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름 방학을 앞두고 별다른 계획없이 주말을 보내고 있다.  각종 학교 행사와 개인적인 일들에 더해져 주중이 바쁘기도 하고, 이런저런 약속들을 만들어내고 계획하는 게 피곤하기도 하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인근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 
하지만 우리에게 평온한 주말이 누리에겐 몹시 지루한 모양이다.  이해도 간다, 나도 그 나이때 그랬으니.  누리도 이젠 우리나 Family friends보다는 자기 친구가 더 좋은 나이.  학교에서 매일보는데 또 보고 싶다니.  친구와 선생님이 좋아야 학교가 즐거우니 그런가 한다.  다만, 영국에 기반이나 가족이 없는 우리와 달리 누리 친구들은 주말에도 각종 가족행사로 바쁘니 주말에 따로 자리를 만들기 어렵다.  그런 걸 누리가 알리 없으니 우리끼리 잘 놀이보려고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우리는 창의력이 부족하니 집에서 재미있게 놀아주기 어렵다.  그래서 밖으로 많이 데리고 다니는 편이다.  가까운 거리라도, 짧은 시간이라도 무조건 나가기.  지난 주말엔 인근 공원에 갔다.  누리는 학교 친구들이 있을지 모르는 놀이터에 가고 싶어했지만, 우리가 공원 옆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전에 재료가 없어서 못먹어본 유니콘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며 설득했다.  아이스크림을 마다할 누리가 아니다.

마침 공원에 한국으로치면 구청에서 주관하는 커뮤니티 아트 행사가 있었다.  유니콘 만들기(요즘은 유니콘이 대세인가), 서커스 체험, 스토리텔링, 전통댄스인 모리스 댄스의 공연이 있었다.






서커스 체험



접시 돌리며 모리스 댄스 구경하는 누리.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스토리텔링은 끝까지 보지 못했다.  0~5세쯤춰져 있는지 누리에게도 좀 지루해 보였다.


곰돌이 아이스크림을 팔던 곳인데 유니콘 아이스크림이래서 기대 했는데, 곰돌이 아이스크림에 뿔 하나 추가한 게 전부.  그래도 먹는 누리가 좋다니 그걸로 됐다.


+

이렇게 또 한 주 여름방학 앞으로.( i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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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6.15 11: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엄청난 밸런스 감각.. 아빠는 실패하는데 누리는 엄청 심각 ㅋ 저절로 집중하게 되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6.15 13: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들이 방법/요령을 잘 모르는데신 본능적으로 이런 걸 잘 하기도 하더라구요. 유연해서 그런 것인지. 대신 우린 방법은 알 것 같은데 몸이 안따라주는 경우. 그래서 뭐든 일찍 시작해야하나봐요. 오늘 오전 우연히 한국 JTBC의 슈퍼밴드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요. 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우린 이미 틀려버렸..어..요..ㅠㅠ

지난 부활절 방학 블로그/사진은 시작만하고 마치지도 못했는데 다시 하프텀.  이번 하프텀은 별다른 여행 없이 집 안팎을 매일 들락날락 그렇게 보내고 있다.

한국의 맛

우리는 플랏(아파트/공동주택)에 살기 때문에 영국 주거와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든이 없다.  가든 관리 같은데 소질이 없으니 그렇게 아쉽지는 않은데 여름이면 좀 아쉽다.  콘크리트 덩어리인 집은 쉽게 달궈지고 쉽게 식지 않으니 덥고, 나가 쉴 공간이 없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건 BBQ를 할 수 없다는 점.  누리가 태어나기 전에 BBQ를 위해 캠핑을 갔을 정도.  그래서 가든 있는 누군가가 BBQ에 초대해주면 웬만해선 열일 미루고 달려간다.
우리처럼 플랏에 살다 런던 외곽으로 이주한 지인의 BBQ초대에 고마운 마음을 가득안고 다녀왔다.  돼지고기 삽겹살+쌈장에 준비해간 김치국수 먹고, 커피는 리필까지 해먹으며 폭풍수다로 하루를 보내고 왔다.  내년에도 불러만 주시면 바로 달려갑니다.ㅠㅠ

한국의 책

그리고 어제는 빌린 책도 반납하고 새 책을 빌리기 위해 시내 한국문화원에 갔다.  지난 번 누리를 데리고 갔을 땐 DVD를 보고도 책만 빌려왔다.  한국문화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DVD는 대여는 안되고 시설 내에서 보는 것은 가능하다.  아주 최신 한국영화는 없어도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이 제법 많다.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어린이용은 뽀로로, 빼꼼이, 디보, 코코몽, 둘리 정도 갖추고 있다.  극장용 한국 어린이영화/만화영화가 좀 있었으면 싶다.
어제 한국문화원에 데려가면서는 DVD를 보게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누리가 고른 뽀로로를 한 30~40분 봤다.  그리고 나는 지난번에 빌렸다가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한 소설책을 책장에서 꺼내 읽었다.  의자가 불편하기 이를데 없었지만 누리도 나도 알찬 시간이었다.

어느 시점 누리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자만 빙글빙글 돌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 새책 세 권 빌려서 한국문화원을 나왔다.  책 세 권을 고르기까지 누리랑 약간 실랑이를 벌이기는 했다.  내가 읽고 싶은 책과 누리가 읽고 싶은 책이 달라서.  결국 누리가 읽고 싶은 책은 그 자리에서 읽어주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은 대여해서 왔다.  누리가 보고 싶어하는 책은 누리 연령보다 어린 아이들이 읽는 책이었다.  자주자주 책장을 넘겨야하고 책이 몇 장되지 않아 좀 더 길이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책을 나는 읽히고 싶었다.
아이 책은 아이가 고르는거라지만-.

+

일본식당이나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토스트를 먹겠다는 누리. ㅠㅠ
가까운 서점 안에 있는 코스타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지인의 질문 카카오톡에 답하고 있는 사이 누리가 뽑아온 책 - 이탈리아.  다음날 이탈리아 친구를 만난다고 했더니만.

그리고 다시 뽑아온 책은 케냐.  이번 학기에 기후/날씨를 배우면서 지구온난화, 아프리카 사막화를 들었나보다.  어느날은 집에 와서 아프리카 사람들은 사바나에, 동굴에 산다길래 내가 펄쩍 뛰며 아니라고 했다.  아프리카에도 런던이나, 부산 같은 도시가 있고(같지는 않겠지만) 차들도 많다고 했다.  그걸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케냐의 도시 사진을 봤다. 
서점에서 지난주 타계한 The tiger who came to tea의 작가 Judith Kerr의 콜렉션도 보고
이책 저책 구경하며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

아 맞다!  기후 관련 기구 Weather instrument를 방학 숙제로 만들어야 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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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영국의 어머니의 날이 있었는데, 오늘은 폴란드의 어머니의 날.  누리가 주말학교에서 카드를 만들어왔다. 

어제 주말학교 다녀와서 가방정리 하다 표지를 봐버렸는데 안은 보지말라고 신신당부.  오늘 아침에야 펼쳐보라고 들고왔다.  오늘은 폴란드의 어머니 날이라며 무엇이든(?) 다 들어준단다.  내 말이나 잘 들으라고 했다.

아침을 준비하는데 내 빵에 크림치즈를 자기가 발리주겠다고 우왕좌왕.  그러면서 자기는 바쁘니 자기 빵엔 날더러 크림치즈를 바르란다.ㅠㅠ

+

오늘 낮엔 런던 중심가에 있는 공원에서 지비의 사촌형 가족과 피크닉.  그런데 날씨는 비바람. ㅠㅠ
사촌형네 가족이 그 공원 인근에 있는 폴란드 대사관에서 유럽의회 의원선거 투표를 하기 위해 오는 김에 겸사겸사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생각보다 줄이 길어 약속시간보다 45분쯤 늦게 만나게 됐다.  기다리는 동안 누리는 어린이용 패달 보트를 탔다.  20분에 4파운드.  어른용 패달보트를 타자던 지비는 가격에 놀라(30분에 어른 8.5파운드 어린이 6파운드, 가족보트 30파운드) 누리만 태웠다.

 누리 보트 태우고, 보트하우스 까페에서 차 한 잔 사고나니 막 도착하는 사촌형 가족.  날씨가 추워서 우리는 바람이 적은 커다란 나무밑에 자리를 잡았는데 제법 거센 빗줄기가 쏟아져 행인들이 나무 아래로 피해야할 정도였다.  자리를 잘(?) 잡은 덕에 잘 먹고 놀다가, 공원 밖으로 나와 까페에 앉아 다 같이 달달구리(아이스크림, 케이크, 크레페)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

씻고, 밥 먹고, 놀다가 잠든 누리.  재워놓고 보니 벗어놓은 내 신발 옆에 똑같이 자기 신발을 벗어두었다.  한참동안 신발을 만지작거리더라니-.

크림치즈 안발라줘도 되고, 신발 똑같이 안놔도 되니-, 밥 좀 빨리 먹고 일찍 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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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모건 소시지

누리가 보는 어린이채널 Cbeebies에 월드 키친 world kitchen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7~8세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눠먹는다.  영국의 프로그램답게 다양한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들이 나와 그 문화를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만든다.  이탈리안 아이는 피자를 만드는 식. 
얼마 전에 소개된 웨일즈 음식 글래모건 소시지.  이름은 소시지인데 웨일즈 치즈와 빵가루, 리크를 주재료로 만든 너겟에 가깝다.  쉬워보여서 프로그램을 보고 난 며칠 뒤 우리도 만들어봤다.  웨일즈 치즈  대신 비교적 덜짠 모짜렐라를 넣고, 리크leek 대신 스프링 어니언 spring onions이라는 파를 넣었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는데 모짜렐라 치즈가 식으면서 굳어져 좀 딱딱한 느낌.  체다치즈로 다시 만들어보려고 빵가루를 준비해놨다. 

불고기 떡볶이

그리고 지난 글에 언급했던 불고기 떡볶이를 조랭이 떡을 사와 다시 한 번 해먹었다.  고기를 미리 재워둔 덕에 고기는 부드러웠다.  다만, 조랭이 떡에 소금간이 되어 있었던지 조금 짠듯한 느낌.  초보는 같은 레시피로 조리를 해도 늘 맛이 다르다.

아이스 초코우유

한 동안 밤마다 마셨던 음료.  살도 살이지만 차가운 것만 먹으면 심하게 반응하는 장 때문에 요즘은 따듯한 음료와 우유로 돌아왔다.  그래도 늘 시원한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다.  마음의 갈증인지.

초코우류를 만들 때 카카오 100%가루 반 스푼, 꿀 반 스푼을 넣고 만든다.  잘 풀리지 않아서 며칠 째 네스퀵을 살까말까 고민 중이다.  네스퀵은 알고보면 초코렛음료가 아니라 초코렛맛 - 곡물음료라는데.  초콜렛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설탕이 문제다.  하지만 찬우유에 녹이기엔 그만한 게 없는데.  살까?

파스타

입맛에 맞는 파스타를 찾아서 요즘 부쩍 자주 먹는 파스타.
통후추를 드르륵드르륵 즉석해서 가는 핸드밀을 샀다.  그 핸드밀이 파스타 먹는데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아보카도와 연어 비빔밥

위는 누리 접시, 아래는 내 접시.  누리 접시의 채소들은 최소한 작게 잘랐다.

누리도 좋아하고 우리도 좋아하는 메뉴인데, 최근 양식 연어의 문제점을 다룬 장문의 글을 읽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양식환경이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항생제 같은 약을 많이 쓴다는 글이었다.  게다가 덩치기 큰 생선일수록 중금속 축적이 많기 때문에 피하거나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글이었다.  섭취하게 되더라고 북유랍산 연어보다는 알래스카산이나 양식이 아닌 자연산을 먹어야 한다고.  우리가 사는 연어는 낚시 Line caught라고 믿고 있지만,  가두리 양식장에 낚시줄을 드리워 잡는지도 모를 일 아닌가.  정말 알고나면 먹을 게 없다.

냉면

지난 주 한국문화원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지인과 만나 한국식당에 갔다.  아침부터 여기저기 분주하게 다녔더니 갈증도 나고 시원한 음식이 생각나 냉면을 먹었다.  의외로 쌀쌀한 날이었는데.

원래 심심하게 음식을 먹는 편이라 식당에서 준 겨자도 넣지 않고 먹었다.  먹으면서 생각해보니 양념장도 없었다.  냉면에 양념장을 넣는 건 남쪽만 그런가.  아, 그건 밀면인가.  제대로 맛있고 시원한 냉면이 그립다.  둥지냉면 같은 냉면 말고.  올 여름 한국가서 자주자주 먹어야지.   하지만 맛집 찾아다닐 시간이 없으니 맛있는 냉면을 먹는 일이 쉽지 않다.

그리고 도시락

일주일에 두 번 밖에서 도시락 밥을 먹는다.  주말에 작은 피크닉까지 더하면 두 번 이상이 된다.  주로 샌드위치를 먹지만, 마침 전날 먹던 짜장과 밥이 있어 도시락으로 챙겼다.  혹시 모르는 냄새 때문에 밖에 앉아 먹었다.  다행히 날씨도 좋았다.

다시 파스타

파스타보다 누리의 테이블 세팅을 보여주기 위해 찍은 사진.  한복을 입은 인형이 나를 보고, 중국인형이 내 파스타 접시를 내려다보는 환경에서 저녁을 먹었다.

다시 매생이떡국

어떤 날이었는지 몹시 기운이 빠져 나를 격려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건매생이를 먹었다.  한국가면 박스로 사와야지.  하긴, 여기도 팔긴하더라.  가격이 두 배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폴란드식 김치

폴란드 식품점에서 발견한 김치.  가격이 여기서 사먹는 김치보다 더 비싸다.  폴란드인들에게 익숙한 양배추절임 - 사우어크라우트에 양념을 한 것 같은데.  정체를 알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생각은 없다.

홍차돼지

홍차와 꿀을 넣어 고기를 삶고 간장+맛술+미림+식초를 넣고 끓인 양념에 재워서(?) 냉채처럼 먹는다.  누리가 잘 먹어서 2~3주에 한 번은 한다. 

역시 인형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먹는 저녁.

과일청

폴란드 식료품점에 가면 음료로 마시는 시럽종류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건 과일이 담긴 청이라 찍었다.  레몬 하나 잘라 넣은 크기인데 가격이 4파운드.  유기농 레몬 망(4~5개 레몬) 하나가 1.5파운드인데.  나도 여기서 수제과일청 사업을 열어야겠다(진담 아님).

튀기지 않은 돈까스pork cutlet

글래모건 소시지를 만들면서 돈까스도 같은 방법으로 튀기지 않고 만들 수 없을까해서 찾아보니 그런 조리법이 있었다.  프라이팬에 굽는 것보다 냄새가 안나서 좋았다.  오븐에 굽는 시간도 15분으로 무척 짧은 편.  맛도 괜찮은데, 누리는 딱딱하다고 싫어했다.  그래서 다시는 안할듯.  오븐에 굽기는해도 만드는 과정은 같으니 역시 번거롭다.  이 돈까스도 한국가서 많이많이 먹어야겠다.

+

한국가서 먹을 목록이 벌써 한 가득. 1일 4식 정도는 해야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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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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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누리가 주말학교에 간 사이 누리의 운동화를 빨았다.  사실은 세제를 푼 물에 잠긴채로 하루 넘게 방치했다가, 이대로 오래두면 안된다는 생각에, 빨았다.  어릴 때 주말이면 꼭 해야할 일 중 한 가지가 신발을 씻는 일에었다.  어쩌다 그 일을 건너 뛰면 물걸레로 닦고 가기도 했고, 부랴부랴 뒤늦게 빨아 마를까 말까를 마음 졸이기도 했다.  보일러, 그 이전엔 연탄 아궁이(이게 맞는 표현인가) 옆에 세워둘 수 있는 겨울은 나았고, 습한 여름이 더 힘들었다. 
빨아놓은 깨끗한 신발을 신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신발을 씻는 건 그렇게 신나지 않았다.  쪼그리고 앉아 오래되서 못쓰게 된 비눗조각에 다쓴 칫솔로 거품을 일으켜 빨았다.  가장 힘든 건 쪼그려 앉기.  마침내 비눗칠을 끝내고 신발을 뒤집어 한 손에 하나씩 들고 물 위에서 누르면 신발 안의 공기가 부르륵 소리를 내며 빠져나가게 만드는 건 즐길 수 있는 부분이었다.
누리 신발을 헹궈내며 부르륵 부르륵하다보니 옛 생각이 났다.

이제 누리가 조금만 더 자라도, 조금만 발이 더 커져도 이 통에서 부르륵부르륵 소리내며 헹궈내긴 힘들겠다는 생각도.

+

유치원 때였던 것 같은데 - 간식으로 수박을 먹을 때 씨까지 먹으면 배 안에 수박이 자란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동안 수박 먹을 때 씨앗 하나라도 먹을까 맘 졸였다.  그래도 수박은 단연 최고의 여름간식.
자라서는 손이 끈적해져 즐기지 않는 간식이 되었다.  이곳에 와서, 누리가 자라 여름이면 수박을 먹는다.  딱 멜론만한 그리고 씨가 없는 수박을.  그게 우리가 두 번 정도에 헤치울 수 있는 정도다.  씨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끔 씨를 보게된다.  그런 씨 말고는 영영 수박씨를 못만날 줄 알았는데 -, 마트에 가니 이런 간식에 있다.  수박씨 스낵.  수박씨만 모아서 볶았을래나?

번거로움과 미움의 대상이었던 수박씨가 이젠 고단백 간식이 됐다. 세상 참 - 한 치 앞도 못본다더니 수박씨가 고급 간식이 되는 날이 오다니.  그럼 이젠 돈 더 주고 씨없는 수박을 사먹을 게 아니라 저렴한 씨있는 수박을 사서 와그작 와그작 먹어야겠다.

+

며칠 잠 못잔 사람의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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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5.02 05: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신발빨래 부르륵 ㅋㅋ 그렇네요 항상 신발 빨때 듣는 소리인데 이렇게 공감하게 됩니다~
    아궁이는 없고 이불말리는 드라이어 같은 애를 사용하니 편하긴 한데
    자연건조는 너무 오래 걸리니까 아이 키우시면서 애태우기도 하겠네요

    수박씨 먹고 뱃속에서 자랄까 걱정했던 1인으로서 수박씨 스낵이 궁금해 집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5.02 15: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 아이들이 신발 더러워질 일이 있나요? ㅠㅠ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땐 신발 두 켤레 돌려 신겼는데 매일 신발을 빨았네요. 겉옷도 마찬가지. 고되도 잘 놀고 있는 증거라고 여겼지요.

      수박씨는.. 차마.. 돈주고는 못사먹을 것 같아요.ㅎㅎ

  2. 2019.05.04 03:1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5.04 1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당연히 기억하죠. 잘 지내죠? 벌써 3년차 직장인, 누리는 벌써 초등 1학년이랍니다. 영국이 한국보다 반년 정도 빠른 것 같아요. 그래요, 종종 연락해요. :)

쿠키공장 가동

오늘로 봄학기가 끝나고 2주 반 정도되는 부활절 방학이 시작됐다.  지난 주와 이번 주 틈틈이 쿠키를 구웠다.  지난 주엔 폴란드 주말학교 봄학기 마지막 날이라 주말학교 반 아이들과 스카우트 아이들과 나눠 먹을 쿠키를 구워 보냈다.  다른 엄마들도 초콜릿 에그, 하리보, 롤리팝 같은 걸 보냈다.  물론 집에와서 내가 다 버려버렸지만.  누리는 그런 것들을 뜯어서 맛만보고 먹지 않는다.  가방안에 굴러다니거나 식탁위에 오래도록 쌓여 자리만 차지하니 때문에 버려버린다.

이번 주는 어제 오늘 학교에 행사가 있었는데, 특히 어제는 누리네 반이 전교생들 앞에서 부활절과 관련된 퍼포먼스(춤+노래+시낭송)을 했다.  그래서 누리네 반 학부모들만 초대되어 그 행사를 관람했다.  그래서 또 쿠키를 구워보냈다.  오븐과 오븐용 쟁반 크기 때문에 한 번에 구울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틈틈이 구워야했다.

혼자 먹는 점심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집에서 준비해간 샌드위치 점심 도시락을 먹는다.  준비할 여력이 안되면 사먹기도 하지만 사먹는 것도 샌드위치나 토스티(눌러 구운 샌드위치).  그래서 일주일에 한 두 번 집에서 점심을 먹을 땐 미리 준비해둔 국&찌개에 밥을 말아 후루룩. 

먹는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 간단히 먹고 쉬는 게 더 좋다.  그렇게 먹으면 속도 편하고.  나이가 드는지.

저녁 메뉴

저녁은 다양하게 먹으려고 노력는 하지만 시간도, 재능도 한계라 몇 가지 음식(레파토리)을 돌려가며 먹는다.

장보러갈 시간이 없을 땐 냉동실에 보관된 우동을 먹거나 비상식량으로 구비해둔 (드라이)파스타를 먹는다.

누리가 고기를 즐기지 않지만 닭은 먹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닭을 준비한다.  한 번은 튀기고, 한 번은 볶고, 한 번은 (오븐에)굽고.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내가 해 볼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누리가 먹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레파토리가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다.

고마운 블로거님들의 포스팅 덕에 뭘 해먹고는 산다.  인터넷과 블로그가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고맙고맙-.

+

야식 후식

우리에게 야식은 맥주.  나름 닭과 먹었으니 '나름치맥'.

한 동안 후식으로 사과를 먹었는데 너무 익어버린 바나나가 하나 있어 오랜만에 바나나 로프를 구워 요거트와 냠냠-.

+

이렇게 굶지 않고 삽니다.  너무 먹어 걱정이지요, 특히 야식 겸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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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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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기간 마음을 먹었다, 접었다 했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런던 한국문화원 도서회원으로 가입하는 일.  한국문화원에 책이 있고, 도서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책을 빌려 볼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대여기간이 2주 밖에 안된다는 사실 때문에 망설이다 미루곤 했다.  런던에 살아도 시내까지 나오는 일은 많아야 한 달에 한 두 번.  사실 아주 외곽에 사는 것도 아니고 지하철 타면 30분이면 옥스퍼드 서커스나 피카딜리 서커스에 간다.  거기가 시내냐면-, 사실 알고보면 westend지만 일단 시내.
몇 년을 미루었던 도서회원 가입을 한 이유는 누리에게 책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연말 한국문화원 공간을 빌려 마련된 작은 모임에 갔다 아이들 책이 제법 있는 걸 보고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의 가정처럼 책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매일 밤 내가 한국어책 2권, 지비가 폴란드어책 또는 영어책 2권을 읽어줬다.  같은 책만 읽다보니 누리보다도 내가 지겨운 느낌.  그래서 책을 빌려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 시내에, 그것도 한국문화원 근처 트라팔가 광장에, 가고 한국문화원은 토요일도 문을 열지만 도서회원 가입은 평일에만 된다.  그래서 4월이 되서야 마음먹고 행동으로 옮겼다. 
 

도서회원 가입에 필요한 것은 주소지가 표시되어 있는 신분증이나 council tax, bills, bank statements 등 2개의 서류가 필요하다.  그리고 보증금 20파운드(현금)을 가지고 주중에 방문하면 도서회원에 가입하고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책은 3권까지 2주간 대여가능하고, 1주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이 대여기간이 가장 문제였는데, 책 빌리러라도 3주에 한 번씩 시내나들이 하기로 마음먹었다.  잘 될런지-.

눈길을 끌었던 한국민주화운동사와 독립신문연구.


책이 적은 것은 아닌데 영어책이 더 많고, 그 내용도 전통문화나 예술 방면이 많아서 내가 볼 책은 별로 없었다.  한국어책으로는 소설책과 시집이 좀 있기는 했지만.
정리가 안되어 있어 책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렇게 책을 빌려볼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누리는 빌려온 새책을 무척 좋아했고, 구름빵은 두 번이나 읽어달라고 했다.  새책을 읽으니 나도 좋다.  지비는 아무도 안빌려 본 새책 같다며 신기해했다.  그리고 지비는 폴란드 이주 역사가 더 길고 인구도 많은데 이런 시설이 폴란드 공동체엔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했다.

+

책을 빌려서 선물할 커피를 사기 위해 코벤트가든으로 이동.  몬머스에서 커피콩도 사고 커피도 마셨다.  커피콩은 비싸고 커피 맛은 그럭저럭 수준.   다시는 안갈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리고 오가는 길에 발견한 정치인 인형들.  총리인 보수당의 테레사 메이, 보수당 유력정치인 보리스 존슨, 그리고 미국대통령 트럼프.  부두인형(화풀이용)인가 싶어 봤더니 개-장난감 dog toy.  개들이 이 장난감을 입에 물고 도리질칠 것를 생각해보니 역시 영국 사람들의 유머/풍자는 세다.

우리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노동당 총수 제레미 코빈도 개-장난감 신세를 면할 수 없다.

+

그리고 마무리는 한국식당에서 짬뽕.  오늘처럼 추운 날씨에 알맞은 메뉴였다.  또 가서 먹고 싶다.

+

한국문화원 도서회원 소개가 짬뽕으로 마무리.  글이 완전 짬뽕이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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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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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4.10 16: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짬뽕 정말 맛있어보여요!!!! 그리고 보리스존슨에 이어 코빈까지 개 장난감을 만들어 판다니 정말 쌈빡하네요 ㅎㅎ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그런 점은 영국이 참 맘에 들어요~ 한국문화원도 있고 역시 런던은 다르네요! 매일 부부가 함께 아이에게 책을 그렇게나 읽어주시고 대단하세요! 저도 그런 부모가 되고 싶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4.18 19: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은 아이가 영어와 폴란드어로 된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좀 느슨해지긴 했어요. 하지만 한국어 책은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 저를 조급하게 만듭니다. 한글 익히기도 익히기지만 아이의 한국어 어휘를 위해서도 열심히 읽어줘야겠지요.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저도 나이가 드는지라..밤이면 눈꺼풀이 천근 만근..ㅠㅠ 한국문화원 도서회원 가입이 새로운 기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4.20 07: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치인 인형들 정말 특징만 딱 잘 잡아서 만들었네요. 누구라도 이사람 누구다 라고 할만큼.. ^^

    • BlogIcon 토닥s 2019.04.25 09: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개를 위한 장난감이라는 게 이미 정치를 풍자하고 있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한국 같으면 이런 장난감이 명예훼손감인데 영국은 좌우를 막론하고 이런데 유연한 편이랍니다. :)

[life] 생일

런던일기/2019년 2019.04.02 00:43 |
일주일도 더 지난 지비 생일.  예전 같으면 자기 생일이니 여행을 간다 어쩐다 그럴텐데, 요즘 우리는 계속된 긴축재정 아래 있는터라 집에서 조용하게 보냈다.  곧 폴란드로 갈 계획이 있기도 하고.

마침 토요일이라 누리는 폴란드 주말학교에 가고 우리는 부부동반(?) 허리/척추 치료를 받으러 런던 외곽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갔다.  하루 10여 분 정도 하던 운동을 2월에 아픈 동안 쉬었더니 허리가 아프다못해 등까지 뻣뻣해졌다.  클리닉을 한 2주 전에 예약해두고 그날부터 안하던 운동을 아침저녁으로 벼락치기 했더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는 선생님 말씀.  되려 나에게 운동하라 늘 잔소리하는 지비의 허리&골반이 더 나쁜 상태라 이번주도 연이어 가야했다.  그러느라 집안 재정이 더 휘청.
하여간 생일 오전은 치료와 장보기로 보내고 평소와 달리 일찍 마친 누리와 점심을 먹으러 가려다 계획을 급변경해 점심은 집에서 도시락으로 간단히 먹고, 케이크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W의 도시락 두개와 작은 스시롤-연어호소마키 몇 개를 더 사와 점심을 해결했다.  집에서 편하게 먹고 케이크를 먹으러 고고.

케이크 까페도 사람이 많이 서서 30분 넘게 기다려야했다.  생일 맞은 당사자는 사서 집으로 가자고 했지만, 누리가 까페에서 먹고 싶다고 고집했다.  그럼 당연히 까페에서 먹어야지.(-_- );
기다린 건 30분이 넘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커피랑 케이크만 후딱 먹고 30분도 안채우고 나왔다.

그리고 집에와서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었다.

메뉴로만 보면 누리 생일이나 내 생일 같지만, 정말로 지비도 이 음식들을 즐겼다.  나만, 우리만(누리랑 나랑)의 착각인가?(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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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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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프라우지니 2019.04.03 09: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신나 하는거 보니 아빠가 아닌 누리생일날 같은걸요.^^

    • BlogIcon 토닥s 2019.04.04 19: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구 생일이던 저는 별로 힘 안들이고 하루 끼니를 해결해서 자도 좋은 날이었답니다. 딸이랑 아느님이 즐겼으니 생잉 당사자도 그랬으리라 믿습니다!

  2.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4.10 16: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하하 멋지네요!!! 그나저나 누리의 환한 웃음 너무 이뻐요~ 늦었지만 지비님의 생일도 축하드려요~

    • BlogIcon 토닥s 2019.04.25 09: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참)늦었지만 고맙습니다. 날씨가 봄/여름인가 싶더니 오늘은 다시 가을/겨울이네요.

오늘 영국은 어머니의 날.  몇 월 며칠로 정해진 건 아니고, 영국에서는 교회달력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오늘은 써머타임이 시작되는 날이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 피곤한 날이었는데 새벽 같이 일어난 누리가 내민 카드.  학교에서 만들어 아이들은 금요일 하교길에 엄마에게 내미는 걸 봤는데 누리는 오늘까지 숨겼다가(?) 아직도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게 줬다.

나는 cooker(가열조리기구)가 아닌데, 물론 좋은 cook(요리사)도 아니지만.

겨우 일어난 나에게 누리가 베드에서 아침을 먹을꺼냐고 물어봤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이 그런 예를 드셨나보다.  엄마가 일어나면 아침을 침대로 대령하라고.  베드는 됐고, 식탁에나 차려보라고 했더니..  자기는 못한다는 누리.(-_- );;  그럼 아빠랑 준비하라고 했더니 아빠에게 달려갔으나 그쪽은 나보다 일어나는 게 더 더디다.  결국은 내가 오늘은 어머니의 날이니 당장 일어나라고 호령하고서야 부비적부비적 기상하는 간 큰 남편.  누리는 아침을 차릴 수 없으니 내가 먹는 빵처럼 크림치즈와 라즈베리 잼을 발라주겠단다.  그러면서 자기 빵은 자기가 시간이 없으니 나더러 바르란다.(-_- );;

산발을 하고 내 빵에 크림치즈를 바르는 누리.

그렇게 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10시.  어제 시간으론 9시인데.  써머타임 때문에 갑자기 게을러진 느낌.  누리는 요며칠 내가 공부 중인(?) 영어동요책을 보고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지비와 나는 집청소를 했다.  대충(?) 마치고 나니 다시 점심시간.  일요일은 짜짜짜짜~파게티를 먹고 집을 나섰다.  다시 며칠을 위해 냉장고를 채우고 몇 주 동안 미뤘던 누리 옷을 사기 위해.  사실 누리는 오늘 어머니 날이니 인근 쇼핑 센터에 가자고 했다.  거기 가면 레고 샵이 있다고(?).  그건 어린이 날에나 가자고 설득해서 후다닥 장보고 커피 마시고 누리 옷 몇 가지 사서 들어왔다.

장을 보러 가서도 자기가 다 도와준다면서 사실은 더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딸.  그래, 고맙다 고마워.

사실 옷이 필요한 건 지비랑 나다.  그런데 우리는 낡아도 입을 옷이 있지만 쑥쑥 자라는 누리는 맞는 옷이 없다.  옷이 작아져 빠듯하게 입던 옷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서 옷을 사러 갔다.  누리는 좋겠다, 계절마다 새옷을 입으니.(ㅠㅠ )

별로 나한테 잘해준 것도 없이 어머니의 날이 다 지나갔는데, 계속 어린이 날은 언제냐고 묻는다.  내가 알기론 영국엔 어린이 날이 없다.  하지만, 작년에 이모가 어린이 날이라서 선물을 보내줘서 이제 계속 어린이 날 타령이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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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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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음식은 아주 까다로운 재료나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이제 대충은 해먹을 수 있게 됐다.  그래봐야 파스타나 스프 같은 것들이지만.   한국 음식들이 레시피가 잘 정리된 것처럼 이곳 음식들도 그렇다.  특이한 점이라면 나는 이곳 음식(일명 양식)을 하면서도 한국사람들이 올린 레시피를 보고, 영어로 된 레시피를 같이 본다. 
키쉬를 구우면서 한국 사람이 만든 몇 개의 레시피와 이곳 레시피 몇 개를 본다.  한국 사람들은 사진으로 과정을 정성스레 올려서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쉽다.  여기는 모든 조리괴정이 1~7개 정도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 레시피는 현지 재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화된 재료를 많이 쓴다.  여기 레시피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보충한다.  한국 고기 양념은 매번 맛이 다르긴해도 이제 적당히 해먹고는 사는데 나는 사람들이 쉽다는 기본 국과 찌개를 못끓인다.  심지어 된장국 마저도 나는 일본 인스턴트 미소를 사먹는다.  왜 시도를 안해봤겠나.  한 번은 짜고, 한 번은 싱겁고를 반복하며 포기하면 한 1~2년 된장이 냉장고에 고스란히 있다가 버려지곤 했다. 
누군가 한국 국의 핵심은 육수와 국간장이라길래, 멸치+다시다 육수도 만들어보고 국간장도 사서 써봤지만 달라지는 게 없었다.  한 5년 안쓴 국간장을 버리려고 봤더니 국간장은 자연증발하고(뚜껑이 닫혀 있었는데!) 바닥에 소금결정체만 남아 있었다.
나만 아침을 밥으로 먹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는데 밥과 빵을 따로 챙길 여력이 없을 것 같아서 생각만으로 그쳤다.  한 동안 바빠서(그리고 한 동안은 아파서) 혼자 있을 때 밥과 인스턴트 국으로 끼니를 해결하니 너무 간단해서 좋았다. 그래서 국에 대한 열망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었다.

한 2주 전에 중국 식료품점에 찹쌀가루를 사러갔다 비비고 김치가 있어서 하나 사왔다.  매워서 잘 먹지 않는데, 없으니 이거라도 하면서 사왔다.  사와서 뜯어보니 역시 매워서 손이 잘 가지 않았다.  한참 뒤에 열어보니 시큼!  김치양보다 양념도 많고.  그래서 김치찌개를 용기내서 끓여보기로했다.  포장김치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찌개로 만들기엔 뭔가 부족한 맛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 김치면 될 것 같았다.  누리를 주말학교에 보내놓고 이른 점심으로 먹기 위해 아침부터 끓였다.  마침 돼지고기와 두부가 있어 같이 끓였다.  결론은 내가 놀란 맛.  너무 맛있게 만들어졌다.  아마도 얄미운 비비고 김치의 덕인듯하다.  앞으로 비비고 김치는 김치찌개용으로 구매할 것 같다.

그날 밤 내친 김에 미역국을 끓였다.  누리 재워놓고 한 밤 중에.

또 내가 놀란 맛.  국간장이 없어서 그냥 간장과 소금으로 맛을 맞추었다.  이전에 내가 끓였던 맛없는 국과의 차이라면 소금을 과감하게 넣었다.  역시 음식은 짠맛 단맛이 강해야 하는 것인가.  아, 또 한 가지.  나는 국에도 안심 Sirloin, 등심 loin을 썼는데 질긴 부위가 국에 좋다는 말에 따라 이번엔 스튜용인 brisket (앞다리?) 부위를 썼다.   한국 집에서 먹던 쇠고기(국)의 질감이었다.  이젠 국용은 이 Brisket사다가 쓸듯.  가격도 저렴하다.

김치찌개와 미역국은 이제 됐다 싶은데-, 또 모른다.  다음에도 그 맛일지.  요리 초보는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늘 맛이 다르다.ㅠㅠ

+

그리고 오늘 만난 지인이 사준 카푸치노.

너무 맛있었다.  풍성한 우유거품이 볼 거리를 더해 맛을 배가시켰다.  원래 라떼, 카푸치노 이런 거 잘 안마시는데 카푸치노 맛이 이렇기만하다면 매일매일 마시고 싶다. 

아니다. 남이 사준 거라서 맛있게 느껴졌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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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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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24 06: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맛있어 보이는데요. ^^ 한국사람은 뜨끈 얼큰한 국으로 속을 풀어야 하는거 같아여~
    그리고 쌀밥. 이게 보약이죠 ^^

    • BlogIcon 토닥s 2019.03.27 11: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밥이 보약이라는 말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요즘은 절절히 느낀답니다. 나이가 들었나봐요.(^ ^ );

  2. 유리핀 2019.03.24 10:13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고깃국 끓이기에 성공하셨군요!!! 구이는 기름기많은 부드러운 고기. 국은 결합조직 많은 단단한 고기죠. ^^ 김치찌개 간은 김칫국물이나 맑은 액젓으로 하는 게 가장 맛있더군요. 기름이 적당히 붙은 돼지고기와 함께요.

    • BlogIcon 토닥s 2019.03.27 12: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사실 그리운 건 굴이나 새우가 들어간 미역국 같은 건데(역시 남쪽 태생은 숨길 수가 없다).. 여기선 쇠고기 돼지고기 싼 것만으로 만족해야겠지.

  3.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9.03.31 22: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 카푸치노는 제 눈에도 너무 먹음직 (마심직?!ㅋ) 해보이네요!! 저희 잭은 희안하게 된장국은 끓여주면 항상 잘 먹어요. 저는 주로 멸치육수에 아무 야채나 있는대로 넣고 (주로 호박과 버섯) 두부도 있으면 가끔 넣어주는 편이에요. 간은 최대한 싱겁게. 제 입에는 싱겁지만 아이는 그것도 짭짤해서 그런가 잘 먹더라구요. 된장이..실패하신다니.. ㅋ 된장을 다른 된장으로 바꿔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 (저는 사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좋은 된장을 공수해오다가 요즘은 그냥 시판된장 쓰는 편이에요)

    • BlogIcon 토닥s 2019.04.01 22: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맛있는 키푸치노였답니다.

      된장은 참 좋은 음식인데요(저처럼 장탈이 잘 나는 사람에겐) 작년에 몇년 만에 마음먹고 샀는데 매콤한 맛이 가미됐더라구요. 애는 매워서 먹지도 못하고. 그래서 다시 사려고 꼼꼼히 봤는데 거의 모든 된장에 매콤한 맛이 들어가 사지 못했답니다. 아이가 매운 것이 전혀 익숙하지 않아서요. 그래서 그냥 계속 인스턴트 미소로 연명하고 있지요. 생각난김에 다시 된장을 좀 찾아봐야겠어요. 좋은 밤되세요(저는 지금 또 찰떡을 구워 꿀떡꿀떡 먹는 중입니다, 이 밤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