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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6.21 [life] 이번엔 Father's day (7)

작년 여름 영국의 호수지방을 여행하기 위해 가입한 내셔널 트러스트 회원 기간이 끝나간다.  끝나기 전에 어디 더 가볼 곳이 없을까 찾아보던 중 집에서 멀지 않은 햄 하우스 Ham house에서 Father's day 기념 이벤트인 Pint race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름 그대로 맥주 500ml 보다 약간 더큰 파인트pint를 들고 달리는 이벤트.  햄 하우스는 벌써 다녀왔지만, 일요일 점심을 먹으러 간다고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내서널 트러스트는 영국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관리하는 일종의 자선단체/비영리기구다.  문화유산이나 자연유산을 소유자에게서 기부 받기도 하고, 자산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유산을 구입/보존/관리하기도 한다.  보통 이런 곳을 한 번 방문할 때 입장료는 8~16파운드 정도인데, 일년에 2~3번 이상 방문 계획이 있다면 연간회원으로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https://www.nationaltrust.org.uk/


햄 하우스 근처에 주차하고 걸어들어가는 길에 발견한 말똥.  아이들이란 이런 것을 그냥 지날 수가 없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건물에 들어가기를 기다릴 때 누리의 담임 선생님이 주말 잘보냈냐며 인사를 했다.  햄 하우스에 갔다고 누리가 냉큼 답했다.  그 다음 한 말은-, "큰 말똥을 봤어요!".


내가 "아하하.. 우리 다른 것도 했잖아.."하니까 누리의 다음 말은-. "레이디버드(무당벌레)도 봤어요!"  나는 다시 "아하하..".

아이에겐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그걸 봤다고 해서 나와 같이 남겼으리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래도 햄 하우스 이름이라도 기억한 게 어디냐며-.

사실 누리는 햄 하우스에 가기전 아침을 먹으며 왜 이름이 햄 하우스인지 물었다.  우리가 햄 하우스에 갈꺼라고 말해줬기 때문에.  "햄을 만드는 곳이냐"고 물었다.  "그게 아니라 그 동네 이름이 햄Ham이라서 햄 하우스다"라고 했더니 "왜 동네 이름이 햄이냐"고, "그 동네가 햄을 만드는 곳이냐"고.  먹는 햄과 영어단어가 같기는 하다.



햄 하우스는 가든과 까페는 10시가 넘어가면 여는데, 하우스(저택)은 12시가 넘어 연다.  11시 전에 도착해서 가든과 하우스 밖 여기저기를 구경했다.  그리고 발견한 파인트 레이스 안내문.  여기저기 구경 겸 산책하다 까페에서 점심 먹고 1시에 맞춰 파인트 레이스에 참가했다.





두 번째로 발견한 무당벌레.



까페 뒷편에 햄 하우스에서 타워브릿지까지 다리를 통나무로 재현해둔 곳이 있었다.  그 두 지점 사이에 28개의 다리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  그 중에 14개나 겨우 이름을 알까.  지난 번 방문에선 못본 곳이라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드디어 파인트 레이스.  참가율이 저조해서 아이들도 참가했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대부분이 설렁설렁하는데 상품인 에일을 받겠다며 열심히하는 지비.  웬만하면 다른 집 아이한테 져 줄텐데, 또 지비는 그런 게 없다.

(왜 지비 누리가 레고 가지고 싸우겠나)






다른 집 아이와 공동 수상한 지비.  요크셔에서 만든 모로코 에일을 상품으로 받았다.

(지금 마셨는데 계피와 생강 든 불고기 양념 같다.)



어쨌든 네셔널 트러스트 회원기간이 끝나기 전에 한 가지라도 더해 알뜰해진 기분.  에일 한 병까지 받았으니 더더 알뜰해진 기분. 


+


집에 오는 길에 템즈강 아래쪽 - 강남에 사시는 지인 분 댁에 들러 깻잎 모종을 얻어왔다.  더치 커피 기구를 빌리러 잠시 들렀다가 누리 밥까지 먹이고, 커피도 마시고, 깻잎까지 받아왔다.  몇 주 전엔 다른 분께  깻잎 모종을 얻었는데.  다음 달엔 다른 분이 또 깻잎 모종을 주신단다.(  i i)  주신다면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서 키워서 냠냠.

얼른 흙 사와서 옮겨줘야지.



+


마침 지난 주말 영어 숙제가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Young writer competition 일기 쓰기 백일장 같은 게 있는 모양.  열심히 또 햄 하우스에 다녀온 이야기를 썼다.  말똥을 봤다로 시작해서.  첫 장에 말똥 그림 그린다는 애를 겨우 말려 Father's day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는 파인트 레이스 그림을 그렸다.



그게 벌써 지난 주말 이야기인데, 내일이 다시 토요일.  시간이 정말 씽~하고 가고 있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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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ehee Park 2019.07.02 12: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아 영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고 계시니까 오히려 저보다 더 영국 여행지 많이 다니셨을 것 같은데요? :)

    • BlogIcon 토닥s 2019.07.02 16: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국에 살아도 생각만큼 많이 다니게 되진 않아요. 휴가/방학 비용 등을 늘 고려해야하니까요. 심지어 저는 영국 내 여행을 갈때도 늘 한국 블로그를 참고한답니다.ㅎㅎ
      (그나저나 제 덧글에 달이주신 답글이 비밀이라 확인해보디 못했답니다.ㅠㅠ)

    • BlogIcon Sehee Park 2019.07.03 04: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하긴 저도 생각해보면 한국에 있으면서 막상 국내 여행은 손에 꼽네요...😅😅 아 제 글에 비밀댓글로 달아주셔서 저도 비밀로 답 드렸는데 확인이 안 되는지는 몰랐네요! ㅠㅠ 별 얘기는 아니었구 기회될 때마다 영국 여기저기 다니려고 하다보니 하나둘 늘었다구 적었었답니당ㅎㅎㅎ :-)

  2.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7.04 14: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맥주 좋아하는 제가 저기 있었으면 저도 같이 열심히 했을 것 같아요 ㅋㅋㅋ
    근데 깻잎모종 ㅠㅠㅠ 너무 부러워요. 잘 자라고 맛도 정말 사먹는것과 비슷한가요?
    깻잎이 잘 자라는 식물이라고 해서 키워보고 싶은데 한국에서 가져오지 않는 이상은 구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ㅜ_ㅜ

    • BlogIcon 토닥s 2019.07.04 22: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깻잎은 사먹는 것보다 덜 질긴 것 같아요. 사먹는 것처럼 크게 키워지지는 않는답니다. 맛도 순한 느낌적 느낌이고요. 그래도 깻잎맛은 분명합니다.
      사실 런던에서는 모종을 살 수 있는 기회도 있답니다. 독일에서 오는 모종을 한국마트에서 팔기도 하는데요, 저희처럼 한 달에 한 번 장을 보러가면 그 때를 맞추기가 어려워요. 제게 모종을 나눠주신 분들은 모두 씨앗에서 발아시켰어요. 깻잎을 향한 열정은 막을 수가 없어요. 모이면 깻잎 이야기.ㅎㅎ
      곧 한국가시죠? 올해는 어렵고 내년 생각하고 씨앗으로 사오세요. 동식물의 이동은 불법이긴 합니다만, 다들.. ' ');;
      사시는 곳에서는 아마도 실내에서만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9.07.05 1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다들 씨앗부터 시작하는 거군요. 안그래도 모종을 어떻게 구해오는건지 너무 궁금했는데 역시 ㅠㅠㅠ 그건 거의 불가능하죠...
      8월 말에 한국 가는데 한 번 알아보긴 해야겠어요...ㅎㅎㅎ 근데 제가 청양고추 모종을 너무 갖고오고 싶었어서 잠깐 알아봤었는데 보니까 신고하고 그러면 식물도 가지고 올 수 있더라고요 동물데리고 올 때처럼 검역받고 그러면요! 물론 복잡하긴 하지만 씨앗보단 모종이 확실할 것 같고... 이래저래 행복하지만 복잡한 고민이 되었네요 ㅎㅎㅎ

    • BlogIcon 토닥s 2019.07.05 12: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노르웨이 자세한 세관검역은 모릅니다만 신고하고 가지고 오려면(그 어려운 일을) 절차비를 내야하는 걸로 알아요. 부가가치세 그런 개념이 아니라 검역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비용이지요. 그래도 그곳의 동식물 및 환경을 교란시킬 우려가 되는 동식물이라면(?) 불허할 수도 있습니다.
      씨앗으로 하시는 분들도 한 두 해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완전 마스터하게 되더라구요. 보통 실내 발아 후 모종을 실외로 옮기더군요. 저는 깻잎, 쑥갓, 꽈리 고추가 그렇게 욕심이 나더군요. 매운 걸 잘 안먹는데 가끔 꽈리고추+멸치조림이 그리운. 매번 갈때마다 씨앗을 찾아보는데 인터넷에서만 구할 수 있어서 시간에 쫓기다 포기. 그런데 얼마전에 여기 영국마트서도 꽈리고추 사촌쯤 되는 걸 살 수 있다는 걸 알게됐답니다. 그런데 찾아볼 시간이 없어서 아직 영접하지 못했네요. 생각난김에 찾아봐야겠어요.
      주말 잘보내시고요. :)