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2주 전 부활절 방학이 시작됐다.  사실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도 아이의  각종 학교 행사 때문에 바빴고, 아이들 방학이 되면 일상생활에서 거의 3주간 벗어나니 몇 가지 일을 미리 하느라 바빴다.

방학 전 학교의 부활절 행사/조회를 누리네 학급이 준비했다.  대단한 건 아니고 노래 두어 곡을 부르고 부활절 관련된 시(?)를 낭독하는 것이었다.  낭독에 선발된 누리.  거리가 너무 멀어 누리인지 아닌지도 나 아니면 알기 어려운 사진만 남았다.    그래도 누리 스스로에게는 너무 신나는 경험이었다.

그렇게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고 정말 하루도 집에서 쉬지 않고 밖으로 다녔다.  다양한 기억과 경험이 없는 어린시절을 보낸 우리라서 주말, 방학이면 동네 공원이라도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 동안 만나지 못하던 친구들도 만나고, 방학 숙제를 위해 런던 박물관도 가고, 폴란드와 독일 베를린 여행도 다녀왔다.  여행에 돌아와서도 매일 밤 빨래를 돌리면서 낮에는 매일매일 이 공원 저 공원 나들이를 다녔다.   집안 일을 뒤로하고 밖에서만 시간을 보내니 냉장고가 텅텅 비었고, 통장도 텅텅 비었다.  가득한 건 빨래와 다크써클뿐.  부활절 연휴가 끝나고 방학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면 부활할꺼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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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나면 그 동안 미뤄둔 과제로 활활 나를 태우며 밤을 새야겠지.  활활-.  그리고 또 부활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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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학하고 첫날.  누리는 오전에 수학 숙제를 했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러 나갈 때도 그 숙제를 들고가서 까페에 앉아 했다.  절대로 시킨 건 아니다.  되려 지비랑 나는 방학 숙제는 방학 끝날 때 하는 거 아니냐며 어릴 때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이런 누리가 적응이 안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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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쌀쌀한데 자전거까지 끌고 집을 나선 이유는 도서관에 마련된 가전제품 수거함에 한국서 사와서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미니 오디오를 버리기 위해서였다.  누리가 어릴 때 동요를 들려주기 위해서 부러 CD가 있는 미니 오디오를 사왔는데 TV와 간섭현상도 있었고 리모컨이 고장나면서 거의 쓰지 않게 됐다.  그보다 작은 DVD player를 사와서 지금 잘쓰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읽던 책을 누리 카드로 대여하려고 하는데 카드가 문제가 있어서 대여가 되지 않았다.  그걸 해결하는 동안 아이가 지루할까봐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분이 DVD 하나 골라오면 무료로 대여해주신다고 해서(보통 DVD 3개 대여에 2파운드) 누리가 Zootropolice라는 걸 빌렸다.  나는 Zootopia의 후속편인가 했는데 이 주토피아가 일부 지역에서는 주트로폴리스로 배급됐다고 한다.  영국이 그 일부지역인 모양.
집에 와서 목욕하고, 저녁먹고 앉아서 시청.  영화 초반 주인공 쥬디가 경찰이 되서 집을 떠나는데 그 장면을 보고 누리가 울었다.  당황한 우리는 아니 왜?하면서 물어보니 쥬디가 자라서 부모를 떠난다는 설정이 슬펐던 모양.  아직은, 아직도 그런 게 슬픈가 보다.  그래, 그 슬픔이 언제까지 가는지 봐야지.  부모를 떠나서 슬프다는 그 말을 녹음해둘 껄 그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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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tropolice -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재미있었다.  인종/스트레오타입 같이 가볍지 않은 문제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리고 공포를 조장하는 정치/권위 마저도.  올해 후속편도 나온다니 챙겨봐야겠다.  올해는 라이온킹, 겨울왕국 2편, SING 2편 누리랑 챙겨볼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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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4.08 16: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카페에서 공부하는 누리 멋지네요
    아이가 영화를 보면서 눈물 흘리는 감수성이 엄마들은 신기한가봐요^^

    • BlogIcon 토닥s 2019.04.08 20: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숙제를 즐겨하는 모습이나 부모와 떨어져 살게되는 걸 슬퍼하는 모습이 언제까지 가나..하는거죠.

      언젠가는 숙제를 좋아하지 않지도 않고, 부모를 떠나고 싶어하는 날이 오겠죠? 그걸 아니..지금 모습 신기한거죠.ㅎㅎ

어제 오후 장도 보고, 누리를 놀이터에서 놀게 해주기 위해 점심을 먹고 다 같이 집을 나섰다.  나가보니 제법 쌀쌀한 날씨.  시간을 줄이기 위해 둘을 놀이터에 내려주고 혼자 장을 보러 갔다.  장보기는 15분도 안되서 마쳤는데 계산대에서 다시 10여 분을 보냈다.  기다리면서 창 밖을 보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마음이 급했다.  분명 햇볕이 있어서 집을 나섰건만 영국 날씨가 이렇다.  계산을 마치고 마트를 나가니 빗방울이 더 굵어져 소나기다.  나 같으면 아이를 데리고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거나 까페에 들어갔을텐데 지비는 마트로 아이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중간에 만나 둘을 태우고나니 비가 그쳤다.  햇빛 비스무리한 빛도 보이고.  날씨가 뭐 이래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둘을 집 앞에 내려주고 차를 주차하러 집에서 1~2분 떨어진 주차장으로 갔는데 굵은 비가 쏟아졌다.  느낌상 오래가지 않을 것 같아서 차에서 좀 기다렸다 가겠다고 문자를 보내고 앉아 있으니 비는 우박으로 바뀌고 점점 세차게 떨어졌다.  갈수록 태산.  이를 어쩐다 -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지 1분도 안지나서 우박도 그치고, 비도 그쳤다.  이때다 하면서 재빨리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다.  저 멀리 하늘이 파란 하늘색이다.  마치 거짓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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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엔 날씨가 몹시 추웠다.  기온이 낮다기보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그날도 아이를 놀이터에 데려갔다가 필요한 물건 한 두가지가 있어 커피도 마실 겸 상점들이 몰려 있는 리테일 파크로 갔다.  필요한 물건 한 두가지는 내 운동화와 누리가 교복과 입을 타이츠였는데, 맘에 드는 운동화가 없고 누리 타이츠는 사이즈가 없어 빈 손으로 나왔다.  지비만 계획에 없던 자전거용 상의 하의를 샀다.  지비가 옷을 입어보고 계산하는 동안 누리가 발견한 스케이트 보드. 

매장에서 내가 손잡아주고 1~2미터쯤 타본 누리가 스케이트 보드에 푹 빠졌다.  몇 살이 되야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냐고 누리가 물었다.  스케이트 보드라니-.  스쿠터(퀵보드) 다음엔 자전거 타령이더니, 자전거 타고나니 이젠 스케이트 보드 타령인가.  스케이트 보드는 한 번은 깁스(기브스)할 생각을 해야하는 거라 넉넉히 잡고 "열 살!" 불렀다.  내 대답이 성이 차지 않았는지 막 계산을 마치고 온 지비에게 다시 묻는다.  그런데 지비는 "일곱살은 되야지".  누리는 꺄악- 좋다고 난리법석.  6개월 뒤면 일곱살인데 스케이트 보드를 탄다고?  그건 안돼-.(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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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주문한 우쿨렐레를 받았다.  일반배송이었는데 일요일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내가 필요해서 산 건데 누리 손에 들어가 나는 만져볼 기회도 없었다.  결국 튜닝을 하느라 나도 잠시 만져볼 수 있었다.  누리랑 머리 맞대고 인터넷에 튜닝하는 법 찾아 튜닝하고 두 개 코드로 할 수 있는 동요도 불러봤다.  당장 헤치워야 할 일들만 없으면 몇 날 며칠 붙들고 놀 수 있을듯 하다.  기타도 안쳐본 내가 연주(라고 하긴 그렇지만)할 수 있고, 심지어 누리도 할 수 있다.  오늘은 4개 코드로 이뤄진 동요들을 불렀다.

지비는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바이올린은 뒷전이고 우쿨렐레에 빠진 누리가 걱정이다.  뭐가 되도 그걸로 밥 먹고 살 것이 아닌데(혹시 모르긴 하지만), 누리가 즐거우면 그만 아닌가.  물론 두 악기의 비용은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서도.

오늘 4개 코드를 이용해 노래를 불러 본 누리가 연습을 많이해서 올해는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학교의 재능경연에 내년에 나간단다.  그래, 내년까지 꾸준히하면 가능하겠지.  꾸준히-.  악기는 그게 포인트다, 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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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19 02: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너무 행복해 보여요~ 흥이 절로 나나보네요^^

    • BlogIcon 토닥s 2019.03.19 12: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정말 좋아해요. 스케이트 보드든 우쿠렐리든. 스케이트 보드는 제가 아직 정이 안가지만 우쿠렐리는 정말 잘 산 것 같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겨울 내내 나가놀지 못할때 즐기게 미리 살 껄 그랬다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하지만, 얼마나 갈런지..ㅎㅎ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3.22 13: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국도 날씨 참 오락가락하죠. 그래도 날이 많이 풀리긴 했나봐요. 여긴 아직도 눈이 가득 쌓여있어서 얼른 녹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ㅎㅎ
    그나저나 따님이 예체능에 관심이 많나봐요! 이 분야는 어릴적부터 흥미갖고 시작해야 좋은 것 같아요. 우쿠렐레 들고있는 폼이 예사롭지 않아요 :D

    • BlogIcon 토닥s 2019.03.22 16: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체능에 관심있는 건 접니다. 못해본 한의 정서. 농담입니다. ㅎㅎ 아이가 좋아해요. 아직은 어려서 운동이든, 음악이든 몸으로 하는 건 다 좋아하는 편이예요. 저희집 아이만 그런게 아니라 요 나이때 아이들이 다 그런게 아닐까 싶고요.

      살면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즐길 수 있는 예술/취미는 하나쯤 있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악기라고 배운 건 피아노 하난데 그건 제약이 많은 악기고. 달랑 들고 다닐 수 있는 악기를 제가 늘 배우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부모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시키고..있는 평범함 부모랍니다.ㅎㅎ

지난 가을에 쓰다만 포스팅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아이의 중이염에 관한 글을 보다  혹시나 누구라도 비슷한 정보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마무리해본다.  포스팅이 길고, 시간과 표현이 들쭉날쭉 하더라도 이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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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누리가 리셉션(유치원 격)을 시작하고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결석을 했다.  가을 학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학교로부터 출석률 저조에 관한 경고 편지를 받았을 정도.  감기에 이어 감기, 감기, 또 감기. 

그 와중에 누리가 12월 쯤 학교에서 청력 검사를 했는데 통과하지 못했다.  감기와 그에 의한 중이염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 3개월 뒤에 다시 청력 검사를 한다는 편지/서류를 받았다.  걱정이 되어도 어쩌지 못하며 재검사를 기다리던 2월의 어느 날 누리가 귀가 아프다고 해서 GP(보건소 격인 1차 의료기관)에 갔었다.  의사는 귀에 염증은 있지만 항생제를 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청력 재검사가 있었는데, 역시 통과하지 못했다.  그 뒤에 전문클리닉에 넘겨진다는 편지를 받았고 5월 말쯤 전문클리닉을 찾았다.  전문클리닉에서 다시 검사를 했고, 의사는 Glue ear라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말로 찾아보니 삼출성 중이염이라고 한다.  고막에 염증이 있고 그로 인해 청력이 낮아진다. 
수술이라는 말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수술 신청을 하지 않고, 다음날 전화로 답을 주겠다고 했다.  혹시 수술 이외에 방법은 없는지, 수술을 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은 없는지 물었더니 많은 아이들이 3~6개월 안에 자연치유가 되는데 누리는 첫 청력 검사에서 6개월이 지났는데도 염증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나는 이 병을 처음 들어봤고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전문가의 입장에서 수술을 하는 게 낫냐고 물었더니 의사는 자신있게  권유했다.  흔한 병이고 수술하면 90~95%가 청력이 회복된다고.  누리의 경우는 청력이 무척 낮아 입술 모양으로 읽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고.  청력이 그렇게 낮다는 게 충격이었다.

많은 경우 청력 이상은 아이가 잘 듣지 못할 때, 불러도 응답하지 않는다던지, 발견된다.  청력 저하는 잘 들리지 않으니 학습부진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누리의 경우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아 학교에서 치러진 청력 검사가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리가 이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을 때 다들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했다.  영국의 아이들은 태어나면 그날 혹은 다음날 귀 안에 양수가 빠졌는지 체크한다.  그리고 시기별 발달 체크를 통해 확인하는데, 아예 청력이 없는 게 아니라 평균보다 낮은 정도는 사실 잘 알기가 어렵다.  누리는 학습면에서 그럭저럭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나도 청력에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전문의와의 면담 뒤 지인의 도움을 받아가며 폭풍 검색.  여기서는 정말 종종 들을 수 있는 질환이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직접 경험했거나 알고 있었다.  대략 95%는 자연 치유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수술을 하는데 영국처럼 수술같은 처치를 잘 권하지 않는 문화에서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면 하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냈다.  한국에서는 이 병에 항생제처방을 많이 하는데, 그럴 경우 나으면 다행인데 구조적 문제라면 재발 가능성이 높고 항생제 계속 써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영국에선 일단 자연치유가 안되는 Glue ear는 수술하고, 10살 이전에 재발할 가능성도 있어 두 번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10살이 넘어기면 잘 생기지 않는다고.

수술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또 폭풍 검색.  전문클리닉이 소속된 병원으로 갈지, 지인에게 추천받은 다른 병원으로 갈지 고민하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하고 싶은 마음에 클리닉이 소속된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그때가 5월 말.  7월에 한국을 가야해서 시기가 겹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9월에 수술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와 상담한 의사는 2~3개월 안에는 수술일 잡히지 않을테니 걱정말라고.  다행인건지, 문제인건지. 

그런데 7월 초쯤 수술날짜가 잡혔다고 편지가 왔다, 그 수술날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고.  기뻐해야 되는데 그 주말에 캠핑도 잡혀있었고, 한 열흘 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한국을 가야하는 상황이라 수술을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좋은지, 여행 뒤에 하는 게 좋은지 고민이 됐다.  또 폭풍 검색.  지인의 조언에 따라 병원에 전화해서 이런 상황에 있으니 수술을 할지, 연기할지 결정하기 위해 담당 컨설턴트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리셉션은 의료진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수술 연기할꺼냐"고만 반복해서 물었다.  결국은 답답해서 연기를 했다.  사실 혼자서는 완전히 아물지 않은 수술상처를 가지고 영국보다 더운 곳에 가는 게 마음에 걸렸다.  감염 같은 탈이 나기 쉬우니까.  계획했던 물놀이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수술을 빨리하면 좋긴 하지만, 수술을 몇 달을 기다리는데 한 두달 늦는다고 문제될 게 있겠냐며 합리화했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이었다.  여름에 한국가서 신나게 물놀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첫 수술 통지는 일방적인 통보였는데, 다시 스케줄을 잡으면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돌아와 시차적응하고 2주쯤 뒤로 잡았다.  그렇게 9월 초에 수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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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수술은 10분도 안걸리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다.  염증이 있는 양쪽 고막을 잘라/구멍을 내서 작은 관을 넣어 고막의 안과 밖에 공기가 통하도록, 고름을 배출하고 건조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하는 수술이었다.  볼펜 심지보다 작은 관은 찢어진 고막이 자연치유되면 빠져나온다고 한다.  간단하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간단해보이지도 않고,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이라 누리보다 우리가 더 긴장했다.

입원해서 하는 수술이 아니라 새벽에 공복상태로 병원에 가서 오전에 수술하고, 상태에 따라 2~3시간 회복실에서 마취가 깨면 귀가하는 식이었다.

새벽에 집에서 출발하면서 물 한 모금 먹인 게 전부라 누리가 배고프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아침 7시부터 수술시간인 9시까지 쉴 사이 없이 다른 의료진을 만나고, 설명듣고, 검사하니 누리도 긴장을 했는지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아이의 언어로 자신들이 하는 검사를 설명해주고 기구를 만져보게 했다.  아이의 거부감과 두려움을 없애려는 그 노력이 아이와 우리에게 전해져 수술 과정을 잘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마취실까지만 부모 1인이 동행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수술실까지 동행해야 하는 줄 알았다.  마취실과 수술실은 문 하나 사이.  비위가 약한 나는 못간다 하고, 지비는 자기도 못간다 하고 서로 양보(?)하다가 누리가 편안해야 하니 내가 동행하기로.  다행히도 마취실까지, 아이가 마취될 때까지만 동행하면 됐다.  마취실에선 의료진이 아이에게 아이패드를 주고 함께 게임을 하는 사이 약을 주입했다.  그 전에 나에게 마취되서 아이가 의식을 잃어도 놀라지 말라고 미리 말해줬다.  그래도 아이가 하하호호 웃다가 눈이 풀리며 잠드는 모습을 보니 당황이 됐는데 살펴볼 사이도 없이 담당자가 나를 마취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약 용량에 따라 정해진 마취시간이 있으니 빨리 진행하려고 해서 그랬던 것 같다.  수술은 10여 분이지만 마취에서 깨려면 1~2시간 걸리니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약간 얼이 빠져 있는 나에게 지비가 아침 먹으러 가자고.  별로 먹어질 것 같지 않아 커피랑 크로와상 하나 사들고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한 시간만에 누리가 마취에서 깨서 회복실로 옮긴다고 말해줘서 누리에게 갔다.  회복실로 옮겨 이후 먹어야 할 약(그냥 해열제/진통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늘 내일 자고나면 귀에서 피가 나올지도 모르니 놀라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정말 그랬다.  일주일 동안 진통제 이외엔 먹는 약이 없다는 게 놀라웠다.  회복실에서 두 시간 정도 쉬면서 병원식이라고 주는 샌드위치랑 우유를 먹고, 6주 뒤에 수술 후 검진을 한다고 안내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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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러 병원에 들어갈 때 지비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으면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사설 병원에서 빨리 수술을 했을텐데 하며 씁쓸해 했다.  검색해보니 적지 않은 영국의 부모들이 이 Glue ear진단을 받으면 빠른 수술을 위해 사설 병원에서 자기가 원하는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 같았다.  수술을 조금 앞당길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누리가 필요한 처치를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의료진도 친절했고 절차도 잘 진행됐다.  시설 또한 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다만, 큰 병원이니 거쳐야 하는 절차/단계들이 많았다는 정도가 불편한 점.  주차도 어렵고.  그 병원은 주차도 비싸지만 첼시 한 가운데라 병원 밖 주차도 어려웠다.  하지만, 어린이 수술 보호자는 주차료를 1일 10파운드 정액으로 지불하는 제도가 있어 이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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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정확하게 6주가 지나고 같은 병원에서 검진과 청력 검사를 진행했다.  고막 안에 넣은 관은 그대로였지만 고막에 염증이 많이 해소됐고 누리의 청력은 정상수준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수술 후 6개월 후 검진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 검진은 선택이니 받지 않아도 된다고.  그 사이 처음 Glue ear를 진단했던 클리닉에서도 연락이 와서 청력검사를 한 번 더 했었다.  왜 이 클리닉과 수술한 모병원이 정보공유가 안되는지 궁금하지만 영국에선 흔한 일이다(?).  청력은 정상수준보다도 훨씬 좋다는 결과를 받았다.  관은 여전히 고막에 있지만.
중이염을 지속적으로 유발했던 구조를 개선시킨 수술 때문인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지비와 나는 올겨울 누리가 확실히 덜 앓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오늘은 감기에 걸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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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살면 GP라는 1차 검진기관의 서비스에 대해서 많이 실망하게 된다.  더군다나 각종 예산 삭감으로 검진을 받기까지 예약대기가 더 길어졌다.  보통 3일에서 5일 안에 의사를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는 부모들도 있다.  나는 다행히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본 경험은 없지만 아픈 아이를 당장 의사에게 보일 수 없을 땐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상급의료기관을 경험하게 되면 1차 검진기관에서의 불편함은 감내 가능한 불편함이 되고, 영국 의료 시스템인 NHS의 열렬한 지지자가 된다.  나는 누리를 이곳에서 출산하면서 왜 NHS가 런던 올림픽 개막 공연에서 영국이 내놓을만한 테마가 될 자격이 되는지 경험했다.  이번 누리 수술을 경험하면서도 마찬가지이다.  뉴스에선 돈 먹는 거대한 공룡쯤으로 비춰지지만, 이 NHS는 기본권과 존엄권을 지키게 해주는 최소한의 저지선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지비는 월급이 작다고 투정하지만 세금(Income Tax)이 많다고, NHS 기여금(National Insurance Contribution)이 많다고 투정하지는 않는다.  이번 수술을 거치면서 지비는 그 많은 기여금도 아깝지 않다고 할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NHS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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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월 7일)은 책의 날 World BooK Day.  나는  이런 기념일이 정해져 있는줄 알고 찾아봤더니 World BooK Day라는 영국 자선단체가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날이자 이벤트다.  International Women's Day처럼 세계적인 기념일도 아니다.

참고 https://www.worldbookday.com/

자선단체에서 만든 날이지만 모르긴 몰라도 영국 전역의 학교에서 이 날을 기념(?)했을테다.  보통 책의 캐릭터로 꾸며입고 학교에 간다.  누리네 학교도 그 중 하나고, 그래서 오늘 누리는 겨울왕국 엘사옷을 입고 학교에 갔다.

2~3주 전 이 World Book Day 일정을 확인하고 어떤 책의 캐릭터로 꾸밀 것인지(사 입을 것인지) 물어봤다.  나는 빨간 모자 아이나 엘리스 같은 캐릭터를 권했는데 엘사옷을 입겠단다.  당연 우리는 그 옷이 없으니 사야한다.  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치렁치렁한 드레스보다 달랑한 원피스가 편할 것 같아서 엘사는 책 캐릭터가 아니잖느냐 하고 빨간 모자 아이나 엘리스로 설득해보려고 했다.  그랬더니 누리가 "아니야, 엘사 책 있어"하면서 지난 크리스마스에 지인에게 선물 받은 엘사와 아나가 주인공인 책을 찾아들고 왔다.  선물 받은 날 한 번 읽고 잘 읽지도 않더니만-.  그래서 그냥 엘사옷을 사주기로 했다.  마침 쇼핑몰에 World Book Day를 앞두고 30퍼센트 할인행사가 있어 11파운드를 주고 샀다.(^ ^ )

옷을 받고보니 치맛단 안에 원형의 튜브가 들어있었다.  드레스처럼 모양을 만들려고 그랬다는 건 알겠는데 딱 지름 60cm정도 밖에 안되는 원형이라 잘못하면 아이가 넘어지겠다 싶어 치맛단을 뜯어서 튜브를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실행에 옮기기 전엔 누리의 허가가 필요해서 물었더니 싫단다. (- - +)
그러다 중간방학 기간 친구네 1박 슬립오버를 갔는데 그 집 아이 옷 중 치맛단에 원형 튜브가 든 것이 있었다.  골디록스였던가.  그 옷을 입고 논 누리가 스스로 불편한 점을 발견했다.  큰 보폭으로 다니기도 어려웠고 앉기도 불편했다.  그 사이를 놓칠라 엘사옷 원형 튜브를 없애자고 했더니 이번엔 누리가 동의했다.  World Book Day 전에, 시간 있을 때 작업(?)해야지 했는데, 역시나 전날이 되서야 마음 바쁘게 작업했다.

내 금쪽 같은 시간을 쪼개서 치맛단을 반쯤 뜯었을 때, 한 1cm만 치맛단을 뜯어 원형 튜브를 빼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ㅠㅠ )..1
튜브가 어떤 구조인지 알아보지 않고 급한 마음에 치맛단을 뜯기부터 한 나를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열~심히 뜯은 치맛단을 다시 꿰맸다.(ㅠ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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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서보니 메리포핀, 스파이더맨, 해리포터, 헤르마인, 배트맨, … 참 다양한듯 획일적이었다.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한 World Book Day라지만 책 파는 사람보다 옷 파는 사람이 더 돈을 많이 벌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 ')a

+

이런 다양한 기획들이 학교를 즐겁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더군다나 영국의 아이들은 평소에 심심한 교복을 입으니, 부모들을 바쁘게 만든다.  사실 생각보다 비용은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려니 나는 누리 하나라서 그렇지 아이가 둘 셋이면 또 다르겠다.
자.. 다음은 또 뭐냐.  Red Nos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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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8 01: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 엘사다. 누리가 엄~~ 청 좋아했겠어요 ^^ 우리 조카는 저거 입으면 자기가 엘사인줄.. ㅋ
    치마단에 와이어 빼느라 고생하셨네요 .. 그래도 아이의 안전을 생각하신거니까 조금 시간이 걸려도 1센치가 맘에 걸려도 다 괜찮아요~~ 누리가 웃었으니까 ^^

    • BlogIcon 토닥s 2019.03.08 09: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겨울왕국이 나온지 십년 쯤 된 작년에야 겨울왕국을 봤답니다. 올해는 겨울왕국2가 나온다는데 말입니다. 뒤늦게 너무 좋아합니다. 다만, 부모된 마음에서(?) 겨울왕국2에서 엘사가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오기를 희망합니다.ㅎㅎ
      엘사 아웃핏이 바뀌면 또 사..야..ㅠㅠ

  2. 2019.03.09 15: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09 23: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희는 늘 같아요. 누리는 쑥쑥 크고, 저는 죽죽 늙..ㅎㅎ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바쁘게 잘 지내셨다고 믿습니다. 두 아이 이야기 자주 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막 두 아이 소식 보고 왔어요. 시간이 정말 쏜화살입니다.)

오늘 누리 학교 마치고 학부모면담을 갔다.  여기서는 주로 방과 후에 진행하고 Parent's evening이라고 한다.

학교에 따라 다른지 모르겠지만, 별반 다르지 않을꺼라 생각하지만, 누리네 학교는 학년 중 두 번의 학부모면담을 진행한다.  가을학기 중간 방학이 끝나고, 봄학기 중간 방학이 끝나고 그렇게 두 번 진행한다.  유치원격인 리센셥에서의 두 번의 면담과 1학년에서의 두 번의 면담을 되짚어보면 학년 중 첫번째 면담은 새학년 적응과 아이의 (학습과 발달)상태를 들을 수 있었고, 두번째 면담은 첫번째 면담 뒤 성취/발전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누리의 학교 입학을 앞두고 지인이 그런 조언을 해줬다.  학부모면담에 가면 좋은 이야기만 하니 그런데 녹지말고(?) 질문을 많이 준비해가라고.  그때는 그야말로 누리가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이라 그 말의 느낌을 알 수 없었다.  경험해보니 정말 좋은 말만한다.  리셉션 학부모면담에 두 번 참여한 뒤 더 이상은 가지 않는 지비와 나는 그런 걸 두고 Britishness라고 이야기나눴다.  영국 사람들의 전형/정형.

영국 사람들은 면전에선 좋은 말만한다.

어떤 사람들, 이런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영국 사람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좋은 말만 하는 건 겉과 속이 다른데서 오는 게 아니라 언어에서 오는 습관이자 문화 같다.

영국에 처음와서 놀라고,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영국인들과 혹은 인종차별의 테두리를 넘어 사람들의 전형성에 대한 농담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영국인들의 인사습관이다.

영국인들은 매일 "How are you doing?"하고 첫인사를 건낸다.  인사를 받은 사람은 "I am fine. Thank you. And you?"하고 답하고 되물으면 첫인사를 건낸 사람은 "I am fine. Thank you."하고 답한다.  내가 놀란 점은 나는 이런 대화가 영어교과서에만 존재하는줄 알았는데 정말 매일 같이 이 대화를 나눈다.  영국에 처음 왔을 때 영어학원 선생이 그렇게 물으면 나는 그날그날 기분과 상황에 따라 "I am fine/good/so so/no good"하고 답했는데 so so/no good이라고 대답하면 무슨 일이냐고 아주 걱정스럽게 되물어오곤했다.  이 사람들에게 No good은 bad다.  기분이 별로면 Good이라고 하는 정도.

이쯤에서 학교시절에 배운 영어를 떠올려보면 영어에서는 단정적으로 I don't like라는 표현보다는 간접적으로 I don't think I like라는 표현을 쓴다고.  또 한국에서 영어를 배울 때 '좋아하다' Like의 반댓말로 dislike/hate로 외웠는데 여기선 그런 단어는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라 '혐오'에 가까운 느낌이다.  미국은 어떤지 모르지만 영국에선 혹은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그런 언어습관이 몸에 배여 좋게, 순화된 표현으로 말하는 것일뿐 겉과 속이 다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몸에 배인 습관이냐면 - 예전에 지비의 직장상사가 다른 도시에 있는 사무실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How are you? I am fine. Thank you. And you? I am fine. Thank you.로 시작해서 일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통화상태가 나빠 전화연결이 끊어졌다고.  10초도 안되서 상대방이 전화를 걸어왔는데 다시 How are you doing?하고 첫말을 내뱉는 직장상사의 목소리를 듣고 지비 혼자서 폭소할뻔 했다고 한다.

+

다시 학부모면담으로 돌아가서-.  누리가 집에서는 나이보다 어리게 행동하는 반면 학교에서는 큰 키만큼이나 자기 할 몫 이상을 잘 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좋은 말만 둥글둥글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아주 디테일하다.  1학년에서 성취해야하는 어휘 수가 있는데, 보통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해서 측정하는 것 같다, 누리는 그 수준에 이미 도달했고 수학에 있어서는 구구단 2단과 10단을 할 수 있고 - 그런 식이었다.
성격적으로 여전히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몰라도/틀려도 경쟁적으로 손들고 말하는 편인데 누리는 수학문제를 풀고 답에 도달해도 선생님이 묻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는다고.  부모도 그런 사람이니 그런 성격이 어디서 왔는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누리에 대한 걱정/고민/질문이 없냐기에 누리가 가족과의 게임에서도 지면 감정을 못다스리고 운다고 했더니, 누리는 승부욕이나 경쟁심이 강한 아이라기보다는 성취도가 높은 편이여서 실패를 경험하지 않아 그런 것이니 더 실패를 경험하도록 할 수 밖에 없다고 조언해주었다.

요즘 아이들의 발달을 관찰/기록하는 과정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기록 방법에 '객관적으로 & 성취를 중심으로 표현'한다고 되어 있었다.  오늘 면담의 내용이 얼마 전 읽은 발달의 관찰과 기록 방법에 딱 맞았다.  예를 들어 아직 아이가 구구단 3단까지 못한다가 아니라 2단과 10단을 '할 수 있다'는 표현이 그렇고 아이의 어휘가 몇 개 단어 이상을 '쓸 수 있다'는 표현이 그랬다.

+

영국 방식 vs 폴란드 방식 vs 한국 방식

지난 1월엔 누리의 폴란드주말학교 학부모면담이 있었다.  면담에 갔던 지비는 주말학교 교사가 이야기한 누리가 할 수 없는 부분, (여기서도 역시)실패를 두려워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이야기가 주(요)였던 점을 생각하면, 영국의 방식과 폴란드의 방식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주말학교 교사들은 전문교사들이 아니지만.  폴란드의 방식은 우리가 자라면서 관통했던 방식과 참 닮았다.  채찍질 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지금의 한국은 우리가 겪었던 방식과는 다르다고 믿고 싶다.
영국의 (공)교육은 한국에서 실패한 교육의 대명사로 종종 등장하고, 영국에서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  이곳 사람들은 한국이나 일본, 중국, 싱가포르 같은 동아시아의 방식이 괜찮아 보이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그 사회'에서 온 사람으로써 "그래도 이 곳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 하잖아.  그럼 됐지."라고 답해준다.
학업성취 뭐 그런 건 모르겠고, 누리와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영국 교육은 그럭저럭 괜찮은 교육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중고등학교 학교와 교육은 좀 다른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초등교육만큼은 지역을 떠나 스탠다드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 그렇게 믿고 싶다.

+

 
학교에서 The Jolly Postman을 읽고 그린 그림.

학부모면담은 10여 분만에 끝났는데 누리가 학교에서 하는 영어, 수학, 과학, 프로젝트 노트를 모두 보여주고 싶어해서 그걸 보느라 교실 밖에 한 30분 더 머물렀다.  예전에 한 한국인 부모는 아이가 영국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모르겠다, 놀기만 하는 것 같다라고 썼는데 오늘 한 학기 반 동안 한 것들을 보니 나는 교사와 보조교사가 한없이 존경스러워졌다.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했을까..하면서.  정말 대단 & 존경 퐁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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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02 22: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3.03 01: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성취욕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좀 무른 성격, 다만 부모를 닮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그 스트레스도 스스로를 견인하는 자극이 되도록 해줘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는 잘 모름.ㅎㅎ

      스포츠가 성취와 상실(실패)를 건강하게 경험하기 좋은 도구가 아닐까 싶은데요. 누리는 스포츠라고는 자전거 타기 발레가 전부니.. 아.. 그건 스포츠가 아닌가..ㅎㅎ 팀스포츠가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초상류 아이들은 말타고 폴로.. 하잖아요..ㅎㅎ

      사립은 특별한 방법이 있기보다 아이들의 수가 작으니 케어가 가능한 게 아닐까 싶고요. 학업은 집에서 보충할테니 학교에서 커뮤니티, 사회성 같은 걸 중점적으로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저도 사립은 안가보니 모르네요.ㅎㅎ

  2. BlogIcon 후미카와 2019.03.03 02: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How are you 안쓴다던데 영국은 흔하게 쓰는군요 교과서 만들때 영국에서 만들었나봐요??

    • BlogIcon 토닥s 2019.03.03 10: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How are you? How are you doing? 많이 쓰죠. (Are)you all right? 라는 인사도 많이 쓰고요.

      제가 중학교 땐( 중학교 들어가야 영어를 처음 배운 세대라) How do you do?라고 인사한다고 배웠는데요. 그 표현은 전혀 안쓰는 것 같아요.ㅎㅎ

      영어가 영국에서 왔으니..ㅎㅎ
      물론 요즘엔 미국의 영어가 영국으로 들어옵니다. awesome이 그런 단어라고 하더군요.

자세히 쓰면 영국에서의 하프텀과 한국에서의 취학면제신청이다.

+

지난 주 누리는 하프텀을 맞아 한 주 쉬었다.  한국으로치면 중간방학인데, 영국은 가을학기 / 봄학기 / 여름학기 3학기 시스템이라 중간방학도 3번이다.  아이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시스템인데, 학기가 시작하고 6주가 지나면 아이들이 지쳐보인다, 부모들로써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일하는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처럼 부모 한쪽이 일을 하지 않아도 매번 하프텀을 기획(?)하는 건 어렵다.

언제나처럼 긴축재정인 우리는 올해 하프텀 기간에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래도 집에만 있기는 미안해서 지난 가을학기 중간방학도, 이번 봄학기 중간방학도 1박 2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이번에는 내 감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휴가 낙으로 사는 지비가 취소하자고 할 정도였다.  1박2일 여행이라 예약한 호텔 하루 정도만 손해보니.  내 몰골이 말이 아니었으나 내가 그냥 가자고 했다.  대신 날씨도 쌀쌀하니 무리하지 말고 슬슬.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고 중간방학 나머지는 영화보고, 공연보고, 독일에서 런던에 여행온 친구네도 만나고, 런던 동쪽에 사는 친구네에 슬립오버(1박)가고 그렇게 보냈다.  개인적으론 여권재발급 신청도하고.

공연장 앞 맥도널드는 누리가 지나치지 못하는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타블렛PC 때문에.  우리집엔 없는 것이라.

독일에서 친구가 가져온 선물.  독일에서 온 인형이라고 소개했는데 누리가 곰인형에 달린 태그에서 Made in China를 발견했다.  크리스마스 이후 상품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는 게 요즘 누리의 관심사.

런던 동쪽의 그린하트 빅토리아파크.

늘 그렇지만 하프텀은 누리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이 없으니 '꼼짝마' 상태로 일주일을 보낸다.  덕분에 밀린 일/과제가 산더미다.  게다가 중간방학 전부터 감기 앓느라 미뤄놓은 일/과제까지.  밤을 새도 모자라는 시간이지만 아직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아 책상에 앉을 기력까지는 없다.  그러면 이 글을 어떻게 쓰냐고 하겠지만, 이건 한국어니까.ㅠㅠ

+

그리고 중간방학 전 내가 아파서 누워있는 동안 한국에서 누리의 취학면제심사가 있었다. 

올해 초 누리는 취학통지서를 받았다.  여기서 내가 해결해보려고 주소지의 기초자치단체, 동사무소, 교육청, (소집을 통지받은)학교를 다 뒤져도 이메일 주소가 없어 부모님께 동사무소가서 알아봐달라고 부탁드렸다. 전자민원 그런게 있긴했는데 공인인증 그런 게 안되니 무용지물.  그랬더니 동사무소에서는 부모가 와서 출입국확인서, 등본, 영국학교재학증명서, 부모의 영국재직증면서, 취학면제신청서를 써서 면제심사를 받으면된다고 한다. 
취학면제심사 받으러 한국가면 나도 좋긴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안되서 소집일에 부모님이 가서 설명하니 학교에서 담당하시는 선생님의 이메일을 알려주어 이곳에서 이메일로 잘 해결이 됐다.  내가 직업이 없는 관계로 지비의 재직증명서가 들어갔고, 지비와 누리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가 추가됐다.  혹시나 우리 같은 경우 정보를 찾는 분 있을까 싶어 남겨둔다.

취학면제신청 서류
- 취학면제신청서
- 출입국확인서(아동/동사무소 발급)
- 주민등록등본(아동)
- 현지학교 재학증명서
- 부모 재직증명서(경우에 따라서 가족관계증명서)

이 서류들로 취학면제심사를 받으면된다. 
나는 한국과 통화가능한 시간이 맞지 않아 이메일 연락처를 찾아 헤맸지만, 소집통보 받은 학교에 전화걸어 문의하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안내 받을 수 있다.

뒷담화 하나 덧붙이면,
취학면제신청서를 받아보니 한글hwp파일.  털썩..1. 나는 한글이 없다.  구글문서로 열어보니 열리기는 하는데 표가 깨지고 입력이 안된다.  털썩..2. 온라인 컨버터에서 hwp - pdf로 바꿀 수 있었다.  한글문서 외에도 pdf나 이미지로 이런 양식들이 준비되면 좋겠다는 자그마한 소망..이 있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혹은 한글문서를 쓰지 않는 나에게는.
공공기관의 공인인증서는.. 생각만해도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이라 생각하지도 않을테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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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27 02: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메이드인 차이나 ㅋㅋㅋㅋ
    세계를 장악했군요
    그나저나 한글 파일과 공인인증서 액티브X 휴대폰인증은 해외살이 하는 분들이 입을모아 불편을 호소하는데 나아징기미가 옶네요
    공감 공감 합니다

    • BlogIcon 토닥s 2019.02.27 09: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메이드 인 차이나 아닌 걸 찾기가 더 어려운 세상인걸요. 예전에 그런 다큐 - 미국의 한 가정이 중국 제품 쓰지 않고 생활하는 도전기를 본적 있었는데 그야말로 '불가능'이었어요. 가장 우선 휴대전화부터 쓸 수가 없더라구요.ㅎㅎ

      그나마 은행은 좀 나아졌어요. 해외출입국 조회를 하면 이쪽 아이피를 체크해서 좀 간단하게 할 수 있어요. 쿠X, 지마X 같은 사이트들도 앱을 통하면 쓸 수는 있는데 한국발행 카드들만 가능하고, 지마X은 해외용 사이트가 있어 해외발행 카드 사용이 가능한데 한국으로 발송이 안되고 그런 복잡한 구조더군요. 예X24는 해외카드 사용은 되지만 앱은 안되고 웹만되고. 안해본 게 없답니다.ㅠㅠ

      은행되는 게 가장 좋긴해요. 그게 어디냐며. 하지만 가끔 로그인 비번 잊어먹어서 여러번 입력하다 계좌가 막히면 한국가서 해결해야 합니다.ㅎㅎ

2019년 2월 5일 / 학교 / Feel the music

어제 누리가 학교에서 그려온 그림.  수업시간에 그린 것인지 자유시간에 그린 것인지는 모르겠다.
전날 무서운 꿈에서 깨어 울었는데 좋은 꿈 꾸는 걸 그린 그림이냐고 물었다.
누리 대답이,
음악을 들을 때란다.
심장이 뛰고 사랑이 느껴진단다.
대답을 듣고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

누리가 지난 주 학교에서 영화 Sing 몇 번에 나누어 봤단다.  토요일 오후 주말학교를 마치고 인근 카페에 앉아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주말까지 학교라는 곳에 가야하는 아이가 안쓰러워서 네가 하고 싶은 거 없냐고 물었더니 영화 Sing을 보고 싶다고. 찾아보니 이러저러한 영화라서 지비가 어둠의 경로를 통해(미안합니다 ㅠㅠ ) 찾아서 함께 봤다.  토요일에도 보고, 일요일에도 보고, 하루 쉬고 화요일에도 봤다.  나눠서 봤다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하루 건너 또 봤다는 말.  (좀 부풀려서)조금만 있으면 누리는 대사를 외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좋은가 싶은데 볼 때마다 웃는다.  차에서 들으려고 OST도 찾아봤다.  그건 TV가 금지된 시간에 듣는다. 



누리가 뭐가 되려고 그러는 걸까.(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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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02.10 02: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심장이 뛰고 사랑을 느낀다~~우와
    감성이 매우 뛰어나네요.
    이 예쁜 감성 오래 간직하길

    • BlogIcon 토닥s 2019.02.11 14: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덕분에 저희는 일주일 넘도록 영화 sing의 ost만 듣고, 그 영화는 일주일 사이 4번 봤습니다. 음악이 나오는 영화라 아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2. BlogIcon Boiler 2019.02.21 03: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표정도 그렇고 에어 기타 실력이 대단하네요 ^^

    • BlogIcon 토닥s 2019.02.21 19: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어디서 아이디어(에어 기타)를 얻은 것인지.ㅎㅎ
      (지금도 아이는 영화 sing을 보고 있네요. 오늘 밖에서 운전하며 ost도 몇 시간을 들었건만..ㅎㅎ)

지난 가을학기 11월쯤 Everyone is a Londoner라는 이름으로 누리 학교에 여러가지 이벤트가 있었다. 
런던을 상징하는 것들로 꾸민 옷입기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런던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기, 차별에 반대하기 등등.

그리고 학년 가을학기 학습 테마 Theme는 영국 왕실 Monarchy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때 학교에서 그린 그림들.

2018년 11월 / 1학년 / London & Monarchy

이 즈음 누리는 한참 영국 여왕의 나이가 몇 살인지, 집이 몇 군데 있는지 그런 걸 이야기했다.
우리는 집? 버킹엄이랑 윈저 두 군데 아닌가 했는데 누리가 네 군데라고 해서 찾아보니 그랬다.

(Buckingham Palace, Windsor Castle, Balmoral Castle, Sandringham Estate가 누리가 배운 네 곳이고

그 외에도 스코틀랜드의 Holyrood Palace와 노던 아일랜드의 Hillsborough Castle이 두 곳 더 있다)

그 상황을 접하면서 우리는 "아 이 아이는 영국인으로 자라는건가?"하면서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당연하긴 하지만, 그래도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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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없는 일요일, 우리는 볼링장에 갔다 까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보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를 닦으러 욕실로 간 누리.  누리 방에 누워서 병아리 눈물만큼 운동을 하고 있는데, 지비가 와보라고 소리쳐서 가보니 누리의 앞니 하나가 대롱대롱.  몇 주 동안 흔들리던 이였는데 마침내 이를 닦다 빠진 모양이다.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라서 내가 누리를 안고, 지비가 뽑아냈다.  보기보다 비위가 약해서 나는 이런 일은 잘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몇 주간 고민이었다.  이가 빠지면 치과를 가야하는지, 이가 너무 늦게 올라오면 치과를 가야하는지.  지비쪽 가족들을 보면 누리는 치아교정을 피하기 어려워보여서 걱정이었다.  이가 빠진 지금도 누리는 이와 이 사이에 빈틈이 없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치과에서 물어보니, 아이의 빈틈없는 치아를 보고 지비쪽 가족 이야기를 듣더니 교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국은 어린이 앞니 교정은 무료다.  어금니 교정은 무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고, 어린이 교정은 무료라는 의견도 있어서 확실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 불편함을 어찌할까 싶은데, 턱이 좁아 그렇다는데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다음 생엔 치아가 고른 남편을 고르는 수 밖에.(ㅠㅠ )

영국에선, 서구 문화권에선 아이들 이가 빠지면 베개 밑에 두고 자면 밤사이 요정이 와서 들고 가고, 그 댓가를 주로 동전이나 스위트(사탕이나 초콜릿)을 준다고 한다.  누리도 친구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  나는 한국에선 지붕에 헌 이를 던지면 까치가 와서 헌 이를 들고 가고 새 이를 가져다 준다고 이야기해줬다.
그랬더니 누리는 우리는 플랏(아파트)라 지붕에 던질 수 없고, 집에 까치가 들어올 수 없다며 걱정이었다.  그럼 일단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자며 베개 밑에 넣어두었다.  밤 사이 내가 작은 주머니에 1파운드 동전을 넣어 베개 밑에 넣었다.  한국 동전을 줄까 싶었는데 가지고 있는 한국 돈이 만원짜리 아니면 십원짜리.  십원을 주자니 너무 작은 것도 같고, 나중에 십원의 가치를 누리가 알게 되면 얼마나 허망할까 싶어 1파운드를 주었다.
일어나서 바로 베개 밑을 살피는 누리.  1파운드가 든 주머니를 발견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이 1파운드를 어디에 쓸꺼냐니 모르겠단다.  이제 어디 갈 때마다 이 돈 쓸 궁리를 하겠지.  그러면서 1파운드의 가치도 알게 되겠지.    어쨌든 이렇게 누리는 또 자란다.  그리고 누리 치아교정에 관한 내 걱정도 자라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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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릴 땐 앞니가 빠지면 '개우지'라고 했는데, 개우지는 옛말로 '아기 호랑이'란다.  '중강새'라고도 했는데, 이 말을 들어는 봤지만 쓰지는 않았다.  뜻은 역시 같은 말.  앞니 빠진 아이가 아기 호랑이처럼 귀엽고 재미있다는 말의 유래라고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지역)말-.

http://m.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27189#06wC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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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17 12:37 Address 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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