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 집 / crown

크리스마스 카드를 정삼각형으로 잘라 크기대로, 가장 큰 것을 가운데 배치해서 붙이고 누리가 붙이고 싶은 스티커, 깃털, 색종이들을 돌돌 말아 붙였다.
물론 기본 아이디어와 단단하게 붙이는 일에는 내 손이 닿았지만 누리의 취향과 작업으로 마무리했다.

+

지난 가을 학기 누리는 학교에서 monarch /왕실에 대해 배웠다.  우리처럼 '태정재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 그런 걸 배운 건 아니고, 영국 역사도 은근 복잡하다, 여왕의 이름 나이 가족 집 그런 걸 배웠다. 
학기 중 글쓰기 숙제는 여왕이 된다면 어떤 법을 만들고 싶은가 그런 것도 있었다. 
사실 법은 국회가 만들건만, 초등 1학년 수업이니 따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방학 숙제가 왕관 만들기였다.
지난 가을 학기 왕실과 함께 배운 게 다양한 소재(material)여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왕관을 만들라는 단서가 있었다.
영국 사람들의 성향상 왕관만들기 세트를 사서 할 가능성이 높아보였고, 실제로 그랬다. 
숙제 따위는 까맣게 잊고 온 아이들도 제법 됐고,
또 많은 수는 A4용지 반으로 잘라 색칠하거나 스티커와 플라스틱 보석을 붙였다.
나한테 이런 숙제를 하라면 열심히 하겠지만 누리 숙제니까 누리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썼다.  몇 개의 아이디어 중 누리가 채택한 아이디어 - 크리스마스 카드를 활용한 왕관.

+

영국엔 놀랍게도 별의 별 일에 다 카드를 주고 받는다. 
이직, 시험, 새집, 이사, 출산, 장례식, 결혼식, 대출, … 별의 별 카드가 다 있다. 
당연히 크리스마스에 가장 많은 카드를 주고 받는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마트엔 재활용 수거 업체가 설치한 카드 수거함이 설치된 것도 봤다.
이런 문화를 즐기는 영국 사람들 - 참, 영국 사람들답다 싶다.
놀랍게도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카드를 주고 받는다고 한다. 
영국 사람들이 보낸 카드를 받아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주로 "To 누구누구 From 누구누구 XXX"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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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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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누리 학년이 현장학습school trip을 갔다.  런던 시내에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관련 박물관에 가서 워크샵을 했다.  도시락을 준비해 갔는데 가서보니 도시락을 먹을 공간이 없는 곳이라 도시락은 학교로 돌아가 먹기로 하고 워크샵 후 밖에서 간식만 먹었다고 한다.  학교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시간은 1시 반.  도우미로 따라나선 엄마와 누리 하교 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그 이야길 듣고 너무 놀랐다.  마침 그날이 유난히도 추웠던 날이었다.
우선은 도시락을 먹을 곳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학교가 문제지만, 유료의 워크샵을 운영하면서 그런 시설이 미비된 박물관과 유난히도 추웠던 날인데 예외적인 관용을 베풀지 않은 박물관이 실망스러웠다.  누리는 재미있었다고 했지만 여지 없이 감기가 걸렸다.  그래서 주말과 월요일을 집에서만 보냈다.

월요일 내 일정을 포기하고 누리와 집에서 보냈다.  TV를 거의 무한대로 보기도 했지만 틈틈이 '착한 어린이모드'로 책도 읽고 핸드라이팅 학습지 비슷한 워크북도 몇 장 했다.  그리고 자꾸 헛갈리는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도 다시 배우고.

가끔이라도 '착한 어린이모드'가 되야 했던 이유는 친구가 학교 마치고 집에 오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내내 하교 시간이 되려면 얼마나 남았냐는 질문을 했다. 

마침내 친구가 오고, 학교 장기자랑 같은 행사에 참가할 노래를 정했다.  베이비 샤크..뚜루뚜루..로.  생각보다 빨리 정해서 두 아이는 Hang the man이라는 단어 맞추기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누리 친구 엄마랑 나는 왜 이 아이들이 학교 행사에 참가지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공감.  둘다 부끄럼쟁이들인데 무려(1) 춤과 노래를 하겠다며 아이들이 신청했다는 말을 선생에게 듣고 깜놀.  무려(2) 사전 오디션도 있는 행사라 그 집 엄마랑 나는 오디션에서 떨어지길 바라지만, 누리야 미안해!, 이 아이들이 가장 어린축에 드는 참가자라 풍부한 볼 거리라는 측면에서 사전 오디션을 통과시켜줄지도 모르겠다.  막 세게 연습시키자니 또 유난스럽고, 그냥 두자니 이 아이들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오디션 전에 두 번은 연습시켜야겠다.  아-, 유난본능.

+

우리는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누리가 생경스럽다.  우린 둘다 통나무과인지라.  어떻게 된 일일까 싶은데, 만 3세가 되면서부터 크고 작은 공연에 아이를 데리고 다닌 결과가 아닐까 싶다.  뿌린대로 거두는 것인데, 내가 뿌리고자 했던 것은 조금 다른 것인데-.

그 나이부터 공연을 데리고 다니니 누리 본인도 공연 보는 걸 좋아한다.  지난 여름 한국에 다녀온 후로는 모여라 딩동댕 - 번개맨 쇼를 보러가고 싶다며 한 동안 나를 볶았다.  알아보니 진정 천운이 따라야 가능한 일로 보였다.

하여간 그런 아이인지라 이렇게 혼자 논다.  예전에는 탑쌓기하는 의자를 줄지워 세워놓고 작은 인형들 앉혀놓고 공연을 하더니만, 오늘은 비슷한 세팅에 좌석 예매시스템을 도입했다.  좌석이 다 차지 않아 그런지 공연은 며칠째 시작되지 않고 있다.  돼지저금통들도 며칠째 무대 아래서 대기 중.

내일 집에 손님이 오는데 작은 집 한 가운데 있는 이걸 치워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다.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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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1.25 12: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린아이가 좌석예매 시스템을 어찌 알았을까요? 엄마와 친밀감이 아주 좋은가 봅니다. 귀엽네요 ^^

    • BlogIcon 토닥s 2019.01.30 23: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의 친구 가족과 공연 예매를 같이 하느라 주고 받은 메시지를 보고 영감을 얻은듯해요.
      며칠 뒤 드디어 만석이 되어 공연을 했는데 그 글을 쓰다가 날아가버려서 좌절.(ㅠㅠ ) 곧 올려야겠어요.
      친밀감인지, 애착인지. 아무래도 아이가 한국어로 통할 수 있는 사람이 저뿐이라서 그런 관계(?)가 형성된 게 아닐까 싶네요.

지난 여름방학 때 한국에 가면 언니가 누리에게 한글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그 말 믿고 그 이전에 한글 가르치지 않았다는 구차한 변명.  막상 한국에 가니 언니는 차만 쓰라고 던져주고 서울로, 중국으로 답사를 가버렸다.  물론 그 바쁜 와중에도 언니와 해운대 물놀이를 세 번이나 가기는 했지만.  그 이외에도 동네 물놀이 공원, 경주 뽀로로 아쿠아월드 등 열심히 다녔다.  놀다보니 런던으로 돌아올 시간, 급하게 한글 완성 12주란 3권짜리 책을 사왔다.  12주 정도면 내가 할 수 있겠다며.  집에 돌아와서 첫 장 '아야아여오요우유으이' 했는데 여름방학이 끝났다.  그리고 시작된 초등학교 1학년.  은근히 숙제(영어와 수학)도 부담되고, 더불어 학교에서 내준 책 읽기와 단어 받아쓰기 준비도 부담됐다.  일주일에 하루는 발레가고, 하루는 음악 방과후, 그리고 숙제하고 단어 받아쓰기 공부하면 (조금 부풀려서) 비는 시간이 없었다. 
한글 공부는 언제하냐는 지비의 압박에 가을 중간방학에 한다며 큰소리 땅땅 쳤는데, 중간방학 일주일 동안 하루도 집에 있는 날이 없었으니 한글 책을 펼쳐볼 시간도 없었다. 
그때부터는 한글배우기가 엄청난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나 아니면 가르쳐줄 사람도 없는데, 나도 너무 바쁜 가을학기였다.  그 와중에 미국에 있는 친구 딸 - 누리보다 2주 빨리 태어났다 -이 한글을 뗐다는 말에 더더더더더더 부담.  그렇게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 첫날 누리와 공연을 보러갔다.  주차장으로 가면서 방학 때 한글공부를 하자는 말을 꺼내기 위해 이번 크리스마스 방학 때 뭐 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누리가 방학은 쉬는 거라고, 그래야 나중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다고.  그 대답에 깜짝 놀라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다시 물었더니 자기가 그런 생각을 했다며 뿌듯해했다.  학교에서 누군가가 했음에 틀림없다.  어쨌거나 쉬는 건 맞는데 너무 놀기만 하면 재미가 없다, 공부도 해야 놀 때 더 재미있는 거라며 한글 공부를 하자고 했다.  누리도 하고 싶어했다.  그러고도 열흘 동안 한글 책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다.(-ㅅ- )  그 열흘 동안 집에만 있었던 날이 하루도 없었다.  12월 31일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집콕.  하지만, 당연히 그 날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 새해부터 한글 공부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1월 1일은 휴일이니 쉬고 2일부터 한글배우기 (다시)시작.

다시 시작한 날, 그 다음날 이틀 공부해서 'ㄴ'까지 봤다.  누리는 쓴다기보다 그리고 있다.  계속해서 그리다보면 표음문자인 한글이 상형문자처럼 이미지로 누리 머릿속에 남을지도.  그러기를 희망해본다.

+

그리고 작심삼일째인 오늘 저녁 먹고 나는 화장실 청소를 하느라 한 시간 여를 보내고 누리는 그 시간 곧 생일인 한국의 할머니와 폴란드의 할아버지 생일카드를 만들었다.  그 그림들이 재미있었는데 사진 찍을 사이도 없이 누리가 봉투에 넣어 입구를 봉해버렸다.  그래서 오늘 한글공부는 건너뛰었다는 또또 변명.  내일은 아침에 꼭 해야지.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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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9.01.05 14: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글공부가 어렵죠,,,그래도 화이팅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1.05 21: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맞아요, 한국어 참 어렵습니다. 지금 누리는 자음과 모음을 익히는 수준이지만, 남편이 한글을 배울 때 참 어려운 언어라고 생각했어요.
      아이가 배울 때와 어른이 배울 때가 다르고, 모국어로 배울 때와 외국어로 배울 때가 또 다른 것 같아요. 누리는 모국어와 외국어 그 가운데쯤에서 배우고 있어 제가 헛갈릴 때도 있지요. 오늘은 'ㄷ'을 배웠습니다.^_^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06 11: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직은 나중의 일이지만 저희도 자녀의 언어 문제로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게다가 저희는 아빠 언어(노르웨이어), 엄마 언어(한국어), 아빠와 엄마가 대화하는 언어(영어)가 다 다르다보니 더 복잡한 것 같아요.ㅜㅜ

    • BlogIcon 토닥s 2019.02.06 11: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희도 아이 아빠는 폴란드 사람이라, 아이와 아빠는 폴란드어, 아이와 저는 한국어, 남편과 저는 영어로 대화합니다. 아이는 학교에 가서 영어를 배우고요. 펭귄님과 3개국어라는 점에 같지만 다르기도 해요.

      저희 부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아이 학교에서 보내준 책을 보다가도 모르는 단어를 만나곤 해요. 예를 들면 영어로 된 의성의 의태어, 혹은 아이들 언어. 정말 난감합니다. 영어 문법책엔 나오지 않는 단어들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펭귄님네는 남편분이 현지인이니 저희보다 좋은 점이 있지요. 하지만 여기서 영국인 남편과 사는 한국인 엄마 말을 들어보면, 그런 가정은 2개국어라도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언어가 들어가기 어렵다고 해요. 아무리 부모가 외국인이라도 아이들이 현지에서 공부하면 그 현지어를 더 많이 경험하기 나름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펭귄님네는 한국어를 주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엄마의 모국어기 때문에 조금 문턱이 낮다는 느낌도 있지만요. 아이에게 한국어 주기 - 쉽지않지만, 멀리서 제가 응원할께요. 저도 어영부영하고 있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2.07 11: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저희 둘 다 3개국어에 노출되는 환경이지만 뭔가 조금 다른 환경이네요.
      저희도 둘 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가 자랄 곳은 부모 중 한 명의 모국인 노르웨이 혹은 한국일테니 그런 경우에서는 좀 더 수월 할 수도 있긴 하겠어요. 저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영어권 남편과 영어권 나라에서 거주하는 분들은 좀 더 쉬울 줄 알았는데 다른 언어가 들어가기 어려운 점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한 가지의 언어가 너무 노출이 많이 되서 그런거겠죠.ㅠㅠ

      아이의 언어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국제커플 이야기를 종종 읽었었는데 4개국어에 노출되는 아이도 있더라고요(토닥님같은 상황이지만 거주하는 국가가 또 그 국가만의 언어가 있는 분들).
      4개국어면 정말..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다들 하시는 얘기가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 따라온다고 하더라고요. :)

      헤헤 좋은 말씀 감사해요. 저도 토닥님 응원할게요!

  3. 어니스트 2019.02.13 00: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너의 작심인지 누리의 작심인지ㅎ 어렵겠네ㅎ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크리스마스다워지고 있는 기분이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카드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니 본의 아니게 이곳 크리스마스 문화에 실려가고 있다.  11월 중순이 넘어가며 시작된 각종 크리스마스 행사와 준비들로 정신 없는 한 달이었다.  덕분에 내가 보내는 카드는 후순위로 밀려 올해는 정말 늦게서야 인사를 해야 할 사람들에게 카드를 보냈다.  크리스마스 전에는 못갔고 새해 전에라도 새해 인사로 도착하기를 희망해본다.

2주가 조금 넘는 크리스마스 방학을 보내고 있는 누리, 그런데 매일매일 일찍 일어난다.  특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뜯는 오늘은 더 일찍 일어났다.  산타가 준비했다고 추측되는 선물들은 우리가 준비한 양말 모양 주머니에 넣어주고, 나머지 - 공식적으로 우리가 준비했거나 가족과 지인들에게 받은 선물은 한 곳에 모았다가 크리스마스인 오늘 아침에 포장을 뜯었다.

내가 선물로 준비한 동전 지갑.  최근 이가 두 개나 빠진 누리는 tooth fairy가 준 2파운드가 있는데, 그 동전을 넣어둘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지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 지갑은 시내 나갔다가 우연히 할인하길래 사서 한 달 동안 숨겨둔 것이었다.

한국에서 이모가 보내준 장갑.  이모부가 사준 팔랑팔랑 모자에 이어 학교에 들고 가면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에 땀날것처럼 따듯한 소재다.

화이트보드 - 공식적으로 우리가 준비한 선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누리 선물 뭐샀냐는 물음에 '화이트보드'를 샀다니 다들 '?'하는 분위기.  하지만 누리가 늘 가지고 싶어 하던 것이다.  특별히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칼라 보드팬을 함께 준비했다.^_^;

누리가 나를 위해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

올해 누리는 선물을 한 가득 받았다.  양말도 있었고, 모자도 있었고, 스카프도 있었고, 영어노트도 있었고, 학습지 같은 것도 있었다.  그게 선물이냐고도 할 수 있지만 누리는 좋아했다.  특히 누리가 좋아했던 대목은 다른 사람을 위해 선물을 포장하고, 자기 선물의 포장지를 뜯는 것이었다.  그리고 받은 카드를 벽에 붙이는 일.  누리가 즐겼으면 됐다. 

자잘한 크리스마스 방학 이야기는 틈날 때 다시 꺼내고 오늘은 간단히  "메리 크리스마스"^_^

+

한 달쯤 전에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 키트를 샀다.  거기에 가지고 싶은 선물 목록을 적었던 누리.

1. 토끼 인형
2. 세계지도
3. 동화책 The jolly postman
4. 바이올린
5. 스카프

결과로 보면 반 정도는 받은 것 같다. ^_^

지난 주말 친구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12월 초까지 산타에게 편지를 보내면 답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우체국에 해당하는 Royal Mail에 그런 서비스가 있다고( https://www.royalmail.com/christmas/letters-to-santa ) 내년에 한 번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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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8.12.26 12: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 아이 미소가 너무 예뻐요. 광고에 나오는 모델 같아요.
    크리스마스 카드랑 트리모양으로 분위기를 잔뜩 내셨군요 ^^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되셨길 바래요 ^^

    • BlogIcon 토닥s 2019.01.01 22: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특별히 한 일 없이 바쁘게 빠르게 흘러 갔네요. 벌써 새해, 내일은 이 카드 트리도 거두어야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2019.01.04 12:0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1.04 21: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고 학교 병설 유치원을 시작한 작년, 아니 그 앞 해엔 한참 아팠어. 하도 결석을 해서 학교로부터 경고장을 받을 정도. 초등 1학년이 되니 확실히 더 나아지긴 하네. 거기다 누리는 고질정적인 병치레의 근원이 되는 걸 해소하는 수술을 올 가을에 받기도 했고. 한 해 한 해 나아진다니 믿어야지..(물론 다른 종류의 태클들이..) 맘 먹은 바 대로 열심히 운동하고. 나는 절대로 안되는 운동.ㅠㅠ
      그래 여름에 볼 수 있으면 좋겠네.

2018년 11월 / 집 / 갖고 싶은 것들

누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밥/빵을 먹기 전까지 TV를 본다.  그런데 지난 주 어느 날은 한참을 앉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던 누리.

레고, 멋진 장난감(?), 화이트보드,  넘버라인(?), 슬리핑백을 가지고 싶다고.

+

2018년 11월 / 집 / …

갖고 싶은 것들이라는 글이 효험이 없자 주말에 다시 쓴 글과 그림.

+

학교에서 also, because 같은 접속사와 필기체를 배우는지라 그 사용에 열심히다.

글쓰기에 열심히인 누리.  지금 우리집 식탁 옆에는 아기돼지 삼형제가 포스트잇에 쓰여져 계속 연재 중.  그게 이야기가 아기돼지 삼형제라는 건 누리랑 나만 아는 사실일듯.  하여간 열심히다, 그게 맞든 그렇지 않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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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07 01:5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8.12.26 00: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
      누리뿐 아니라 아이들 그림에 생각보다 디테일이 있어서 저도 늘 놀란답니다.

토요일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누리와 지비는 폴란드 주말학교로 떠났다.   한 학기에 한 번 부모가 자원봉사 하는 날이라 일찍 나섰다.  주말학교를 마치고는 스카우트에서 런던 타워 Tower of London에 왕관을 보러 가는 날이라 둘은 저녁 6시나 되어야 집으로 돌아온다. 
며칠 전부터 이 생각을 하며 욕조 청소를 해서 뜨거운 물 가득 받아 놓고 목욕을 할까, 뭘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기운이 달리는 느낌이라 둘이 보내놓고 이불 속에서 더 뒹굴기로 했다.  물론 지비에겐 이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둘이 보내놓고 아침빵 먹은 설거지를 하다 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침 먹으며 커피 한 잔 먹었지만, 다시 커피 한 잔 더 하자는 생각.  잠결에 과일과 도시락 싸고(그래봐야 햄과 치즈만 넣는 간단 도시락이지만) 아침에 먹을 과일 준비하며 분주하게 먹은 아침빵과 커피.  커피만 뜨겁게 내려 고요하게 먹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떠올랐다.



소파 한 가운데 혼자서 이불 칭칭 말고 마시는 뜨거운 커피.  잠도 달아나는 참 좋은 생각이었다.



다행히 울먹이며 집을 떠난 누리도 폴란드 주말학교에서 잘 놀고 있단 소식.  오늘은 학생 카니발이라는 행사가 있어 신드렐라 옷을 챙겨 갔다.  참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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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2.04 03:5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커피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키친 드렁커가 세 배는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요? 어젯밤엔 지쳐서 맥주 마시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더라구요. 비록 혼자 조용히 마시는 건 아니지만, 나도 커피 듬뿍 넣어 내려야겠어요.

    • BlogIcon 토닥s 2018.02.04 20: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도 적지 않은 키친 드렁커..ㅎㅎ
      맥주도 마실 기운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숨쉴 기운만 겨우 남았다는 말인가. 이런. 좀만 견뎌. 여름에 가서 폭풍 수다와 샷 추가 커피로 치유해줄께. 화이팅!
      (리옹댁은 용인댁으로 지난주 복귀!)

  2. 2018.02.21 08:5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2018.02.21 08: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누리가 매일 밤 하는 놀이 중 하나인 볼링.  반 년 전에 산 장난감인데 얼마 동안 쓰고 잘 놀지 않았다.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나 밤마다 볼링 장남감을 가지고 노는 누리. 



인근의 볼링장을 찾아보긴 했는데, 지비와 "그래 언제 한 번 가보자"하고 말았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이 동영상을 본 Y님이 볼링장에 언제 한 번 아이들 데리고 가자고 해서 또 "그래 그래 가요 가요".  지난 토요일 약속이 취소되면서 바로 출동 출동.



전날 밤부터 커다란 볼링장에 간다고 하니 좋아하던 누리.  집을 나서기 전 폼을 잡아보고 있다.  우리는 주로 앉아서 공을 굴렸는데 누리의 폼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궁금해 했다.


볼링장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가격도 어른 8파운드(이쪽저쪽) 어린이 5파운드(이쪽저쪽)이라 부담스럽지 않고, 주차도 편하고.  여기가 맞나하며 들어간 곳은 오락실 같은 곳이었는데, 그 한켠에 25레인 정도 규모의 볼링장이 있었다.  그런데 주말 오전은 아이들 생일파티로 쿵짝쿵짝 소란스러웠다.  우리는 볼링장은 어른들의 놀이터라고 생각했는데, 그 용례가 많이 바뀐 모양.



우리는 가장 안쪽 조용한 레인을 배정 받았다.  공을 한 손에 들 수 없는 아이들용 보조기구가 있었다.  그 위에 공을 놓고 손에서 놓으면 끝.  레인 양쪽에도 가드가 있어 공이 고랑(?)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다.





지비과 누리 한 게임씩 예약하고 같은데, 공굴리기에 맛들인 누리가 두 게임 모두 독식하였다.  그래서 누리 최고점은 70점.  두 게임에 40분 정도 소요됐다.  다음엔 누리 앞으로만 두 게임 정도 예약하고 가면 될 것 같다.  어린이 게임이 더 싸니까.  화요일은 50%할인이라고 하니 가끔 이용해 볼 생각이다.  볼링장이 엔터테인먼트 파크, 뭐 그런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다른 건물에 누리가 잘 먹는 샌드위치를 파는 까페가 입점해 있어 볼링 치고 점심 먹고 그러면 될 것 같다.  겨울철 할 거리 한 가지 확보.


페이스북 친구의 글을 보니 한국에 공을 굴리는 보조기구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가드가 있어 공이 고랑으로 굴러떨어지지 않는 시설은 있다고 하니 겨울이 추운 한국에서 아이들 데리고 가족 나들이 해봐도 좋을듯.






볼링장이 오락실 안에 있었는데, 볼링장을 나서며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누리의 눈에 띈 기구.  주머니에 있던 10p 세 개를 다쓰고도 더 달라고 해서 지비가 1파운드를 바꾸었다.  짠돌이 지비가 그런데 돈을 척 바꿔서 깜놀.  누리가 다음에 갈 때도 동전을 달라고 할까봐 걱정이네.


+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일식/아시안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 동네에 일본 까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언제 한 번 가보자 싶었는데, 그 엔터네인먼트 파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식당과 까페가 (거의)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 우리는 당연하게 그 동네로 발길을 돌렸다.



운전 때문에 지비는 두 모금만 마시고 나머지는 내가 다 마심.



어묵 먹는 자기를 찍어달라는 누리.




일본까페는 동네에 생긴 일본빵집과는 달리 정말 까페였다(?).  작긴 했지만, 그렇게 작은 곳은 아니었는데,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약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겨우 좁은 자리에 지비와 내가 마주보고 앉고 누리는 내 무릎에 착석. 

빵과 커피는 맛 있었다.  일식집에서 새우 튀김 먹던 누리가 내 휴대전화를 만졌던 것을 잊고 사진을 찍어 사진이 이 모양.  그런데 너무 사람이 많았고 통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좀 추웠다.  평일에 누리랑 가서 우아하게 먹어봐야겠다.


+


그리고 난데없이 주말저녁은 1인 1김치전으로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맛 있어서 한 장씩 더 먹었다는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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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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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01 21:1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6.02.02 14: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미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땅이 넓으니 지역마다 다르겠죠) 여기선 냉동이라도 생물오징어를 구하기가 어렵답니다. 소비량이 작아 조금만 가져다 놓는 것인지, 그래서 늘 금새 나가버리는 것인지. 다행히 제가 장을 보러 다니는 마트 두 곳 모두 생선 카운터가 있어 갈 때마다 생물 오징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전 늘 삽니다. 그때마다 전을 구워먹죠.ㅋㅋ

      저는 주로 안드로이드 티스토리 apps를 쓰거든요. 거기선 링크해둔 이웃 블로그에 새글이 올라오면 표시가 되던라구요. 곧 놀러갈께요. :)

  2. BlogIcon grocerybag 2016.02.02 12:2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와 볼링이라니 정말 상상도 못해봤는데 재밌어 보여요! 서울에도 있나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그나저나 김치전을 나누어 드신다는 것도 놀랍네요! 함께하신 시간만큼 입맛도 비슷해지신 것이겠죠?

    • BlogIcon 토닥s 2016.02.02 14: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재미있었어요! 저희는 늘 집에서 플라스틱 공을 굴리며 실제 볼링장에 누리를 데려가면 얼마나 좋아할까 이야기했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생각만큼 점수가 잘 나지 않아 우리는 아쉽지만, 아이 본인은 그런 게 별로 상관이 없더라구요.
      한국은 겨울이 추우니까 데려가면 좋을 것 같아요. 아빠도 재미있고. 저는 앉아 있을 수 있어 좋고.ㅋㅋ
      남편은 음식 취향이 도전적인 편이어서 짜지만 않으면 뭐든 다 먹습니다. 저는 되려 먹는 것만 먹는 편. 심지어 까페도 가는 곳만 가는 재미없는 사람이예요.

  3. BlogIcon 프라우지니 2016.02.04 21: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장난감이 아닌 정말 볼링공으로 볼링을 즐겼다니 아주 신났을거 같은데요. 누리의 동영상이 많으니 실컷 누리를 볼수있어서 좋습니다.^^

    • BlogIcon 토닥s 2016.02.05 14: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좋아해서 지금도 "볼링 또 갈까?"하면 가자고 해요. 가격도 아이들이 갈 수 있는 다른 실내 놀이터에 비해서 비싸지 않아 종종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특히 겨울엔.

      하도 찍어대니 누리는 이제 그런 게 익숙해져 자기가 찍어달라고도 하고, 모바일로 자기 사진과 동영상을 보는 걸 무척 즐긴답니다.ㅎㅎ

어제 오늘 누리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금쪽 같은 시간을 이용해서 사진을 정리했다.  어제는 모바일에 담겨 있는, 그래서 언제 사라질까 불안불안한 사진들을 외장하드로 옮겼다.  옮기는데만 2시간 반이 걸렸다.  그리고 오늘은 그 중에서 시아버지에게 보내드릴 누리 사진을 골랐다.  내게도 '시월드'가 있긴하다, 일년에 며칠만 떠올리긴 하지만.  지비가 전화를 하면 늘 누리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시는데, 지비가 파일로 보낸다고 하는 걸 내가 늘 인화해서 보내드린다.  작년 가을 우리가 한국 가 있을 때 지비가 혼자 폴란드 다녀오면서 그 근처까지 찍은 사진들은 보내드렸다.  그래서 그 이후 사진들, 주로 한국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내기 위해 추렸다.  한 80장.  2장씩 인화해서 한국 집에도 보내드려야겠다.  한국엔 한국 사이트에서 주문에서 배송하는 게 나으려나.  한국에서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또 가야지, 한국.


+


컴퓨터를 켠 김에 동영상도 길어 올려본다.  가끔 페이스북엔 동영상을 올리는데, 블로그는 컴퓨터를 켜야 가능하다. 


01.  댄스라기 보다 막춤


지비도 나도 이런 흥이 없는 사람들인데, 누리의 흥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우리들은 궁금하다.  드라마댄스라는 수업을 시키고 있는데, 거기서 오는 게 아닐까 추측만 한다.  돈 들인 보람이 있구나.



2. 댄스라기 보다 운동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음악만 나오면 스쿼팅(앉았다 일어서기)를 열심히 한다.  뭔가 연관이 있을법한데, 알 수 없음.



3. 책도 읽어요, 온몸으로.

조용히 재우려고 책을 읽어주는데 이 책만 읽으면 몸으로 움직여줘야 하는 누리.  덕분에 피로도가 상승하여 수면에도 도움이 되는 듯하다.  어린이집과 더해 요즘은 책 3권만 읽으면 잔다고 돌아눕는다.




요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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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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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28 20:5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6.02.02 14: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인화를 위해 억지로 정리를 했지만, 그냥 추려냈다고 보는 게 옳지요, 저 역시 많은 사진들이 그냥 외장 하드에 잠자고 있습니다.
      누리가 어린이 집을 시작하면 그 잠자는 사진들을 깨워줄려고 생각했는데.. 현재까지는 생각으로만 머물고 있네요.

      디지털의 맹점이예요. 파일로만 쌓이게 되니. 언제 한 번 인화를 다 하고 싶은데, 큰 돈이 들 것 같아요.ㅋㅋ

'결과보고'라고 쓰고 싶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현재 진행인듯하다, 기저귀 떼기.

어린이집과 함께 떠밀리듯 시작된 기저귀 떼기는 현재까지 잘 진행중이다.

앞선 글에서 이틀 동안 바닥에 몇 차례 실수를 했다고 했는데, 세번째 되는 날은 무사고.
용기를 얻은 지비와 나는 주말 외출에서 기저귀 없이 나가보기로 하였다. 혼자 밖에서 일을 당하면(?) 당황하여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같이 있을 때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아는 커플과 집 근처 하이스트릿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는데, 먼저 도착해 기다리는 사이 "마미!"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사고 발생. 다행히 레스토랑 의자가 비닐가죽이었다. 지비는 누리를 화장실로 데려가고, 나는 남겨진 뒷처리를 했다. 밥 먹고, 차도 마시러 갔는데 별사고 없이 하루를 마무리 했다.

다음날 장보러 마트에 갔다. 이번엔 누리가 미리 "마미 슈슈!"하고 말해줬지만, 우리는 마트 구석에 있었고, 화장실은 그 반대 방향이었으며, 누리를 들고 뛰기엔 너무 먼 거리였다. 다시 사고 발생.(i i )

지비는 기저귀 없이 외출하기 너무 이르다고 했지만, 누리의 도전은 계속 됐다. 월요일이 되서 어린이 집에 갈 때 처음으로 기저귀 없이 보냈다. 두 벌의 여벌 옷을 준비해서. 어린이집 스태프에게 30분 마다 누리에게 화장실을 가겠냐고 물어봐달라고 했다. 그 날 이후 지금까지 누리는 무사고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어린이집 이외도 마찬가지.

방법은 30분 단위로 화장실을 가겠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화장실을 언제 갔지..하고 계산하는 게 어려우니 무조건 매시간, 그리고 매시간 반에 누리에게 물었다. 처음엔 묻는 족족 화장실을 가겠다고 했지만, 며칠 지나서는 나에게 "마미 괜찮아"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했고, 지비에게는 "daddy it's OK"라고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그렇게 누리는 낮 기저귀를 떼게 되었다.

그 뒤로도 한 달 동안 밤엔 기저귀를 했다. 낮 기저귀를 떼고 나니 밤에도 소변을 참는 능력(?)이 생기는지 아침엔 기저귀가 마른 상태 그대로였다. 물론 예전과 달리 저녁을 먹은 이후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다. 예전엔 후식으로 스무디 한 컵, 목욕 후 우유 한 컵을 마셨다. 스무디는 과일로 대체하고, 우유는 오후에 어린이집에 마시는 걸로 대신했다. 매일 아침 쓰지 않은 기저귀를 버리는 게 아까운 생각이 들어 밤 기저귀 떼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지비는 걱정을 했다. 나는 '밤엔 기저귀'가 익숙해지기 전에 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겼다. 그리고 그 날 밤 사고 발생.(i i )

다행히 매트리스와 커버 사이 방수 매트를 허리 아래로 깔아두어서 매트리스는 괜찮았다. 그런데 누리가 겨울 들어 쓰고 있던 이불이 침낭처럼 들어가 자는 것이어서, 아이들이 이불을 차버리는 걸 방지하기 위한 디자인, 문제가 좀 복잡했다. 이 이불은 우리집 세탁기가 소화하지 못하는 사이즈라 당분간은 이 이불을 쓰지 않기로 했다. 누리는 그 날 이후 캠핑용 침낭을 사용하고 있다.
그 날 이후 한 일주일 정도 내가 새벽 3~5시에 누리가 낑낑댄다 싶으면 "화장실 갈래?"하고 물어보고 데려갔다. 내가 물을 때마다 간다고 따라나섰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연휴가 되어서, 새벽에 사고가 발생하여 잠을 설쳐도 지비가 받는 영향이 적은 시기니, 밤에 깨우지 않고 아침까지 재워보기로 하였다. 다행히 현재까지 밤도 무사고다.

+

훈련용 변기는 누리가 두 살이 될 때 샀다. 주변에 지인이 딸이 20여 개월 때쯤 뗐다고 해서 준비했던 것인데, 누리는 그 경우에 해당되지 않았다. 거의 1년이 넘도록 훈련용 변기는 세면대 아래 발받침으로 사용되었다.
그 1년 동안 누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대신 내가 마음의 부담을 안고 있었다.
한국의 부모님은 전화할 때마다 그 이슈를 묻곤 했고, 주변에서 아이 키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누리 또래를 키우는 사람들의 경우는 나와 같은 부담을 안고 있어 물어보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

나는 기저귀 떼기가 언어능력과 맞물려 있다고 봤다. 아이가 의사표현이 가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누리가 두 살 때 훈련용 변기를 사고 "슈슈는 여기에"라고 반복해서 이야기 했더니 늘 소변을 본 뒤에 "슈슈"하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후'가 아니라 '전'이라는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 여러 번 반복했지만, 어려웠다. 그래서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사이 이웃 아이의 기저귀 떼기에 영향을 받아 작년 이른 봄, 다시 시작했었지만 그 때는 어렵게 변기에 소변을 보고도 누리는 울어버려 역시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린이집을 계기로 다시 시작했는데 분명 이전과 차이가 있었다. 누리가 한국에 다녀온 뒤 한국말로 의사표현이 더 정확해졌고, 내가 하는 말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변화들이 있어 이번에 기저귀 떼기는 결과가 달랐다.
누리는 이곳에 아이들과도 견주어 늦게 뗀 편이지만, 대신 그 훈련기간이 짧았다. 짧은 훈련기간은 누리가 늦게 기저귀를 떼면서 생긴 이득(?)이다.

+

누리의 훈련용 변기 - 소변을 보면 전류가 흘러 꽥꽥하고 노래가 나온다.

아이가 흥미를 느낄만한 변기, 속옷을 사주는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누리의 경우 그러했다는 것일 뿐 이도 정해진 답은 아니다.

훈련용 변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뒤부터, 한 2~3주 뒤, 어른변기 사용을 권유했다. 처음엔 아이 스스로가 다 큰 것 마냥 어른변기를 좋아 하다가도, 자기가 잠이 오거나 울면 훈련용 변기를 고집하기도 했다. 그건 어른변기를 일상적으로 쓰게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훈련용 변기도, 밤에 하는 기저귀도 너무 익숙해지기 전에 한 걸음 더 나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는데, 구체적인 시기라는 건 아이마다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우리는 기저기 떼는 시기 한가운데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어 그런 도전을 앞당길 수 있었다.

+

나처럼 아이의 낮 기저귀 떼기, 밤 기저귀 떼기를 열심히 검색하는 엄마들에게 도움은 안되겠지만, 누리는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남겨둔다.

+

왜 결과 보고가 아니냐면, 아이가 크면서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 가능하다. 오늘만해도. 밥을 먹다 화장실로 달려간 누리는 바지까지 내리고서도 시간이 부족해 변기 끝자락과 바닥에 실수를 했다. 오늘부터 발판으로 사용하던 훈련용 변기도 이젠 사용하지 않겠다며 자기가 저 멀리 치워버리더니(어린이집 화장실엔 발판이 없다) 이런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계속 진행형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누리의 변화와 성장에 매일매일 놀라고 있다. 일년 전만해도, 몇 달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오늘'이기 때문이다.


내가 구입한 훈련용 변기에 대체로 만족하지만 아쉬웠던 점 - 물 내리는 손잡이와 휴지 걸이. 누리는 물 내리기와 휴지 떼기를 무척 좋아한다.

절대로 권하고 싶지 않는 훈련용 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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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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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olours 2016.01.15 09:06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기저귀 떼기가 언어능력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아직 경험이 없는 저도 공감이 가는 건 왜일까요 ^^
    그래도 누리가 많이 기특해요. 인생에서 한 단계식 성장해가는 시기를 보는 건 참 감동이기도 하구요.
    저도 이틀 지나면 7개월차 엄마로 진입인데 아기가 그만큼 자란 것 보다 제가 7개월이나 엄마 노릇 했다는 사실에 -_-;;; 스스로 감탄하고 있습니다;;
    참, 늦었지만 새해인사도 전해요. 올 한해도 행복하게, 건강하게, 신나게 보내세요! :)

    • BlogIcon 토닥s 2016.01.16 18: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은 감동적인데 시간이 흐르면 그 느낌이 잊혀질 것 같아 기록을 남기는 게 이 사소한 블로그의 이유라면 이유랍니다. 가끔씩 지난 사진과 포스팅을 보면 지금 미운 마음이 좀 누그러지기도 하구요. 내 자식이라고 늘 이쁜 건 아니니 이런 장치가 필요합니다. 견디기 위해서.

      새해 복 많으 받으시고요. :)

런던의 물가는 여행객들에게만 비싼 것이 아니라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그렇다. 차이라면 여행객들은 며칠 아끼다 가면 그만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그냥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 내 블로그에 등장하는 이웃가족과 우리가 함께 커피를 마신적이 있다. 누리가 백일도 못되었던 때. 지하철역 근처 프렌치 까페에서. 그때 이웃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자기는 "이 곳(우리가 살고 있는 옆동네)이 참 좋다"고, "이 곳에서 쇼핑을 하고 차를 마시면 나도 마치 부자가 된듯한 기분이 든다"고. 그리고 "이 곳의 채리티 숍에 가면 부자들이 내놓은 헌 옷을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서.

그 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부자가 된 기분이라니'. '우리가 부자가 아닌데 무슨 소용이람'하고 잘라서 생각했다. 아니 잘라서 생각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다녀와서 누리가 만 3세 이후 9월이 되면 갈 수 있는 학교 부설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이전에 갈 수 있는 어린이집을 열심히 알아봤다. 한국에 가기 전에 몇 군데 신청서를 던져놓고 갔고, 돌아와서는 뷰잉을 했다.
정부에서 만 3세 이상은 15시간 무료 돌봄/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과정생략하고 말하자면, 정부(기초자치) 부설은 그러한데 자리가 없고, 사설은 '내부 규정'이라는 것이 있어 약간의 할인을 받을 뿐 1시간도 무료가 아니었다. 정부 보조를 받아 6시간 혹은 10시간(일주일에 이틀) 맡기는데 한 달 대략 3~400파운드 정도가 든다. 집주변의 어린이집들이 그렇다.
이 현실을 마주하고 깜짝 놀랐고, 그럼에도 사설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데 놀랐다. 개인적인 느낌은 사설은 정부 지원을 받는 만큼만 아이를 맡기는 사람들에겐 자리를 잘 주지 않는다.

동네마다 다르니까 영국이 그렇다고 일반화 할 수는 없다. 같은 런던의 동북쪽에 사는 지비의 사촌형에게 우리가 마주한 현실에 대해서 이야길하니 놀랄 정도니.

며칠 이 현실이 나를 끌어내렸다. 내가 살고, 생활하고 있는 이 곳에서 내가 마치 동동 뜬 기름 한 방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서야.
흙에 작은 씨앗 하나 밀어놓고 물만 열심히 주면 싹이 자라듯이 아이가 자란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하는 생각도 이어서 들었다.

정신차리고 내년 9월 학교 부설 어린이집 자리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이틀 동안 인근 학교들에 서류를 내밀었다.
오늘 오후 어느 공립 학교에 들러 서류를 내고 장을 보러 가는 길에 골목골목 들어선 사립학교에서 하교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뒷모습을 봤다. 예전과 다르게 그들과 나 사이가 아주 멀게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때때로 나랑 지지고 볶아도 누리가 아프지 않고 자라고 있다는 사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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