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로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11.13 [life] 영화 Sorry we missed you. (4)
  2. 2002.06.23 [film] <빵과 장미> : 'We Want Bread, But Roses Too'
벌써 '보통'으로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고는 있었다.  보통은 커녕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해야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 대열에 내가 끼여 있지 않다는 사실에 고마워하고 싶지는 않다.  나 또한 그 대열 언저리에 있는데 자각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그 대열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닥치지 않고는 알기 어렵다. 그리고 열심히 해도 그 대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우리 사회가 그렇게 허술하다는 걸 알지 못한다.  그 사실을 83세의 감독은 매정하리만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Sorry we missed you

2008년 경제 위기 때 일자리를 잃은 주인공은 모기지로 얻은 집도 잃게 된다.  대출을 갚을 길이 없으니.  이런저런 일자리를 떠돌던 주인공이 마침내 찾은 일은 택배.  사실상 관리감독을 받지만 사용할 차도 직접구입을 해야 하는 이른바 자영업자 self-employed.  방문 요양보호사 아내의 이동수단인 차를 팔아 택배차의 계약금을 마련한다.  아내가 버스로 이동하며 힘들게 일을 해내는 동안 주인공의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해 자기와는 다른 삶을 바랬던 아들도 문제아로 학교에서 쫓겨날 처지.  엎친데 겹친 격으로 주인공의 택배일도 평탄하지 않다.  

+

요즘 영화극장에 종종 간다.  누리 방학이면 꼭 하루는 간다.  본의 아니게 아동용 영화를 빠짐 없이 보고 있다.  우연하게 본 이 영화의 소개 글을 보고, 하루 꼬박 컴퓨터 앞에서 해야할 일을 뒤로 미루고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가 보고 싶었다.

20대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영화를 보고, 영화를 보기 위해서 사람을 만났다.  대략 일년에 50여 편 영화를 봤고, 거기에 공부+일+영화제를 더해 70여 편은 봤던 것 같다.
영국에서 보낸 30대.  십 년 동안 영화를 네 다섯 편 본 것 같다.   그래서 박차고 나가 본 영화인데-, 일단 나이가 들어도 무뎌지지 않는 감독이 놀라웠다.  영화를 보며 흘린 눈물 덕에 얼굴은 뜨겁게 달아올라도 찬물로 세수한 것마냥 정신이 번쩍 드는 영화였다.  맞다, 우린 이토록 매정한 현실에 살고 있지-.

+

영화를 보고 나와서 마주한 쇼핑몰의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 추운 날씨에도 화사하고 포근하면서도 활기차 보이는 풍경.  그 뒤에 가려진 매정한 현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정신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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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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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후미카와 2019.11.13 09: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당신이 무능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무능한것
    쿡! 이 영화 보고싶네요

  2. BlogIcon TheK의 추천영화 2019.11.28 06: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켄 로치 영화네요.
    저도 챙겨 봐야겠어요.
    좋은 영화 정보 감사합니다.
    추천 꾹!~ 눌렀습니다.
    한국에서는 12월에 <미안해요. 리키>란 제목으로 개봉할 것 같습니다.

    • BlogIcon 토닥s 2019.11.30 10: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믿고보는, 알고보지만 마음이 쓰린 켄 로치영화입니다.
      한국처럼 여기도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상영기간 딱 며칠. 그래서 다른 일 밀어두고 다녀왔어요. 추천드립니다. 공감, 고맙습니다.


멕시코인인 maya가 국경을 넘는 거친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 숨돌릴 틈도 없이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
불법이민자로 사는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
그리고,
여성 불법이민자로 사는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를
한숨에 보여줍니다.

01. "when we puton uniforms, we become invisible"

언니 rosa의 도움(?)으로 일을 하게된 maya에게
출근 첫날 동료가 말합니다.
"이 유니폼은 입는 순간, 우릴 보이지않게 해"
그들은 그 빌딩의 청소일을 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빌딩에서 잘차려 입고 일하는 사람들은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건, 말건 게의치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청소하는 사람들의 인권, 처우쯤은 관심도 없죠.

청소하는 사람들의
80년대 초반 시간당 임금이 8.5달러였는데,
90년대 시간당 임금이 5.7달러가 겨우 넘는 사실 같은 것들 말이죠.
그리고,
80년대 초반에는 사회보험과 의료보험이 있었는데,
90년대에는 그런 것들이 있지도 않다는 현실 같은 것들도 함께 말입니다.

02. "what do you risk?"

어느날 maya의 쓰레기통으로 한 남자가 뛰어들어왔습니다.
그 남자가 바로 sam입니다.  
그는 maya처럼 청소일을 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위한 노동운동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sam의 부주의를 계기로 maya와 함께 일하던 동료가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새벽에 일을 마치고 sam을 찾아온 maya가 눈물범벅이 되어 말합니다.
"당신은 뭘 걸고하죠?"

03. "We Want Bread, But Roses Too"

감독 ken loach는 이민노동자들의 문제를 다루었지만
딱딱하지 않게, 익살스럽게 영화를 풀어나갑니다.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함께 하는 maya와 sam 사이에도 사랑이 싹트거든요.
이것이 이 영화가 한국에 소개될 때 '로맨스'로 소개되는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ken loach가 영화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가는 방법이면서
동시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해봅니다.
빵만으로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고.
"우리는 빵을 원한다, 그러나 장미도 원한다."

<빵과 장미>..
삶은 빵만으로 이루어질수 없습니다. 어느누구에게나 장미도 필요하죠.
그들의 구호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maya에겐 빵을 위한 싸움과 함께 사랑이라는 장미도 필요한게죠.
물론 영화 속에서 말하는 장미는 이게 아닙니다만.(. . )a

04.

영화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보는 이의 마음을 당겼다 놓았다를 반복합니다.
여성으로 이민자의 생활을 보여주는 장면,
작은 실수로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계가 산산조각 나버리는 장면,
그럼에도 일어서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보여지는 장면,
그리하여
작지만 처음이라서 의미가 큰 승리를 맛보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말입니다.(i i )


IMF 이후, 아니 그전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도 생계는 물론이며 삶의 질을 보장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보장해줘야 할 권리들이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잘라내고
보장해줘야 할 권리들이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그래놓고 이야기들 하지요.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경기가 침체를 벗어났다"고.
마치 '문제'란 없는 것처럼.

정말 우리 사회가 문제가 없나요?
밥만 먹어지면 'no problem'인가요?

그렇다면 제겐
생존을 위한 노동자들의 싸움, 삶의 질을 위한 노동자들의 싸움이
가슴을 적시는 눈물로 느껴지지 않았을껍니다.


tip 01.

Palais des Festivals에서 찍은 ken loach의 handprinting입니다.

이 사진을 찍었던 해가 2000년인데,
그때 ken loach는 이 손으로 <빵과 장미>를 만들고 있었네요. ^^

tip 02.
이 영화는 LA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허구지만 완전허구가 아니기에 'justice for janitors'도 현실에 존재합니다.

Justice for Janitors
'justice for janitors'가 있는 서비스산업노동조합(SEIU:Service Employee International Union)입니다.  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화하는 대표적인 산별노조라네요.
SEIU에 있는 'justice for janitors' 페이지를 연결시켰습니다.

Justice for Janitors
'justice for janitors' 홈페이지입니다.
영화 <빵과 장미>에 대한 이야기도 있답니다.

Bread and Roses
영화 <빵과 장미>홈페이지입니다.
'videoextras'라는 메뉴에 들어가면 볼꺼리들이 잔뜩 있습니다.
일종의 makingfilm인데요, <빵과 장미>를 만드는 기록이 아니라
<빵과 장미>가 나오게 된 기록들이 담겨있습니다.


여기서 'We Want Bread, But Roses Too'는 끝입니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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