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중 수유와 기저귀 갈기


누리가 태어나고 꼬박 두달.  그 동안 계속 집콕한 것만은 아니고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있는 하이스트릿에 나가 차를 마시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머물러야 2~3시간이라 나가 있는 동안 우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 일이 없었다.  지난 화요일 한국에서 출장 온 선배와 만나기로 약속하고 혼자서는 엄두가 안나 지비가 하루 휴가를 내서 함께 갔다.  지비와 함께 가면서 누리 태어나고 가장 멀고, 긴 외출이 될꺼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봐야 집에서 버스로 10~15분거리.


보통 누리는 아침에 한 번, 그리고 점심 때도 한 번 우유를 먹는다.  점심 때 선배를 만나기로 해서 아침 일찍 우유를 한 번 먹이고, 집을 나서기 전에 우유를 한 번 먹이려고 했는데 누리가 아침에 늦게 우유를 먹는 바람에 점심 때 먹는 우유를 먹이지 못하고 집을 나섰다.  G선배와 만나 제이미 이탈리언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누리도 우유를 먹어야 할 타이밍이라 레스토랑이 있는 쇼핑센터에 갔다.  사실 그 레스토랑에 아기를 위한 체인징 시설이 있었으면 기저귀 갈고 그 레스토랑에서 우유를 먹였을텐데 체인징 시설은 커녕 장애인 화장실도 없었다.  실망이야, 제이미! (- - )


규모있는 카페에 가면 화장실 한 켠에 아기를 위한 체인징 시설이 있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  접이식 플라스틱 테이블이 화장실 벽면에 붙어 있고, 그걸 내려 아기 기저귀를 갈 수 있다.  레스토랑이 있는 곳은 웨스트필드westfield라는 쇼핑센터인데 체인징 시설을 찾아 기저귀를 갈고 가려던 까페로 가서 우유를 먹이기로 했다.  G선배는 쇼핑몰 구경하시라고 남겨놓고 지비와 나는 화장실을 찾았다.  그러다 화장실 옆 parent room이라는 곳을 발견.  "이건 뭐지?"하고 보니 수유실이었다.  체인징 시설까지 잘 갖춘.



4개의 체인징 매트가 있고, 2개의 매트 사이엔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기가 각각 있었다.  그리고 3개의 수유실이 있고 한쪽엔 전자렌지도 있었다.  '와..'.



심지어 기저귀 자판기까지.  '와..'.2



수유실은 문이 달려 있고, 안쪽엔 작은 테이블과 2개의 의자가 있었다. '와..'.3


누리 기저귀도 갈고 수유실에 앉아 우유도 먹였다.  기저귀 때문인지 약간 화장실 냄새가 나긴 했지만, 그것 빼곤 감동스런 수유실이었다.  이 곳 뒤에 간 노팅힐 까페의 화장실은 체인징 시설이 없어 조급한 마음으로 일어나야 했다. 

사실 노팅힐에서 그 까페에 간 이유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도 같은 브랜드의 까페가 있는데 그곳엔 화장실에 체인징 시설이 있어 그곳에도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동네마다 다른 모양이었다.


아기를 낳기 전에도 살고 있는 곳이 가족적인 동네라는 건 알았지만 누리를 낳고, 함께 다니다보니 무척 그런 동네라는 걸 실감하고 있다.  하이스트릿에 있는 많은 까페들이 화장실에 아기를 위한 체인징 시설이 있고, 그런 탓에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차를 마시러, 밥을 먹으로 많이들 나온다.  스타벅스엔 아이들은 위한 놀이 공간이 있다.  사실 나는 이동네 2~3년 살면서 그 스타벅스에 몇 번을 갔는데 입구에만 앉아 그걸 몰랐다.  이번에 친구를 만나 차를 마시러 가 안쪽에 앉아보니 어른보다 많은 애들이 있었다.  상술이었든 배려였든 작은 보조시설이 집에만 있을 엄마들을 집 밖으로 나오게하고 그들이 와서 돈을 쓰게 하는 것이다.  나쁘지 않다.


하여간 이 동네를 보다 동네 밖으로 나가보니 아기 데리고 다니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팅힐의 까페에서 유모차를 화장실에 끌고 들어가 그 위에서 기저귀를 갈아볼까 했는데, 그러기에도 공간이 좁았다.  지비가 자기가 변기위에 앉을테니 무릎위에 누리를 놓고 기저귀를 갈아보자고 했는데 나는 그냥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걸 택했다.  이젠 '어디에서 차를 마실 것인가?'가 선택의 기준이 아니라 '어디에 체인징 시설이 있는가?'가 선택의 기준이 되겠구나 싶었다. 

그나마 나는 모유와 함께 우유를 먹여서 외출 땐 우유를 먹이지만 모유수유만 하는 사람들은 쉽지 않겠다.  사실 그것도 마음먹기에 달렸는데 수유실을 찾지 못한 여성들은 외출 때 화장실에서 모유를 먹이기도 한단다.(ㅠㅠ )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 그리고 그 엄마를 보는 사람들도 넘어야 할 인식의 벽이 아직은 존재하는 것 같다.



지루성 두피염 Cradle Cap


요즘 누리는 두번째 발진으로 얼굴이 울긋불긋하다.  거기다 지루성 두피염까지.  정말 차례대로 골고루 한다 싶다.  이곳에선 지루성 두피염을 Cradle Cap이라고 한다. 

http://www.nhs.uk/conditions/cradle-cap/Pages/Introduction.aspx


역시 다른 아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약도 없고, 이유도 모르고 시간이 약이라고.  다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목욕 전 오일로 맛사지해서 각질을 떨어내주는 일이 전부다.  이 사진은 좋게 나온 것이고, 실제론 거북이 등껍질 같이 커다란 각질들이 머리밑에 있다.



얼굴의 발진을 대하는 마음이 처음과 같지는 않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 깊은 곳이 우울해진다. 거기다 머리밑 굵은 소금 같은 각질까지.  정말 우울하다. (ㅜㅜ ) 



아차차!  포대기!


G선배가 오면서 한국서 날라다 준 포대기.

매는 건 쉽지 않았지만 포대기랑 아기 캐리어 비교해보니 포대기가 훨신 가볍다, 아기를 맸을 때.  무게가 분산되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또 아기의 사지가 내 몸에 착 감겨서 활동하기도 편하다.  체온 때문인지 아기도 금새 잠든다.




근데 요령이 없는 탓에 아직은 혼자서 아기를 매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부족한 요령 탓에 재운 아기를 내려놓을 때 깨게 만든다.  얼릉얼릉 익숙해지자.(^ ^ )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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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양 2012.11.25 04: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기가 백일전에 많이 업는건 안좋아,,최소 만2달은 지나고 업어줘야해,,척추가 단단하지 않을때라 업히면서 등에 무리가 간단다,,

    • BlogIcon 토닥s 2012.11.26 09: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응 누리 만2달 지났다. (벌써!) 그동안도 바운서나 평평하지 않은 곳엔 가능하면 오래 안둘려고 했는데, 애 다루기엔 바운서만한게 없어서 고민이었지.
      근데 아기들은 또 아홉달 동안 엄마 몸안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지냈던터라 평평한 곳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거참 딜레마.( ' ')

  2. ju 2012.11.25 09: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기 사진만 보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포대기로 업는 모습을 보니깐 와 아기가 진짜 작네요. 그래도 곧 쑥쑥 크겠죠. 외출할 때 분유를 먹이는 게 더 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 말을 들어보면 외출 할 때 오히려 모유수유가 더 낫다고 하더라고요. 관련 물품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것도 꽤 일이라고 이야기해서 알았어요. 그런데 당사자가 아니라서 세세한 사항까지 몰랐는데 정말 마땅한 장소가 없다면 그것도 참 곤란하네요.

    • BlogIcon 토닥s 2012.11.26 09: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우리한테 작은데 이곳 아이들에 비하니 또 덩치가 큰 편.(^ ^ );;
      한국엔 좌식 식당도 많잖아요? 조그만 방으로 이뤄진. 그런 곳이 아니고선 한국에선 특히 수유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여기 엄마들은 가슴부분만 커다란 가제수건으로 가리고 까페에 앉아서 수유하는 모습을 가끔 보는데 한국에선 그런 광경을 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곳곳마다 수유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기들은 어대서 배채웠나.. 생각하면 갑갑합니다.

  3. BlogIcon gyul 2012.11.25 14: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포대기... 정말 오랜만에 봐요...^^

    • BlogIcon 토닥s 2012.11.26 09: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죠? 포대기 편해요.
      아직도 생산되고 있다는 건 아직도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겠죠? 많은 엄마들이 비싼 캐리어나 유모차를 쓰지만 또 많은 엄마들은 아직도 포대기를 쓴다고 생각해요.

  4. BlogIcon 프린시아 2012.11.30 06: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포대기 좋네요 ㅎㅎ

    한국도 수요실 같은 곳이 좀 늘고는 있지만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위주이고,
    카페나 식당에선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차근 차근 나아지겠죠 ㅎㅎ

    • BlogIcon 토닥s 2012.11.30 13: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서 친구도 백화점이나 쇼핑몰같은 곳만 다녔다고 하더군요. 여기도 크게 다르진 않아요. 하지만 확실한 건 유모차 끌고 다니는 사람이 엄청 많다는 것. 한국과 비교해서. 모든 버스가 저상이랍니다. 그래서 한국갈때 유모차 들고가나 마나 엄청 고민 중이죠.

  5. 엄양 2012.12.03 04: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유모차는 한국에 있는 친구꺼 빌리면 안되겠나,,예를 들면 쏭네꺼,, ㅋㅋ 우리는 없다,울 두 아들들은 유모차 타는거 안좋아라 해서리..
    근데 언제끔 온 예정이야?

    • BlogIcon 토닥s 2012.12.03 10: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서는 애를 데리고 다닐려면 유모차를 빌리던지, 차를 빌려야할 상황. 아마 여기 유모차 들고 갈 것 같애. 우리 부모님이 사는 동네는 저상버스가 다니거든. 그 버스 시간표를 챙기면 되지 않을까 싶고. 물론 몇 달 후의 일이라서 아직은 잘 몰라.
      5월쯤 가려고 생각해. 지비가 거제도 가보고 싶단다. 강남도 가보고 싶고, DMZ도 가보고 싶고, 강원도에 소매물도까지. 한국가면 전국일주 해야겠다.ㅎㅎ

우리 집엔 요술 아기침대가 있다.  아기를 넣으면 바로 잠이 드는 그런 기특한 아기침대가 아니라 자던 아기도 넣으면 아기가 깨는 요술 아기침대.(ㅡㅜ )


예전에 결혼한 친구가 아기를 낳고보니 필요없는 게 침대라며 왜 큰 돈을 들여 침대를 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결혼 혼수로 포켓스프링매트를 사고서 너무 좋다고 했던 친구인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땐 '그런가? 왜?'했다.  대략의 설명은 그랬다.  아기랑 엄마랑 함께 자게되면 아빠가 잘 공간이 없어 도의적으로 다 함께 바닥에 잔다는.  물론 새벽에 밤잠 설치기 싫은 아빠들은 '개인적'으로 거실이나 다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친구의 그 말이 기억속에 있었는데 앞서 살던 집의 침대가 킹사이즈였다(영국에선 공간을 임대할 때 가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불필요하게 큰 침대라고 생각했다가, 손님오면 가로로 4명도 잘 수 있겠다고 지비랑 키들거렸다.  정말 침대가 컸다.  '애가 생길 걸 고려하면 한국의 부모들은 킹사이즈를 사지'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새집으로 이사를 오면서는 가구를 모두 우리가 샀다.  그땐 당연히 더블사이즈 침대를 샀다.  이곳은 아기가 생겨도 따로들 재우니까.  그리고 우리도 아이가 생겨 아기침대를 샀다.


아기침대를 살 땐 매트리스가 놓이는 부분의 높낮이도 조절되고 한쪽 턱을 떼어낼 수 있는 것으로 샀다.  그러면 아기가 어느정도 자라 직접 올라가서 잠들 수 있는 것으로 향후 2년 정도 쓸 수 있으니까.  물론 그 중에서 저렴한 것으로.  하지만 매트리스는 우리도 못써본 포켓스프링으로.  폼으로 만들어진 매트리스가 소프트하고 저렴하지만 아직 뼈가 단단해지지 않은 아기에게 너무 무른 침대는 좋지 않다고 해서.  침대보다 매트리스가 훨씬 비쌌다.

어쨌거나 아기가 태어나기 전 아기침대를 사놓으니 출산준비가 다된 기분이었다.  누리가 태어나고 처음 2~3주는 누가 업어가도 잘 기세로 자곤 했기 때문에, 물론 아기니까 밤낮으로 깨긴 했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3주쯤부터 시작됐다.  누리가 아기침대에서 자기 싫어했다.  자기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다가도 아기침대에 넣으면 깨버렸다.

그렇게 2~3주를 시달렸다.  새벽에 기저귀를 갈고 우유를 먹이곤 다시 잠들기 위해 한 시간 정도를 안고 있어야 했다.  금새 잠은 들었지만, 아기침대에 놓는 순간 깨버려서 한 시간 정도 안고 충분히 잠든 후에 아기침대에 내려놓곤 했다.  그땐 밤잠을 못자서 눈이 퀭-.


아기침대가 추운건지, 딱딱한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그런 글이 꽤 올라 있는 것으로 봐서 누리가 아주 유별난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제시한 해법을 시도해봤다.  엄마의 씻지 않은 베개커버를 아기 아래 깔기.  통하지 않았다.

별로 크지 않은 방이지만 누리가 새벽에 깰 때마다 내 침대와 아기침대를 오가는 게 힘들었다.  누리를 안고 졸려하고 있으니 역시 잠을 설치던 지비가 그냥 지비와 나 사이, 우리 침대에 재우자고 했다.  졸려서 "그럴까?"하면서 냉큼 누리를 내려놓고 잠들었다.  그때부터 우리도, 누리도 새벽에 깨지 않고 잠잘 수 있게 됐다.  그때가 5~6주쯤.

덩치는 가장 작지만 크지도 않은 더블침대 한 가운데서 大자로 자는 누리 때문에 지비랑 나는 침대 양쪽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자지만 깨지 않고 밤잠을 잘 수 있다는데 행복해하면서 잔다.



이 사진은 3주쯤 됐을 때다.  저 땐 저 옷이 저렇게 컸는데 지금은 딱맞다.




누리 얼굴보다 크던 딸랑이가 사실은 내 손보다 작은 사이즈.  지금은 누리 얼굴이 더 큰 것 같다.( ' ');;



아기와 함께 잠들지 않는 이곳의 문화라서 친구 알렉산드라도 "그러면 나중에 고생한다면서 아기침대에 재워야한다고"했지만 지비와 나는 당장 밤잠을 잘 수 있는 게 그렇지 못한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이래도 될까?'하고 걱정이 들기는 했다.  그 즈음 한국의 전통육아를 담은 EBS다큐프라임을 보고 '그래 아기는 엄마의 체온이 필요해'하면서 마음의 짐을 1/3쯤 덜었다.


☞ EBS다큐프라임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https://www.youtube.com/watch?v=J7B9-r1lqzI


언니와 카카오톡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언니가 누리가 밤엔 잘자냐고 물어 여차여차해서 저차저차 함께 자고 있다 했더니 아직은 엄마가 필요할 때니 괜찮다고 했다.  억울하게도 안겨서 잘 자다가도 내려놓으면 깬다고 했더니 언니가 어른들이 말하기를 '아기 등에 가시가 달려있다'고 한다나.  그 말 들으면서 맞다맞다 막 웃으면서 다시 마음의 짐을 1/3 덜었다.


아기침대는 가끔 누리가 초저녁에 잠들었을 때, 누리를 깨우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  아기침대에 누리를 넣으면 깬다.( - -);;

졸려워하는 낮엔 누리를 아기침대에 넣어도 잔다.  그런데 밤엔 안잔다.  왜 그럴까? 


누리가 자기 침대에서 잠들면 참 좋겠다 생각은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누리랑 함께 잔다.  잠들지 못하는 밤보다 잠들 수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서 침대에 대롱대롱 매달린채로.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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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빅씨 2012.11.15 20: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기가 있는 집엔 다 있다는 그 요술 침대 군요. ㅋㅋㅋ
    그나저나 누리 눈뜬 모습 참 이쁘네요^^ 우와~ 누리가 태어난지도 벌써 시간이 꽤 흘렀어요.

    • BlogIcon 토닥s 2012.11.16 08: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죠? 누리만 그런건 아니라는데 위안을 얻습니다. 며칠전에 문자를 보냈는데 답신이 없으셔서 번호가 바뀌었나하고 있어요. 문희씨랑 날잡아서 놀러오세요. :) 아 김밥도!

  2. jini 2012.11.16 00: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기는 엄마 뱃속부터 엄마 심장박동소리에 익숙해서 엄마 곁에서 심장소리 숨결 체온 모두 있으면 안심하지.. 자다가 눈을떠서 엄마가 곁에있음 스르르 그냥잠들지만 침대는 그게힘들지.. 첫째땐 그래서 바닥생활을 했는데 둘째땐 요령생겨 아기침대를 우리침대옆에 높이도 같게 붙여서 몸은큰침대에 한손은 아기 가슴에 올리고 그렇게 익숙해지니 침대에서도 잘 자더라...

    • BlogIcon 토닥s 2012.11.16 09: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 그 방법을 시도해보겠어. 침대를 옮기는 것이 번거롭긴 하다만. 침대가 셋이 자기엔 좁아.( - -) 꼼짝않고 자려니 자고 일어나면 어깨가 뻐근.(ㅡㅜ )

  3. BlogIcon 프린시아 2012.11.27 07: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잠버릇이 썩 좋지 않은 저로선 아이와 같은 침대에서 자기 무서울 것 같네요...

    그런데 어쩜 저리 예쁠까요 누리 ㅎㅎ

    • BlogIcon 토닥s 2012.11.27 09: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 역시 잠버릇이 곱지는 않습니다만 상황이 인간을 만든다고.. 자연스레 꼼짝마 포즈가 됩니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몸을 크게 들썩여서 자다가 제게 봉변을 당하곤 합니다. "움직이지말란 말야!"하면서.(^ ^ );;

      아기 얼굴은 늘 변하는지라.. 요즘은 저희가 "원생이"라고 부릅지요.(ㅜㅠ )

the worst.


지난 주말 타이 친구 켄의 친구 멤을 만났다.  멤은 올가을 LSE에서 석사를 하기 위해 런던에 왔고, 그 편에 켄이 누리 선물을 보냈다.  멤이 런던에 도착해서 바로 연락을 했지만, 나도 막 출산한 뒤고 멤도 런던에 적응하기 바빠 이제야 만났다.  켄이 보낸 선물을 받고 보고서 두 가지 이유에서 나는 크게 웃었다.  첫번째 이유는 선물이 이유식 조리기였다.  대단한 조리기는 아니지만 채망과 작은 절구가 있는.  20대 후반, 벌써 켄도 30대 초반인가?,의 비혼남이 보낸 선물이 이유식 조리기라는 게 놀랍고 나를 웃게 만들었다.  보통 아기 선물이라면 장난감 아니면 옷인데.  켄은 그런 남자다.  그런데 왜 이 남자를 데려가지 않는지 세상여자들 참.  두번째 내가 웃은 이유는 그 비슷한 이유식 조리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가족들이 런던에 올때 가져왔다.  세라믹 이유식 조리기를 가지고 싶어 한국에서 미리 구입했다.  선물이란 늘 이런 식이라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임신 초반 만난 K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했다.  친구들이 선물이라며 아기 옷을 많이 사줄텐데, 기왕이면 필요한 것들을 사달라고 하라고.  맞는 말씀이긴 한데 선물이라는 게 또 그런 게 아닌 것도 같고 그래서 선뜻 사람들에게 '이런 걸 사줘'라고 말하지 못했다.  다행히 먼저 "뭘 사줄까?"라고 물어온 지인들에겐 고마운 마음으로 구체적인 물품을 사달라기도 했지만.  그래서 아이 낳아본 입장에서 그런 걸 정리해보고 싶었다.  아기를 위한 선물 the best와 the worst.  '선물인데 주는대로 받지 가리나?'할지 모르겠지만 참고만 하시라고.


the best 1

베스트는 앞서 말한 듯 '뭐가 필요하니?'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내 경우는 격없이 친한 친구S, 그리고 B언니가 그렇게 물어왔다.  그리고 지비 친구 올림피아도.  사실 정말 격이 없는 친구 아니라면 뭘 사달라고 답하기 어렵다.  금액이 적고 많고를 떠나 내 경우는 그랬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받게 된 선물은 정말 매일매일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사려고 생각했던 것들을 받게 됐으니 쓰는 나도 매일 고마운 마음으로 보내준 사람을 생각하며 쓰게 된다.


the best 2

두번째는 돈이다.  한국에서는 이해될만한 선물이고, 이곳에서는 용납되기 어려운 선물이지만 받아본 입장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정말 필요한 곳에 쓰게 되니까.  그렇다고 그 돈을 여기저기 묻어 흔적 없이 써버리면 안된다.  한국에서 부모님이 유모차를 사라고 돈을 보내주셨다.  그것처럼 용도를 정해 돈을 선물하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정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상품권도 괜찮다.  출산 준비하면서 mothercare라는 브랜드와 amazon에서 물건을 많이 샀다.  그래서 다음에 난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 선물할 일이 생기면 mothercare나 amazon의 상품권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 문화에선 좀 그런가?


the best 3

세번째는 취향이 필요없고 여러 개 있어도 괜찮은 선물이다.  좀 뭉뜽그려진 답이긴 하지만 받아보니 그렇다.  얼마 전에 Y가 아기담요를 선물로 가져왔다.  받고서 선물로 참 괜찮다 싶었다.  마침 누리가 추운듯해서 하나 살까 생각하고 있어 그랬기도 했지만 담요에 스타일이라는 게 스팩트럼이 넓어봤자라서 실용적인면에서 좋았다.  담요가 있어도 수십 장 있는 게 아니라면 하나쯤 여분으로 있어도 괜찮으니까.  그리고 언니가 아기 옷과 함께 사준 가제수건 같은 것도 취향 타지 않고 여러 개 있어도 괜찮은 물건이니까 유용하다.  같은 이유로 신발보다는 양말이 더 좋다.  취향도 필요없고, 여러 개 있어도 괜찮으니까.


그 외 아기를 위한 선물은 아니지만 막 부모가 된 사람들은 위한 선물도 좋은 것 같다.  괜찮은 서플리먼트, 영양제,도 좋겠다.  또는 엄마를 위한 핸드크림.  K선생님이 출산선물로 핸드크림을 주셨을 땐 받고 '그래 거칠어지겠지'했는데, 정말 손이 많이 거칠어진다.  사실 수시로 물에 닿다보니 그것도 잘 발라지지는 않더라만, 의미면에서 실용면에서 좋은 선물이다.  


좋은 선물은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그런데 나도 그랬듯이 그게 쉽지는 않다.



그럼 the worst는?  여러 가지 있는 건 아니고 딱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게 있다. 


바로 아기 옷이다.  받은 선물 중에 정말 유용하게 입히고 있는, 입힐 것도 있지만 받아보니 그렇더라고.  우리는 대부분의 선물을 출산 후에 받았다.  사람들은 아기를 보러오면서 선물들을 들고 오거나 그럴 여건이 안되면 소포로 선물을 보냈는데 많은 수가 옷이었다.  그런데 아기 낳기 전에 '사람들이 옷을 선물할테니까'하면서 옷을 사지 않고 기다릴 수는 없는 법이라서 우리는 필요한 수만큼의 옷을 이미 구입했다.  아기가 금새 커버리니까 지비와 최소한의 수만 사자고해서 그렇게 준비해두어서 받은 선물이 넉넉한 여벌이 되어 좋긴 하지만, 사실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선물로 온 옷들은 모양만 이쁜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는 누리의 연령과 계절이 맞지 않아 입혀질까 의문이 드는 옷들도 제법된다.  다행히 나는 패션피플은 아니라서 그렇게 내 스타일을 따지지는 않지만, 그런 걸 따질 엄마도 분명 있을꺼다.


아기 옷 선물은 그렇다.  잘하면 정말 유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한 번도 못입혀 마음의 부담만 되기도 한다.  그래도 아기에게 옷 선물을 하고 싶다면 이쁜 것보다 실용성을 따져 엄마의 취향에 아랑곳하고 입을 수 있는 내복 같은 것이 좋다, 외출복보다는.  또 긴 팔이면 좋다.  특히 영국에서는 한여름에도 반팔 입지 않아도 될 정도의 날씨고, 아기들은 좀더 따듯하게 해줘야하니까 계절막론하고 긴 팔이면 좋다.  반 팔을 살 경우 아기의 연령이 그 옷을 입을 때쯤 계절이 어떨까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한다.  누리에게도 반 팔 옷이 제법 있는데 그 옷이 입혀질 때가 한겨울이다.  내의 삼아 덧입힐까?( ' ')a



이 옷은 바르셀로나의 상인이가 배냇저고리와 함께 보내왔다.  배냇저고린 누리에게 더이상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작아 입혀보진 못했지만, 이 옷은 넉넉하게 커서 외출복이 거의 없는 누리가 다가올 겨울에 입기 딱 좋다.  스타일도 좋아서 지비랑 귀엽다고 너무 좋아했다.  상인아 땡큐!(^ ^ )

(배냇저고린 네가 아기 생기면 보내주랴?)


아 그리고 또 거시기한 선물에 장난감.

요즘엔 장난감도 그냥 장난감이 아니라 (부모입장에서) 실용적인 장난감이 많은 것 같다.  아기 잠들기를 도와주는 장난감이 두 개다.  음악이나 자연의 소리가 나는 장난감인데, 모양만 다르고 같은 기능이다.  그냥 선물이니까, 영수증도 없는, 고마운 마음으로 받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누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선 선물용 영수증이 보편화 되어 있다.  가격 표시가 없지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다른 것으로 교환할 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선물 받은 장난감엔 영수증이 없다.  나는 선물할 때 꼭 영주증 챙겨줘야지.( i i)

또 개인적으론 누리에게 장남감 많이 안사주려고 한다.  대신 부모가(지비가) 많이 놀아줬음 한다. 


선물이라는 게 주는 사람 좋고, 받는 사람 좋은 것이지만 좀 뻔뻔하게 들리겠지만 받아보니 그렇더라고, 혹시라도 훗날에 도움되라고 몇 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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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를 병원에서 데려오고 한국의 집으로 전화할 때마다 엄마는 물었다.  "애기 목욕은 시켰나?"하고.  그러면서 애들이 때가 없을 것 같지만 목욕시켜보면 때가 많이 나온다면서.  우리는 배꼽이 떨어지길 기다려 시키겠다고 한결 같이 답했다.  엄마도, 이곳의 조산사도 배꼽이 떨어지지 않아도 목욕시켜도 된다고 했지만, 단 목욕 후 잘 말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배꼽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집으로 오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배꼽이 자연스레 떨어졌다.  사실 초저녁에 자고 일어나니 지비가 기저귀 가는데 배꼽이 떨어졌다면서 보여줬다.  드디어 목욕을 시켜야는데 엄두가 안나던 우리는 알렉산드라에게 SOS를 보냈다.  언제고 저녁 시간에 한 번 들러줘 우리들의 목욕을 '지도'해주면 고맙겠다고.  바로 다음날 알렉산드라가 왔다.


참고로 여기선 아기목욕을 그나마 기온이 높은 낮시간에, 그것도 규칙적인 시간에 하라고 한다.  한국의 부모님은 저녁에 아기목욕을 시키면 밤에 잘잔다고.  현실적으로 낮시간에 혼자인 내가 목욕을 시킬 방법이 없어 누리의 목욕시간은 자연스레 저녁이 됐다.


다시 누리의 목욕으로 돌아가서, 9월 27일 드디어 누리의 첫 목욕재계 날!


알렉산드라의 조언에 따라 목욕에 필요한 용품을 손에 잡힐듯 가까운 곳에 다 늘어놓고 시작했다.  우리는 따듯한 물을 금새 얻고 버리기 쉬운 키친을 목욕장소로 정했다.(- - );;  목욕통을 올릴 스탠드 같은 건 사지도 않았고, 신체구조상 침실 바닥에 앉아 하기도 어렵고해서 알렉산드라의 의견에 따라 키친 결정.  목욕전에 보일러를 틀어 집안 온도를 올리고 시작.






주위가 좀 지저분&산만하지만 뜨거운 물을 바로 얻고 버릴 수 있는 키친이 적당한 장소였다고 생각된다.  본격적인 목욕에 앞서 대소변으로 다른 부위보다 다소 더러울 수 있는 엉덩이 애벌목욕(?).



웃는다고 웃는 게 아니다.  누리도 나도 벌벌 떨고 있는 중.



본격적인 목욕.  알렉산드라의 지도에 따라 아기를 주되게 받치고 있는 왼손을 고리모양으로 만들어 그 안에 누리 한쪽 어깨를 넣어 잡았다.  혹시나 아기가 발버둥처 미끄러질 수 있으니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꼭 잡고 있어도 미끄러질까 바들바들.  누리도 바들바들.

다행히 목욕통에 엉덩이 닿는 부분에 작은 턱이 있어 미끄러지긴 어렵다. 




목욕을 재빨리 마치고 수건으로 감싸고 고생한 누리에게 뽀뽀.  여기까지가 사진 속에는 없는 알렉산드라의 가르침.

근데 이 사진은 왜 이래.( ' ')a


목욕을 하기 전 물 온도를 맞추는데 알렉산드라가 '피쉬fish'가 없냐고 물었다.  그게 뭔가 했더니 아기 목욕 물 온도를 맞추는 작은 온도계가 있는데, 모양이 물고기 모양.  일반적인 대명사마냥 쓰이는 모양이다.  없다고 했더니 그럼 팔뒤꿈치로 맞추어보라는.  손으로 하나 팔뒤꿈치로 점검해보나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데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고, 해봐도 여전히 감이 안와서 대충 맞추어 했다. 

목욕을 마치고 그 피쉬라는 걸 사려고 검색을 해보니 £1~2선.  사려니 지비가 그냥 본능에 의존해서 하면 될껄 뭘 사냐고.  '그래?'하고 구입하지 않았다.  아직까진 운이 좋아 적당한 온도였는지 누리는 목욕 물온도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어 보인다.  


알렉산드라는 아기들 대부분은 물에서 와서 물을 좋아하지만 간혹 목욕을 정말 싫어하는 애들도 있어 목욕 내내 울기도 한다고.  다행히 누리는 목욕을 좋아하는 것 같다.  딱 한 번 자는 애를 시간에 쫓겨 목욕을 시켰더니 계속 울어댔는데, 그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울다가도 목욕을 시키면 조용해진다.  단 물에서 나오는 순간 추운지 그때부터 투덜투덜 징징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한국의 엄마가 목욕을 이야기할 때 '애가 때가 나오면 얼마나 나올까' 싶었는데, 정말 때 많이 나온다.  그렇다고 때수건이나 특별하게 비누나 샤워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손으로 목이나 겨드랑이를 씻을 땐 때에 깜놀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엄마의 말대로 목욕한다고 잘 자는 건 아닌 것 같다는 게 지금까지의 경험.  대신 무척 갈증이 나나보다.  우유를 보통때보다 많이 마신다.


이렇게 목욕은 tick!


그 다음은 손톱깎기.  나보다 두달쯤 뒤에 출산을 하게 될 H가 누리가 태어난지 4주쯤 됐을 때 물었다.  손톱깎기 샀냐고.  사야겠다 생각은 했지만, 당장 필요한 것 같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검색해보니 아기 손톱을 일주일에 2~3회 자른다나.  헉.

그러다 어느날 목욕을 할 때 누리가 나를 꽉 잡았는데 손톱이 날카로웠다.  그날 바로 샀다.


baby grooming kits.  '고양이도 아니고 그루밍이라니 이상해' 하면서.  체온계가 있지만, 손톱깎기와 가위 그리고 코에 이물질을 빼내는 걸 따로 사는 가격이 이 kits을 사는 가격보다 비싸서 그냥 이걸로 샀다.  빗은 언제 쓰게 될지 감이 안오고 당분간은 손톱깎기만 쓸 것 같다. 



사놓고도 차일피일 하다가, 밤에만 시간이 나는데 웬지 밝을 때 해야 할 것 같아서, 지난 일요일 오후 전격적으로 시행 결정.  낮잠자는 틈을 타서 누리 생애 첫 손톱깎기.



아기들 손톱은 가위로 잘라아 한다던데 왜 그럴까 싶었다.  손톱깎기로 잘라보니 알 것 같았다.  너무 얇아서 깎아지지가 않는다.  정말 가위로 잘라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손톱깎기가 초보자에겐 쉬울 것 같아서 끝까지 손톱깎기로 깎았다.  부들부들 떨면서.




누리 손에 비하니 내 손은 거인이구나.  내 손 봐라.  자주 물에 닿으니 하얗게 갈라졌다.( i i)




내가 자르고 나면 지비가 줄로 슥슥슥 날카로운 부분 갈아주고.   지비도 손톱을 깎아야겠는 걸.( ' ');



발톱도 깎아주려고 했는데, 이런 발톱은 손톱보다 더 얇아서 어려웠다.  일단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손톱깎기도 일단 tick!


인터넷엔 아기 목욕과 손톱/발톱깎기에 대한 각종 조언이 있지만, 그야 말로 조언은 조언일뿐 실전엔 도움이 안됐다.  괜히 지비에게 빨리빨리 도와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고, 서로 이게 맞다 저게 맞다 우기기도 하고 그런다.  언젠가는 이런 짜증과 우격다짐도 줄어들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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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yul 2012.11.03 13: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ㅎ 제 친구도 주방에서 아기 목욕을 시킨적이 있었는데...
    처음엔 신기했지만 얘기들어보니 초반에는 확실히 그게 편하다더라고요...^^

    • BlogIcon 토닥s 2012.11.04 10: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욕실에 목욕통을 놓을 곳만 있으면 좋을텐데. 욕실이 금새 따듯해져서 주방보단 좋지만 배수구가 없는 건 욕실이나 주방이나 같아서 목욕통을 놓을 수 있는 주방이 더 편하죠. 목욕통 거치대를 살 수는 있으나 그것도 돈.(^ ^ );; 목욕통 거치대는 아이가 앉을 수 있는 6개월 정도되면 안쓰게 될 것 같아서 당분간은 주방에서 해보려구요.

  2. BlogIcon 프린시아 2012.11.07 04: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휴 목욕하는 거랑 손톱 깎는 건 사진으로만 봐도 막 아슬아슬하네요. ㅠㅠ

    • BlogIcon 토닥s 2012.11.07 10: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남편과 제 실력(?)이 느는 것 같지는 않고 아기가 '참아줄만하다'하고 포기를 하는지 다행스럽게도 목욕할 때 우는 횟수도 시간도 줄고 있네요. :)

  3. 엄양 2012.11.07 09: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떡하지~~~
    티격대격 짜증과 우격다짐...앞으로 더욱 심해질건데.ㅋㅋ

    나두 울 애들 한달반 정도까지는 주방에서 씻겼어,,씽크대 안에 작은통 넣고, ㅋㅋㅋ

    • BlogIcon 토닥s 2012.11.07 10: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들 그러네. 짜증과 우격다짐은 늘어난다고. ㅎㅎ
      난 애가 욕조에 앉을 수 있을때까지는 쭉 주방에서 씻길란다. 내가 바닥에 앉기는 너무 힘들어. 불쌍한 요롱이.( i i)

후배 K가 누리에게 어떤 분유를 먹이는지 물어왔다.  임신을 한 K가 상황이 모유수유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시간을 두고 분유에 대해서 알아두려 한다고.  요즘 강남 엄마들이 먹인다는 독일분유를 알아볼까, 생협분유를 알아볼까 하던 참이란다.  '분유도 강남스타일인가?'하고 그냥 웃고 말았다.  예전 같았으면 '한국, 참 유난도스럽다'했을 것을 아기에게 좋은 것을 먹이려는 마음을 헤아리고 난 뒤라 반쯤은 이해도 가고.  사실 나도 한국에 있었으면 한국 엄마들의 그'유난스러움'의 대열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 같다.  강남 엄마들이 먹인다는 독일분유까지는 아니어도 없는 살림이라도 쪼개서 생협분유를 먹였을 것 같다.


지난 주말 아침 뜬금없이 다음 한국행에 강남과 DMZ에 가보자는 지비와 이야기하다 생각나서 후배 K가 이야기한 '그 독일분유'를 찾아봤다.  어렵지도 않았다.  검색창에 '강남 독일 분유'라고 치니까 나왔다.  그런데 잠깐, 그 분유가 지금 누리가 먹고 있는 압타밀Aptamil이었다.( - -)a

후배가 분유 이야기를 꺼냈을 때 "난 모르겠는데, 그냥 마트에서 압타밀이라고 사다먹여"라고 답했는데 말이다.


압타밀을 먹이게 된 건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출산 후 수술실에서 꿰매고 있을 때 조산사가 와서 아기가 우니까 우유를 줘야는데 어떤 걸 주겠냐고 했다.  3가지 브랜드를 말하면서 고르라고 했는데, '아무꺼나'라고 답했더니 굳이 옆에 붙어서 고르라고 종용해서 조산사가 말한 첫번째로 골랐다.  그게 압타밀이었다.


그때 조산사가 말한 브랜드는 압타밀Aptamil, 카우 앤 게이트Cow and Gate, SMA였다.  지금 생각하니 조산사는 알파벳순으로 불렀나?

언뜻 생각해도 카우 앤 게이트라는 이름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모든 분유가 우유성분에서 나오긴 하지만, 당장 모유 못먹이는 것도 서러운데 카우 앤 게이트라니.  깊이 고민할 겨를 없이 "그냥 그거"하는 식으로 압타밀을 골랐고, 집으로 오면서 먹이던 것으로 압타밀을 사왔고, 그래서 누리는 압타밀을 먹게 되었다.


3통쯤 끝냈을 무렵 지비와 나는 다른 분유를 먹여보기로 했다.  그냥 한 가지 브랜드만 먹이면 입맛이 고정되어 편식(?)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해서 고른 분유가 Hipp이였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체적으로 성분이나 제조방식은 압타밀과 비슷한 가운데 유기농이라는 점이 선택의 이유였다.  가격차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Hipp이 조금 쌌다.  대신 용량이 조금 적었다.

그런데 그때 방문한 조산사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분유를 바꾸지 말라고 조언했고, 마침 누리의 발진이 돋기 시작한 시점이었는데 지비의 형 마렉이 분유가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해서 다시 압타밀로 돌아왔다.  압타밀로 돌아와도 발진은 더욱 심해졌지만.

그런 이유로 우리들의 분유 탐험은 거기서 그치고 말았다.


한국과 비교해서 이곳의 분유시장은 매우 좁다.  Hipp이 있긴 하지만 압타밀, 카우 앤 케이트, SMA가 대부분의 마트 선반을 차지하고 있다.  Hipp은 대신 이유식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가는 마트, 내가 사는 동네에 국한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러고보니 여긴 네슬레가 없네.( ' ')a


분유 브랜드도 몇 가지 없지만, 브랜드 내 상품도 몇 가지 없다.  그냥 압타밀 1, 2, 3 그리고 SMA 1, 2, 3 등 연령에 맞춘 것이 전부다.  한국처럼 브랜드 내에서 일반형, 고급형으로 나누어지지 않아 분유 하나에 신세 한탄하면서 가격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몇 가지 없는 브랜드를 막론하고 가격도 비슷비슷.  대략 £8~10 선이니까 원화로 15000원에서 18000원쯤된다.  한 통에 800~900g.  왜 이렇게 싸냐고?  현지라서 그렇냐고?  그렇기도 하겠지만 일단 영국에서 분유는 면세다.  정확하겐 zero tax가 아니라 exempt tax인데, 결과적으론 면세다.  압타밀을 만드는 밀루파Milupa라는 회사가 독일 회사이긴 하지만, 유럽경제연합 내니까 관세도 없다.  그래서 독일에서 €13쯤하는 분유가 거의 같은 가격에 영국에도 판매되고 있다.


사실 후배 K가 강남 엄마들이 먹인다는 독일분유 이야기할 때 그 분유가 압타밀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압타밀 통에 아일랜드에 기반이 있고 made in EU라고 표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비가 압타밀은 몰랐지만 밀루파는 어디선가 들어본듯 하다해서 검색해보니, 우린 검색의 커플, 독일회사 맞다.  독일분유는 맞는데, 요즘 거대 다국적 회사가 그렇듯, 회사는 독일회사지만 아일랜드에서 만든다.  그런데 그 독일회사가 얼마전엔 프랑스회사 Danone에 합병됐다는.  아, 분유 하나에 세계 경제가 담겼구나.( ' ')

Hipp의 경우는 made in germany라고 되었으니 이게 정말 독일회사가 만드는 독일분유다.

http://www.milupa.ca/en/company-history-a-history-of-excellence-in-infant-nutrition/





압타밀 홈페이지에 가입하고 우편으로 받은 곰인형.  압타밀 포장용기에 등장하는 곰이다.  그 곰은 훨씬 통통한데 이 곰은 날씬.  아, 독일이라서 곰인가?  아, 그건 스위스 베른이군.( _ _)a

특별하게 육아책을 읽지 않고 있는 나로써는 매주 압타밀에서 날라오는 아기 성장관련 이메일 정보가 요긴하게 읽힌다.  읽을 때마다 '아~'하면서 바보 돌깨고 있다.


압타밀 바람에 대해서, 열풍이라긴 그렇고, 검색하다 한 아빠가 블로그에 가격과 용량을 꼼꼼히 한국분유와 비교해서 올린 글을 봤다.  한국분유 400g이 4만원대이니, 허걱!, 900g짜리 압타밀을 구매대행해주는 사이트에서 27000원에 산다면 독일분유 먹는다고 '된장' 운운 당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 되려 실용적이라는.  이곳의 지인 S님이 한국의 동생네가 임신을 했는데 분유가 한통에 8만원, 제왕절개수술이 5백만원 한대서 좋은 분유 먹이시고 좋은 병원 다니시는가보다 했는데 한국의 물가가 정말 비싸긴 하다, 물론 소득 대비. 

한국에서도 분유 면세가 오래 전부터 화자되어 실현되긴 했지만 한시적이었고 그 기한도 이미 끝난듯 하다.  어떤 출산 장려책보다도 육아에 대한 비용을 줄여주는 것만한 게 있을까.  국회의원도, 공무원도 모두 가정의 일원이건만 왜 이런 걸 추진하지 않을까?  독신을 지향하거나 벌이가 너무 넉넉해서 육아 비용 따위는 걱정이 안되나?  하여간 정치인이든, 공무원이든 땅에 발을 좀 딛어야 할텐데.  그 전까지는 독일분유 먹이는 사람이 강남 아니라 한강 이남 모두가 된다하여도 나무라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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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빛과은막 2012.10.24 09: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정치인들 중에 여자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그네공주처럼 여성적 정체성을 가진 여성정치인이 거의 없기때문인 듯.

    • BlogIcon 토닥s 2012.10.24 16: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성만의 문제는 아닌데, 일단 정치인 세비와 공무원 월급을 깍으면 분발할란가도 모릅니다. ( ' ')a

  2. BlogIcon ju 2012.10.25 05: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몇달 전에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도 모유랑 분유랑 섞어서 먹인다고 하더라고요. 대충 들었는데, 독일 분유어쩌구 저쩌구 했던 거 보니깐 이 분유 이야기였네요. 하하. 친구는 강북에 살지만. 아기 발진이 빨리 낳았으면 좋겠네요.

    • BlogIcon 토닥s 2012.10.25 12: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니.. 친구님은 아직 육아에 뛰어들지 않은 친구를 만나 육아이야기를. 그건 만행인데. ;P
      한국의 분유, 기저귀 등 유아관련 상품 시장 기업들은 좀더 분발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선 기저귀도 일본제품을 쓴다고들 하데요. 물론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에. 요즘은 모르겠네요.
      발진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발진 때문에 속상해서 호들갑을 떨었더니 아이 있는 사람은 다 경험한 것이더군요. 반성하고 있습니다, 호들갑에 대해서. 무척 세포분열이 활발한 시기라 나름대로 빨리 나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더디게 낫는 걸 보면 무척 독한 발진이었구나도 싶고요. 고맙습니다. :)

  3. 엄양 2012.10.30 01: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리나라 정책이 특히 세금관련정책이 공뭔들 손에 있더냐,,공뭔비판할려면 고위공뭔이라고 해주던가,,,우리같은 말단공뭔까지 월급 깍여야 하나,, (-- )+

  4. 엄양 2012.10.30 01: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분유8만원 제왕절개5백만원은 상류층 이야기인가,,,일반인은 100만원미만이라고 알고 있다,,난 2만원대 분유 먹였고(할인기간에 만원대에도 살수 있는),,, 기저귀도 국산만,,,,일반적으로 키우는 엄마들도 많아,,,,
    첫아이를 키우는 초보엄마라서 궁굼하고 걱정되는게 많지 ^^
    키우다 보면,,,여유도 생기고 기준도 생길거야

    • BlogIcon 토닥s 2012.10.30 14: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 지인은 서울쪽이긴 하다. 아무래도 서울과 지역이 조금 다르기도 할테고, 그 쪽이 좀더 고급으로 육아하시겠지. ;)
      그래도 비싸긴 비싸다 그지. 깜놀했다.

  5. 김정은 2012.12.13 09: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압타밀 검색하다가 읽어보고 리플 답니다..ㅋ
    서울경기도 대학병원 제왕절개 수술해도 최대2백만원이구요,,
    분유..산양분유가 마트정가 5만6천원 정도해요..국내분유,해외분유 다해서 그 이상 가격은 없는데..정보가 조금 과장된 듯 해서 그냥..알려드리고 가요..^^ 즐육하세요.

    • BlogIcon 토닥s 2012.12.13 11: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저도 들은 이야기라서요. 믿기지 않습니다만. 제가 알기로도 제왕절개비용이 백만원 안되는 것으로 아는데, 지인의 올케(남동생의 부인)가 아기 낳으면서 그렇게 든다고 지인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출산비용을 시부모님들이 주시기도 한다는데 지인의 부모님이 은퇴하신 분들이라 걱정이 된다는 말을 들었지요. 동네마다 다르거니, 특히 전 서울이 아니라 지역출신이라서,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6. 2016.04.27 03:5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6.04.27 07: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같은 의견 댓글이 있어 그 댓글에서 수정하였습니다. 다만 지적한 내용을 다른 사람이 읽을 때 그 의견이 맥락없이 보일 수도 있어 본문을 그대로 둔채로 댓글에 정장하였습니다.
      의견 고맙습니다.

  7. 리에곰 2016.08.06 15: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카우앤게이트 검색하다 들어오게 되었어요. ㅎㅎ 우리는 그냥 병원에서 카우앤게이트 먹였길래 쭉 그거 먹이다가 한국 가서 없길래 고급형 분유 사먹었다가 온몸에 두드러기나서 기겁하고 이후로는 카우앤게이트만 먹였어요. ㅎㅎ '소'를 생각해본 적은 없고 그냥 브랜드라고만 생각했어요 ㅋㅋ

    • BlogIcon 토닥s 2016.08.09 22: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반갑습니다. 해외에서 출산하고 한국으로 가셨나봐요. 영국서도 카우엔 게이트는 꽤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인걸로 알고 있지만, 한국서도 구입 가능한지는 모르겠네요.
      '소'는 그런 느낌이었다는, 웃자고 하는 말이니 깊이 담아두지 마세요.^^;;

      이 포스팅은 몇 년이 지나도 간간히 댓글이 달리는 인기 포스팅이네요. 가끔 들여다보는 유입검색어를 봐도 그렇고. 그만큼 엄마들이 아이들 분유, 먹거리에 많은 정성과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겠죠. 아이 키우는 엄마들 모두 화이팅해요. :)


  8. 2017.09.25 21:4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7.09.29 13: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가 관리자인데 이 댓글은 관리자인 저도 볼 수가 없네요. (ㅜㅜ )

  9. 튼튼딸맘 2017.10.11 02: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국 현지에서 외출했을때 액상 분유는 많이 먹이나요?

    • BlogIcon 토닥s 2017.10.11 21: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다시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척 궁금했어요.

      여기는 액상분유가 무척 구하기 쉬워요. 보통 200ml가 1파운드 미만이라비싼편도 아니구요. 사람따라 다르지만 저는 주로 여행할 때만 썼어요. 주로 비행기를 타고 어딜 갈 때. 심지어 면세구역 슈퍼형 약국에서 살 수도 있어서 편리해요. 그런데 일상생활, 일반적인 외출에는 잘 쓰지 않는 것 같아요. 일단 분유는 끓여서 식힌 물에 타라고 권합니다. 의외로 분유가 찬물에 잘 녹습니다. 보온병에 온수를 들고 다니는 엄마들도 있긴해요. 그보다 여기 엄마들은 portable warmer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이름만 거창하고 그냥 플라스틱 통입니다. 여기에 들고 있는 온수든, 식당이나 카페에 온수를 달라고 해서 분유병을 넣어 찬기만 없을 정도 데워 먹입니다. 사실 저는 아이가 어릴 땐 좀 공간이 널찍힌 별다방 같은 브랜드 까페에 많이 다녔는데요. 거기선 커다란 머그에 온수를 담아줍니다. 이런 부탁들이 너무 자연스럽고, 아이들이 올만한 곳엔 따로 전자렌지가 설치된 곳도 많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인 외출에는 액상분유를 안쓰는 것 같아요.

      저도 들어서 압니다. 한국서는 이런 부탁 - 우유를 타거나 데우는데 필요한 온수를 달라는 부탁을 무척 싫어한다는 걸요. 좀 많이 안타깝긴 합니다. 사실 여긴 엄마들이 애들 데리고 나가서 끼니, 간식을 많이 해결합니다. 적정 선만 유지하면 손님, 주인 다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10. 튼튼딸맘 2017.10.12 16: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답변 상세히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편리함 때문에 외출했을때 액상을 먹이고 있긴한데 현지에선 어떤지 너무 궁금했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 BlogIcon 토닥s 2017.10.12 19: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엄마가 편해야 아이도 편하지요. 아이가 잘만 먹는다면 편리한 걸 마다할 이유가 없죠. :)

출산 이후 모유수유가 첫번째 난관이었다면, 지금은 피부 발진이라는 두번째 난관을 맞고 있다.  모유수유에 대한 스트레스가 바닥을 치고, 지비와 '모유수유 되는 만큼 먹이고, 우유로 키우자'고 결론짓고 마음이 좀 편해지니 적은 량이지만 모유가 나오는 것 같았다.  그 즈음에서 발진이 시작된 것도 같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3주가 끝나갈 무렵 health visitor가 집에 왔을 때 막 시작된 발진에 대해서 물었더니 heat rash가 아닌 이상 저절로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heat rash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줬다.  heat rash는 우리가 아는 태열쯤 되는 것 같다.  투명한 컵으로 눌러봐서 여전히 붉은 반점이 있으면 heat rash인데 그땐 의사에게 보여야 한다고.  누리의 발진을 눌러본 health visitor는 heat rash는 아니라고, 그래서 저절로 없어질 발진라는데 안심했다.  다행히 누리도 심각하게 보이는 것과는 달리 가려워보이지는 않아서.


그런데 이 발진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얼굴 전체를 덮었을 때 4주차 몸무게 체크를 위해 Children's Centre에 가서 다른 health visitor를 만났다.  그녀 역시 보기가 힘들지만, 아기에게 전혀 해롭지 않고 저절로 없어질꺼라고 했다.  그녀가 준 추가적인 정보는 이 발진의 이유가 모유수유를 통해 얻어진 내 호르몬과 누리의 호르몬이 충돌하는데서 온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저절로 없어지긴하지만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는 점.  몇 달?  많지도 않은 모유를 먹고 온 발진이 몇 달은 간다니.  이 발진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milk spots이라고 알려줬다.

집에와서 milk spots에 대해서 검색해봤다.  milia라고 불리는 이것은 발진이라기보다 우리가 가끔 발견할 수 있는 지방 또는 피지 덩어리 같았다.  그래도 이름이 뭐건 간 누리가 가렵지 않고, 시간이 걸려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데 다시 한 번 위안을 얻었다.


그러다 비타민K 경구투여를 위해 GP에 갔다.  비타민K를 준 간호사가 누리 얼굴을 보고, 의사에게 보여보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한 시간을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의사 역시 신생아에게 많은 피부질환으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이 간다면서.  그래서 피부가 건조하니 수분크림을 처방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분크림이 건조함을 덜어줄 뿐 피부질환을 낫게해주지는 않는다고.  그런데 문제는 그때 의사가 제시한 이름은 milk spots이 아니라 erythema toxicum이였다. 

또 집에 와서 erythema toxicum을 검색해봤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자연스레 치유된다고는 하지만 조산사가 말했던 이름과 다른 피부질환명이라 대체 제대로된 이름이 맞긴 한건지가 궁금했다.  궁금하다기보다 걱정이 됐다.  이대로 두어도 되는 것인지.


비슷비슷한 증상에 각기 다른 이름의 피부질환들을 여럿 검색해봤다.  사실 들여다봐도 어떤 것이 누리에게 해당되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바라는바는 누리가 가렵지 않았으면, 시간이 걸려도 자연스레 치유가 됐으면 하는 점이다.  조산사와 의사 모두 누리가 가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건조함 때문인지 아니면 제 손으로 스친탓인지 가렵게 보이기도 한다.  특히 잠이 올땐 얼굴을 부비는데 그때 발진이 붉어지면서 가려워보인다.  어른도 참기 힘든 가려움이건만.


http://www.nhs.uk/conditions/skin-rash-babies/Pages/Introduction.aspx



GP에서 의사를 만나고 왔을 때 사진이다.  지금은 이것보다 좀 더 심하다.


조산사가 milk spots의 경우는 태열과 달리 얼굴과 목, 그리고 가슴팍까지만 발진이 생긴다고 했다.  누리의 경우는 지금 목 정도까지만 발진이 생겼고, 몸은 깨끗하다.  조산사의 의견대로 모유수유 때문이라면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적은 량이라도 힘들게 얻은 모유를 중단하면 모유를 다시 얻기 어려울 것 같아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 

나는 누리를 보면서 혹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세탁세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누리 옷은 아기용 세제를 쓰지만 우리 옷은 일반 세탁세제를 쓴다.  우리 옷에 닿은 누리의 얼굴과 목에 알러지가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  우리 옷도 아기용 세제를 써보는게 어떻겠냐고 지비에게 이야기했더니 조금 있어보자고 한다.

발진이 처음 번질 무렵 우리가 먹던 분유를 바꾸려고 했었다.  새로 바꾼 분유를 반쯤 먹었을 때 지비의 형 마렉이 분유가 이유일지도 모른다고 해서 처음 먹던 분유로 되돌렸다.  그래도 발진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분유로 생긴 발진이라도, 처음 먹던 분유로 되돌렸다 하더라도 1~2주는 지켜보라는 게 마렉의 의견.  기다리는 마음이 초조하다.


오늘 하루 누리의 얼굴을 보다 못한 지비가 erythema toxicum에 대해서 검색 또 검색.  모유와 분유를 혼합 수유하는 아기에게 잘 생기기도 하고, 여름과 가을에 출생한 아기, 그리고 첫번째 출산을 통해 얻은 아기에게서도 잘 생긴다는 내용을 찾았다.  아기가 스스로 면역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마찰과 같아서 아기의 면역체계가 완성되면 나아진다는.  정말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인지.  일단 의사가 처방한 수분크림을 바르면서 6주까지 지내보고, 나아지는 것이 없으면 6주차 GP방문에서 모유수유 중단에 대해서 물어보자고 지비와 이야기 나누었다.  정말 산 넘어 산이구나.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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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공일 2012.10.23 00: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쩜 좋아. 아 이쁘다. 발진 난 얼굴 모양새도 어여쁨을 감추지 못하는 군. ^^
    이제서야 누리 얼굴을 보는군.
    힘들었지? 수고했다.
    그래도 몸조리도 잘해야 할텐데 말이다.
    그냥 왠지 아이 낳는 얘기는 역시 감정이입이 잘 돼. ㅎㅎㅎ
    아이 발진 이런건 금방 나아질거야. 아무렇지도 않게. 언제그랬냐는 듯이.
    아이는 어른들하고 다르더라.
    큰 녀석 낳고 첨에 병원에서 아토피가 있다고 한다고 울었던 기억이.
    그러고는 몇주만에 좋아져서 참...
    아기 잘 키우고 몸조심해~ ^^

    • BlogIcon 토닥s 2012.10.23 08: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확하게 모르고 대처방안을 모르니 갑갑하네요. 대부분 아기 질환은 그 이유를 잘 모르더군요. 피부질환도 그렇고, 배앓이도 그렇고. 의료계가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아요. :(
      선배도 건강조심하고요. :)

  2. jini 2012.10.23 01: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백일 이전에는 얼굴에 저렇게 붉은 기운이 올랐다 내렸다. 태열이라고도하고 피부가 건조해서라고도 하고 의견이 많은데 일단은 건조하지 않는것이 도움이되고 조금 시원하게 아이를 해주는것도 도움이 되더라. 그리고 기적처럼 한 백일즈음이 되면 다 없어지더라. 나는 모유성 황달때문에 수민이가 50일될때까지 황달이 지속되었는데 그래도 모유 끊지않고 심할땐 분유를 한번 더주고 그런식으로 8개월까지모유를 먹였어. 아이가 엄마 뱃속 따뜻한곳에 그 열을 품고있다가 이제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이라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맘편하게 먹어.. 가려워서 긁으면 문제지만 얼굴에만 생기는걸 보면 그런건 아닌것같고 곧 괜찮아 질꺼야..

    • BlogIcon 토닥s 2012.10.23 08: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태열은 아닌 것 같아. 정말 딱 얼굴과 목까지만 생겼거든. 태열은 온몸이라던데. 누리는 하루 종일 옷 한 겹만 입고 있어서 더 시원하게 해줄 방법이 없다. 감기걸리면 안되니까. 근데 잠시 산책하고 오면 붉은 발진이 짧은 시간이라도 가라 안는게 온도를 낮춰주는 게 덜 가렵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해. 아, 자꾸만 만지고 싶던 아기 피부가 지금은 거칠거칠 보기도 힘들다. 곧 나아지기를 바랄뿐이야. (ㅡㅜ )

  3. BlogIcon 프린시아 2012.10.23 02: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다 곧 사라질 거라 하니 다행이긴 하지만 마음 고생 많으시겠어요.

    얼른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 BlogIcon 토닥s 2012.10.23 08: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쬐끄만게 불편해 보여 마음이 그래요. 오늘은 내일보다 나아지길 바랄뿐입니다. 고맙습니다.

삼칠일 같은 개념이 없는 이곳에선 아이를 낳고 며칠 만에 산모와 아기가 외출을 하기도 하고, 손님들도 산모와 아기를 보러 방문을 하기도 한다.  내가 이곳에 살아서가 아니라 그런 것에 원래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라 오는 손님 막지 않았다.  지비로서는 나름대로 집에 하루 종일 누리와 있는 나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해서 친구들을 집으로 부르기도 했다.  주말마다 친구들이 다녀갔다.  


지지난주 다녀간 친구들은 커플이긴 하지만 결혼과 같은 미래가 없는 커플이라 그저 집에 있는 우리를 만나러 온 정도였다.   아기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잠시 들른 해롤드와 함께 부동산 경기와 직업 전망을 이야기하다 돌아갔으니 누리의 밥때와 기저귀 갈때 조절이 불가능한 나로써는 약간 부담스러운 시간이었다.


지난주는 지비의 친구 올림피아와 지비의 사촌형 가족이 다녀갔다.  올림피아는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기대하는 친구라 이곳에서 출산을 한 내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아기를 좋아하는 친구라 우리가 차 마시는 사이에 누리를 안아주기도 하고 우유를 주기도 해서 길지 않은 시간을 머무르기도 했지만 정말 부담없는 시간이었다.  지비의 사촌형 가족?  당연 올 9월에 학교를 들어간 딸을 둔 가족이라 나를 더 없이 편안하게 해주었고, 도움이 되는 많은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올림피아와 모유수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그녀가 이곳 폴란드 클리닉에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이곳에서 조산사가 내게 주는 진단과 조언이라고는 아기를 굶기고 무조건 젖을 물리라는 것뿐이어서 그 제안에 솔깃했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폴란드 클리닉에서는 한국처럼 진단과 함께 맛사지와 같은 처치를 받을 수 있는 것 같았다.  1회 방문에 70~80파운드 정도가 들긴 하겠지만, 이대로 모유수유를 시도하는 것의 의미있는지 혹은 맛사지와 같은 처방이 모유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비랑 나는 폴란드 클리닉을 알아보고 휴가를 잡아 함께 가보기로 했다.


올림피아가 다녀가고 사촌형 부부 보이텍과 고샤가 왔을 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좋은 생각인지 모르겠다는 거다.  자신들도 한 번 폴란드 클리닉을 경험해본 일이 있지만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친구 중에 폴란드 클리닉에서 좋은 이미지를 얻은 이가 있으니 그 친구가 다녀간 클리닉을 알아봐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고샤가 했던 말은, 폴란드의 부모들과 클리닉은 극성스러운 면이 있다고.  작은 것에도 부모들은 호들갑을 떨고 클리닉으로 달려가고, 클리닉은 그 호들갑을 이용해 돈을 벌 요량으로 처방과 처치를 남발한다는 의견이었다. 

그 에 비해 영국의 시스템은 처방과 처치를 최대한 자제한다는 것.  사실 이 부분은 이곳의 한국 사람들이 싫어하는 면이기도 하다.  그렇게 봤을 때 폴란드인과 한국인들은 참 비슷한 구석이 많다.  그러면서 날 더러 모유수유에 대해서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시간을 가져보라고 했다.  사실 모유수유뿐 아니라 누리의 얼굴에 발진이 있어 의사에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조산사에게 한 번 물었더니, 보고선 없어질꺼라고 말했는데 그 뒤로 발진이 심해져 조산사의 말을 믿어야 하나 어째야하나 고민 중이었다.  고샤의 말을 듣고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모유수유도, 얼굴의 발진도.  두 가지 모두 시기를 놓치면 어쩌나 마음 한구석에는 조바심이 들기도 했지만. 


사실 자기들도 딸 수시아를 낳고서 나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고.  약간 긴 분만을 통해 딸 수시아를 얻고 집에 돌아왔는데, 수시아가 24시간 동안 깨지도 않고 잠만 자더란다.  병원에선 신생아가 너무 오래자는 것도 좋지 않다고 깨워 우유를 먹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잠만 자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고.  심지어는 수시아가 숨을 쉬는지 여러 번 코 앞에 손가락을 대고 확인을 해봤다 한다.  잠자는 시간이 너무 길어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엠블런스를 불러야 하나 하면서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그들 표현으론 전화로 다급하게 울부짖었다고, 전화 건너편 상담자가 소리쳤단다.

"Calm down, idiots! 진정해, 등신들아!"

idiot는 해석하면 바보쯤 되지만 상담자의 감정실린 소리침은 바보보다는 '등신'에 더 가깝겠다.  상담자는 아기도 분만에 지쳐 길게 잠들었을뿐 그렇게 호들갑을 떨 건은 아니라는.  정 걱정이 되면 날이 밝으면 병원으로 데려와보라고 했는데, 물론 그 다음부터 수시아는 깨기도 하고 우유도 잘 먹어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후 그 비슷한 경험을 몇 차례 더하면서 고샤는 호들갑 떨지 않는 이곳의 문화가 더 마음에 든다고 했다.


지금은 웃긴 에피소드가 된 고샤와 보이텍의 경험과 조언이 많은 힘이 됐다.  그 이야기를 듣고 폴란드 클리닉에 가보기로 했던 마음은 다시 바꾸었다.  한 두 시간만에 마음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내가 우습게 느껴졌다.  늘 집안 크고 작은 일에 시원하게 마음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의견따라 흔들리는 엄마더러 귀가 얇다고 언니와 내가 나무랬건만.  내 귀가 나도 모르게 얇아졌나보다.  갈무리의 가사처럼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이러는 내가 정말 싫어♬'다.






올 9월에 학교에 간 수시아.  어른들은 떠든다고 정신이 없는 가운데 누리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손님이다.  발도 보고 싶고, 손도 보고 싶은 수시아.


부담없이 유쾌한 시간이었는데 그런 고샤와 보이텍에게도 아직 '극성스러운 면'이 남아 있어 지비와 내가 그들이 돌아간 뒤 한참 웃었다.  늘 얼굴이 잊혀질만 하면 보는 수시아라서 늘 나를 대하는 태도가 낯설다.  그나마 지비는 폴란드어로 이런 말 저런 말을 걸어보곤 하고, 또 폴란드어를 한다는 사실이 수시아에게 동질감을 주는 것 같지만 영어만 하는, 게다가 인종적으로 확실하게 다른 나는 낯설만도 한다.

학교에 가게 된 수시아에게 학교는 재미있는지 물었더니 부끄러움에 몸을 비비꼬는 수시아 옆에서 고샤가 1초도 안기다리고 "힘들대"하면서 대신 대답해버렸다.  내가 다시 수시아에게 "왜?"라고 물었는데 이번엔 보이텍이 "하루 종일 놀기만 하던 프리스쿨pre-school과는 달리 숙제가 있어 힘들다"고 대답했다.

내가 계속해서 수시아를 보고 한 반엔 몇 명의 친구들이 있는지,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인지 물었는데, 사실 나는 그런 내용을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수시아가 직접 말하게 하고 싶었는데 고샤와 보이텍은 1초를 기다리지 않고 모두 대신 대답해버렸다.  정말 폴란드의 부모와 한국의 부모들은 똑같아 하면서 지비랑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지금은 웃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나는 한국에서 일할 때 그런 욕구와 많이 부딪혔다.  어린이나 장애인 또는 손이 더딘 노인들을 교육하면서 어떨 땐 그들의 느린 손놀림을 참지 못해 몇 번이고 '비켜봐 내가 할께'라고 할뻔한 순간을 얼마나 많이 넘겼던가.  그땐 혼자서 손을 꼭쥐다 못해 입술을 깨물 지경이었다.  그렇게 '기다림'이라는 것이, '지켜봐주기'라는 것이 힘들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내가 이 앎을 누리가 커가는 동안에도 잊지 않을지는 나도 확신이 안선다.  다만 그럴 수 있기를 바랄뿐.



요건 보너스!  좀 크기가 작아 입고 벗기가 힘들긴 하지만 너무 귀여워서 지비와 내가 좋아하는 옷.  사실 겨울외출복이 요거 하나뿐이긴 하다.




모유수유도 목을 겨우 축이는 수준에서 가끔 목울대로 뭔가 넘기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얼굴에 발진이 있긴 하지만 고르게 체중을 늘려가며 누리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 )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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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yul 2012.10.16 21: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에서는 꼭 이래야 한다 하는것들이 좀 많은지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결정할수 있는 문제들을 다들 이런다더라 하는것때문에 오히려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경우가 많다고 하는것같아요...
    아가가 있는 친구들이 하는 얘기로는 모유수유가 좋다는 얘기에
    상황이 여의치 않은 엄마들도 가급적이면 반드시 어떻게든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되고 그런 결정에는 엄마와 아가가 겪게 되는 스트레스가 고려되지 않기때문에 좋은결과를 위해 나쁜 결과를 떠앉게 되는 상황과도 같다더군요...
    그러니 좋은것이어도 그것이 나에게 맞는 상황인지 아닌지 생각하는것이 우선이라며
    너무 유난스럽지 않아도 되니 모든 결정은 단지 아이와 엄마가 서로 편하게 받아들일수 있는것이어야할것같다는 얘기를 주로 했던것같아요...
    경험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 경험은 나의것이 아니므로 나에게 ㄱ적용할때에 어떨것인지 충분히 생각해보는것이 우선이 되어야겠죠... ㅎㅎ

    • BlogIcon 토닥s 2012.10.16 22: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맞아요. 모유수유가 좋긴 하지만 여러 가지 여건 상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모유수유를 한 엄마가 그렇지 않은 엄마에 비해 더 높이 평가받는 면이 있죠. 평가라니 대단하게 들리고, 그냥 좋게 보이는 정도.
      오늘 저녁도 남편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모유가 전부가 아니라 추가적인 영양섭취 수단이 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스트레스 없이 하는데까지만 하자는. 사실 스트레스가 줄고나니 조금씩 모유가 늘어가는 것 같기도 해요. 좋은 말씀 고마워요. :)

  2. BlogIcon ju 2012.10.18 02: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아, 옷이 너무 귀엽네요. 정말 아기 양을 뒤집어 쓴 것 같아요.(응?) 육아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뭔가 주절주절 쓰다가, 이렇게 말하기에는 쉽지만 직접 경험하고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니 과연 이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전의 개그 콘서트의 생활의 달인에서 하던 말처럼, '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아'야 하네요. :)

    • BlogIcon 토닥s 2012.10.18 08: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네요, 전 해보지 않아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 '할 때'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실천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테죠.
      이 옷 양이 아니라 곰인데, 옷 이름도 favorite bear 뭐 였던듯. 그러고보니 양 같기도 하네요, 질감이.(^ ^ )

  3. 일공일 2012.10.23 00: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내 생활신조가 '하는데까지 해보자'
    ㅋㅎㅎ
    결국 둘째 녀석도 두어달만에 모유수유를 포기하긴했지만. ㅋㅎㅎ
    아기가 먹는만큼 나온다던 모유가 내 경우엔 잘 나오지 않더이다.
    그래도 두어달도 열심히 버텼다고 생각해.
    네 말처럼 스트레스 받지않고 해보는데까지 해보는게 좋을것 같다.
    화이팅하고 누리도 화이팅!!! ^^

  4. BlogIcon 작토 2012.12.13 10: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영국에 몇년 살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유난을 안떠는 영국 의료시스템이 더 신뢰가 가더라구요.. 그들은 나름대로 긴축재정이라 그런걸진 모르겠지만요^^;;

    • BlogIcon 토닥s 2012.12.13 11: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예전에 가본적 있는 블로그의 주인님이시네요. 음악하시는. 계속 영국에 계신줄 알았는데 귀국하셨나보네요.
      한옥콘서트 관련된 글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반갑습니다. ;)

내 임신을 옆에서 지켜본 S님은 늘 '수월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수월한 임신'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비교적 문제없이 임신 기간을 지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게 물 흐르듯 지금까지 왔는데, 출산 후 정말 넘기 힘든 난관을 만났다.  바로 모유수유다.


모유수유만 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다니까 해보겠다고 계획하고 시작했다.  모유수유를 해보겠다고 하니 임신 초기 만났던 K선생님이 "모유수유, 하면 될 것 같죠?  안쉬워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어려우면 Breastfeeding Drop In Clinic을 챙겨보라고 조언을 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도 나도 모르게 모유수유를 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모유수유가 그냥 되는 줄 알았나보다.  정말 안쉽다.


누리를 낳고 병원에서 바로 모유수유를 시작했다.  아니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조산사의 도움으로 누리를 안고 젖을 물렸다.  누리의 턱이 열심히 그리고 한참 동안 움직여서 모유수유가 그렇게 시작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참을 그러고 있었는데도, 그 뒤 누리는 울었다.  지비랑 내가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조산사가 와서 보고 배가 고파서 그렇다고 했다.  "젖을 물렸는데"라고 했더니 아직 모유가 생기지 않았다고 우유를 줘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유가 생기기까지 며칠이 걸리기도 하며 비록 모유가 없더라고 계속 젖을 물려야 모유가 더 빨리 생긴다고.  그래서 그 때부터 모유가 없어도 젖을 먼저 물리고, 그래도 울면 우유를 주는 패턴이 시작됐다.


집으로 돌아오고 첫번째 방문했던 조산사에게 아직 모유가 생기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니 가슴을 눌러보고, 힘껏 짜보고 곧 생길꺼라고 했다.  역시 모유가 없어도 20~30분 젖을 먼저 물리라는 조언과 함께.  누리가 태어난지 5일째 되던날 방문한 조산사에게도 모유가 생기지 않았고, 그때는 가슴마저 굳어져 아프다고 했더니 앞선 조산사와 같은 조언을 했다.  그리고 모유수유를 도와주는 조산사, Kelly의 번호를 주고 갔다.  그 번호로 며칠을 전화하고 메시지를 남겨도 답신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모유가 없는 젖을 20~30분 물리고 난 다음에 누리가 울면 우유를 줬다.  누리가 늘 울었고 먹는 우유량도 줄지 않고 있었으므로 우리도, 조산사도 아직 모유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누리가 태어난지 열흘째 되던날 세번째 조산사가 방문했다.  별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 모유수유가 문제라고 대답했고, 앞선 조산사가 준 번호로 연락해도 모유수유를 도와주는 조산사 Kelly의 답신이 없다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Kelly에게 전화를 했다.  세번째 조산사가 다녀가고 한 시간이 안되서 Kelly가 집으로 왔다.  그 때까지의 상황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 땐 굳어진 가슴을 약간 풀렸지만 여전히 모유는 나오지 않는다고.  내가 '악' 소리가 날 정도로 힘껏 가슴을 눌러보면 한 방울도 안되는 모유가 맺힐 듯 말 듯 했다.  보통은 아기를 안는 자세에 문제가 있지만, 내 경우는 워낙 초반부터 시도왔던터라 자세에는 문제가 없었다.  Kelly는 20~30분이 아니라 한 시간을 젖을 물리라고 했고, 우유를 주지 말라고 했다.  한 시간동안 아기를 안고 있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칭얼대는 아기를 한 시간씩 안고 있는 것도 쉽지 않았고, 밤이 되면 그 칭얼거림이 심해져 우리는 우유를 주고 말았다.  이틀 동안 낮시간 열 시간 중 대여섯 시간을 누리를 안고 젖을 물렸다.  팔도 아프고 계속 물린 탓에 가슴도 아팠다. 

금요일, 토요일 거의 굶다시피 한 누리의 뱃속에서 계속 꼬르륵 소리가 나서 지비랑 나는 Kelly의 조언대로 우유를 주지 않는 방법은 안되겠다 생각하고 한 시간을 먼저 젖을 물리되 그 뒤엔 우유를 주기로 했다.  예전에 먹던 것보다 약간 적은 량의 우유를.


그 동안 한국의 가족들은 어린 아기를 굶기면 안된다고 걱정이 많았다.  그러고서 엄마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엄마도, 언니도 모유가 안나와서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엄마의 경우는 모유가 거의 안나와서 좋다는 돼지 다리, 생선 다 끓여먹어도 소용이 없어서 3개월쯤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 동안 울어댄 큰언니의 경우 분유도 먹지 않아 3개월부터 쌀미음을 먹일 수 밖에 없었다고.  그리고선 두려워서 둘째언니와 나 때는 그냥 처음부터 분유를 먹였다고 한다.  조카 둘을 놓은 큰언니의 경우는 모유도 나오지 않았고, 그때만해도 모유를 크게 권하지 않던 때라 짧은 시도 끝에 바로 분유를 먹였다고.  분만진통이 길지 않은 건 엄마와 큰언니가 마찬가지라서 그 덕을 봤나 했는데, 이런 것도 닮는 걸까?  엄마와 언니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특히 누리 배고프게 하지 말고 분유를 주는 걸 생각해보라고 했다. 


가족력이 그렇다고하면서 포기해야 할까 하다가 모유가 잘 생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다.

☞ http://www.babycentre.co.uk/baby/breastfeeding/problemsandsolutions/lowsupply/


모유 공급이 원할하지 않는데는 다음과 같은 것이 이유가 될 수 있다고.


- 갑상선 호르몬 저하와 같은 호르몬 문제

- 유방 수술 전력이나 관련 질병

- 분만 중 과다 출혈

- 자궁 내 태반 잔여물

- 특정 약물 복용


이 대목을 읽다가 다섯 가지 중 내가 확실하게 두 가지가 해당된다는 걸 알았다.  자궁 내 태반 잔여물은 알 수 없지만 갑상선 호르몬 저하와 분만 중 과다 출혈이 내가 해당됐다.


여전히 모유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지난 월요일 Health Visitor가 왔을 때 내가 해당하는 이 두 가지가 모유수유가 어려운 이유가 될 수 있냐고 물었다.  지비는 그것이 이유라는 전문가의 판단과 의견이 있으면 나도 힘들고, 누리도 힘든 모유수유 시도를 중단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Health Visitor는 또 다른 형태의 방문 조산사다.  그녀는 분만 중 과다 출혈이 초기 모유 생성이 어려운 일시적인 이유가 될 수는 있어도 지금 현재 빈혈과 같은 문제가 없다면 나의 경우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갑상선 호르몬 기능 저하의 경우도 지금 현재 약물을 먹을 정도가 아니라면 이유가 될 수 없다며, 한 시간씩 계속해서 젖을 물릴 것과 우유주는 것을 중단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분만한 이 세상의 모든 여성이 할 수 있는 게 모유수유라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면 된다"고.


'하면 된다'라는 말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뭉쳐야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따위의 말들과 함께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상황을 무시한 강제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스스로도 안되겠다고 판단이 서기 전까지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러던 지난 수요일 커뮤니티 헬스 센터에 조산사를 만나러 갔다.  역시 아무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 모유수유가 유일한 문제라고 했다.  나이든 조산사가 내게 잠은 잘 자는지, 밥은 잘 먹고 있는지 물었다.  신생아가 있는 우리가 잘 잘리도 없지만 그래도 나는 밤중에 깨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고 이야기했고, 밥은 잘 먹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내가 잘 쉬고, 잘 먹어야 모유수유도 잘 된다고.  그 짧은 말 한 마디에 눈물 날뻔했다.


그 날 오후에 집에 들른 알렉산드라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너도 나도 분유먹고 자랐지만 지금 문제 없지 않냐고.  너무 걱정말라"고. 

맞는 말이다.  그 날 마음 먹었다.  모유수유가 안되서 우유를 주게 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고.  물론 그렇게 마음먹었다는 것이지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지난 월요일 우연하게 지비와 본 프로그램.  Cherry Healey라는 프리젠터가 모유수유에 관한 고통담과 성공담을 보여준 프로그램.  이 프리젠터는 예전에 출산과 관련해서 다양한 옵션을 보여준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스스로의 경험담과 어우려져 재미있게 봤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지비와 나는 깨달았다.  이 프로그램 안에는 모유수유로 어려움을 겪는 산모가 나온다.  성공담을 통해 모유수유의 유익함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안에 몇 가지 사례 중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건 없었다.  자세의 문제에서 오는 어려움을 커뮤니티 서포터/클리닉을 통해서 극복하는 사례나 사회적으로 모유수유 지원 시설이 많지 않은 점 등이 언급됐지만.

이 이야기를 언니에게 했더니 어쩌면 인종적으로 출산이나 모유수유가 아시아인이 어려울지도 모르겠단다.  이 곳 병원이나 조산사는 그런 차이를 부정하지만, 글쎄 완전히 부정하긴 어려운 것 같다.


모유수유 안되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과 되면 참 좋겠다는 마음도 함께 일단 해본다.


누리야 배고파도 조금만 참아보자.  나도 팔이 아파도 참아볼께.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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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ini 2012.10.09 06: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출산후 3일 즈음이면 조리원에 있을때 대부분 초유가 돌기시작하는데 사람에 따라 좀 다르지. 너무 스트레스 받지말고 마사지는 수시로 해주는게 좋을것같아. 여기 한국엔 오케타니식 마사지 법이 유명한데 아프지도 않고 모유가 나오는길을 뚫어주기도하지.. 아직 아이가 빠는 힘이 적어서 모유가 안나올수도 있으니까 유축기보다 손으로 조금씩 짜주는 방법을 무식하긴 하지만 그것도 방법일것같아. 그러다보면 조금 씩 양이 늘꺼야.. 누리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면서 엄마를 도와줄꺼구. 힘내.. 지민이땐 모유수유땜에 이게 무슨짓인가..하다가 한달즈음되니까 모유수유가 편해지는 날이 오더라. 장점이 많아. 화이팅!

    • BlogIcon 토닥s 2012.10.12 08: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내가 정한 마지노선은 4~6주다. 그때까지 열심히 해볼 생각인데, 내가 모유수유가 쉽지 않은 5~10%의 산모에 안들어가기만 바랄뿐.(ㅡㅜ )

  2. 엄양 2012.10.16 04: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민양~ 모유수유의 최대의 적은 스트레스~~
    나는 초유랑 초기 모유는 엄청 나와서 남는거 냉동도 했었는데...세달째쯤 김서방하고 대판 싸우고 몇일만에 모유가 말라버렸다,,,자연적으로,,,스트레스가 정말 무서운거제...몸이 바로 반응하니...
    둘째도 역시 초유랑 모유랑 처음 두달은 엄청 나왔는데...육아스트레스 받기 시작하니 금세 말라버리더라,,,나는 모유수유자세도 너무 어렵고 목 어깨 팔 안아픈데가 없어서,,,모유 안나오니 오히려 맘이 편해지면서 분유로 갈아탔다. 지금도 후회는 없어,, 분유 먹어도 잘만 큰다.ㅋㅋ
    분유먹으면 아빠가 줄수 있으니, 아기랑 아빠랑 더 친해질수도 있는 기회제공, ㅋㅋ

    모유는 엄마가 잘먹고 잘 쉬고 할때 양질의 모유가 나오는거지..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분유보다 나을게 없을거 같더라,,나는 하루 두끼도 겨우 먹으면서(밥해줄 사람도 없고, 시간없고, 식욕도 안생기고) 애 키우고 있던더라,,그렇게 위안을 삼았다.

    너는 가족력도 있으니 너무 애쓰지 마숑,,,모유 먹고 큰 아이들은 키가 좀 작고, 분유먹고 큰 아이들은 키도 크더라,ㅋㅋ 두뇌발달은 차이가 난다지만,,,모유수유 하나만으로 큰 차이가 나는건 아닐거야..엄마가 편해야 아기도 편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맘대로 안되는거중에 첫번째를 경험하고 있는거다,,,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이 내 생각 내맘대로 안될거다,,,그럴땐 너무 애쓰지 말고,,,흘러가는데로 두렴..시간 지나고 보면,,,아무것도 아닌일들이란다,,

    그럼 즐 육아~~~

    • BlogIcon 토닥s 2012.10.16 22: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모유수유의 적은 스트레스, 나도 동감해. 안되면 우유먹지..라는 마음자세로 바꾸고 나서 조금이지만 나아진듯도 해. 아니면 그저 내 경우는 모유가 늦게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지. 남들은 하루 또는 열흘이면 된다는 게 나는 3주가 걸린 것일지도.
      그나저나 '김서방'이 그랬단 말이지! 이런!
      근데, 육아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올런지. 까마득..해.

생각한 바가 있어 임신과 출산 과정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는데, 그 글을 접하는 한국 지인들의 반응은 내가 '약간' 측은해 보이나보다.  한국에서 임신·출산해 본 경험이 없어 비교할 능력은 못되지만 영국의 시스템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스스로는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다.  물론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영국의 의료, 특히 출산과 관련된 시스템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덜 상업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  모든 의료가 무료인 점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세금을 기본율 20%, 연간 소득 £34,000 이상은 40%를 내야하긴 하지만.  그런데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국보다 많아보이는 세금이 그 안에 소득세와 의료보험, 교육혜택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사실상 한국보다 많지않다는 걸 알게 됐다.


다시, 영국에서의 임신과 출산으로 돌아가서.  덜 상업화 되어 있다는 점 외에 지향점이 '능동적인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단어는 Birth Center tour때 조산사의 표현이기도 하다.  자기들은 '능동적인 분만'을 권장한다고.  조산사는 진통이 오면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기보다 자궁이 열리기 쉬운 다양한 자세를 잡음으로써 분만을 촉진하는 능동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내게 기본적인 시설은 제공하되 분만을 앞당기는 건 산모의 몫이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출산을 하면서 '능동적인 분만'과 같은 태도의 문제를 제외하고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산모에게 권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  분만 방법이며, 주사며, 백신이며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무조건 부모가 선택하게 했다.  물론 꼭 필요한 기본적인 것이라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는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 

예로 임신 과정에서 필수적인 초음파 촬영은 몇 번이 되었든 모두 무료다.  하지만 그 초음파 사진을 한국에선 다 한다는 3D로 하려면 추가적인 비용을 내야한다.  아기의 혈액응고에 관여한다는 비타민K도 주사가 되었든 경구투약이 되었든 꼭 필요한 것이니까 무료다. 


이른바 '권장사항'이라는 것이 없는 이곳의 시스템이 모든 선택의 책임을 부모에게 주어 이곳의 시스템은 물론 출산에 관한 지식이 없는 우리로써는 매번 모든 것을 공부해야 하지만, 내겐 그 지점이 나쁜 점만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단지 선택해야 하고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 어려울 뿐.  


출산 전엔 분만과 관련된 수많은 질문에 본인이 답해야 했다.  분만을 어디서 할 것인가가 가장 첫번째 질문이었다.  그리고 진통제는 어떤 것을 쓸 것인가에서부터 아기가 태어나면 Skin to Skin, 엄마에게 바로 인계할 것인가, 할 것인가 아니면 닦고 난 뒤에 엄마에게 인계할 것인지, 아기의 심장박동 체크를 위해 분만 중 전자기기를 사용해도 되는지, 필요한 경우 유도분만 또는 제왕절개를 할 것인지, 필요한 경우 아기를 꺼내기위해 집계와 같은 보조 기구를 사용해도 되는지 같은 세세한 질문들이 있었다.  그리고 아기의 성별을 본인이 확인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도 있었다.  많은 질문들에 생각하고 답하는 건 부모의 선택이지 어느 것 하나 권장사항이 없었다. 


출산 후엔 각종 검사와 주사, 백신에 대해 선택해야 했다.  검사를 할껀지 말껀지 동의해야 하고, 주사와 백신을 할껀지 말껀지 선택해야 한다.  비타민K와 BCG백신이 첫번째 질문으로 주어졌다.

도대체 비타민K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면서 찾아본 한국의 경우 경구투약이 황달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건 알지만 비용이면이나 병원의 관리차원에서 주사제 투약이 일반적으로 행하는 것 같았다.  비타민K는 혈액응고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주사제로 한꺼번에 주어질 경우 황달 같은 부작용이 올 수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황달이 아시아인에게 많다고 이야기되어지는 바 나는 경구투약을 선택했다.  경구투약의 경우 한 번만 필요한 주사제와 달리 3번에 나누어져 진행되기 때문에 번거롭다고 하지만, 때만 맞춰 챙기면 되므로 특별히 번거로운 점도 없다.

BCG백신의 경우 나도 맞았고, 한국의 아기들은 누구나 맞는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선 선택이다.  내가 모든 인공적인 처치를 거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아기를 놓은 다음날 이 질문이 던져졌다.  병원에서 지금 맞든지, 아니면 일년 안에 지역의 의료기관을 찾아가 맞든지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병원에서 맞는게 쉬웠지만 정말 필요한 것인지 알아봐야 할 것 같아서 필요하다면 추후에 맞기로 했다.  집에와서 틈날때마다 검색해보고, 집을 찾아온 조산사들에게 일일이 물어본 결과 맞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결론을 뒤늦게 내긴 했지만, 이 뒤늦은 결론을 후회하진 않는다.


일일이 모든 상황을 가정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시스템이 전혀 다른 곳에서 자라난 지비와 나에겐 꼭 필요한 과정이고 공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요기까지 '아' 다르고 '어' 다를뿐 큰 차이는 없었지만, 초보 부모에겐 마치 커다란 절벽의 차이처럼 느껴졌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출산과정을 담은 포스팅을 보면서 친구들은 둘째때는 보다 나은 환경인 한국에서 낳아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비교체험을 위해서 좋긴하지만, 둘째를 낳을 생각은 없으므로 무효.  상업적이지만 무엇보다 산모를 위한다는 점에서 한국은 좋아보이긴 한다.  여긴 무조건 아기 중심인 것 같다.  약간은 각박하고, 야속하게 느껴지는 이곳의 시스템에도 누구나 좋다고 하는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조산사의 가정방문이다.

영국은 첫번째 출산의 경우 분만 이후 24시간만 병원에 머물고 퇴원한다.  대신 조산사가 집으로 3번 정도 방문에 출산 후 산모와 아기를, 주로 아기를, 체크한다.

나는 화요일 아침에 누리를 분만하고, 수요일 저녁에 퇴원했다.  출산 과정에서 출혈이 많아 남들보다 약간 길게 머물렀다.  목요일 아침 첫번째 조산사의 방문이 있었다.


첫번째 조산사의 방문에서는 특별한 체크를 했다기보다 정보를 체크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있을 방문이나 검사들에 관해서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지.  본격적인 산모와 아기의 체크는 두번째 조산사 방문에서 이루어졌다.

두번째 방문한 조산사는 출산 5일 후인 일요일에 왔다.  5일 동안 아기의 몸무게가 늘었는지를 체크하고, 황달과 같은 것도 있는지 체크했다.  우리는 비타민K의 경구투여를 선택한터라 병원에서 이어 두번째 비타민K를 조산사가 주었고, 혈액체크를 위해 샘플을 받아갔다.




몸무게 체크를 위해 기저귀를 제외한 모든 것을 벗겨야 했는데, 이 때문에 누리가 울기 시작했다.  싫다고 우는지, 춥다고 우는지는 몰라도 아무런 도움을 줄 수가 없었다.




혈액 체취 후 일회용 밴드로 처치한 누리의 뒤꿈치.

문제가 있을 경우 병원에서 연락이 올 것이라고 한다.  문제가 없어도 좀 알려주면 좋을텐데.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여긴 자기 혈액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내겐 참 이상하게 들리는 이야긴데 지비도 혈액형을 모른다.  폴란드에서 검사한 적이 있으니 찾아보면 어딘가 있을꺼라고만.  헐.

걱정마라 누리야.  나는 O형이니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Have yourself. ( ' ');;

 


두번째 비타민K를 경구투여하고 있는 중.  마지막 비타민K는 28일째 GP로 가서 하게 된다.  조금씩 비타민K를 취하게 된 이유인지, 그저 누리가 건강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누리는 아직 황달과 같은 증세는 없다.

그리고 태어난지 열흘이 되던 날 세번째 조산사의 가정방문이 있었다.  두번째 가정방문과 마찬가지로 아기의 몸무게를 체크하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강상태를 체크했다.  그리고 이후는 Health visitor가 관리할 것이라는 안내를 해주었고, 모유수유에 문제가 있어 모유수유를 지원해주는 조산사를 바로 연결해주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그래도 지비가 있을 땐 한국의 부모님께 전화도 하고, 추석맞이 화상통화도 하고, 블로그 포스팅도 했는데 지비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끝내고 일터로 돌아간 월요일부터는 나는 누리 옆에서 '꼼짝마'다.

누리야, 꼼짝마 대기해도 좋으니 울지만 마라. ( i i)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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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램블 2012.10.04 04: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ㅋㅋ 누리 너무 예뻐요. ^^
    누리야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크렴~~~ 홧팅!

    • BlogIcon 토닥s 2012.10.04 15: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확실한 건 아기들은 다 이쁘다는 것. ;) 울거나 잠투정할땐 좀.. 거시기하기도 하지만. :P

  2. 일공일 2012.10.23 00: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앙 귀여워~~~
    아기는 울땐 좀 거시기해도 금방 다 잊고 그냥 너무 사랑스럽다는거! ^^

  3. 2013.11.17 10:1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3.11.17 15: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네. 병원이나 미드와이프 단체에 연락을 해보란 답은 더 막막할 것 같고.
      제가 가는 아동센터의 베이비 클리닉 연락처를 알려드릴께요. 베이비 클리닉에서 엄마와 아기들이 맞이하는 조산사들이 커뮤니티 미드와이프거든요.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구체적으로 그 분들께 물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0208 834 7391인데 베이비클리닉은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입니다. 영국 국가번호는 0044라서 전화하실때 00442088347391로 하시면 될껍니다.

      아니면 영국에 한국인 의치과학생 연합이 있는 걸로 알거든요. 일년에 한 번 정도 봉사활동도 하는. 그쪽으로 연락을 해보시면 같은 공부를 하는 분께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좋은 성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

  4. 2013.11.20 09:2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3.11.20 14: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개인적으론 이곳 시스템에서 출산을 하면서 커뮤니티 미드와이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정보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좋은 성과 있길 바래요.

지난주 목요일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찍은 사진들이다.  사실 출산하러 갈 때 작은 카메라를 들고 갈까 큰 카메라를 들고 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출산 가방이라는 걸 싸고보니 꽤나 짐이 많아 작은 카메라를 챙겨넣었다.  하지만 정작 출산 과정에선 가방에 카메라를 꺼낼 겨를이 없어 휴대전화로만 사진을 찍고 말았다는.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지비랑 나는 아기가 자는 동안 탐색전에 들어갔다.






발도 꺼내보고 손도 꺼내보고 둘이서 "아 신기해" (^ ^ )

발을 꺼내보니 아기를 식별하는 태그가 두 발에 차여져 있어 실수로 두 발에 채웠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한 쪽이 쏙 빠지고 말았는데 그걸 겪고서 "아, 빠질 수도 있으니까 두 발에 채우는구나"하고 둘이서 바보 돌깨는 소리를 했다.



내 딸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손이 이쁜 것 같다고 했더니 문안을 온 B언니는 사정없이 "원래 아기들 손은 다 이뻐!"라고 말씀하심.( i i)

그러면서 발가락 긴 건 날 닮았다고 하심.( . .);;




한국의 가족들은 아기 눈뜬 사진을 좀 찍어보라고 하시는데,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아기들은 눈뜰 일이 잘 없다.  어렵게 포착한 사진.



멀티링구얼multilingual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지비.  폴란드어로 대화를 시도한다. 아기 표정은 알쏭달쏭한 표정.  뭔가 다르다고 느끼긴 하는건지 멀뚱 쳐다본다.



멀티링구얼로 키워진다면 좋기야 하지만 쉽지는 않아보인다.  특히 내 입장에선 한국어가.  내가 그렇게 말이 많은 타입도 아니거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집에서 자전거로 10분거리엔 폴란드문화예술센터가 있어 의지만 있다면 폴란드 이민자녀를 위한 주말학교나 어학원에 보내는 건 어려워보이지 않는다.  조금 부풀려서 동네마다 폴란드 음식거리를 파는 가게도 많고, 폴란드인을 만날 기회도 많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서쪽 런던은 일본인이라면 모를까 한국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다.  서쪽런던에 위치한 액튼 Acton엔 일본공립학교가 있어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음식점도 꽤 있다.

누군가가 노팅힐Notting Hill에 한인교회가 있는데 2세를 위해서 거기에 나와보는 건 어떻겠냐고.  아무리 언어가 중요하기로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아직 없다.



사진처럼 볼 살이 많지는 않은데 사진으로 본 누리는 볼 살이 무척 많아보인다.  집에만 있다고 우리가 그저 아기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좀 그런 셈이긴 한데, 지비는 꽤나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병원에서 오고, 만 하루를 꼬박 보낸 다음 지비가 서둘러 한 것은 출생신고.


그전까지 누리의 서류 표기명은 'Baby Kim'.  아기를 낳기 전 주말 "이제는 이름을 정해야겠다"며 지비가 '하나'와 '누리'중 정하자고 했다.  '하나'는 지비가 마음에 들어한 이름이긴 하지만, 유럽에도 '한나'라는 이름이 있으니까, 우리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한국인들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이름이었다.  지비는 내가 좋아한 '누리'와 '보리'중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 '누리'로 하자고 마음을 정했다.  그래서 '누리'는 출생 전에 '누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병원에서 준 서류를 들고 나가 순식간에 출생신고를 하고 돌아온 지비.  태어난지 42일 안에만 하면 된다고 하는데 지비가 좀 이런 면에 서두르긴 한다.  지비말에 의하면 기다린 건 30분, 신고는 5분도 안걸리더란다. 

영국의 출생 신고는 의외로 간단하다.  병원에서 준 서류엔 아기의 NHS 번호가 있다.  NHS 번호는 국가의료시스템의 번호이다.  한국처럼 주민등록번호 같은게 없는 이곳에서는 NI 번호라고 고용과 관련해서 필요한 국가보험번호와 함께 개인을 인식하는 주요한 수단이다. 

그 번호와 병원에서 준 신청서를 작성해 살고 있는 지역의 registry office에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registry office는 한국으로치면 호적신고 기관쯤된다.  출생도 신고하고, 결혼도 신고하는 곳.  출생 신고 과정에서 안 건 꼭 아빠 성만 성으로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면 엄마 성은 물론 아무 성이라도 물려줄 수 있다고 한다.  막말로 이름은 '누리'로 성을 '만세'로 주어 '누리 만세'라는 이름을 줄 수도 있다는 것.  이 이름은 누리가 성인이 되면 또 자신의 원하는 바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이름을 '누리 사브주크'로 신고했다고 하니 주변에선 왜 내 성을 미들네임으로 넣지 않았냐고 묻는데, 나는 굳이 그렇게 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름이 주는 정체성도 크지만, 정체성이라는 건 어떻게 키워지느냐에서 오는 것이니까.



그래서 요것이 누리의 출생증명서다.

얼마전 영국의 여권 신청서의 부모란이 'father'와 'mother'로 표기 하지 않고 'parent1'과 'parent2'로 바뀐다더니, 차별철폐차원에서, 출생신고는 그대로인듯.  하기야 부모라는 뜻이 낳아준 부모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는 요즘 부지런히 '증거'들을 모으는 중이다.  일전에 해럴드가 임신 축하 선물로 준 성장기록책을 채우기 위해서.  그 책에 보면 첫번째 손님란이 있어, 아기를 보러온 알렉산드라를 첫번째 손님으로 찍었다.  알렉산드라는 무지하게 사진 찍히기 싫어하는 친구지만 이날만은 특별히 허용.  고맙고맙. (^ ^ )


알렉산드라는 아기보기로 일한 경험이 있어 우리에게 많은 도움과 정보를 주고 있다.  누리에게 이탈리아어를 가르치겠다는 야심도 가지고 있다.  폴란드인 아빠에, 한국인 엄마, 그리고 이탈리아인 아줌마까지.  '세상, 세계'라는 뜻을 가진 누리는 정말 이름답게 인터네셔널하다.  그런 걸 고려하고 지은 이름은 아닌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네.(^ ^ )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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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30 10:1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2.10.01 08: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 누리 얼굴을 보고 있으면 이유 없이 마냥 좋은데,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땐 저마저도 울고 싶답니다. 그러면서 아기도, 저도 크는 것이겠죠?

  2. BlogIcon gyul 2012.10.01 13: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ㅎ 손도 발도 아주 예쁘네요... ^^

  3. 엄양 2012.10.02 01: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기들은 뭔가가 맞지 않을때 우는데..대표적으로 1.배고플때, 2.기저귀가 젖었을때, 3. 더울때,,,
    1.2번은 부모들이 자주 확인하는거고,,,3번이 의외로 많아
    아기들은 우리보다 체온이 높기 때문에.. 선선한 공기를 좋아해.
    신생아라고 둘둘싸메고 있으면 덥고 답답하고 그래서 찡얼거리는 경우 많아.
    온습도계가 있는가? 아기들은 20~23도사이의 온도에 60프로 정도의 습도가 적당,,,
    온습도 유지가 아기 키운는데 중요한 포인트 ~~~

    아기 정말 이쁘다,,,성공했네...^^

    • BlogIcon 토닥s 2012.10.02 07: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곳의 권장온도는 18-20도. 왜 지역따라 다를까만은 여긴 확실히 선선하게 키우는 것 같다. 근데 우리집 온도가 요즘 난방없이 22-23도라 하니 이불을 얇은 것으로 하나만 덮으라더군.
      지비랑 나는 춥지않을까 걱정이다. 우린 정말 한여름 한 2-3주 빼곤 일년 내내 오리털(거윈가) 덮고 자거든. :P
      근데 누리는 혼자서 체온 조절하는지 낮잠잘땐 이불을 다 차버려. 밤잠은 덮고자더라. ;)

  4. BlogIcon 램블 2012.10.04 04: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란 이름... 정말 예쁜거 같아요.
    이탈리아 아줌마를 둔 누리.. 정말 부럽부럽... ^^

    기록을 모은다는것도 참 좋은거 같아요.
    아이에게 뿌리를 알려주는 중심이 될 수 있겠단 생각...

    토닥님 사진에서는 따스함이 느껴져서 좋아요.

    • BlogIcon 토닥s 2012.10.05 08: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인과 폴란드인 사이에서 태어나 영국에 (당분간) 살게 될 아기라서 정체성에 대해서 한 번은 질문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죠. 어쩌면 런던이라는 도시의 특성때문에 아예 안가지게 될 가능성도 높고요.
      하여간 그래서 저는 자신에 대한 역사를 남겨주고 싶네요.
      (하지만 무지 게을러지고 있는 요즘.. 반성합니다.)

    • BlogIcon 램블 2012.10.06 09: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도 이렇게 블로그로 아이 성장기를 남겨주신건 대단한 부지런함이세용.. ^^

  5. BlogIcon 프린시아 2012.10.16 1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누리 정말 이쁘네요.

    발가락이 길지만 넘 귀여운데요^^

  6. BlogIcon 작토 2012.12.13 10: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태어나자마자 4개국어를 접하게 되는군요! 아기들은 다른 언어라는 인식보다는 상황에 따라 말을 다르게(사투리 즘으로) 해야한다고 인식을 하기 때문에 습득이 빠르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하게 할 때 말이죠^^ 누리의 성장기 기대하겠습니다!

    • BlogIcon 토닥s 2012.12.13 11: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3개국어, 그것이 남편의 꿈이죠. 꿈 하나 더 보태면 독일어도 하면 좋겠다 정도. 영국엔 대학 등록금이 비싸서 유럽으로 보내려고 벌써부터 김칫국물을 마시고 있죠.(^ ^ );;

  7. BlogIcon 앵두네 2014.11.26 07: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뉴욕에 있는 폴란드출신 친구가 어렵게 임신해서 출산을 앞두고 있다보니 어떤 선물이 좋을까 뒤지던 중에 발견한 블로그예요. 벌써 누리도 꽤많이 자랐겠네요 ^^ 이쁜 아기 모습에 이쁜 글에. 감탄하고 축하의 발도장 뒤늦게 남기고 갑니다.^^ 행복하셔요.

    • BlogIcon 토닥s 2014.11.26 22: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누리는 벌써 두 돌을 넘기고 다시 두 달을 더 넘겼답니다. 아기보다는 아이가 어울리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