 아이에게 한국어 주기 - 쉽지않지만, 멀리서 제가 응원할께요. 저도 어영부영하고 있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07 11: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저희 둘 다 3개국어에 노출되는 환경이지만 뭔가 조금 다른 환경이네요.
      저희도 둘 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가 자랄 곳은 부모 중 한 명의 모국인 노르웨이 혹은 한국일테니 그런 경우에서는 좀 더 수월 할 수도 있긴 하겠어요. 저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영어권 남편과 영어권 나라에서 거주하는 분들은 좀 더 쉬울 줄 알았는데 다른 언어가 들어가기 어려운 점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한 가지의 언어가 너무 노출이 많이 되서 그런거겠죠.ㅠㅠ

      아이의 언어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국제커플 이야기를 종종 읽었었는데 4개국어에 노출되는 아이도 있더라고요(토닥님같은 상황이지만 거주하는 국가가 또 그 국가만의 언어가 있는 분들).
      4개국어면 정말..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다들 하시는 얘기가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 따라온다고 하더라고요. :)

      헤헤 좋은 말씀 감사해요. 저도 토닥님 응원할게요!

  3. 어니스트 2019.02.13 00: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너의 작심인지 누리의 작심인지ㅎ 어렵겠네ㅎ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크리스마스다워지고 있는 기분이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카드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니 본의 아니게 이곳 크리스마스 문화에 실려가고 있다.  11월 중순이 넘어가며 시작된 각종 크리스마스 행사와 준비들로 정신 없는 한 달이었다.  덕분에 내가 보내는 카드는 후순위로 밀려 올해는 정말 늦게서야 인사를 해야 할 사람들에게 카드를 보냈다.  크리스마스 전에는 못갔고 새해 전에라도 새해 인사로 도착하기를 희망해본다.

2주가 조금 넘는 크리스마스 방학을 보내고 있는 누리, 그런데 매일매일 일찍 일어난다.  특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뜯는 오늘은 더 일찍 일어났다.  산타가 준비했다고 추측되는 선물들은 우리가 준비한 양말 모양 주머니에 넣어주고, 나머지 - 공식적으로 우리가 준비했거나 가족과 지인들에게 받은 선물은 한 곳에 모았다가 크리스마스인 오늘 아침에 포장을 뜯었다.

내가 선물로 준비한 동전 지갑.  최근 이가 두 개나 빠진 누리는 tooth fairy가 준 2파운드가 있는데, 그 동전을 넣어둘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지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 지갑은 시내 나갔다가 우연히 할인하길래 사서 한 달 동안 숨겨둔 것이었다.

한국에서 이모가 보내준 장갑.  이모부가 사준 팔랑팔랑 모자에 이어 학교에 들고 가면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에 땀날것처럼 따듯한 소재다.

화이트보드 - 공식적으로 우리가 준비한 선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누리 선물 뭐샀냐는 물음에 '화이트보드'를 샀다니 다들 '?'하는 분위기.  하지만 누리가 늘 가지고 싶어 하던 것이다.  특별히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칼라 보드팬을 함께 준비했다.^_^;

누리가 나를 위해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

올해 누리는 선물을 한 가득 받았다.  양말도 있었고, 모자도 있었고, 스카프도 있었고, 영어노트도 있었고, 학습지 같은 것도 있었다.  그게 선물이냐고도 할 수 있지만 누리는 좋아했다.  특히 누리가 좋아했던 대목은 다른 사람을 위해 선물을 포장하고, 자기 선물의 포장지를 뜯는 것이었다.  그리고 받은 카드를 벽에 붙이는 일.  누리가 즐겼으면 됐다. 

자잘한 크리스마스 방학 이야기는 틈날 때 다시 꺼내고 오늘은 간단히  "메리 크리스마스"^_^

+

한 달쯤 전에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 키트를 샀다.  거기에 가지고 싶은 선물 목록을 적었던 누리.

1. 토끼 인형
2. 세계지도
3. 동화책 The jolly postman
4. 바이올린
5. 스카프

결과로 보면 반 정도는 받은 것 같다. ^_^

지난 주말 친구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12월 초까지 산타에게 편지를 보내면 답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우체국에 해당하는 Royal Mail에 그런 서비스가 있다고( https://www.royalmail.com/christmas/letters-to-santa ) 내년에 한 번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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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8.12.26 12: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 아이 미소가 너무 예뻐요. 광고에 나오는 모델 같아요.
    크리스마스 카드랑 트리모양으로 분위기를 잔뜩 내셨군요 ^^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되셨길 바래요 ^^

    • BlogIcon 토닥s 2019.01.01 22: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특별히 한 일 없이 바쁘게 빠르게 흘러 갔네요. 벌써 새해, 내일은 이 카드 트리도 거두어야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2019.01.04 12:0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1.04 21: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고 학교 병설 유치원을 시작한 작년, 아니 그 앞 해엔 한참 아팠어. 하도 결석을 해서 학교로부터 경고장을 받을 정도. 초등 1학년이 되니 확실히 더 나아지긴 하네. 거기다 누리는 고질정적인 병치레의 근원이 되는 걸 해소하는 수술을 올 가을에 받기도 했고. 한 해 한 해 나아진다니 믿어야지..(물론 다른 종류의 태클들이..) 맘 먹은 바 대로 열심히 운동하고. 나는 절대로 안되는 운동.ㅠㅠ
      그래 여름에 볼 수 있으면 좋겠네.

별 일 없는 일요일, 우리는 볼링장에 갔다 까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보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를 닦으러 욕실로 간 누리.  누리 방에 누워서 병아리 눈물만큼 운동을 하고 있는데, 지비가 와보라고 소리쳐서 가보니 누리의 앞니 하나가 대롱대롱.  몇 주 동안 흔들리던 이였는데 마침내 이를 닦다 빠진 모양이다.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라서 내가 누리를 안고, 지비가 뽑아냈다.  보기보다 비위가 약해서 나는 이런 일은 잘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몇 주간 고민이었다.  이가 빠지면 치과를 가야하는지, 이가 너무 늦게 올라오면 치과를 가야하는지.  지비쪽 가족들을 보면 누리는 치아교정을 피하기 어려워보여서 걱정이었다.  이가 빠진 지금도 누리는 이와 이 사이에 빈틈이 없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치과에서 물어보니, 아이의 빈틈없는 치아를 보고 지비쪽 가족 이야기를 듣더니 교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국은 어린이 앞니 교정은 무료다.  어금니 교정은 무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고, 어린이 교정은 무료라는 의견도 있어서 확실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 불편함을 어찌할까 싶은데, 턱이 좁아 그렇다는데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다음 생엔 치아가 고른 남편을 고르는 수 밖에.(ㅠㅠ )

영국에선, 서구 문화권에선 아이들 이가 빠지면 베개 밑에 두고 자면 밤사이 요정이 와서 들고 가고, 그 댓가를 주로 동전이나 스위트(사탕이나 초콜릿)을 준다고 한다.  누리도 친구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  나는 한국에선 지붕에 헌 이를 던지면 까치가 와서 헌 이를 들고 가고 새 이를 가져다 준다고 이야기해줬다.
그랬더니 누리는 우리는 플랏(아파트)라 지붕에 던질 수 없고, 집에 까치가 들어올 수 없다며 걱정이었다.  그럼 일단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자며 베개 밑에 넣어두었다.  밤 사이 내가 작은 주머니에 1파운드 동전을 넣어 베개 밑에 넣었다.  한국 동전을 줄까 싶었는데 가지고 있는 한국 돈이 만원짜리 아니면 십원짜리.  십원을 주자니 너무 작은 것도 같고, 나중에 십원의 가치를 누리가 알게 되면 얼마나 허망할까 싶어 1파운드를 주었다.
일어나서 바로 베개 밑을 살피는 누리.  1파운드가 든 주머니를 발견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이 1파운드를 어디에 쓸꺼냐니 모르겠단다.  이제 어디 갈 때마다 이 돈 쓸 궁리를 하겠지.  그러면서 1파운드의 가치도 알게 되겠지.    어쨌든 이렇게 누리는 또 자란다.  그리고 누리 치아교정에 관한 내 걱정도 자라고.(ㅠㅠ )

+

우리 어릴 땐 앞니가 빠지면 '개우지'라고 했는데, 개우지는 옛말로 '아기 호랑이'란다.  '중강새'라고도 했는데, 이 말을 들어는 봤지만 쓰지는 않았다.  뜻은 역시 같은 말.  앞니 빠진 아이가 아기 호랑이처럼 귀엽고 재미있다는 말의 유래라고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지역)말-.

http://m.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27189#06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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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17 12:3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지난 토요일 잠들기를 거부하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던 누리.  지비와 둘이서 어떤 대화를 나누다 펑펑 울며 누리 방에서 책을 읽고 있던 내게로 왔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성(姓) family name을 바꾸고 싶단다. 

학교에서 받은 노트들에 자기 이름과 성이 적혀 있는데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자기는 김누리하고 싶다고.  그러라고 했다.  이제 사람들이 물어보면 '김누리', '누리 김'이라고 말해주라고.  사실 누리의 성을 제대로 발음하는 영국인은 없다.  폴란드 성이니.  집에서 발음 다르고 학교에서 발음 다르니 구두로라도 김누리 하는 게 별로 나쁘지 않다 싶었다.  더군다나 나는 여기저기 아이의 본명이 적혀 있는 게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학교에서 자기들 편의대로 보이는 곳에 커다랗게 아이의 가방에 매직으로 이름을 적어 놓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름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개인정보인데 말이다. 

내 대답을 들은 누리가 그렇게 마무리 할 줄 알았는데, 여권의 이름도 바꿔 달란다.  아 - 그것은 좀 어려운데.  여권을 지난 봄에 갱신했으니 5년은 써야 한다, 5년 뒤에 여권 이름을 바꾸자고 했다.  누리가 10살 11살이 되면 성을 바꿔 달라는 요구는 하지 않겠지, 그 나이가 되면 이 가부장적 사회의 시스템을 알게 되겠지 하는 얄팍한 속셈이었다.  그런데 당장 바꿔 달라고 30분을 우는 누리.

어떻게 어떻게 달래놓고, 많이 울어서 빨리 잠든 누리를 두고  왜 지비의 성을 그대로 아이에게 주었을까 생각해봤다.  나는 이곳에서는 결혼하면 다들 바꾸는 성을 바꾸지 않고 내 이름을 고집하며 타이틀(미스터라던가 미세스라던가)도 Ms로 쓰면서 말이다.

몇 년 전 한 부부가 결혼하면서 두 집안의 성을 조합해 새로운 성을 만든 기사를 봤다.  예를 들면 '크로와상'씨와 '도넛'씨가 가정을 이루어 부부가 다 '크로넛'씨가 됐다.  ('크로넛'은 실제로 존재하는 크로와상+도넛츠다)  지금 검색해보니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수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서구의 여성들이 결혼하면 무리 없이 남편의 성으로 바꾸는 걸로 봐서 여차저차하면 아예 안될일도 아닌 것 같다.
부모의 양쪽 성을 다 넣는 방법도 있지만, 실제로 스페인은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의 성과 아빠의 성을 같이 쓴다고 들었다, 그러면 쓰기가 너무 힘들어진다.  엄마와 아빠의 성을 함께 쓰는 두 아이가 결혼하면 그 집 아이는 성이 네 개가 되는 거냐는 내 질문에 "그건 아니지 하하하"했던 스페인 친구.  그럼 어떻게 된다는 건가.

한국에선 어렵지 않은 내 이름이 이곳 사람들에겐 무척 어려운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누리 이름을 정할 때 동과 서를 넘어 한국과 이곳에서 발음하기 쉬운 이름을 골랐다.  한국어 이름 중에서.  가능하면 P, F, G, J, Z, L, R이 들어가는 이름을 피하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R이 들어가는 이름이 됐다.  한국어 이름과 폴란드 성이라는 절충에 사람들은 적절하다고 생각했지만, 누리 본인은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성에 차지 않는 성.(-_- )

지금에서야 나도 왜 새로운 성을 만들거나, 내 성을 아이에게 주거나 하는 생각들을 하지 않았는지 - 뒤늦은 후회가 생긴다.  나도 모르게 제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런 건 페미니즘도, 진보주의도 아닌 그저 제도가 상식적인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정도일 뿐인데.  정말로 아이가 크면 자기 성을 선택할 수 있다고 알려줘야겠다.  아버지의 성을, 남편을 성을 이어 받는 제도가 절대로 당연하지 않다고. 

+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성을 바꿀 수도 있다.  그렇데 어떻게 하지? - 생각하니 무척 복잡하다.('_' )::  일단 누리가 성인이 될 때까지 숙제로 남겨두자.  성인이 되면 제 숙제, 지금 하면 내 숙제.( ' ')a

+

그래서 일요일부터 김누리.
공원에 간 김누리 https://youtu.be/vPiS3N9vN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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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프라우지니 2018.10.19 10: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결혼할때 남편성으로 바꾸지않고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이름을 그대로 고집했습니다.

    우리 결혼할때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엄마,아빠의 성중에 어떤 것을 줄것인지에 대한 항목도 있었씁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당연히 아빠성을 따르니 아빠성을 주겠다고 결정을 했지만..
    아이를 낳지않아서 이 부분은 하나마다였습니다.^^

    • BlogIcon 토닥s 2018.11.05 16: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성을 바꾸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는데요. 가끔은 제 이름이 이곳 사람들에겐 너무 낯설어 영어이름으로 개명할 걸 그랬나도 싶고요.ㅎㅎ

  2. 2018.11.05 21:4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8.11.08 19: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헛! 그런가요? 저는 보통 모바일 앱을 쓰는데요. 지금보니 모바일 앱 기본 세팅이 보통크기로 되어 있어요. 크기는 큰크기-보통크기-작은크기 셋이라 티스토리 기본세팅-보통크기면 작지 않을 것 같은데.. 앱에서는 글자를 키우면 스크롤을 너무 많이 해야해서 번거롭답니다.ㅠㅠ

      지니님은 컴퓨터로 보시죠? 저는 컴퓨터로 잘 보지 않으니 몰랐어요. 다음에 컴퓨터로 한 번 볼께요. 의견 고맙습니다.

  3. 2018.11.09 15:3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8.11.17 23: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기서 아는 분도 한국에 출생신고를 할 때 본인성을 썼다하더라고. 남편성이 안될줄 알고. 누리는 지비 성으로 했다니 본인도 바꾸고 싶다고 하시던데, 이름 변경에 여권에 복잡한 게 한 둘이 아니라 어디서 풀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 단순한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가능할 때 이름/서류는 통일시켜 정리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 시간이 지나면 되돌리기 더 복잡해질듯.ㅠㅠ

요란하지 않은 누리의 생일을 보내며 몇 가지 이야기가 남았다.

누리의 생일에 같은 반 아이들과 나눠 먹을 생일턱 - 누리가 그린 파티 모자를 쓴 작은 귤을 보냈다.  누리는 아파서 등교 30분만에 하교했지만 그 사이 아이들이 불러준 생일노래가 누리에겐 소중한 기억이 됐다.  작년에는 누리가 생일날 아파 학교를 안가서 친구들이 불러주는 생일노래를 듣지 못했다.
올해는 생일노래와 함께 또 하나의 추억이 남았다.  준비해간 생일턱이 학교 레터에 실렸다.  건강한 생일턱 덕분이었다.

작년 초만해도 이 스쿨레터를 출력해서 금요일마다 나눠줬는데 요즘은 학교 홈페이지에만 올라간다.  리셉션(안내데스크)에 몇 부만 출력해서 올려두는데, 그 중 한 부를 나는 누리가 방과후 마치기를 기다리다 받았다.  누리가 그린 그림들을 보관해두는 파일에 잘 넣어뒀다.  홈페이지에만 올라가는 뉴스레터 누가보나 싶었는데(나는 매주 확인하지 않았다), 그 뒤 대 여섯 명의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해와서 좀 놀랐다.  심지어 다른 학년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이웃도 나를 보더니만 이 뉴스레터 이야기를.^^:  그렇지 않아도 극성스러운 아시안 엄마 이미지인데, 이 뉴스레터로 그 이미지가 더 확실하게 굳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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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생일을 기념해 며칠 앞서 누리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갔다.  티켓을 구매하면서 이름란에 누리 이름을 쓰지 않고 메시지를 썼다.  누리와 함께 보는 공연은 보통 누리 이름으로 예매해서 티켓을 보관중이다.

이름 란에 Nuri's birthday를 쓰고 성 란에 Thank you for coming이라고 썼다.
보통 티켓에 이름 + 성순으로 프린트되니 Nuri's Birthday Thank you for coming 라는 메시지가 써질 것이라 기대하면서 그날 온 누리 친구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줄 생각이었다.  생각대로 티켓이 프린트되긴 했는데-.

그룹티켓을 샀더니 티켓이 두 장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기념티켓은 못주고 우리만 가지기로 했다.  그룹티켓을 안사봐서 몰랐던 일.  다음엔 좀 더 꼼꼼하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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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일 뒷이야기를 남겨둔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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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16 06:2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1.16 11: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어려운 문제예요. 아이가 혼자 크는게 아니라서 아무리 부모가 정해진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대로 실천하기 어려운데 주변 환경까지 그러하다면.
      누리도 달달구리 좋아해요. 다만, 누리는 엄마가 호랑이.ㅎㅎ 이제는 좀 컸다고 학교 교육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누리가 이건 healthy 하냐 늘 물어봅니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하죠. 그럼, 누리 표정이 급우울. 대신 정해진 양만 먹고 이를 부지런히 닦으라고 면죄부를 줍니다.
      학교가 교육의 역할을 담당하면 엄마가 주는 달달구리를 아이들이 treat답게 즐길 수 있을텐데 그 학교는 반대니 겨운씨가 더 힘들죠.
      누리네 학교는 생일 treat 으로 low-sugar home baking정도는 받아주는데 shop-buy는 받아주지 않아요. 그래서 가장 흔한 treat이 과일(귤)아니면 풍선이예요.
      같은 생각을 가진 엄마들이 의견을 개진하면 학교는 금새 바뀝니다. 그런데, 우리는 눈 작고 키 작은 외쿡인.(ㅜㅜ ) 쉽지는 않죠. 다른 엄마들을 계속 얼굴봐야는데, 괜히 유난을 떠는 것 같고. 그나마 PTA엄마들이 그런 의견(no sweet school)을 수용할 것 같아요. PTA도 불편하다면 학교장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해볼 수 있는 일이예요. 누리 학교 뿐 아니라 healthy school policy 같은 걸 가진 학교가 많으니 그런 걸 참고해서요. 교육적으로도 좋은 일을 하자는데 그걸 안할 학교장이 있을까도 싶고요.
      화이팅요!

누리가 드디어 여섯 살이 됐다, 어제.

작년까지 생일 파티 같은 건 모르고 생일과 케이크의 연관성 정도만 알고 있었던 누리.  유치원이지만 학교 생활 1년을 통해 '생일 파티'도 알게 됐다.  그럼에도 1년을 돌아보니 절친의 생일 한 번 생일 파티에 참석한 게 전부.  토요일마다 주말학교를 가니 대부분의 생일 파티에 갈 수가 없었고, 어쩌다 비는 시간에 있는 생일 파티엔 누리가 가지 않겠다고 했다.  같은 반 남자 아이들의 생일 파티였다.  지난 3월 절친의 생일 파티 이후 자기 생일을 기다려온 누리.  누리는 변했어도 생일 파티에 관한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주변 엄마들의 경험과 조언을 통해 친한 친구 두 명과 공연을 보고, 케이크 한 조각씩 먹는 걸로 절충안을 냈더니 누리도 오케이.  지비도 오케이.  생일이 평일이라 지난 일요일 누리가 꼽은 두 명의 절친과 Five little monkey라는 공연을 보러 갔다.

마침 더워진 날씨에 케이크 한 조각은 아이스크림으로 변경됐다.  아이들 만장일치로.  공연이 지금까지 본 공연 중 가장 재미없었다는 건 안비밀.  불행히도 누리의 두 친구는 공연을 처음으로 봤단다.  첫 경험이 그래서 무척 미안했다.  그래도 재미있었냐는 물음에 재미있었다고 대답하는 아이들을 보며 이 아이들은 참 영국적으로 친절하다고 지비와 나는 웃었다.

그리고 누리 생일 전날 저녁 먹고 둘러 앉아 학교에 보낼 생일턱(?)을 만들었다.  작은 귤에 생일파티 모자 씌우고 눈과 입을 그렸다.

그런데 생일 날 새벽 열 때문에 잠이 깬 누리.  이런.  해열제를 먹여 두 시간 더 자고 일어나니 열이 좀 내려 학교를 보내긴 했다.  학교를 보낼까  말까 고민했는데 만들어 놓은 생일턱 때문에 누리가 학교를 가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학교에 넣어놓고 돌아와 잠시 정리를 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누리가 열이 많이 나니 데려가란 연락이 왔다.  결국 등교 40분 만에 출석 확인하고 하교.  다행히 먼저 하교하는 누리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는 불러준 모양이다.
그래서 누리는 생일 날 집에서 생일 선물로 받은 번개걸 셔츠를 입고 모여라 딩동댕 - 번개맨을 보며 보냈다.

https://youtu.be/K_dPlawge9M

하루를 쉰 덕에 저녁에는 누리의 희망대로 회전초밥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작년에도 누리의 희망대로 이 회전초밥집에 갔는데 그때만해도 누리는 새우튀김옷(새우 말고 튀김옷만), 과일, 디저트만 먹었는데 이제는 연어호소마끼, 캘리포니아롤, 가라아게를 먹었다.  누리의 생일엔 회전초밥집에 가는 게 의례가 되는 걸까.

저녁 나들의 마무리는 레고샵.  지비가 주는 생일 선물로 저렴하고 작은 레고 하나 사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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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보면 누리는 생일 때마다 아팠다.  만 3살 생일을 한국에서 보냈는데 딱 그 때만 빼고.  돌 때는 아파서 돌 촬영을 연기해야 했고, 두 돌 때도 아파서 선물 받은 스쿠터를 집안에서 밀어보고 그랬다.  5살이었던 작년엔 아파서 학교를 안갔다.  4살 생일은 기억에 없지만 아팠을듯.  생일 때마다 아픈 게 이 아이의 생일 전통인가도 싶다.

아이들이 태어날 때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 생일 때가 되면 아프다는 말도 어디선가 본듯하다.  앞으로도 생일 때마다 아프면 재미난 이벤트는 계획하기 어렵겠다.  내년도 그런지 두고 봐야겠다.  한국의 엄마 말로는 아이를 낳은 사람도 아프다는데 정말로 그런지 요며칠 허리가 묵직.  그건 한 달째 운동을 안하니 그런 것도 같고.

아프고 그랬지만 누리만큼은 즐거운 하루였다.  선물/축하/카드 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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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운 2018.09.27 14:3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제야 보네요~
    누리야~^^ 늦었지만 여섯 살 생일 너무너무 축하해~~♡♡♡

  2. 2018.09.28 07:1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2018.09.28 15:5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8.09.30 21: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이 아닌 곳에서 외국인으로 살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시는 글 - 늘 고마운 마음으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네, 당연히 이메일 주소 알고 있지요. 메일 한 번 드리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4.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2.16 07: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따님이 너무 이쁘네요! 어린 여섯살이 생일마다 요스시를 찾는다는 것도 너무 귀엽구요! ^^

    • BlogIcon 토닥s 2019.02.20 23: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잘~아시겠지만 잘나온 사진만 올라갑니다.ㅎㅎ

      만 3살때인가, 저희가 한국서 회전초밥집에 처음 데려갔어요. 먹지는 않고 접시만 열심히 내린 딸. 그러다 우연히 2년 뒤 여기 쇼핑몰에서 요스시를 발견하고 소리친 딸. 그즈음 생일이라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그랬더니 생일엔 회전초밥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